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성 ] 서일농원이야기
- 당진도서관 문학기행 -
< 2018. 4. 10. 화요일 >
난실리 조병화문학관을 나와 버스에 올랐고
점심식사 장소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당초 계획엔 서일농원 이란 곳을 방문해
그곳에 있는 전통음식점에서 점심식사를 할 예정이었으나
식당의 한정된 좌석 여건상 이용치 못할 형편이란다.
아마도 식당의 형편상 그럴 수 있고
가격 등의 이유로 일행 중의 이의 제기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우리가 다른 곳을 찾아야 했던 것은
그 식당과 우린 인연이 아니었던 게다.
결국 다른 주변 맛집을 찾아
식사를 한 다음 서일농원으로 간다고 했다.
곧 도착한 식당은 들밥정식집,
그때의 시각이 정오를 10분 앞 둔 11시 50분 이었다.
들밥정식이란 메뉴로 통일 되었고,
큰 그릇에 밥을 넣은 다음 찬을 섞어 비벼 먹으면 되었다.
보리밥 전문점 "보릿골"이 떠오른다고 말했던 아내,
그러구 보니 보릿골 청국장이 땡기는구먼..ㅎ
식사후 출구를 나올 때 이름 모를 꽃이 보였으며,
깨알 같이 작은 종이 공들을 매단 듯한 모습이 예뻐 눈 길이 갔다.
< 서일농원 가는 길>
버스는 벌써 고삼저수지 옆을 지나는 중이다.
예전에 충청도 내륙의 괴산 땅을 갈 때면 거치던 그 저수지,
요즘은 웬만한 저수지 주변엔...
전원주택이나 음식점이 들어선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곳 역시 그런 것 같이 보인다.
물 가엔 버드나무가 자생하기에
저처럼 저수지 주변을 더 운치있게 해 주시 싶네
먼 산엔 진달래가 피어나고....
< 서일농원 >
그리움이 지면 별이 뜨고...
서일농장에 도착하면서 찍은 사진 같다.
사진상의 "그리움이 지면 별이 뜨고",
이 제목의 시가 어떤 내용인지 검색해 보았다.
- 그리움이 지면 별이 뜨고 -
만남의 기쁨보다는
이별의 슬픔이 더 많은
인간의 이승에서
우리들은 수많은 만남과 이별에
뒤범벅이 되어
기쁨과 슬픔으로 좌왕우왕하면서
보잘 것 없는 존재로
그 생존의 애수를 살아가옵니다
만남은 서로의 은혜로운 기쁨의 순간,
이별은 서로의 피할 수 없는 허전한 영원,
순간과 영원을 살아가는
긴 숙명의 길에서
지금 우리들은 캄캄한 내일 을 살고 있습니다
만남의 기쁨보다는
이별의 슬픔이 더 많은 인간의 이 이승에서....
30뿐 쯤 운행하였을까 농원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먼 처음 보이던 안성관광안내도,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금일로 332-17
이곳은 안내도 상에서 안성 땅 동쪽 끝 부분에 위치해 있고
충청도 음성과 가까운 곳이었다.
처음엔 저 표지판을 보고선
이 농원이 두원공과대학 재단에서 운영하는 곳인가 보다.
하고 짐작했으나 자세히 살펴보니
서일농원은 두원공과대학과 산학협력 협약을 체결하였나 보다.
인솔자는 이곳에 대한 별다른 설명없었다.
아마 그 역시도 처음으로 방문하여 정보가 없는듯 했다.
그러면서 각자 이곳을 자유롭게 산책을 하되
30분 후 버스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자연스레 우리와 단호박 친구네는
다른 이들과 어울려 장독대 쪽으로 발을 옮기기 시작했다.
1983년 부터 자리한 서일농원은 3만 평 규모이며
2천여 개의 옹기가 있다고 했다.
장의 원료인 콩과 고추를 재배하는 농장과
전통장 연구시설 및 생산과 보존시설까지 있단다.
그리고 "솔리"라는 전통음식점이 있는데
소나무의 솔과 마을을 뜻하는 리를 합친 명칭이라 한다.
원래 우리가 점심 때 그 식당에서 식사를 하려했지만
공교롭게 그러진 못해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제법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오늘 일정을 다른 곳으로 변경하는 것이 어떻겠나며
식사후 일행들에게 의견을 구했으나
누군가가 비록 식사는 하지 못했지만...
