5월의 파릇한 봄날의 용비지
< 2013. 5. 5. >
개심사 왕벚들의 속삭임을 느끼며
그 입구에 있는 신창저수지를 지나고 있다.
새벽의 가득하던 안개는 해가 떠오르자
거의 벚겨지고 시야가 맑아졌다.
좌측 경사가 큰 목장
그 등성이에 몇몇 사람들이 보였다.
그러구 보니 차량도 띠엄띠엄
길가에 정차해 있고...
지금 막 도착해 팬스를 넘고 있는 부부에게
무엇을 하러 들어 가는지 물었더니...
웃으며 고사리 따러 왔단다.
아하~그랬었구나...저런데 고사리가 있단 말이지? ㅎㅎ
저수지 뚝방에 잠시 정차했다.
저 때의 시각이 오전 8시 42분,
가까이 어딘가에 용비저수지가 있다는 데...
오늘은 그 곳을 찾아가 볼까?
어느 사유지(목장) 안에 있는 저수지는 본래 개방돼 있었으나
조류독감이 유행하던 시기부터 출입을 제한한다고...
그렇지만 조류독감의 염려가 없을 땐
통제가 없어 사진가들이 출입을 한다는 정보다.
이곳 신창지 뚝방 윗쪽의 목장을 보니
사람이 더 많이 보였다.
저수지 주변 길 옆에 정차된 차들...
관광버스까지 보인다.
흐미~ 많다.
어르신들이 많았으며 서울서 오셨단다.
길가의 어르신께
많이 채취했는지 어쭸더니
빈 비닐봉지를 흔들어 보이며 없단다.
쑥만 쬐끔 뜯었다고...
내비에 서산 용비지를 입력시켰다.
의외로 가까운 지역에 있었다.
그렇지만 내비가 안내하는 곳에 도착해 보니...
저수지가 아니라 마을 중간이었다.
아무리 둘러 보아도
저수지가 있을성 싶지 않았다.
하여 다시 큰길로 돌아 나가는 길
다행이 큰 길 입구에서 마을 어르신을 만났다.
용비지에 대해 어쭸더니
안으로 들어가면 있다는 정보를 재차 확인...
하여 다시 들어 가지만...
보이는 것은 산(목장)뿐이다.
마을 주택가 밭에서 일하는 젊은 아낙에게 물었지만
모른다고 하는 것이... 잡아 떼는 것처럼 보였다.
그 순간 외부인들의 접근을
반기지 않는 다는 것을 나는 알아 차렸다.
할수 없이 내가 알아서 찾아야지 생각했다.
못찾아도 할수 없는 일이고...
대체로 목장의 경계에는
팬스(철조망)를 설치하는 듯하다.
자기 소유의 땅 경계를 나타내는 것 같기도 하고
동물의 이탈을 막기 위함 같다.
어릴 때 소를 키우던 것을 생각해 보면
너무 약한 듯한데...
한참 만에 웃음이 나왔다.
저기 세워진 차량들이 보였기 때문에...ㅎㅎ
댐 같은 저수지 뚝방도 보였다.
방금 저기의 어떤 차에서 내린 사람이
팬스를 넘는 것이 보였다.
나도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하고 그리고 갔다.
철조망 옆 많은 사람들이 지난 자국....
용비지가 맞단다.
앞서 올라간 사람은 아까 마을에서 우측 길로 들어선 것이고
나는 좌측 길로 들어서 멀리 몇키로를 더 돌아온 듯...
그렇지만 이렇게라도 찾아서 다행이다.
용비지(龍飛池, 용이 날아 승천하였다는 뜻의)인 줄 알았는데...
우째~ 용현지(운산면 용현리에 있다하여...)라 써 있었다.
뚝방 계단에서 밖으로 나가는
연배인 듯한 여성 사진가를 만나 눈인사를 드렸더니...
그는 좀 늦었네요 하시며 좀 전까지는 안개가 좋았는데
지금은 다 겉히고 없다며 내려 가신다.
뚝방에 오르며 첫 컷
여성 분의 말대로 안개도 없이 햇빛에 뿌연 것만 보인다.
그래도 이게 어딘가...
파노라마로 전체의 광경을 담았다.
내가 개심사 있을 때 쯤엔 참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산벚이 있었을 열흘 전 쯤에는
진짜 멋이 있었겠다.
그런 생각을 하며
저수지 아래를 보았다.
나는 우측 길에서 내려왔고
내앞을 가는 사람은 앞쪽 좌측길에서
올라 온 셈이다.
아직 수면에 남아있는 히뿌연 습기들이
시야를 방해하는 듯도 하지만
약간 몽환적인 기분을 들게도 한다.
우측 안쪽의 사람들이 보인다.
메타세콰이어도 보이고...
앞서 간 사람들이
그쪽으로 향하는 듯, 나도 그리로...ㅎ
뚝방 안쪽에서
아랫방향 목장지역을 다시 한번 본다.
좌측의 나무는 편백인듯..
아까 신창지 보다 훨씬 멋있고
큰 저수지가 분명했다.
사유지를 허락도 받지않고
이렇게 들어와도 되는지...하는 걱정은 빼놓고 말이다.
숨이 찰 정도로 앞사람을 뒤따랐다.
