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천~관평천 사잇길
2012. 8. 6.
월요일은 아침회의가 예정돼 있어
일요일 밤, 서울에서 전민동 숙소로 내려 왔고...
넝쿨당을 보고선 일찍 잠에 들었다.
(서율이 첫돌 행사 때문에 내가 피곤했었나 보다. )
그래서 평소보다 일찍 깨어 났을까?
5시에 눈을 뜨고 말똥말똥...출근하긴 너무 이르고..
카메라를 매고 MTB를 탈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며칠 전 갑천 뚝방 길 옆에
메꽃들이 지천으로 피어 있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으로...
암튼 숙소를 막 떠날 때
동쪽하늘의 일출은 아직 시작되지 않아
갑천에 도착할 쯤엔 일출을 찍을 수 있겠다.
전민동 성당 옆길을 지나 전민초등학교를 통과했고
엑스포 아파트를 거쳐 갑천으로 나갔다.
촬영 포인트를 잡으려
하류 방향으로 좌측길로 진행하다가 자전거를 세우고
잠시 기다렸다.
몇장 찍은 사진 중에 이게 젤 나은듯...
시원하게 보이는 파란 챠일 위로 일출이 시작되었고,
때 마침 KTX도 동참 해 주었다. ㅎㅎ
메꽃이 지천인 장소에 도착했다.
우정 출연한 나팔꽃 님을 먼저 맞아야지....ㅎ
사진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찍어야 잘 나올 텐데
나는 대부분 쫓기듯 찍는 것 같다.
마치 마감시간내 제출해야 하는
신문기사 처럼 바쁜 것이 아닌데도 서두르는 경향이다.
여러 사진 중에 고르는 것 보다는
한장이라도 제대로 된 것을 찍어야 정석이 아닐까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지금 찍는 이 사진이 아까 껏 보다 더 나은 것 같은가 하면
이보다 더 좋은 소재는 없을 것 같은 생각이
왜 드는 것인지...ㅎ
해묵은 가시덤블 위에 자라난 메꽃들
어떤 곳은 무릅까지 빠져 오래 있을 기분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재빨리 찍으려 하고
이른 회의에 늦을까봐 서두르게 되었나 보다.
보통 다른 사람들은 이런 사진의 경우
나팔꽃만 촛점에 들게 하고 배경은 뭉개려고 조리개를 여는데
나는 오히려 조여서 심도를 깊게하는 것은 아닌지...
앞뒤 모두가 유리처럼 선명한 것이
잘나온 것으로 좋다고 생각했던 버릇의 결과 인듯.....
메꽃을 몇장찍고 패달을 밟았다..
다음 장소는 며칠전 탐색했던 관평동 시냇가...
전민동에서 경부고속철길을 지나
봉산동 방향으로 가다 보면
갑천으로 흘러드는 작은 샛강길로 접어 들수 있다.
평소 갑천길을 지나며
유난이 사람들이 빈번한 것을 보고 궁금해 하여
지난 번에 잠시 들어가다 돌아 나왔는데....
오늘은 더 먼곳까지 다녀올 작정이다.
앞쪽 건너 편에 보이는 아파트단지가 있어 사람이 빈번했나 보다.
뚝방에 놓은 다리를 검색해 보니 관평교였고
그 다리 아래로 흐르는 샛강 이름은 관평천과 덕진천이
함께 불리는 듯하다.
서울의 청계천 처럼 정비를 해 놓았는데
지역검색 결과 동화울수변공원이랜다.
그 공원의 아치교 아래에
많진 않지만 맑은 물이 졸졸 흘렀다.
자전거를 타고 건넜다 돌아왔다..ㅎ
중간 쉼터엔 백련도 피어 있었고....
오래 전에 피기시작하여
지금은 몇송이 남지 아니한 것을 보니 마지막 끝물인 듯하다.
직작에 알았더라면
관곡지를 여러번 가지 않았을지도..ㅎㅎ
주변엔 부들도 몇 포기 보였다.
언젠가 저 부들이 귀하고 좋아 보여
씨를 받아다 시골 연못에 뿌린적 있는데
살아났는지 궁금하다.
시골에 가면 찾아봐야 할 낀데..ㅋ
수량이 적어 물길 이외는 풀들이 점령했다.
그렇지만 흐르는 물이 맑아보여
보기가 좋았다.
나락논 가운데 물고로 이어진 수로 같았다.
유두날 어머니와 우리 논들을 찾아 다니며
저런 물길 옆에 커다란 잎사귀를 놓고
거기다 송편을 놓던 생각나네...
지금에 생각해 보니
그때는 없이 사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런 사람들을 간접적으로 도와 주려는
배려였던 것 같다.
어머이~ 이 떡 여기에 놓으면
누가 먹어?하고 묻는 내 질문에...
우리 나락농사 잘 되라고.. 삼신할머니가 와서 먹지~하고
대답하시는 어머이가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계속 끝까지 가봤더니... 끝머리는 동화울교 다리이고
그 아래로 피턴을 할 수 있었다.
들어갈 때와 반대편 길로 건너 되돌아 가고 있는데...
의자옆에 수크령에 햇살이 비춘다.
어릴 때 시골에서 많이 보던 풀이다.
저 풀을 힘주어 뽑으면 끝 부분의 하얀 속살이 드러나는데
부드러운 이 뽀얀 속살 부분은 씹으면
달콤하고 향기가 있어 허기를 매울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하여 갑천으로 나온 후
봉산동 방향으로 더 내려 가는 길,
여인의 양산 너머로
송강아파트단지가 보인다.
길가에 많이 피었던 파리꽃?이 이번 폭염으로
피해를 입었는지 쇠잔해 보인다.
평소처럼 신구교까지 내려 갔다가
다시 전민동 방향 상류길로 가다 잠시 멈췄다.
오늘 꽃중에 제일 큰꽃이 있어서..ㅎ
수풀 속에 숨어 있는 것을 보면
사람이 심은 것이 아니라.. 씨앗이 떠내려와
자연발아 한것이 틀림없어 보였다.
살아 줘서...
이렇게 아름다워서 고마워~^^
여러해살이가 아닌 것 같은데
내년에도 내훗년에도 네 자손들이 번성했으면 좋겠다..
저 신품종 코스모스도
너 처럼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태어난거야..
그 곳 척박한 수풀속에는
코스모스들이 힘겹게 꽃을 피우고 있어
안쓰러웠다.
가뭄에 겨우 목숨을 부지하면서도
꽃을 피우는 신품종 코스모스가 대견스럽다.
작년인가 재작년에 본
작은 콩을 올해 또 찍었네...ㅎ
엑스포 아파트단지가 보이는
호남고속도로 다리아래에서 잠시 쉬었다.
녹은 냉동 쑥 떡을 한입물고 생수를 들이킨다.
오늘은 맛이 왜이리 없을꼬?
출근하는 듯한 라이더가 보여
카메라를 들고 스위치를 겼다. 찰칵~
속소에 가서 샤워를 한후
TV를 보는데...8시 5분쯤 회의참석 않느냐고 전화가 왔다.
에고에고...이거 원 난 그날 회의를 놓쳤다.
깜빡깜빡 건망증 이거 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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