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성 ] 편운 조병화문학관 기행 (상편)
< 2018. 4. 10. 화요일 >
주5회 열리는 면천탁구반에 가면 동갑내기 친구가 있고
그 친구는 늘 그의 아내와 함께 참여하는데..그 모습이 보기에 참 좋다.
그들은 그간 서울 송파구에서 살다 이 고장에 정착했다는데
나 보다 귀촌 선배이자 탁구도 고수다.
아내와 내가 그들을 만난 것은
단호박 재배 교육을 받으려 당진농업기술센터를 찾았을 때부터다.
그래서 내 전화엔 그가 단호박 000라고 기억돼 있다.
그들과 우리는 같은 면 내에 귀촌해 살고 있지만
서로 사는 마을은 멀리 떨어져 있어 함께 만나는 기회는 별로 없는 편,
그런데 어느날, 그들로부터 전화가 왔었다.
책을 대출 받으려고 모처럼 시내에 있는 당진도서관을 찾았는데...
봄맞이 문학기행 행사가 진행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는 것,
선착순이어서 얼른 신청해야 한다며 우리도 함께하자는 제안을 해 왔고
우리 역시 당연히 함께하고자 신청을 하였었다.
한 달 전 그때 신청된 문학기행의 출발일이 바로 오늘이다.
우리부부는 시간에 맞춰 당진도서관 주차장에 서 있는 버스에 올랐다.
그리고 주어진 한 장의 유인물
2018 문학기행 봄, 문학, 그리고 나 안성 조병화 문학관 외
- 당진도서관 -
교통편, 입장료 등은 도서관에서 제공하되
다만. 점식식사비를 참여자가 부담하는 기행이라는 설명을 들으며
버스는 약속된 9시에 출발하였다.
이번행사 추진 담당자인 이은태 선생을 비롯한 도서관 직원들,
그들의 매끄러운 진행이 내 눈에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어서 문정숙 당진도서관장과 당진문화원장의 인사가 있었으며
35명의 참여자들은 박수로 환영하였다.
그 즈음 버스는 삽교호를 지나고 있다.
담수호인 삽교호의 물결 속에 고깃배 같은 모습이 위태로와 보였다.
삽교호는 삽교천 민물이 바닷물과 만나는 지점에 설치한
삽교천방조제에 의해 생겨난 인공호수,
저 삽교천방조제 준공식을 마치던 날(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은 서거하셨다.
박대통령의 마지막 공식행사 현장을 지난다는 생각에
나도 몰래 절로 숙연해졌다.
고속도로를 이용할 줄 알았던 버스는 계속 국도만 달렸다.
삽교천을 지나 얼마쯤 진행했을까.
버스가 잠시 정차하더니 어떤 분이 승차하였는데...
우리와 함께 하며 이번 여정을 가이드해 주실 이정우 선생님이셨다.
천안문화원에서 사무장으로 근무하신던 이 선생님은 인사를 하시며
"당진"이란 지명의 탄생 동기부터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당진(唐津)의 뜻은 신라시대 때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출발하는 배가 떠나는 곳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이라고 설명하였는데.
사실 그전에 옛날 들은 얘기와 조금 다르긴 하다.
내가 처음 듣기엔, 예전 중국땅 당나라(천진)에서 배를 띄웠을 때
자연풍을 받아 힘들이지 않고 안착되는 곳이
이 지역이었기에 당진이란 지명이 생겨났다는 얘기였었다.
뭐 두 얘기는 모두 일리가 있는 것 같긴 하다.ㅎ
안성이 가까워지는 듯이 창밖으로 하안 배꽃이 자주 보이기 시작했고,
곧 도착할 조병화문학관에 대한 소개는 계속됐다.
문학관에는 편운 조병화 시인의 유품 및 창작 저작물,
그리고 ,그림 등을 상설 전시하는 문학기념관으로서
조 시인이 전 생애의 창작활동을 통해 추구해 온
꿈과 사랑의 시정신이 오롯이 담겨 있으며,
한국 현대문학의 한 발자취가 잘 보존되어 있다 하였고
대표적인 문학관이라는 설명을 강조하였다.
버스가 멈춘 장소는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난실리,
우리는 버스에서 하차해 가이드를 따라 마을 안을 걷고 있으며
담벼락에 그려진 벽화를 보기도 했다.
