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과 주택

[ 당진 ] 농사일 하며 집 짓느라 바쁜 4월

재넘어아재 2017. 4. 18. 08:04





[ 텃밭 ] 4월의 죽향골

< 2017. 4. 6. ~ 4. 14. >


- 2017. 4. 6. 목요일 -


아침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어느새 거실 유리창에 물을 뿌리며 청소를 시작하는 아내...

발코니 호스를 제대로 써 먹는다.



그 날 12시 30분, 2호선 서울대입구역 부근

매운탕전문점 갯바위에 지인 몇이 약속대로 모였다.



올 처음으로 도다리쑥국을 먹게 됐다.




오랫만의 회포를 풀어서 좋고

맛은 더욱 좋았지만 값이 너무 올랐다는...



- 2017. 4. 8. 토요일 -


아침에 200키로가 넘는 길을 부랴부랴 달렸다.

도착한 곳은 이마트 상주점 4층,


그 곳에서 나사모(나무를 사랑하는 모임)여명교수를 중심으로

유실수.특용수 작목반이 정식으로 구성됐다.


이날 워크샾에는 구성된 육종팀원들의 의무와 권리

그리고 규약에 대한 토의가 있었다.



육종에 관심을 갖고있는 사람들이 모인 현장

당초 10명 정도를 계획 했었으나 예상에 비해 관심자가 많아

20명으로 상향조정해야 했단다.



시간과 자금을 투자한 이상으로 효과가 나야할텐데...

아무튼, 이런저런 토론을 거쳤고


육종팀이 작목하고 관리하여야 할

상주시 외남면 농장에 들러 잠시 눈인사를 하였다.


온통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꽃이 우릴 환영하는 가운데...

점심식사할 장소로 이동하였다.




자동차를 면사무소에 주차하고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작은 식당으로 들어가 식사를 했다.


외남면은 예전 사과따기 캠핑 때 방문했던 곳이다.

그때 조각이님(?카페회원명)의 처가(과수원)을 찾아

농촌일손돕기 캠핑을 했던 기억이다.


그때 캠핑할 곳이 마땅찮아 면사무소에 전화를 걸었고,

당시 부면장님(여성이었다)과 연결되어 도움을 요청했으며


결국 그분은 외남초등학교와 협의하고

우리에게 야영할 장소를 제공하도록 주선하였기에


농촌일손돕기 캠핑 목적을 무사히 마쳤던 기억이다.

그 분 지금은 정년퇴직을 했지 쉽다.



식사후 다시 육종반이 몇년간 시험하고

가꿀 현장에 우리는 도착했다.




육종이란 한마디로~

새로운 식물 품종을 만들어 내는 일,



우린, 현재의 세상에 없는 품종을 개발하되

아름답거나 맛이 좋은...그야말로 경제성이 있는 나무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다.




그 중심에 여명 님이 계신다.

선생이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거기에

우리의 노력을 더하려고 뭉쳤다.




전국에서 모인 사람들... 그 열정이 뜨겁다.

1차 실습장에서 설명을 듣고 난 뒤 선생님 댁으로 향했다.



듣고 배운 것은 특허와 관련되어 있어

앞으로 사진을 남길 수 없고 말로도 밝힐 수 없는 것이 많겠다.

하여 그런 것은 기록할 수 없음을 밝힌다.



암튼, 선생의 집안은 온통 다양한 실험실로 보였다.




식물은 보통 씨앗으로 탄생하는 것 쯤은 보통사람도 안다.

씨앗은 꽃으로부터 잉태되며


수분될 꽃가루는 벌과 나비 또는 바람에 의해

암수술에 수정된다는 것은 일반상식이고...



또, 어떤 것은 꺽꽂이나 접을 붙혀야

제몫을 하는 것으로 안다.


그런 정도의 상식으로 품종을 개량하기에는

역부족임을 이번에 배웠다.


자연적인 수분이나 지금까지 알고 있는 지식으로는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기에 그렇단다.


하여, 인공적인 수분이 필요하고

그 것도 많은 것을 다양하게 실험하여야 하며

그 중 극소수만이 쓸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다양한 수종을 다양한 방법으로

교배하고 접목하기 위한 환경이 필요했을까

집안엔 온통 그런 식물들로 넘쳤다.



몇년동안 함께 작업하고 함께 실험을 위해

상주에 모인 사람들


돋보기를 쓰고 작업해야 할 정도로 섬세함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여성들이 유리하지 싶다.


그래서 인지 의외로 여성들이 포진해 있었고

직장인을 비롯한 과수원. 화원경영자 등 다양한 사람들..,

그리고 나 같은 초보농부까지 모였다.



