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사진

[ 울진 ] 왕피천의 백조 가족

재넘어아재 2015. 12. 25. 06:16

 

 

 

 

[ 울진 ] 왕피천의 고니가족  

< 2015. 12. 12. 토요일 >

 

 

- 겨울여행 2박 3일, 넷째 편 -


오늘 서울을 출발해 봉화 달실마을에 들렀고

불영계곡과 불영사를 거쳤으며

이제 막, 울진 망양정을 향해 출발하였다.


오후 세시가 지날 때까지 점심식사를 하지 못하였기에

아내는 내게 굶길거냐며 핀잔을 주었고


불영사 입구 주차장 주변의 식당에서 라도

식사를 하자고 했더니 기왕 늦은 김에 항구로 가서

점심 겸 저녁식사를 하자신다.


출발전 위성사진 검색을 해 보니 울진시내 엑스포공원 부근과

후포항 아랫쪽 해안이 야영지로 괜찮아 보였었기에


울진 여행 명소로 알려진 망양정을 여행한 뒤

후포항 방면으로 내려가며 야영지를 염탐하고,

항구에서 곰칫국으로 저녁식사를 하는 것을 생각했다.


애초 여행을 준비하면서

불영사 입구에서부터 울진해변까지 위성사진을 통해

야영지를 물색 하였었다.


야영이 가능한 장소가 다수 보였으나

내륙쪽은 해안보다는 훨씬 못한 것 같아 염두에 두지 않았다.


암튼 불영사에서 망양정까지는 20Km 정도에 불과하고

20여 정도 걸린다며 티맵은 안내를 했다.


도착 5분을 남겨 두었을 무렵

행곡리 처진소나무를 가르키는 이정표가 보였고

다리 건너 마을에 그 소나무가 보였다.


뭐 멋진 소나무가 있다니 잠시 들러갑시데이...ㅎ

도로에서 마을까지의 거리는 200미터쯤 되려나


마을로 접어들고 인근에 마련된

주차장에 정차하고 얼른 나무 쪽을 살폈다.



속리산 가는 길의 정이품송과

행곡리 처진소나무는 비슷한 수종이라고 설명돼 있었다.



소나무 옆(앞?)에는 옛날 임금으로부터 하사받은 듯한

효자문이 보존돼 있었다.



천연기념물 제409호 울진 행곡리 처진 소나무

둘레엔 사각으로 낮은 울타리를 설치해 보호하고 있었다.



아랫 쪽 지면에서 본 나무 윗쪽의 줄기 모습



키는 작아 보이지만 나무가 굵고 실하다.



이 근방이 드라마 촬영지 였기도 한가 보다.



'녹색길'이라 불리는 듯...



다시 출발해 울진읍내에 접어들었다.

36번 도로 우측에 흐르는 왕피천,


그 왕피천 건너편에 얼핏 보였던 흰새무리가 천연기념물인

백조(고니)떼 같아서 옆지기에게

잠시 확인해 보고 가쟀더니 마음대로 하랍신다. ㅎ


하여 종착점을 2키로미터 앞두고

좌회전하라는 티맵양의 안내를 거역하고

핸들을 우측으로 꺾었다.


500미터쯤 상류를 향해 뚝방길을 조용히 달렸다.

마침 음식점 주차장이 있서 차를 세웠다.


오호 예상대로 백조가족이 맞다.

반갑다 고니야...그러나 너무 멀기만 한 당신....


거기다 갈대 때문에 잘 보이지 않았다.

가까이 접근해 보기로 했다.



강변 구릉지에는 식물들이 어지럽게 자라고 있었으며

웅덩이까지 있어 조심스럽다.



수풀를 헤치며 점차 다가서자

지대는 조금씩 낮아지고 오히려 보이지 않는다.


저 너머에 고니떼가 있는데....앞을 가리는 갈대 숲

도저히 진행할 수 없어 안타깝다.

도로 돌아 나오면서 보면 그대로 있는 고니떼


아직 접근 중인 나의 존재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스럽긴 하다.



암튼 고니들은 머리를 물 속에 넣고

먹이를 찾느라 분주한데...



한쌍이 부드럽게 다가서며

하트모양을 연출했는데 아깝게도 셔터타임을 놓쳤다. ㅜㅜ





다시 돌아서길 기대했지만...

재공연을 하지 않는 고니 커플, ㅜㅜ



다행히도 그리 춥지 않아서 지켜볼만 하다.

몸집은 내가 직접본 조류 중에서

 

타조와 칠면도 다음의 사이즈 같은데

거위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거위 보다는 좀 날렵하게 생겼고

우아하기까지 한 것 같다.

 

저런 큰 몸집으로 시베리아에서 여기까지 날아오다니...

철새들의 끈기와 지구력은 경이스럽다.

 

 


게다가 백조는 꽃으로 치면 연꽃 같고

가족들은 이끄는 엄마의 품성을 느낄수 있다.

 

가족을 온전히 묶어주는 끈 같은 사랑 만이 존재하는

그런 엄마를 생각하게 하는 새다.


몇몇은 먹이활동을 하기도 하지만...

다른 무리는 쉬고 있는 듯,


호기심 많은 어린 새끼 백조,

어떤 녀석은 배가 고픈지 자맥질을 하는 듯하고,


혼자서 앞을 응시하는 어린 것을 지키보며

날개를 손질하는 어미도 보인다.





잠시후 날개를 펼쳐 들고 뽐내는 네가 아름답다.




 

어디론가 유유히 헤엄치는 것을 보면

마음이 차분해 지는 것 같다.



잠시후 가족무리와 합류하였다.

고니에 대해 사람들이 얼마나 열광하기에

차이코프스키는 음악을 통해서 백조(고니)를 노래했을까



내가 고니늘 처음 보 것은 고향 땅 심천에서다.

2011년 이후 2013년까지 고니떼를 매년 찾았던 것 같다.



그런 옛생각을 하는 찰라

어린 고니 한쌍이 하트를 만들어 주었다.

공교롭게 갈대가 조금 가렸지만...



그래 이제 그만보고 가야지...




백조가족들 우리 인연이 있다면

다음에 다시 만나자꾸나....




아내가 기다리린는 차로 돌아오는 길,

뚝방도로 아래 넓은 강변엔 유채가 자라고 있었다.

봄에 노란유채꽃이 장관이겠네...



유채밭을 거쳐 뚝방길에 올랐다.

멀지만 높아서 더 잘 보이는 것 같다.



확실히 알지 못하면서

잘못된 판단을 해서 괜한 고생을 했나 싶다.



차라리 뚝방에 서서 볼 걸

신발도 버리고, 옷도 버리고, 시간까지 낭비 했다.


그냥 저 건너 길에 비상등 켜고 서서 보는 것이

더 수월했을 수도 있었겠다.








그래도 무슨 미련이 남았던지...

더 기다리며 담은 사진을 모았다.







날개 짓하는 모습을 더 봐서 후련했다는...

그러나 녀석들은 길 건너편을 앞쪽을 생각하는지

펼친 날개 뒷쪽만 보았네.~ㅜㅜ




건너편 흰집은 취수장일까?



봄에 벚꽃이 흐드러질때

유채꽃으로 펼쳐칠 노란 광경을 상상하였다.



그때 쯤 백조들은 먼 북방 땅에 가 있겠지

저 육중한 고니 가족이 바다 건너로 몇날 밤을 날아 간다니...

정말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오늘 너희를 볼 수 있어 반가웠고 행복했어~,

아쉬운 작별뒤 우릴 기다리는 망양정으로 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