앞에는 세 사람인데 부부와 따님인듯 했다.
저주지 옆에 우거진
수풀 사이로
저수지의 각가지 광경이 보였다.
늘어진 나뭇가지와 파릇한 잎사귀
그 사이로 보이는 반영
그리고,
우측으로 보이는 야생화
잠시후 보이는 편백나무 숲...
경사가 심한 곳이어서 가까이 하긴 어려워도
피톤치드가 많이 나올 것 같다.
좋네~~^^
마침 저수지 가까이 보이는
편백 잎사귀에 촛점을 맞춰 본다.
다시 멀리 버느나무에 촛점을....
시간이 경과하면서
미세 안개가 사라져
시야가 맑아지는 것 같다.
아니면 보는 각도 때문일지도...
그래서 사진가들이
이쪽에 모여 있을지도 모르겠다.
옆지기는 5박 6일 일정으로
중국여행을 떠 났는데...
아무 연락이 없는 것으로 보아
잘 지내고 있나 보다....
밤 늦게 귀국할텐데
서율이 보느라 수고한 사람, 즐거운 여행이 되었길...
새벽 일찍 일어나서인지...졸리웁다...
보통때 같으면 저 건너를 가고싶을 텐데... 왠지 귀찮다.
목장길 한적한 초원 언덕에 루프텐트를 펼치고
한 잠 자는 것도 좋을 듯
그렇지만 막상하려면
시간이 아까워서 그러지 못할거다...
건너편 좌측에 보이는 저 멋진 길이
아까 내가 내려 온 길일까
길이 없는 곳을 담으면
분위기가 한결 달라지는 것이 느껴진다.
이 것은 또 어떤가...
다음엔 저 길도 돌아 걸어 봐야지...
저 정자에서 보는
호수의 풍경도 그만일거다...
노후를 저런 곳에서 보내면 어떨까
요즘은 가끔
은퇴 후를 생각하곤 한다.
벌이가 있는 요즘처럼은 아니더래도
가끔은 여행을 하거나 캠핑을 즐겼으면 좋겠다.
가끔 가족과 만나고
친구들도 함께 했으면 좋겠다...
시야가 확실히 좋아졌지만...
안개가 벚겨져 운치는 조금 덜해 보인다.
기후가 좋은 날,
더 나은 렌즈로 다시 담아 보고 싶네...
짧은 시간 동안 머물려
스넵사진 처럼 바삐 찍을게 아니라
낚시하는 사람들이 대물을 기다리는 것 처럼
삼각대 받혀놓고
진득하게 타임을 기다리는
그런 사진은 언제나 찍을지 모르겠다.
아무리 기행용으로 쓴뿐이라 해도
덤벙덤벙 찍어대는 버릇을 고쳐야 할텐데...
같은 곳에서 찍은 고수의 사진을 비교해 보면
질이 많이 떨어지는 듯 하다.
옆에 어떤 사진가가
같이한 초보에게 사진얘기를 하는 게 들렸다.
지금은 시기적으로 늦었다고...
저렇게 삼각대와 렌즈를 둘러메고
다니는 열정이 필요하다.
여행용 렌즈만 가지고 다니는 사람과의 결과는
틀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안쪽에서 찍는 것보다
이곳 뚝방 쪽에서 찍은 결과가 흐릿한 것은
아무래도 햇빛의 영향인가 보다.
그런 환경에서도
좋은 사진을 담으려는 젊은 사진가의 모습을 본다.
사람들이 점차 줄어 드는듯
썰물처럼 밖으로 나오는 듯하다.
물론 그때 들어오는 이도 있었지만...
뚝방 좌측 끝에까지 걸어갔다.
거기에서 이리저리 조망하고...
같은 곳이라 할지라도
촬영 각도에 따라 햇빛의 영향이크다는것을 느꼈다.
저수지 뚝방 반대편
저수지 입구, 차를 세워 둔 곳...
아까 사람들이 많던
메타세콰이어 나무아래엔 겨우 세 사람뿐...
좌측에 있는 여성사진가는 남편을 대동하고 왔는데...
남편은 사진에 별관심이 없단다. ㅎㅎ
아내를 따라 다니면서
구경만은 심심치 않게 한다고....ㅎ
세워둔 차로 나가면서
길 옆의 노란 야생화를 찍고..
으름나무 꽃을 발견해서 찰칵...
어떤 분이 타고 오셨나 보다.
아까 보이지 않던 소들이 보였다.
아마 우리안에 있던 소들을
풀어 놓고 햇빛을 쬐게하면서 풀을 먹게 하는듯 하다.
마을 좌측에 이어
마을 우측 언던 목장에도 역시 한우 무리가 보였다.
서산지역을 여러번 다녀 보았지만
오늘처럼 소를 많이 보기도 처음이었다.
그렇게 마을 앞을 지나면서
티맵을 작동시키고 신원사를 선택하였다.
아마도 영산홍이
활짝 피었을거라고 상상하면서...
서산IC로 안내받아
운산면 소재지를 지나면서 성당이 보였다.
그 때가 10시 10분
잠시 머물다 근처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마친후
계룡산 신원사로
활짝핀 영산홍을 보러 갔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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