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릉도 ] 도동에서 떠나는 섬일주유람
< 2017. 6. 21. ~ 6. 23. >
- 여행기록 11번 -
울릉도/독도 여행 이틀째,
오전은 나리분지 등지를 탐방한 다음.. 도동으로 이동하였고,
점심식사로 따개비칼국수를 먹었다.
그리고, 행남해안산책로 탐방을 마쳤으며,
이제 울릉도 섬일주유람을 할 차례다.
- 6. 22. 목요일 -
갈선생, 시방 하얀 옷 갈아입고
재넘어 아저씨 마중 나온거 맞지? 아니 배웅?
아하~ 동행하고 싶은 거구나? ㅎ
앞서 설명했던 것 같은데...
당초 식사후 90명의 일행들이 세 가지 옵션 중 택일하여
오후 일정을 보내기로 했었다.
세 가지는 성인봉등정팀, 죽도관광팀, 그리고 섬일주유람팀이었다.
그러나 성인봉 등정이 생각보다 힘들다는 여론에 밀리어
나를 비롯한 여럿이 섬일주유람팀으로 바꾸어 선택하였고
게다가 죽도역시 배를 댈수 없다는 사정으로
죽도여행 희망자들까지 섬일주유람팀으로 대거 합류하였다.
암튼 그런 이유로 유람선이 만원이다.
그렇지만 좌석에 앉아 있던 승객들이
날씨가 좋다며 갑판으로 하나 둘 나가기 시작했다.
밖에는 갈선생이 기다리고 있었다는....ㅎ
울릉도 면적은 72.86㎢이고
그 둘레의 해안선 길이는 64.43km 라고 한다.
배는 해안에서 좀 이격돼 운항되므로
울릉도를 일주하려면 70키로미터는 조금 넘지 싶다.
20놋트 속도이면 두 시간 쯤 걸리겠네..
중간에 어선을 만나 회를 먹어도 세 시간 잡으면 될 것 같다.
그거리를 가는 동안 갈선생이 동행해 주지 않았으면
재넘어 많이 심심하였지 싶네....ㅎ
멀리 하늘과 닿아있은 긴 수평선
산골 초등학교를 다닐 때,
동요 '아침바다'나 '섬집아기'를 들을 때 마다
바다를 많이 동경하곤 했었다.
그 바다를 초등학교 6학년 때
서울 수학여행 중에 김포공항을 지나 인천까지 가서 봤는데...
그때 본 인천항 근처가 처음 본 바다였다.
그때 본 바다는 상상했던 바다와 달랐으며
물 위로 쓰레기 들이 떠 다녔고 암튼 더러워서 실망스러웠다.
아마도 저풍경 처럼 맑고 푸른 바다였다면
산골 소년이 처음 보는 바닷풍경은 훨씬 근사했을 텐데...말이다.
사진은 도동항에서 사동항 방향으로
해안에 건설 중인 해안산책로 중에 도보용 아치교가 보인다.
머지 않은 장래에 완공되지 싶다.
하여튼, 인천 앞바다를 본 이후로
인천이란 단어를 듣거나 보면...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있어도 고뿌(컵) 없으면 못 마십니다.'라는
만담(서영춘?) 속의 노래가 연상되었으며
동시에 깨끗하지 못한 바다가 떠오르곤 했었다.
그렇지만 중학교때 경주를 포함한
울산-부산-진주-삼천포를 경유하는 수학여행에서
더러운 바다라는 생각이 지워졌으며
고등학교수학여행으로 설악산을 다녀오면서
내 뇌리엔 깨끗하고 아름다운 동해 바다로 꽉 채워진 것이다.
그 뒤부터는 바닷가를 동경했고
바다 가까이 사는 사람들을 부러운 눈초리로 보곤 했다.
그후 자연적으로 때때로 바다가 보고 싶었기에...
서해 동해 남해 가릴 것 없이 바닷가를 찾곤 했다.
여름바다던지 아니 겨울바다도 좋았다.
잠잠하면 잠잠한대로
풍랑이 일면 그런 바다대로 보기가 참 좋기만 하였다.
더구나 갈매기를 보는 것도 즐거움이었다.
90년대 처음으로 마이카를 한 대 구입한 뒤
설레이며 떠났던 결혼기념여행도 당연히 겨울바다가 포함됐다.
그때 찾았던 서해 몽산포 해변,
잘 갈아 놓은 밭처럼 주름잡힌 뻘의 무늬 위로 저녁노을이 내렸다.
우리는 아름다운 해질녘에 붉은해가 바다 이불 속으로 숨을 때까지
활홀경에 도취돼 넋을 잃고 보았던 것 같다.
그런 추억이 있어서 일까
캠핑에 입문한 뒤에도 몽산포를 자주 찾았다.
그 다음 기억에 남는 바다는 동해의 남애해수욕장...
아이들 초등학교 졸업 무렵 쯤이지 싶다.
대관령을 넘으며 아이들과
가장 먼저 보이는 그 바닷가에서 지내다 귀경하자고 했는데.
그곳이 '남애' 해변이었다.
하여튼 낯선 그곳,
매점이 딸린 허름한 방(민박집?)을 얻었고,
우리 가족 모두가 파도를 타며
발에 밟히는 조개를 잡던 기억이 아삼삼하다.
하여튼, 그런 바다 위를 날던 갈매기와
이렇게 울릉도를 일주 한다는 사실이 참 흥미롭다.
몇번의 연안여객선을 이용해 본 경험이 있으나
이처럼 좋은 날씨는 처음인 것 같다.
전혀 덥거나 춥지 아니한 그런 날씨였다.
선장님인지 항해사인지 모르지만...
