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주, 사천 ] 바다 케이블카 이야기
< 2018. 4. 27. ~ 4, 28. >
이번에 진주 본사를 갈 일이 생겼다.
모처럼 인근의 도시 사천까지 이동한다고 해서
얼핏 바다 케이블카를 떠올렸다.
작년에 보았던 그 아름다운 다리,
그 다리 옆으로 케이블카가 생겼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번 방문 때 타 볼 기회가 있으려나~
진주행을 하루 앞 둔 어제 고향에서 갑작스런 부음 소식이 들려왔다.
친구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열명 남짓한 고향 친구들 중에 두 분의 어머니가 생존해 계신데
어제 한 분이 돌아가신 것이다.
회사 일도 중요하지만 친구가 역시 소중하지 아니하던가
진주가는 도중에 영동을 들러가기로 했다.
그렇지만 문상후 친구들과 담소할 틈도 없이
다시 진주로 방향을 틀어야 했다.
하여튼 진주 회사에 도착해 관계자들부터 만나고
일정대로 사천현장으로 이동하였다.
업무현황과 문제점 등 설명 듣었으며
현장점검까지 마쳤다.
주어진 일정을 마쳤을 때
인근의 바다케이블카를 탈 수 있겠다는 소식을 들었고,
케이블카 탑승장을 향해 서둘러 가는 길이다.
돌아서서 사천의 명물인 창선-삼천포대교를 본다.
참 아름다운 다리다.
다행히 그날 저녁 때, 국내 유일의 바다와 산을 연결하는
사천의 바다케이블카 마지막 운행전에 오를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다.
케이블카는 밧줄을 이용해 지상이나 공중으로
사람 또는 물건을 이동시키는 운송수단,
내가 처음 케이블카를 본 것은
초등학교 수학여행 때 탔던 남산케이블카가 처음인데....
그 50년후 바다위 케이블카를 탄 셈이다.
이곳에 운행 중인 케이블카는 총 45대이며
그중의 15대는 바닥이 투명한 유리로 되어 있어 아찔하단다.
당연히 더 비싸겠지만 얼마나 아찔한지 경험해 보게 된 것이다.
사천시가 600억 원을 들여 건설했다는 키이블카,
케이블카에 오르자 창공 74m 발아래로 쪽빛 바다가 펼쳐졌다.
연간 130억 원의 관광수익을 예상한단다.
저기 보이는 빨간색 케이블카가 일반캐빈이고
내가 탄 케이블카는 청색의 크리스탈 캐빈이다.
발아래 바다에 멸치를 가두어 잡는 다는 죽방렴을 포함해
창선-삼천포대교가 눈 길을 사로잡는다.
보통의 케이블카는 한쪽에서 다른 한쪽을 왕복하지만...
바다케이블카는 중간지점에서 탑승하고
섬쪽을 거쳐 뒤돌아 탑승장을 경유한 다음 반대편 산악을 향해 오른다.
산악 정상에서 하차하여 잠시 머물다
마음 내킬 때 탑승장으로 가는 케이블카를 타면된단다.
두번째 섬인 초양도엔 유채가 꽃피우고 있었다.
보통케이블카는 사진찍기 좋도록 개방구가 있지만
아무리 보아도 사방이 유리창이어서
어떤 곳은 반대편이 비치는 단점이 있다.
더 잘찍으려 움직일때 혹여 아래 바닥 유리가 깨져버리지는 않을까
불안초조와 미심쩍은 생각에 움직일 수 없었다.
그렇지만 이 케이블카는 10개월에 걸쳐 풍동(風動)실험을 실시한 후
자동순환 2선식을 채택해 한겨울의 매서운 바닷바람에서도 안전하게 설계되었고,
순간 돌풍과 강풍 등 돌발상황을 대비하였으며,
예기치 못한 상황을 대비한 구조시스템도 마련돼 있단다.
게다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대부분의 케이블카의 경우
지지하고 있는 철탑부분을 통과할 때마다
덜컹거리는 진동으로 공포감을 주는데 비해..
사천바다케이블카는 모든 구간이 무진동으로 운행되어
케이블카를 타고 있는 내내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고 자랑이다.