이번 문학기행 장소인 조병화 문학관의 안내도
버스에서 나눠준 유인물 표면의 1번 서문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
오늘 관람은 번호순서와 같이 진행되고,
관람을 마친후 8번 동문을 이용해 퇴장해서 버스에 오르며
점심식사 장소로 이동할 예정이란다.
하여간 서문을 통해 입장하는 모습이다.
참석자는 3, 40대 가정주부들이 대세였는데 서울에 비해
참여자의 나이가 한층 젊었다.
모든 참여자들이 문학관 입구에 도착하자
인원파악을 마친 인솔자는 입장권을 구매코자 상담을 하는 듯...
편운재와 청와헌 그리고 묘소가 있는 방향이란다.
문학관입구에서 잠시 기다리는 참여자들...
잠시 따스한 봄 햇볕을 쬐다
이내 문학관으로 입장하기 시작하였다.
조병화 문학관,
사실 나는 조병화 시인의 이름을 들은적이 있지만....
그에 대해 아는게 별로 없었다.
하여튼 조병화 문학관은 계절에 따라 여닫는 시간이 다르고
입장료까지 있다는 것...
안성시 양성면 난실리에 건립돼 있는 조병화 문학관
그 입구의 모습을 모아 보았다.
하늘엔 별, 땅에는 꽃, 사람엔 시,
시는 영혼의 화석....
시인인 그의 프로필...1921년 태어나 82세를 사셨단다.
호는 조각구름이란 뜻의 편운....
편운 선생은 글도 잘 썼지만
글씨와 그림까지도 그에 못지 않은 것 같다.
문학관에는 상주해 계신듯한 해설사가 대기하고 있었으며
우리가 입장하자 설명을 시작하였다.
조병화문학관은 1993년 조 시인이 대지를 제공하고
국고의 지원을 받아 문화사랑방으로 지어진
연건평 85평 규모의 2층 건물이며 8평의 부속 건물을 두고 있단다.
1층에 전시실 2실, 2층에 세미나실을 갖추고 있다고....
시인 자신이 지은 시를 직접 자필로 쓰고
그림까지 그려 넣었으며 끝으로 서명하고 낙관까지 찍었다.
시인은 재주가 많은 만큼
더 바쁘고 즐겁게 살았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제1전시실에는 기획전시물과 그가 남긴 53권의 창작시집,
수필집, 화집 등 160여 권의 서적이 전시되어 있단다.
산다는 거,
인생, 일생(Life) L은 한 인간이
태어나(0세) 100년도 되지 못하는 짧은 세월을 살다가
관에 넣어져 흙으로 돌아간다.
그래도 사람이 죽은 후 남는 것이 알파(α)인데...
나의 알파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라며 시인은 질문하는 듯하다.
그가 늘 즐겨 쓰던 베레모, 입에 물었던 파이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던 펜, 많은 여행에서 모은 소품들이 전시되어
시인의 체취를 흠뻑 느낄 수 있다.
그의 시는 쉽고 아름다운 언어로
인간의 숙명적인 허무와 고독이라는 철학적 명제에 대해 성찰하고
꿈과 사랑의 삶을 형상화한 점에서
특징을 찾을 수 있다고 한 누군가의 설명을 인용하였다.
김소월이 전원서정을 바탕으로 민족의 정한을 노래한 데 비하여
그는, 외로운 도시인의 실존적 모습, 허무와 고독으로서의 인간 존재가
꿈과 사랑으로 자아의 완성에 이르는 생에 대하여
이해하기 쉬운 낭만의 언어로 아름답게 그려냈다는 설명이었다.
창작시집 53권이 증명하듯 그의 시작활동은 남달리 성실했고,
또한 폭넓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단다.
보통 시집에는 수십편의 시가 쓰여져 있다고 본다면
53권의 시집에는 실로 엄청난 양의 시가 담겨 있지 싶다.
그뿐인가 전시실 내에는 그가 남긴 시집을 포함하여
수필집과 화집 등 160여 권의 서적이 전시되어 있다니
늘 원고지를 가까이 했나보다.
그의 시집은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국가(9개국)에서 25권이 번역 출판되기도 했단다.
