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진 ] 죽변항과 월송정(越松亭) 이야기
< 2015. 12. 13. 일요일 >
- 겨울여행 2박 3일, 일곱째 편 -
남대천을 건너는 물고기형상의 보행용 다리
우리가 야영한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이었다.
다음에는 걸어서 건너보마,,ㅎ
그리고 이내 출발하였고
이른 아침 7번국도의 한적함을 보았다.
북쪽을 진행하며 잠시 가속도가 붙나 싶더니
죽변교차로에서 분기를 하란다.
7번 국도에서 분기하여 917번 해변도로를 만났다.
경운기 뒤를 따라 천천히...ㅎ
여름이면 북적될 해변도로는 참 한적했다.
잠시후 나타난 죽변항
따뜻한 아침 햇살 내리는 그곳엔
작은 어선들이 옹기종기 정박하고 있었다.
어젯 밤에 본 후포항 보다 몇 곱절이상 큰 항구로 보였다.
오징어 배가 들어 왔는지
여러 척의 배위에는 오징어가 가득했고,
노란 프라스틱 바구니에 퍼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도루묵이 있는지 찾아 보았지만 발견 실패
한달 전 쯤 마을 현대시장에서
산 것은 냉동실에 있기에 생물을 구하고 싶었다.
처제들과 동서들에게 맛보이려고...
그러나 여기저기 모두 오징어 판이다.
이미 경매가 이루어진 듯한 수산시장에는
여기저기 오징어가 펼쳐져 있고
오징어를 스치로폼 포장상자에
얼음과 함께 담는 모습들을 숱하게 보았다.
어촌의 풍경을 담고 있는데...
어떤 잘생긴 남자가 내게 다가와 렌즈 엎에 서면서
나부터 한 장 찍어 달랜다. ㅎ
그러면서 지금은 바빠서 안되지만
나중에 찾아오면 물 좋은 오징어를 싸게 줄터이니 꼭 오랜다.
일써~ 아저쒸~
그대는 죽변항의 최고 멋쟁이~^^
음~ 나는 오징어 보다 생복이 땡기는 구먼~
살아서 입을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움직이는
녀석들이 신기 했다.
오징어 손질을 하는 아짐들이 많았다는...
대부분의 오징어는 이미 주문된 물량으로
외지로 배송되어야 할 처지랜다.
사이좋게 그물을 수리하는 노부부...
갈메기는 끼룩끼룩...
어촌의 평화로운 모습이다.
시장 끝 부근엔 얼음 공장이 있어서
얼음을 가지러 온 사람들이 줄을 섰다.
일부는 개인이 경매받아 손질을 하고 있는듯
무엇을 하는지 물어봤더니 오징어 젓깔을 준비 한단다.
사이즈 작은 것이 좋다고...
뿍뿍하며 소리를 내는 복어들도 보였다.
물속인양 꼬리를 흔들여
헤엄치려는 녀석도 보여서 측은 했다는...
복어를 건조시키는 광경,
반건조 라 해서, 살 수 있는지 물었더니
지금 보이는 것은 이미 주문을 받아
독이 있는 부분을 다 제거하여 건조 작업을 하는 중이며
이틀후 택배로 배달해 주기로 계약한 것이므로
당장 팔 수는 없지만 주문은 가능하단다.
건조 도루묵 한 봉지와 반건조 복어 한 상자를 예약하면서
경주에서 사용할 생 도루묵을 포장해 차에 실었다.
덤은 새끼 오징어 순대 두마리...
오징어는 아까 사진찍은 멋쟁이를 만나서 해결하기로...ㅎ
후포에서와 같이 대게를 취급하는 곳을 찾아
가격을 알아봤는데...
주인 아짐 왈, 지금은 대게의 제철이 아니며
특히 박달대게는 아직 나오지 않는단다.
따라서 지금 국내에서 판매되는 것은
모두 수입된 대게라는 것,
어차피 동해바다에서 잡지 않은 수입품이므로
가족끼리 먹으려면 킹크랩이 비용대 효과면에서
제일이라며 귀뜸한다.
킹크랩은 서울서도 먹을 수 있는데...
이따끔 보면 킁킁하게 상한 냄새가 나서
꺼려지더라는 얘기를 했더니
그것은 수입후 기간이 지나
선도가 떨어짐으로 발생하는 냄새이며
수족관에서 살은 것을 꺼냈을 지라도
일일이 배를 눌러 보고 골라 찝통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랜다.
즉, 물렁하지 아니한, 딱딱한 것을 고르라는 충고,
죽변항에서 참 유익한 정보를 입수한 것 같다.
더불어 대게나 킹크랩은 살이찐 것을 잡았을지라도
운반과 보관기간에 따라 속살이 줄어 들며
살이 껍질에서 분리되지 않아 먹기 불편할 정도가
살이 꽉찬 상태인 최고의 선도를 가질 때이며
껍질로부터 살이 쑥쑥 빠져나오는 것은
실제 기간이 경과한 것으로 판단하면 된단다.