이번 기회에 꼭 방문하고 싶다고 주장하여 예정대로 찾은 것으로...
그 누군가의 덕분에 이곳을 보게 된 것이다. ㅎ
아마도 아쉬움이 남은 사람들은
솔리라는 음식점에 대해 잘 알거나 소문을 들어 알고 있는 듯 했지만..
나는 전혀 몰랐던 곳이다.
사실 우린 아까 먹은 들밥정식에 불만이 없지만
농원을 벼루고 온 사람들이 있었던 것 같다.
솔리는 음식점이지만 이곳에서 만드는 장류를 판매하기도 한단다.
오른편에 보이는 곳이 그 솔리 아닐까 싶네
3만 평의 농원 안에는
콩밭과 고추밭, 배와 매실 등이 심긴 과수원까지 있기에
30분 만에 돌러보기엔 무리가 있겠지만
식사후 산보 삼을 만큼 아담한 곳 같다.
소나무를 비롯한 조경이 멋졌고
다양한 어울림에 운치가 있는 곳이다.
양지바른 곳에 늘어선 장독대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산책로에는 이따끔 정자가 만들어져 있기에
그 때마다 잠시 쉬며 주인의 배려를 느낄 수도 있다.
이 농원을 견학이나 관람 목적으로 찾는 인원은
하루에 3 ~ 4백여 명 정도란다.
식품을 배우는 학생, 발효식품에 관심이 많은 사람,
가정주부, 나들이 가족들이 주류인데...
나들이 가족들은 제대로 된 장맛도 보며
아이들에게는 우리 음식도 알려주고 싶어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란다.
특히 맛깔스러움을 누릴 수 있는 전통음식점인 '솔리'에서는
잠시 잊고 있었던 우리의 옛맛을 느낄수 있는데..,
구수한 청국장과 된장찌개를 중심으로
더덕, 가죽, 깻잎, 감, 달래, 미역, 무말랭이, 무, 파래 등의 장아찌...
쌈을 싸먹을 수 있는 고추장과 쌈장에 싱싱한 야채가 마련돼 있어
소박하고 정갈한 어머니의 맛을 느낄 수 있단다.
된장 만드는 농원인 만큼
어느 곳이나 햇볕이 잘 드는 깔끔한 농원으로 보인다.
서일농원은 영화나 드라마의 촬영장소로도 유명하다는 것,
이곳이 외부로 알려진 시기도
'식객'과 '신들의 만찬' 등을 통해
수 천 개의 항아리 모습이 소개된 후부터 였단다.
우리 부부를 이곳에 동행시킨 단호박친구 안지기께서
도열된 장독대들을 넋 잃고 바라 보신다.
우리의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 재료
된장, 고추장, 간장, 청국장 같은 전통 장들과 그것들을 보관하는
장독들을 보면 정겹기도 하지만
그에 앞서 어머님의 마음과 정성이
내 가슴을 적셔오고 마침내 짠해 내림을 느끼리라.
저 소나무 아래에서 셀카를 조작하는 이은태 선생과 그 동료,
이번 문학탐방을 진행하느라 수고 하셨다. ^^
우리 예쁜그대 밤실댁도 거기 잠시 서시구려
이미 봄꽃은 졌지만
그아래 장독들은 따스한 봄 볕을 만끽하는 듯하다.
우리 한국인의 정서 속에는
옛 것에 대한 아련한 추억들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에 장독대를 평생 안고 살았던
우리의 어머니들에 대한 그리움이 저 곳에 서려있지 싶다.
어머니의 품 속을 소란스럽지 않게 파고 들 듯이
우리 두 가족은 때로는 묵언하기도 하였지만... 이따끔 도란거리며
굽어진 오솔길을 거닐었고
의자에 앉아 미소 속에 수많은 장독대를 응시하였는가 하면
맛깔스럽게 익어가는 된장들을 상상하였다.
서일농원은 그렇게 다양한 의미로
저마다의 가슴에 추억이 된장처럼 고이 담겨지리라.
이리저리 산보하면서 옛적에 사용되던
연자방아를 만나기도 한다.
발동기가 없던 옛날 우리의 조상들이
한꺼번에 많은 곡식의 껍질을 벋기거나 가루로 빻을 때 썼다는 기구다.
어릴 때 마을 인근에 버려진 연자방아를 본 적이 있으나
실제 사용하는 것은 보지 못하였기에 검색해 보았다.
말이나 소의 힘을 이용한 연자방아는
곡식을 찧거나 빻는 방아의 한 가지이며, 연자매라고도 한다.