하여튼, 이 식물들이 꽃피우고 익어 수확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 하나라도 무시할 수 없겠으나...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과수(과일나무)의 꽃 피는 시기라는 것,

꽃 피는 이 봄이 가장 바쁘고 중요 하단다.


매화, 살구, 복숭아, 자두, 등의 핵과류(씨앗 하나인 과일)

그리고 씨앗이 여러 개인 배, 사과, 감 등의 꽃이 피는 이 계절~


꽃가루와 암수술이 수정되는 이 시기는...

일기(기온)에 의해 변동되므로


실험지역인 상주의 조건에 따라

모일 시기를 공지할 터이니 모여 달라는 주문이다.



그래야 육종기술을 배우고 익힐 수 있으며

그래야 함께 작업한 결과도 공유할 수 있지 싶었다.


상세히 밝힐수 없는 사진이 있었으나 공개를 할 수 없다.

앞으로는 그런 사진을 촬영할 수도 없다.


암튼, 첫 날은 상주에서 기초 이론을 배웠으며

그후 귀경하였다.



- 2017. 4. 9. 일요일 -


오늘은 금천구청역 주변에서 벚꽃축제가 예정돼 있고

오후 3시에 해피워킹행사가 열린단다.


서율과 재율, 두 개구쟁이들과

걷기 행사에 참석하려 했으나 녀석들은 축제현장에 관심이 많다.

축제 이름이 "금천하모니벚꽃축제"였다. ㅎ



녀석들은 벚꽃핀 안양천변을 걷는 것엔 관심이 없고

줄서서 기다려야 하는 뽑기, 체험, 그런 것만 보이나 보다.


설탕을 불에 녹여 붓고 동물들의 모양을

만들어내는 그것을 어찌 알았는지 그것을 하자고 해서

만류하느라 힘들었다.


줄이 몇십미터나 길게 늘어져 있는데도

그것을 해 보고 싶다해서 간신히 외면시켰는데...


이젠, 풍선칼을 얻고 싶다며 난리다.

별수없이 아내는 아이들과 줄에 서서 기다리는 것을 보며


나는 잠시 걷기 행사가 있는 안양천 광장을

다녀 오겠다고 한 뒤 금천구청역 서쪽의 안양천으로 나왔다.


벌써 출발을 했는지

한강쪽으로 향하는 행렬이 장관이다.




활짝핀 벚꽃길을 걷는 모습이 괜찮았다.

이제 녀석들과 헤어진지 10분이 넘었으니

행사장으로 가야지...



20분 가량을 줄서서 기다린 결과

이제 녀석들 앞에는 몇 명만 남았으니 다행이다.



녀석들에게 할아버지를 바라 보라고 소리를 쳤더니

녀석들은 오히려 인상을 쓴다.


더 어릴적 사진 찍을 때는 억지로 웃어 보이는 녀석들이...

이젠 반대로 인상을 쓰니 청개구리 같다.ㅎ



암튼 차례대로 형 서율군은 보랏빛 풍선칼을 받고



동생 재율군은 하늘색 풍선칼을 얻었다.



두 녀석에게 폼을 한번 잡아보랬더니

녀석들은 할아버지를 향해 단칼에 베겠다는 시늉을 한다. ㅎ



그 다음 매뉴는 솜사탕이다.

역시 줄서서 기다려야 했는데...그러는 동안


장난치던 서율군의 풍선칼이 터지고 손잡이 부분만 남았다.

그 때 재율군이 남긴 말,

"형 칼이 바나나로 변신했어" ㅋㅋ




그 후 먹거리로 이동히였고

문화원에서 운영하는 그늘막으로 이동해 포식을 했다.


- 2017. 4. 10. 월요일 -


문화원 한문서예 강좌 수강후 죽향골로 가는 길...

내일 4. 11. 새벽에는 대형트럭으로 돌 자재가 입고되어

돌 쌓기가 시작될 예정이고,


아울러, 바닥(장판)공사도 할 예정이므로

미리 죽향골에 도착하여야 했다.




뿐만 아니라 보리밭의 김을 메고 물주기를 하였다.




주택 내부를 돌아 보니 에어컨과 조명등을 포함한

전기공사가 완료된 상태였으나 CCTV는 아직이다.




마늘밭과 화분에 물을 주고 난 다음




비닐하우스 내부를 관리기로 갈아엎기 시작했다.

내부 흙이 건조해 먼지가 일어 긴급히 스프링쿨러를 설치하고,

물을 뿌려가면서 작업을 해야했다.



며칠후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다.

성급한 고사리는 가뭄 속에서도 가드다한 싹을 티우고 있다.



- 2017. 4. 11. 화요일 -


새벽의 요란한 엔진소리에 깨어났다.

