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향골 ] 고구마밭 사수 캠핑
< 2015. 6. 27. ~ 6. 28. >
며칠전 수확한 마늘은 잘 펼쳐 널어야 건조되고
자칫 잘못하면 썩는다는 동네 손윗 아짐으로부터 훈수를 들은 옆지기
아무래도 다시 펼쳐 널어야 겠다는 걱정을 앞세웠지요.
그리고 나는 수난 당하는 고구마를 보호하기 위한 고라니방지망,
더불어 햇빛드는 농막의 차광막 작업을 해야 한다는...
며칠전 관곡지에 갔을때, 우리와 캠핑하고 싶다던 외손주 서율이가
주말을 이용해 우리집에 맡겨졌는데....
우리 셋은 의기투합 그날 오후에 텃밭으로
1박2일 여행을 떠났습니다.
한시간 뒤쯤 죽향골에 도착했고
제일 먼저 확인한 것은 당연히 고구마 밭...
역시 우려대로.. 녀석들은
고구마 밭을 훑고 지나갔습니다.
고라니 녀석들이 며칠동안에
연한 새 순이 나오는 대로 잘라 먹은 거죠.ㅜㅜ
발자국을 보면 한마리가 아닌 듯합니다.
일단 텐트를 펼친 뒤 고구마 밭의 고라니망을 쳐야죠.
톱과 낫을 준비해 대나무 밭으로 갔습니다.
중간 굵기의 대나무를 골라 베어 낸 다음 가지를 제거한 후
2미터 크기로 잘랐습니다.
물론 땅에 잘 박히도록 한쪽은 뾰쪽하게 해야 하지요.
말뚝 20여개를 만드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더이다.
외손주 녀석은 할머니께 업어달라 조르고...
업으면 말을 탄 것처럼 이리저리 다니자고 한답니다.
고라니 망을 친 뒤에는 향나무 옆
회색 컨테이너 하우스 창문 위에 차광망을 쳐야하는데...
오늘 작업을 마칠수 있으려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우스 안은 옆지기가 챙기더이다.
몇뿌리 심은 야콘 새싹이 힘있게 자라네요. ㅎ
바다에서 김 양식에 쓰는 해태망이
고라니 방지망으로 아주 좋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50미터짜리 2개를 구했는데...
기존의 노루망보다 튼튼하고 수명도 길다고 합니다.
긴 철봉을 힘 껏 내리치길 반복해 땅에 구멍을 낸 뒤
거기에다 대나무 말뚝을 꼽고 다시 해머로 박아 고정시킵니다.
왼손은 나무를 붙들어 고정시켜야 하고
오른손에 해머를 머리위에서 내려치기에 비지땀이 나더군요.
너무 힘들어도 쉴 수가 없었네요.
그런 방법으로 고구마 밭을 감싸는 것이죠.
몇시간의 작업끝에 해거름 무렵 겨우 작업을 마쳤네요.
기존의 가느다한 철제 고추말목은 가격이 저렴하지만...
작년에 써보니 너무 약해서 잘 부러지더군요.
그래서 번거롭지만 대나무 말목을 만들어 사용한 것인데...
오래 견뎠으면 좋겠습니다.
서율이가 외가집을 좋아하는 것은
원하는 TV를 실컷 볼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이는 그저 우리를 비바람 맞지 않게 받혀주는
든든한 우산으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ㅎ
캠핑가자는 녀석이 텐트에서 안자고
농막에서 자겠다네요.
옆지기는 마늘이 잘 마르도록 펼치고 서율이와 함께 눕고
저는 텐트로 가서 잠을 청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고라니는 얼씬할 수 없었겠지요.
대신 아랫밭 박선생 댁 고구마가 습격 받았을 것 같다는...ㅎ
꾸부랑 고추가 굵어지네요.
어젯 저녁 냉장고에 남은 고기를 굽고
풋고추와 함께 먹는데 보니 제법 매워지더군요.
작두콩도 하루가 다르게 자랍니다.
그런데 가지는 가지만 무성할 뿐 열매가 안맺네요. ㅎ
큰 가지잎을 제가 따줘서 그런 것 같다고 탓을 하는 옆지기...
그래서 잎을 따주지 않고 걍 두기로 했습니다.
울금도 자라네요.
참고로 울금은 몇뿌리만 심어도 충분하더군요.
올해 꽃을 보려는지 모르겠습니다.
들깨가 조금 더 자라면 이식을 해도 될듯 합니다.
들깨는 고라니가 싫어해서 피해가 없다네요.
해뜨기 전에 마치려던 차광막 작업이
예상외로 오래 걸리더군요.
처음에 한겹으로 했다가 두겹으로 포겠고
것도 부족하여 사이에 부직포까지 보강했으니 그렇지요.
정오 무렵이 다 되었기에 식사를 하고 귀경키로 했네요.
역시 에이스식당 쑥콩국수로 결정...
그런데 이 식당은 일요일에 더 붐빈다는 사실...
하여 번호표를 받고 기다립니다.
식당 뒷편에서 공작 깃털같은 자귀나무 꽃을 비롯해
어러가지 꽃을 보았지요
서율이 녀석은 가장 시원치 않은
개망초 꽃을 꺽더군요.
그렇게 기다리다 식사를 하고
고구마밭 사수 캠핑을 마치고 귀경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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