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과 주택

[ 당진 ] 초보 농부의 아내는 여행을 떠나고

재넘어아재 2017. 4. 2. 04:37




[ 죽향골 ] 아내가 여행을 떠난사이....

< 2017. 3. 29. ~ 3. 31. >


- 2017. 3. 29. 수요일 -


아내는 언젠가부터 어릴적 함께 자란 마을 또래 친구들과

주기적인 모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평소 서울근교에서 모이던 그 여인들이

이번에는 국외여행을 떠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하며,

결국은 어제 떠났다.


하여, 나는 오랜만에 홀가분한 늦잠을 자고 있다.

그러나, 갑자기 울리는 전화벨은 나를 그냥 두지 않았다.


거실로 나와 전화를 받아 보니 죽향골 옆 집 어르신이다.

매년 봄, 행정관청에선 각 농가로부터 폐비닐을 수거해 가는데


나는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방치하고 있는터라..

혹시 그런 수거 소식이 있으면 전화를 걸어 주십사 하고 부탁해 두었던 것,


방금전 ,며칠사이 수거해 갈 것이라며 이장의 방송이 있었단다.

매번 갑자기 마을 스피커를 통해 통상 수거 전날,


방송을 하므로 각 농가에서 미리 준비해 둬야 하는데

우리는 그런 방송을 들을 수 없어 애로가 있는 것이다.


결론은, 며칠사이에 수거를 한다고 하니 지금이라도 내려와서 미리 잘 포장해 두고,

가능하면 마을회관 옆에 갖다 두라는 충고였다.


우리밭 주변에는 폐비닐이 많이 쌓여있다.

몇년전까지 우리 땅을 경작하던 분이 치우지 않은 것들이 많고,


우리가 발생시킨 것도 있으므로 서둘러 출발을 했다.

물론 문화원 서예강좌 수강은 빼먹고 말이다.


우선 수옥철물점에 들러 비닐 담을 가마니를 사야했다.

국산과 중국산이 있는데 쓰레기 담는 것은 중국산을 쓴단다.


중국산은 저급해서 1회 밖에 사용하지 못하지만

가격이 개당 300원 밖에 안하므로 나더러 남들처럼 중국산을 쓰랜다.


짱깨놈들 하는 짓이 얄미워 사 주면 안되는데...

아껴써야 하는 서민은 별 수 없다.ㅜㅜ


하여튼 가마니를 들고 폐비닐 있는 곳을 찾아 다녔다.

밭둑 여기저기에 함부로 버린 비닐을 익히 보아왔었지만....


저 처럼 흙 속 깊히 묻혀 있는 줄은 몰랐다.

아무래도 가마니가 모자라겠는 걸...



으이구~ 한도 끝도 없이 나온다.

도대체 몇년치를 이렇게 방치한 것일까.


밭둑이고 대나무 숲 속 여기 저기를 찾아 다니며

폐비닐을 수거하여야 했다.


저렇게 모은 폐 비닐을 시에서 수거해 가기도 하지만...

알게 모르게 개인들이 태우는 것을 많이 목격한다.



페비닐을 수거장소로 모두 옮겼을 때

그 부근 농장에 핀 홍매화가 보여 잠시 다가 섰다.



붉은 홑 치마에 옷고름 같은 수술도 붉은 색,

아마 색시가 저 옷을 입었다면 얼굴도 붉었을 거다. ㅎ


이 나무도 매실을 키위기 위해 가꾸는 것일까.

우리 만첩홍매화도 곧 필텐데...




폐비닐을 수거 장소에 두고 오는 길,

주변 농장에서 스프링쿨러로 물 주는 것을 보았다.


우리 밭의 보리들도 목이 마를거야.

벌써 몇 번이나 비가 내린다더니 말뿐이고 실제는 오지 않았다.

호스를 길게 연장해 물은 주었다.



그 와중에 보니 고라니 가족이 보리싹을 먹어 치웠다.

전체의 5%는 저 처럼 먹은 것 같다.


니들 잎만 먹을 순 없겠니?

아무래도 다음엔 허수아비를 내다걸어야겠네...



- 2017. 3. 30. 목요일 -


우리 홍매화도 한 두송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마치 달구어지는 펜 위에서 팝콘이 하나 둘 터지듯 말이다.


오늘 오후에 한국통신(KT) 직원이 방문을 한다고 한다.

지난 번에 신청한 인터넷 선로 때문인 것 같다.



꽃봉우리들을 보니 며칠 사이에 다 필 테세다.



대나무 잎새 사이로 보이는 신축주택

어느새 비계를 다 철거해 갔다.


돌을 쌓을 때 아랫쪽엔 검은색 계통을 선정할 예정이라 했고

윗쪽은 밝은 색을 선택하자며 제안을 했다.



보리에게 물을 줬으니 이젠 마늘밭 차례

맑은 물 듬북먹고 실하게 자라거라 내년에는 올해 보다

더 많이 심어 보련다.


지금의 저 아이들이 세 번째 인데

첫 해 한 접에서 시작해서 두 번째 해에는 두 접을 심었고


이번에는 세 접 분량의 마늘을 심었으나...