특히 사천바다케이블카는
직선코스(국내 대부분의 케이블카)가 아니라
일부 구간이 약 26.6도가 꺾여 있어 더욱 고도화된 기술이 필요한데
이곳마저도 무진동으로 통과하기에
탑승객들은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구간, 2.43km(약20분) 거리를 운행하는 사천바다케이블카,
바다와 섬, 그리고 산을 잇는 국내 최장을 자랑한단다.
그렇지만 사천시 건너편의 남해군 창선도 지역까진 이르지 못하고
사천시의 섬(초양도)까지만 설치돼 있어서
케이블카는 다시 반대편으로 되돌아 진행하기 시작해서
나는 조금의 아쉬움이 있었다.
아마도 지자체 간(사천시와 남해군)의
공사비를 비롯한 운영방법이나 분쟁 등을 피하기 위해
사천시에서 선택하였을 것 같다.
하여튼, 우리나라 대부분의 케이블카는 산 아니면 바다를 잇는
단조로운 코스를 가지고 있는 반면,
사천바다케이블카는 섬(초양도)과 바다와 산(각산)을 잇고,
3개 정류장(대방, 초양, 각산)의 승하차 시스템을 적용함으로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어느덧 처음 탑승장을 거쳐 각산을 향해 케이블카는 진행한다.
케이블카 내부는 10인승 중형 캐빈으로
최대 속도 6m/s로 운행되며
시간당 최대 1,300명이 이용할 수 있단다.
바다 구간은 816m이고, 최고 높이 74m(아파트 30층 높이)로 운행되어
아찔한 마음으로 바다풍경을 볼수 있었다.
제작사는 포마, 라이트너(POMA, LEITNER)인 것으로 표기돼 있었는데...
검색해 보니 프랑스 회사인 것 같다.
저 높은 곳이 각산인 듯,
통영의 미륵산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전망에 있어서
개인적으로 국내 어느 곳 보다도 이곳 케이블카가 가장 나은 느낌이다.
내 생각엔 아침 일출을 보아도 좋을 것 같고
낙조를 즐겨도 가히 최고일 것 같다.
그렇지만 운행 시간 등 여러가지 여건을 보아
다소 어려울 듯도 싶기도 하다.
중간에 케이블카가 몇십초간 멈추었고
승객들이 놀라 별의별 억측을 쏟아 냈으며 고장이나 사고를 의심하였다.
잠시후 정상을 회복하였으나
인터폰 등 통신시설이 설치되지 않아서 인지 안내방송조차
없어서 불안감을 더 주었던 것 같다.
그런 아찔한 경험을 하며 각산 정상정류장에 도착하였다.
감동스런 마음에 파노라마 사진을 남겼다.
각산( 해발 408미터 )
얼핏 낮아 보일지 모르지만 바닷가의 산이어서
매우 높게 여겨지는 느낌이었다.
전방대가 설치돼 있었고
그곳에서 보이는 바닷풍경을 그야말로 그만이었다.
멀리 보이는 산이 보리암이 있는
남해군의 금산(해발 701미터)이란다.
1990년대 초에 직장 상사의 고향인 남해를 방문했었지만
그곳의 유명사찰인 보리암을 가보지 못하고
상주 해수욕장만 가 보았는데....
머지 않은 장래에 저산의 보리암에서 일출을 보았으면 좋겠다.
눈 앞에 삼천포-창선대교가 펼처져 보인다.
남해도(남해군)는 저 다리와 더불어 하동과 이어지는 남해대교가 있는데...
저 다리를 통해 남해섬을 일주하고
남해대교를 건너 하동땅으로 이동하는 여행코스도 괜찮을 듯 싶다.
전망 안내판,
다양한 형태의 사장교를 바다와 섬을 이어놓았는데...
몹시도 맴시있음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관람을 잘 마치고 하강하였고
녹도로 이동하였다
오랜만에 찾은 녹도항을 산보하다 인근의 횟집,
거기에서 저녁으로 도다리쑥국을 먹었다.
다음날 본사로 출근하여 출장을 마쳤고
귀경하기전 동료들과 점심식사를 하였는데....
진주 헛제사밥이었다.
안동에만 있는 줄 알았던 헛제사밥이
진주에도 있었다.
다만 안동에서의 간고등어는 나오지 않았고
이면수어가 나와서 조금은 어색하였다는....^^
오랜만의 서부경남여행 참 좋았다.
조만간 고사리를 모두 팔고 옆지기에게 바다케이블카를
태워주고 싶은데..잘 되려나?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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