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님 ] 후투티가 찾아왔어요
< 2017. 6. 19. ~ 6. 20. >
- 6. 19. 수요일 -
죽향골엔 아이들이 떠나고 우리부부만 남았다.
서산 한의원에 가려고 채비하는 사이 거실창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얼핏 살펴보니 처음보는 새가 창을 쪼며
내부를 살피는 것이 아닌가?
얼른 핸드폰을 잡고 카메라 앱을 눌렀다.
아무래도 녀석은 내부가 잘 보이지 않는 것 같다.
비둘기 보다는 조금 작은 크기 였으며
딱다구리 보는 크고 머리에 멋진 깃털이 나 있다.
이름은 나중에 검색해 보기로 하고
녀석에게 접근하여 잘 찍어 보기로 한다.
정면으로 내가 다가서면 금세 탄로가 날 것이니
반사가 일어나 내가 보이지 않을 것 같은 각도로 접근했다.
전에 이곳에 왔을 때는 없었던 집이 생겼네...
내 놀이터를 누가 침범한 거여 하고.. 내게 시위하는 것도 같았다.
이쪽 저쪽을 오가며 머리 방향을 밖으로 두기도 하고
내부를 골똘히 쳐다 보기도 했다.
부리로 유리창을 두두려도 보다가 문틀사이를 쪼아 보기도 했다.
머리에 난 깃털엔 병장 계급장이 새겨저 있다.
부리와 다리의 색깔은 검고
몸통 아랫부분은 검은색과 흰색의 무늬가 있다.
잠시후 모기장이 있는 창으로 옮겼다.
나는 쇼파에 앉아 지겨보고 있으나 거실 내부라 안보이는 게다.
뾰쪽한 부리로 금속망을 찔러 보지만 소용이 없다.
그것 참 처음 보는 것인데 요상하네...그러는 것 같다.
나도 똑똑 소리내어 답하고 싶지만 도망 갈 것만 같아 꾹 참았다.
녀석이 나를 진짜 보지 못하는 것일까
뭐가 그리 신기해서 이리저리 살피는 것인지 궁급하다,
그뿐인가 너는 난생 처음 접하는 새란다.
글을 쓰는 지금에서야 네 이름이 후티티라는 것을 알았고...
사람들은 머리가 인디언 추장처럼
장식됐다고 표현한다는 사실도 오늘 알았다.
핸드폰으로 후투티를 촬영했지만...
DSLR이 있었더라면 더 나은 질로 촬영할 수 있었을 거다.
어쩌면 좋은 찬스를 놓쳤을 수 있다.
그러나 핸드폰으로라도
귀한 너를 담을 수 있었다는 것은 행운이지 싶다.
암튼 잘모르는 새이기에 검색을 해 보았다.
- 후투티 -
후투티의 학명은 Upupa epops이다.
우리나라의 중부지방에 주로 서식하는 여름철새로
뽕나무밭 주변에 주로
서식하기 때문에 오디새라고도 불린다.
후투티는 머리와 깃털이 인디언의 장식처럼 펼쳐져 있어서
인디안 추장처럼 보이는 새다.
머리꼭대기의 장식을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데,
몸길이는 28㎝ 정도,
등은 옅은 분홍색이고 날개는 검으며
흰줄 무늬의 깃으로 되어 있다.
보통 인가 부근의 논이나 밭, 과수원 등에서 서식한다.
산란기는 4∼6월이며,
한 번에 5∼8개의 알을 낳는다.
보통 암컷 혼자 알을 품고 보살핀다.
다른 새들과는 달리 후투티는
스스로 힘들여서 둥지를 틀지 않는다.
주로 고목이나 한옥의 용마루 구멍을 둥지로 이용하는데
딱따구리가 이용했던 나무구멍도 둥지로 이용하여 번식을 한다.
후투티가 이용하는 둥지의 입구는
매우 작아서 알은 낳거나 새끼를 보살피는 것을 관찰하기 힘들다.
그러나 이 둥지를 수년 동안 계속해서 이용하기도 한다.
후투티는 지상 3m 정도의 높이로 날고,
나는 속도가 느린 편이다.
먹이로는 주로 곤충류의 유충을 즐겨 먹으며,
그밖에 거미,지렁이 등을 먹는다.(펌)
[Daum백과]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학중앙연구원
충분히 사진을 찍었다고 생각되어
녀석 앞 유리를 똑똑하고 신호를 보냈더니
녀석을 후루룩 날아갔다.
멀리 날아간 줄 알았으나
잠시후 안방 서쪽 창문에서 두두리는 소리가 났다.
서창은 방안에 서야 손이 자라는 높이에 있다.
창문 정면에 유리는 거울처럼 반사되므로
자신의 모습이 비칠 거다.
그렇기 때문에 더 신기해 하는지 모르겠다.
벽돌과 메지를 찍어 보기도 하고
창틀사이 실리콘을 물어 뜯기도 한다.