내년에는 다섯 접으로 늘려 보려 한다.


6쪽 마늘이므로 한 접을 심으면 6접이 수확될 것 같지만...

작은 것들은 골라낸 다음 심는데다


자라면서 잘못되고 소실되어 없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네, 다섯 접 가량 수확되는 것 같다.


암튼, 우리 마늘 농사가 고향집에서 수확한 것 보다

두 세 곱절은 굵은 것 같다.


작년가을 시골집(형님댁)에서는 갑작스런 형수의 입원으로

마늘을 심지 못했단다.


하여 우리가 마늘을 수확하면 나눠드리겠다고

지난 설에 형수께 약속했다는... ㅎ



신축지 주변에 널부러진 비닐과 스티로펌 조각들을

치우며 뒷산까지 올라갔다.



어찌 덤불 속에까지 날아가 숨어 있느냐

어떤 것은 접근이 곤란해 다음에 갈퀴를 가져가야겠다.


소나무 옆에 제멋대로 자라는 뽕나무 역시

새싹을 수확한 뒤 정리를 해야겠다는....




이젠 제법 깨끗해진 주변..

몽산을 오르던 등산객들이 지저분하게 두었다고

나를 흉 보았을지도 모르겠다.



산소 입구의 개나리는 노란 꽃을 피우고 있다.



KT 담당자가 방문했었고

아무래도 전주 몇개를 세워야 통신선이 주택에 인입시킬 수 있어서


거기에 따른 비용이 발생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비용이 많이들면 무선인테넷을 검토해야 할런지 모르겠다.


이 동네에 흔한 꽃은 노란 수선화,

몇년전 청산도를 찾았을 때 보았던 그 꽃이다.

나는 그때 수선화인 줄 몰랐었다.



어떤 마늘은 뿌리만 겨우 서 있는 것이 있다.

내년부터는 마늘을 좀 더 깊게 심어야 할 것 같다.


다 같은 깊이로 분명히 심었는데 왜 그럴까?

마늘밭 잡초를 일일이 제거하느라 허리가 다 아프다.



물 마시러 우물가에 왔다가 하우스 내부를 보았다.

흐미~ 내부도 빨리 정리해서 재배할 준비를 해야 한다.


올해도 작년처럼 고추와 오이 토마토 상추

뭐 그런 것을 키우려 한다.


다만 올해엔 고추 재배 면적을 작년의 2/3 수준인

두 이랑만 심어야지~.


두 이랑 수확량만 해도

우리가족이 충분히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작년의 고추대도 오늘 뽑아내야 할 터인데....

할 일이 너무 많네..ㅜㅜ



할 일이 많더라도

갓피어난 만첩홍매화를 담아보자.


핸드폰이 잘못됐는지 카메라가 먹통이다.

요즘 그런 현상이 발생하는데 다시 부팅하면 괜찮다.



으이구~ 핀트가 잘 안맞네..

나무에 올라 한 손으로 조작하니 더욱 그렇다.

바람까지 불어 위험해서 그냥 내려왔다.



하여 굵은 가지의 꽃망울만 겨우 담았다.

며칠후 만개할 텐데....그 모습은 못 볼런지도 모르겠다.




매화나무에서 내려와 개불알꽃을 담았다.



내일은 문화원 가야해서리 귀경을 준비하면서

작년에 심은 묘목에서 갓 피어나는 매화(살구인가?)를 살펴 본다.




가식한 꽃나무도 다시한 번 살피고



고추 나목 제거 작업을 시작하였다.

고정용 끈을 자르고 말목을 빼어 냈으며 고추를 뿌리채 뽑아

밖으로 이동시켰다.



소각을 시킬까 생각했으나

바람 때문에 위험해서 다음에 처리하기로 하였고,


보리밭에 물주며 설치했던 호스와 살수기를 정리하여

마늘밭으로 가져가는 작업을 하면서..


활짝 피어난 냉이 꽃들이 마치

봉평 메밀밭을 연상시키므로 주머니의 핸드폰을 꺼내 펼쳤다.



화분에서 매발톱인지 금낭화인지 새싹이 나오는 모습을 본다.

그 옆의 쭈글쭈글 한 것은 방아잎이지 싶다.



마늘 밭에 물을 가볍게 주는 것으로

오늘을 마무리 한 뒤 나는 귀경길에 올랐다.



- 2017. 3. 31. 금요일 -


한글서예 강습이 있어 준비를 하는데...

갑자기 건축업체로부터 문자가 삐리릭 왔다.


오늘 포크레인 작업이 있을 예정이란다.

정화조 설치장소, 실외 수도꼭지 설치장소를 지정해 달라는 것,


별 수 없이 결강하고 죽향골을 가야할 처지,

강습생들이 우리밭에 가서 야외수업을 하자는 의견이 떠올랐다.


총무 등과 상의를 하였으나 전체의견이 통일되지 않아

다음 기회로 미루자는 연락이어서 나 혼자 갔다.


민들레와 쑥을 뜯으며 도시락을 먹어도 괜찮을 텐데...