돌들이 입고되는 중이고 굴삭기까지 동원돼 있다.



컨테이너 복쪽에 돌을 쏟아붓더니...

이번은 그아래 아랫쪽(남쪽)에도 돌을 쏟아낸다.




저 무지막지한 돌들을 싣고 이곳에 진입하느라

포장길이 상하지는 않았을까 염려했으나 괜찮은 것 같았다.

포크레인 두 대가 동원돼 돌쌓기 작업이 시작됐다.




작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부지 속에 있던 상사화 뿌리들도 옮겨졌으며,



장판 공사업체 관계자 둘이 도착하였고,

어느새 그들은 바닥깔기 작업을 시작하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업체 관계자에게 작업을 맏겨 놓고서

나는 귀경을 해야했다.


내가 그 자리에 계속 있는 것은

업체를 못믿는다는 무언의 표시로서 그에겐 부담이 될 수 있을 터,


더구나 토목설계회사 담당자도 도착하여

현장을 보면서 협의를 한다고 하니



나는 그에게 당신 집을 짓는 다는 심정으로

작업해 달라는 당부 말을 남기고 금천문화원으로 행했다.


사실 지난 2주동안 연속해서 결강을 했기에..

이번 주까지 빠지기엔 너무 미안해서라도 참여하여야 했다.


같이 배우기시작한 문선생의 습작을 칠판에 붙히고

'길'이란 유동주 님의 시를 발췌된 내용에서

개선해야할 글씨 설명을 선생님으로부터 들었다.



그리고 사군자 중 매화치는 법을 배웠다.

내가 빠진 동안에도 무엇인가 배웠을텐데...

빠지면 그만큼 내 손해다.



- 2017. 4. 12. 수요일 -

문화원 한문서예시간(오후 세 시쯤)

돌쌓기가 대충 완료됐다며 사진 문자가 도착했다.


돌틈에는 본래 사철 파란 회양목이나 향나무 등을 심지만...

그런 것은 다른 문제가 있으므로


일단 연상홍을 심되 그 사이에는

부지에서 나 온 상사화를 심어두기로 했다.



하여 화분의 꽃나무들은

시일이 경과하여 쌓은 돌과 흙이 안정화 되었을 때

옮겨 심도록 해야 할 것 같다.


- 2017. 4. 13. 목요일 -


아내의 모임이 끝난 오후 세 시 우리는 죽향골로 떠났다.

도착하니 네 시를 훌쩍 넘었는데...



건축을 총괄하는 업체(헤바하우스)에서 돌쌓기와

바닥공사 더불어 다락방 전기설치공사 등을 마무리 하는 중이다.


다음 주에는 싱크대 등 가구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므로

그전에 정리할 것이 없는지 점검 중이랜다.

그날 구경 온 업체 대표의 아내와 우리는 인사를 나눴다.




며칠후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하여 살포기를 첫 가동시켜 준비한 복합비료까지 뿌려줬다.




아내와 나는 가드다한 새싹 고사리들을 피해가며

민들레와 쑥 등 잡초 제거작업을 하였다.



아내가 쑥 뿌리와 씨름을 하는 동안

나는 서울서 구입해간 간 모종을 추가해 심었고,


아내는 집중해 솟아나는 고사리 새싹을 좀 솎았다는 것을 모아 삶았으며

비닐하우스 안의 임시 건조대에 널었다.


죽향골을 방문하고 싶은 지인들이 많은데...

그들이 왔을때 고사리를 대접하고 싶은 게다.


우린 여태 고사리 등 산나물 날 시기이면

일부러 그런 지역으로가서 캠핑를 하며


산나물을 채취해 충당했었는데..

올해부터 고사리는 우리가 재배한 것을 쓰면 된다.



그날 밤 돌풍이 어찌그리도 심하게 불어 대는지...

농막(컨테이너)위에 친 그늘막 지탱용 파이프 용접부위가 떨어졌다.

아마추어 용접공의 비애다. ㅜㅜ


- 2017. 4. 14. 금요일 -


새벽이 되자 바람은 더 심해졌다.

요동치는 소음으로 우리는 몇 번이나 깨어나야 했고


떨어진 파이프를 밧줄을 묶어 임시 고정을 했으나

그래도 심한 바람에 마구 흔들렸다는...


아내는 내가 주말 상주교육을 가고 다녀올 때까지

농막에 있으려고 마음먹었지만,


밤에 저 무지막지한 소리가 또 들릴까 무서워

도저히 자신이 없어졌단다.


결국 금요일 죽향골의 밀린 농사일을 하다가

오후에는 아내와 귀경을 했다.


다음날(4월15일) 아침 서울서 직접 상주로 향할 예정이다.

그 이후 얘기는 다음편에...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