녀석 가까이 핸폰을 근접시켰다.
그리고 똑똑 노크를 했더니 그때서야 녀석은 푸드득 날아갔다.
저기 감나무 윗쪽가지에 앉았다.
잘가고...또 놀러와~ ^^
오늘은 서산 원광한의원 가는 날.
아내와 난 아픈 도침술 치료를 받았다.
일반 침은 신경에 접촉시며 자극하는데 국한되지만...
도침은 작을 칼로 일종의 상처를 내므로
보다 강력한 효과를 얻을수 있단다.
도침이 척추 부근 뼈와 근법하는지 서걱서걱하고
소리가 날 정도이며 통증이 심하다.
그런 침술후에는 치료의자에 앉아
척추 관절을 자동으로 늘렸다 폈다하는 과정을 거치고
교정 침대에 없드려 압박과 주무름의 절차를
거처 치료 과정이 종료된다.
아내 왈, 침을 맞은후
황태국을 먹어야 좋다는 방송을 며칠전 보았다며
귀경 길에 황태집을 들렸다.
식사후 아내는 모임에 가고
나는 옷을 갈아 입고 회의참석차 일산에 가는 길이다.
앞에 가는 차량의 브레이크 등이 자주 점등된다.
브레이크를 가능한 밟지 않고 운전해는 습관을 길러야 하는데...
아니다 다를까 장농에서 10년 만에 면허를 꺼냈단다.
아이구, 무서워라...ㅎ
회의후, 유이사 환송 만찬을 마치고
야간 운전 끝에 죽향골을 찾았다.
어두운 가운데 현관의 우편물 몇개가 보였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보낸 농협협동조합장 선거 우편물을 비롯해
고지서 등을 주섬주섬 집어 들고
현관문을 열었으며 거실 탁자에 놓고서 거실등을 켤 때
갑자기 발끝이 따끔했다.
발을 쳐다보니 커다린 지네가
양말 끝 발꼬락부분에 매달려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식적으로 휙하고 발을 털자 녀석이 바닥에 떨어졌다.
나 저 지네에게 물린 것인가?
그나저나 저녀석에 어찌 집 안에 있는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밖에서 침입할 곳이 없어 불가사의 했다.
그나저나 어디가 머리여?
녀석의 크기를 알 수 있게 우편물을 옆에 내려 놓고 촬영하였다.
저처럼 큰 지네 실물은 보기는 처음이다.
결국 핸드폰으로 녀석의 머리를 누르고 제압했다.
그 과정에서 흡사 전설의고향에 나오는 백년묵은 지네처럼
머리를 쳐들고 저항했다.
녀석은 사망후 비닐봉지에 넣었으며
냉동실에 보관 중이다.
아내에게 지네 얘기를 했더니
잡아서 산채로 소줏병에 넣을걸 그랬단다.
하여튼 그날 이후, 현관을 들어 설 때마다...
지네가 혹시 발판에 없는지 살피는 버릇이 생겼다.
- 6. 20. 목요일 -
가뭄속에 주말(일요일)부터 비가 내리겠다는 예보다.
그때 쯤이 콩을 심는 적기인데..
미리 콩 모종을 길러 두었다가
비가 왔을 때 심을 준비를 해 두어야 한다.
오늘 콩모종을 꼭 부어야 하기 때문이고,
어젯밤 늦게 죽향골로 힘들여 와야 했던 다른 이유는...
내일 새벽 울릉도 여행을 떠나기 때문이다.
아내의 주문대로 메주용 흰콩...
그리고 서리태와 쥐눈이콩의 모종을 마련해 놓고
귀경해야 한다.
당진시내에 나갈 시간이 없어
재료를 면천 흥농종묘에서 구입했는데
모판용 포트와 상토 가격이 당진 시장보다
조금씩 더 비쌌다.
뭐 전체 가격이 몇 천 원 정도이니
큰 금액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암튼 상토를 포트의 절반 높이까지 넣고
그 곳에 콩씨를 넣은 다음 상토로 잘 덮어주면 되고
습기가 촉촉하게 물을 뿌려주면 된단다.
그렇지만 울릉도 여행하는 3일 동안은 그럴수 없으므로
저처럼 아래에 비닐을 깔고 물이 담기도록 만들어
포트를 놓아 두었고
새들이 헤치지 못하게 고추망을 덮어 두었다.
이제는 들깨 모를 부어야 한다.
올해는 작년처럼 들깨를 많이 심지 않기로 했다.
하여 비닐하우스 한 켠을 정리하여
한사발 정도의 들깨 씨앗을 뿌리고 역시 그물로 덮은다음...
물을 듬북 주었다.
그 옆에 있는 양배추,
누가 저렇게 이파리에 구멍을 낸단 말인가?
다음에 살펴 줄 게 며칠만 참거래이...
다음편은 울릉도 여행후에....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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