이제 봄나물은 내년이나 가능하지 않을까?

먼저 도착해 있는 챠량들...



건축 폐 자재들을 치우는 중이었고,

굴삭기는 상하수도 배관을 위해 땅을 파고 있었다.



정화조 및 하수도 개스(냄새) 분출구를 멀치감치

이격시켜 설치하도록 했다.



그 배관들과 수도 배관을 같은 깊이로 시설하려는 업체.....

나는 이 지역 동결심도가 70센티는 될 거라며,


70센티 아상의 깊이로 묻어 달라고 요구하였다.

그렇지만, 하나 같이 저 정도(30~40센티?)면 괜찮다고 주장하는 인부들...


그래도 수도배관은 더 깊이 묻으라고 재차 요구하자

업체는 대안으로 파이프에 보온재를 씌우자며 제안을 해서

나는 그러자며 받아 들였다.


동결심도란 겨울에 얼지 않는 깊이를 말하는 것으로

그 보다 얕게 묻으면 수도배관이 기온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겨울철에 자칫 파이프가 동파되거나 물 온도가 너무 차갑게 되고,

여름철에는 물이 시원하지 않게 될 우려가 있다.



예전에 캐어낸 감나무 자리에 가식해 두었던 목련,

현재 살기 힘들다는 진단이다.


사실 이 목련나무는 작년에 고사리를 심어준 농가에서 탐을 내기에

그러라고 진작에 했는데도 차일피일 미뤄서


가져가려는 의사가 없는 줄 알고 가식을 해 놓았었는데

갑자기 보름전 가져가겠다고 연락을 해왔다.


이번에는 시일을 분명히 정하고

그 날짜 안에 가져 가기로 나와 약속을 하였으며,


만일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나무를 가져갈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고 처리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그는 이동 비용이 만만치 않은것 같고,

게다가 회생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누군가의 조언이 있었을까.


결국 약속 날짜를 넘긴 후 그는 스스로 포기하겠노라며

내게 통보 했던 그 나무다.


그 나무를 임시로 심을 때 주변에 있던

수많은 상사화들이 함께 땅에 묻히고 말았다.


하혀 목련 나무를 캐 내면서

보이는 상사화 뿌리를 모아 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그 수량은 묻힌 것의 1/10도 안된다.ㅜㅜ


그렇지만 저 처럼 임시로 이식을 해 놓았으니

저 아이들은 새로운 삶을 살거다.



편백나무 옆 상사화 무리 옆에도 나누어 심었고,

물을 듬북 뿌려 주었다.



아직도 이 주위에 많이 묻혀 있을 텐데...

아쉽지만 할 수 없다.



배관공사 지점을 지정해 주었으니

내가 할 일은 이제 비닐하우 안을 정리하는 일이다.


잡초방지 부직포를 걷어 밖으로 옮겨 놓았다.

부직포는 재활용이 가능하지 싶다.


그리고 비닐(질긴 푸른색)을 두 이랑 벚기고 정리를 하려다.

비닐도 재활용 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아무래도 인근의 농가에 찾아가 물어봐야 겠다.

땅에 거름을 뿌리고 로타리를 친 다음 원래처럼 이랑을 만든 후

비닐을 다시 씌워도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비닐하우스 내에서는

파란 비닐로 멀칭을 해야 수명이 길다고 했고


고추 품종도 비닐하우스용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내게 일러준 노선생 댁을 찾은 것이다.


그댁의 입구에 있는 비닐하우스,

내부엔 벌써 고추들이 매달려 있었다.


꽈리고추여서 빨리 심겨진 것이라 했고

비닐도 작년에 사용한 것은 버리고 새 비닐을 사용했단다.


헌 비닐은 아무래도 잡균이 묻어 있을 수 있어

방역에 문제가 있으므로 재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단다.




좋은 농사 정보를 득하고

다시 우리 밭으로 돌아 왔다.




정화조 설치 작업을 하는 중이다.

집에서 발생한 하수와 오수가 정화조까지 쉬 흘러야 하고


정화조를 통해 정화된 하수와 오수가

다시 하수관로까지 잘 흐를 수 있도록 경사를 주어야 한단다.



측량기계를 동원하여 높이를 조절하더라는...



어제 보다 다 많은 꽃을 피운 만첩홍매화,

어젠 핸드폰 촬영에 실패했기에 오늘은 카메라를 준비했다.



그래도 나무줄기를 잡느라 조심해야 했다는...

몇해 전에 비해 몸 가누는 것이 여의치 않은 것 같다.



꽃잎이 몇겹으로 겹친 진분홍 색이다.



어찌 보면 작은 장미 꽃송이 같다는...



며칠후면 활짝 피어날 텐데....



그 때쯤 옆지기는 귀국하겠으나



일부러 저 꽃을 보자고까지는 하지 않을 것 같다.



혹여 그렇더라도



힘들게 사다리 놓고 전지해 준 것,

방재 작업을 해 주었고 너의 뿌리에 거름도 뿌려 줬으니...

매실을 많이 맺거라...



아름다운 죽향골, 매화의 계절이다.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