둥글고 판판한 돌판 위에
그보다 작고 둥근 돌을 옆으로 세워 얹어서,
이를 말이나 소가 끌어서 돌리도록 되어 있다.
옛날에는 마을마다 연자방아를 갖추어 놓고
공동으로 사용하였다지만...
지금은 저처럼 흔적으로만 겨우 볼 수 있는것 같다.
곡식 한 가마를 찧는데 몇 시간 쯤 걸리는 것은 예사였으며
가끔씩 풍구에 넣어 껍질을 날려 버린 다음...
다시 방아에 넣어 돌리는 방법으로 이용되었으니
우리의 옛 조상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가늠해 볼 수 있겠다.
예전 같으면 연자방아를 찧느라 고생할 터인데...
저처럼 룰루랄라 산보를 하는 두 여인,
그런데 룰루랄라의 뜻이 정확히 뭐지?
나는 의미를 알 것도 같으면서도 선뜻 표현하지 못하겠다.
예전에는 없던 '룰루랄라'라는 말이 사용되기 시작했고,
콧노래가 저절로 나올 정도의 기분 좋은 상태를 말하는 것 같다,
즉, 즐거운 마음을 뜻하는 말로 짐작될 뿐이다.
모를 때는 검색해 봐야지 도리가 없지 않은가?
그러나 인터넷 사전을 검색해 봐도 이 말은 나와있지 않다.
아직 표준어로 인정받지 못한 듯한 룰루랄라,
그렇지만, 개인 블로그의 명칭은 물론
노래방, 게임방, 찻집, 식당, 서점, 쇼핑몰의 이름에 이르기까지
두루두루 쓰이는 아주 친숙한 단어가 되었고,
상당한 세월을 견디어 낸 속어이다 , 그러므로....
첨단을 달리는 네이버나 다음의 우리말사전에 당당히 올라와 있어
당연히 검색되어야 하는데 말이다.
그렇지만 결국, 어느 글에서 답을 찾았고
이를 내 나름 재구성 해 본다.
영어로 'lulu(룰루)'는 1886년경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슬랭이란다.
물론 슬랭 [slang] 은 통속적으로 쓰이는
점잖지 못한 말을 뜻하는 속어라 한다.
룰루랄라(lululala)에서 룰루는 '훌륭하고 뛰어난 사람',
특히 미모가 빼어난 여자를 뜻한다고 한다.
그리고 'lala(랄라)' 는 1980년대에 출현한
‘lala land(꿈나라: 유토피아)’라는 속어의 첫 부분.
그래서 룰루랄라를 직역하면‘예쁜 여자 꿈나라'가 된다는 것.
2003년에 김건모가 부른 노래 <제비>의 가사 중에
거듭 반복되는 '룰루랄라'도 이중 언어권 사람들의 귀에는
그런 의미로 들린다고 하니 참고하면 될 듯하다.
하여튼, 앞에 가는 저 여인들은
분명히 룰루랄라( 꿈나라의 예쁜이?)해 보인다.
어머니가 가족의 밥상에 놓으려
장독대로 된장과 고추장을 꺼내기 위해 문을 열고
나가시는 소리를 듣고 우린 자랐다.
그 장독대 옆에는 돗나물(돌나물)이 파랗게 돋아나 있고,
보랏빛 제비꽃이 피어나 있었음은 물론이다.
어머니는 잘 닦아 놓은 장독대에서 꺼낸 된장으로 찌게를 끓인다.
거기에 매콤한 고추를 썰어넣은 구수한 된장찌게
저렇게 길게 금 간 옹기를 보면
그때 아껴서 사용하던 질그릇까지 떠오르게 한다.
어머니의 밥상 내음을 생각하고,
반들반들 빛나는 장독대를 뒤로하며 우린 버스를 향해 걸었고...
얼마만에 매화밭을 만났다.
서일농원에서 찍은 마지막 사진은 매화꽃이다.
지금쯤 매화는 수확이 됐지 싶네
< 너리굴마을 가는 길 >
서일농원을 떠날 때의 시각이 오후 1시 57분,
농원에서 겨우 40분을 지내다 버스는 이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정우 선생님은 마이크를 잡으셨고.
앞으로 40분 가량 걸려 다음 목적지인 너리굴 마을이동하겠단다.
이선생님!, 좋은 곳을 안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갑시다~ 다음 장소로!....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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