벽에 전시된 수많은 액자의 시 중에 몇게 읽어 보지도 못하고
이제 해설사를 따라 2전시실로 옮긴다.
제2전시실에는 시인을 추모하는 문인들,
후배들이 찬조한 시화들과 방명록이 전시돼 있었고,
시집, 엽서 등을 구입할수 있다고도 했다.
우리가 알고있는 나태주 시인의 경우,
조병화 시인의 제자라고 해설사는 설명하였다.
꿈,
꿈이란 단어는
단순히 한 글자에 불과하지만,
아마도 시인은
삶에 대한 희망 또는 욕망이나 의지를 표현했지 싶다.
저 때의 시각이 오전 10시 40분.
오늘 6월을 접어 들고 닷새가 지났으니 벌써 두 달이 다 되었다.
시간은 사람을 질투한다고 하더니
나는 요즘 그 말을 실감한다.
꿈이란 단어가 여기저기 많이 보였다.
53편 시집에 실린 시들을 다시
여섯권의 전집으로 출판하였다고 한다.
시인은 손수 그림 그리기를 좋아 하였다고....
물론 찬조된 그림들도 보였다.
호수가 산을 품을수 있는 것은 깊어서가 아니라 맑아서이다.
그런가?
내 생각에는 오히려 산이 엄마처럼 호수를 품어
껴안아 주는 것 같은데...ㅎ
아마 후배가 선생을 그리며 쓴 것 같다.
사진으로 다 담아 소개할 할 수 없는 만큼
다량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었다.
1층과 2사이에 있는 좁다란 계단...
계단 칸칸 마다 액자가 걸려 있어 그림이나 사진
또는 글을 읽으며 오르내린다.
복잡한 방을 떠나 옆방을 염탐하기도 했다.
저 많은 전시품들을 일일이 보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게다.
예전에 파리 루불박물관을 갔었을 때...
가이드의 설명이 한 달 동안 상주하더라도 다 볼 수 없을 정도로
전시품이 많다고 하던 말이 떠오른다.
계단 모퉁이에 놓인 조각
시인과 관련된 다양한 사진들...
글씨와 그림들...
해설사 앞에서면 설명을 들어 기억하는 내용이 많을텐데
먼발치에 있었기에 그렇지 못하다.
다양한 전시품을 본다.
어떤 방에는 도자기가 있었고
어떤 벽에는 편운문학상 수상자들의 사진이 전시돼 있었다.
길은 향수에 젖게 한다는 뜻일까
너는 지금 어느 길을 가고 있는 것인가?
그 옆에서는 낙엽을 밟고 간단다.
그 것도 낙엽의 가슴을 밟고 간다고 해서리
잠시 애닲은 마음이 들었다.
저 작품 앞에서 해설사가 분명이 뭐라 했었는데....
나는 도통 기억에 없다. ㅜㅜ
장욱진 화백의 작품도 보였다.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의 일어남이요
죽음이란 한 조각의 구름의 스러짐이라~
구름은 원래 실체가 없나니
나고 죽고 오고 가는 것이 또한 이와 같으니라.
마지막으로 미당 서정주 선생이
조병화 시인에게 보내온 옛 편지를 본다.
단기 4309년이면 1976년에 썼음을 알 수 있다.
미당 서정주 선생은 1915년 생이란다.
조병화 시인에 비해 6년이나 나이가 많은데도
상대를 높이느라 형이라 부른 듯하다.
전시물 몇개를 선택하여 설명하는 해설사
이제 다른 곳으로 이동하겠단다.
그렇게 문학관 건물의 해설을 마치고
다음 장소인 편운재와 청와헌을 관람키 위해 밖으로 향하였다.
~이후는 다음편에....~
^L^
'여행과 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안성 ] 서일농원 룰루랄라 (0) | 2018.06.25 |
---|---|
[ 안성 ] 조병화 문학관을 찾아서 (하편) - 당진도서관 문학기행 - (0) | 2018.06.11 |
[ 사천 ] 케이블카 타고 바다 위를 날다 (0) | 2018.05.16 |
[ 서산 ] 개심사와 사람들 (0) | 2018.04.28 |
[ 은봉산 ] 수당리 임도에 있었던 일 (0) | 2018.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