여행가이드 처럼 이것 저것을 열심히 설명하지만...
귓전에서 맴돌다 사라져 버린다.
그래서 무슨 얘기를 했는지 도통 기억에 없다.
무슨 바위, 무슨 굴, 무슨 섬 뭐 그런거였던 것 같긴 한데....
그런 가운데 어디서 났는지 새우깡을 든 사람들이 하나 둘 등장했고
갈매기를 향해 한 줌씩 뿌리는 거였다.
기다린듯한 녀석들은 한마디로 새우깡에 환장한 것 같다.
너도나도 한 줌(한 개피)를 들고 서 있을 수밖에...
울릉도 새우들은 유난히 살찐 모습인데...
아마도 기름진 새우깡을 많이 먹고 자랐기 때문 아닐까.
새우깡이 생산되기 전에는 강냉이 튀밥이 대신했었나?
나의 중학교 수학여행 때는 먹고 살기 바쁜 시절,...
하여간 갈매기에 먹이를 주는 그런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모정 같은 것이 존재해서 일까
한결같이 여인들이 새우깡을 들고 있다는 것...
그런데 저 통통한 갈매기를 예전 사람들은
식용으로 삼지 않았을까?
뜰채 같은 것으로 쉽사리 낚아 챌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갈매기를 식용으로 한다는 것을 듣지 못한 것은....
아마 맛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김병만의 자연의 법칙에서 같으면...
생존을 위한 훌륭한 식품이었을 것 같네...
그런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여인들은 아기에게 젖을 주는 엄마의 마음으로
저렇게 열심인 것이다.
동물사랑...그런 것이리라.
손에 집은 새우깡을 부리로 무는
그 순간을 기다려 보지만...
그런 순간에 샷터를 작동시키기란....
즉, 순간을 일치시키기가 어찌 그리 쉬우랴
하여 연사로 찍어 볼 참이다.
그러면 순간을 잡을 수 있겠지...ㅎ
이따끔 불필요한 파일을 지워 가며 사용하면
연사촬영이 가능 할 것 같다.
뒷편 선미쪽으로 이동하였다.
수많은 거품이 일고 그 위를 갈매기들이 따라다닌다.
셀 수 없이 많은 수많은 거품들,
지나간 세월, 시간들이 자꾸만 달아나듯 멀어져 간다.
사람들은 그런 순간을 오랫동안 간직하려 한다.
새우깡을 좋아하는 갈매기들처럼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
그리고 이따끔 찾아보며 추억에 잠길 것이다.
사람이 기쁠 때, 즐거울 때,
그리고 아름다운 것을 느끼는 그 순간을 좋아한다.
그래서 사진찍는 순간이 좋고 행복해 하는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 보다 아름다운 순간이 더 길거다.
그렇게 쌓인 많은 순간 만큼이나
결국 그의 뇌리엔 더 정제된 선함과 아름다움이 넘치지 않을까
사진의 얼굴들은 밝은 기쁨으로 가득차 있다.
그런 표정을 보는이는 따라서 옮게 되고 더불어 행복하지 싶네.
살아가면서 사람들은 야누스의 양면처럼
선과 악, 과거와 미래의 경계를 수도 없이 넘나드는 것 같다.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모자람과 넘침
행복과 불행, 잘과 잘못, 좋음과 나쁨, 밝음과 어두움 사이에서
매 순간을 선택하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인생인 것 같다,
그나저나 갈매기는 날개짓을 멈추지 말아야 하늘을 날 텐데 ...
계속 배를 따라 다닌다면 힘들지 않을까.
하기사 기러기나 백조같은 철새들은
대륙간을 날아 이동한다던데 몇시간 쯤은 일도 아니겠네.
간식으로 새우깡을 먹어가면서
울릉도를 일주 하는 것도 남는 장사지 싶기도...
이샘은 갈매기 부리가 무섭지도 않은 걸까
여러번의 시도 끝에 연거푸 순간일치에 성공하였다.
겁이 많으신 걸까 남선생님은 뒤돌아 서 계시넹~
잠시만 기다리셔요.
새우깡을 물었네요. 성공입니다. ^^
이거 스릴있네~ 다시 한 번 해 볼까?
예~ 그러세요. 남샘, 지금 한 마리가 접근하고 있습니다.
활짝 펼친 저 하얀 날개는
마치 천사가 날아 드는 듯 하다.
너무 급속하게 하강했나?
몇 번의 날개 짓을 하며 다시 정조준을 하는 갈매기
다시 순간의 일치를 이루자
미소를 보이시는 사모님~ 멋집니다 ^^
이름도 성도 모르지만...
같은 버스 옆좌석에 앉는 회원님이 보인다.
역시 가뿐하게 성공하는 순간이다.
새우깡을 입에 물고 비상하려는 갈매기의 모습...
너무꼭 쥐고있어 새우깡 끝 조각만이 남았다는...
이번 여행을 추진하느라 애 쓰신 임선생님
이분 역시 갈매기를 두려워 하는 듯
그렇지만 연거푸 성공하셨다.
뒤돌아서니 남샘께서 재미를 붙히셨나 보다.
또 성공...
결국 그옆에 서서 구경만 하시던 친구 분......
그 사모님까지 시도 하시려고 나셨다.
떨리고 무서운 나머지 뒤돌아서서리...
잠시만 그대로 계세요.
한 번에 성공하셨습니다. ^^
정면으로는 바라 보지도 못하면서
기쁨을 느끼신 듯 하다.ㅎ
도등항을 떠나 시계방향으로 운항하는 유람선...
출발한 곳을 향해
유람선 스크류는 힘차게 회전하고 있다.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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