암튼 잘 눌러지지 않는 정도의 게를 고르라는 충고는
이글을 읽는이에 대한 서비스가 아닐까? ㅎ
암튼, 경매후 선별하고 난 뒤의 오징어는 저처럼
마른 오징어를 만들기도 한단다.
죽변항의 멋쟁이 사나이를 만나
회로 먹어도 될 만큼의 생물오징어 한 상자를 차에 싣고서...
근처 식당으로 이동하였다.
어젯 저녁엔 물치국은 맛봤으니 오늘 아침은 복지리다.
아까 배에서 내려진 녀석들과 같은 크기의 복어 두 마리..
둘이서 다 먹을 수 있으려나? ㅎ
30여년전 영등포, 박봉에 찌들어 살던 시기
어쩌다 겨우 아내와 들러 복매운탕을 먹곤 했었는데..
지나고 보니 그땐 생복이 귀했고
선도가 떨어져 매운탕을 선호 했었던 것 같다.
여기 야채 좀 더 줘요~^^
일하는 아짐은 일산에 살다가
이곳에 사는 언니가 도와달라는 바람에 집을 정리하고
한 달전 남편과 아예 귀어(촌)을 했다고 하며
오히려 마음도 편하고 돈벌이도 괜찮아 만족스럽단다.
명함 받아 놨으니 다음에 울진 오면 또 찾아올게요.
열심히 행복찾으시기 바랍니다요~^^
인사후 주차장으로 가는 길,
작은 어선이 막 떠나고 있었다.
후포항에 비해 울진항의 규모가 훨씬 컷다.
어제 못 본 월송정을 향해 출발했고,
거리 41Km에 소요시간은 40분쯤 걸린단다.
7번국도를 통해 운행하는 도중에...
좌측편 언덕에 금빛의 대형 불상이 보였다.
이름이 있는 절이라면 이정표라도 있을 텐데
그런 것은 없지만 잠시 서행하면서 한장 찍었다.
후기를 쓰면서 검색해 보니 영명사라는 절이 있으며
불상은 높이 10미터가 넘는 좌불이고
불상에는 회전장치가 설치돼 있어
조금씩 회전하며 일년에 한바퀴를 도는 특색이 있다고 한다.
잠시후 도착한 월송정 주차장.
어젯밤 도착했으나 DMB가 나오지 않는 다는 이유로
야영을 하지 못했던 곳이다.
망양정 처럼 주차를 한 다음
걸어서 이동을 해야 하지만 이곳 월송정이 훨씬 가까웠다.
계단을 앞두고 뒤 돌아 본 풍경은
소나무 숲이다.
계단 옆에는 월송정의 조감도를 포함해
안내문이 있었는데 월송정은 고려시대 이래
수많은 시인과 묵객(글이나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즐겨찾는 유람지이며
관동팔경을 제일경이란다.
어라? 망양정을 관동팔경 중 제일경이라 해놓고...
같은 울진군에서 안내하면서 과장광고 같다는...ㅎㅎ
암튼 멋있는 곳인 것은 보다시피 분명하고
어제와서도 보지 못한 곳이니 만큼 오늘은 꼭 올라 봐야지...
진작에 앞서 간 아내를 따라 나도 계단을 오른다.
정자 아래에서 본 동쪽 해변 경치가 그만이었다.
시간만 허락되면 저 해변까지 걷구싶네..
정자에 오르자 탁 터진 광경,
월송정에 올라 잠시 내려다 보니 바다가 은은 했고
월송정이 바다에 안겨 있는 듯 하면서도
넓은 바다를 오히려 따스하게 품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파노라마를 남겨야지...
망향정에서와 보는 것과는 해변 분위기가 다르다.
그저 차분하다고 할까.
파라솔이나 텐트를 가지고 해변으로 나가도
그만 일듯한 그런 곳 처럼 보였다.
월송정은 개축된지 얼마되지 않은듯이
단청이 선명했다.
소나무는 밀식되어 있어 가늘고 키가 커 약해 보였으나
태풍이 적은 곳인지 상한나무는 없었다.
주차장 앞에 세워진 안내판을 다시 읽어봤다.
여기 설명은 비교적 객관적이었다는...ㅎ
그냥 떠나려다 못내 아쉬워
월송, 솔숲을 몇장의 파노라마로 담아봤다.
렌즈의 방향을 조금씩 달리해서리...
서로 같은 사진은 아니지만 분위기는 비슷하다.
월성정을 떠나며 다시 한장 찰칵~
월송정 입구 부근에는 평해황씨 시조 종택이 있었으며
주변은 역시 송림이 우거져 있었다.
이 지역의 행정 명칭은
'경북 울진군 평해읍 월송리'라는...
월송정과 평해황씨 종택 입구를 뒤돌아 보며
마지막 사진을 남겼다.
뒤따르는 할리클럽 무리의 호위를 받으며
영덕 강구항으로 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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