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양 ] 어상천 석교리 나사모 교육(1)
< 2015. 10. 9.~ 10. 10. >
은퇴하면 귀촌해 소박한 집 한칸을 지어
텃밭을 가꾸며 노년을 보내려고 몇해 전 부지를 마련했는데
그 부지에는 오래된 큰나무들(감나무, 향나무, 편벽오동, 편백, 매화 등)이 있고
그 중에 감나무 고목(거목)을 보존해야 할지
아니면 베어 내야할지 좀 처럼 결정 짓기 못하고 고민하면서
이에 대한 생각을 지인들께 얻으려고 질문해 보면
존치하라는 의견과 베어내고 다른 나무를 심으라는 권고가
5 : 5 로 팽팽해서 결심이 쉽지 않았다.
그 나무들 중에 살구라고 여겨지는 나무가 있었으나
두 해동안 열매만 보았을뿐 정작 꽃은 보지 못하다가
올 봄에 방문을 하였을 때 마침 꽃이 만개하였는데
일반 살구꽃과는 확연히 다르고 예뻐서 문의를 하였더니
'만첩홍매화'라는 귀한 나무라는 거였다.
작년에는 열매가 많이 열려(살구인 줄 알았음) 따먹기도 했는데
매화나무라 해서 신기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올해는 열매가 몇개 밖에 열리지 않을 뿐더러
기주 1미터 높이 지점에 벌레가 파 먹는 것 처럼 상처가 발생했다.
하여 이의 방제법을 찾으려 검색하는 과정에서
'나사모'란 카페를 발견하였고 가입까지 하게 되었으며
그곳에 사진을 곁드려 문의를 했는데
너무나 시원하게 해결 방법을 제시해 주었고
마침 매실나무 전정법 등의 교육 모임이 있다는 것까지 알았다.
하여 교육 신청을 하였고
교육 때 전문가로부터 더 자세한 것을 배우고 싶었다.
그러나 모임장소인 단양은 집에서 멀기 때문에
미리 하루 전 날 강의장 근처까지 녀려간 다음
혼자 평안한 곳을 찾아 들살이(야영)를 하고서
다음날 참여 하는게 편할 것 같았다.
교육장소는 단양군 어성천면 석교리 225번지
지도검색을 해 보니 서쪽 2Km 지점에 가창산이 있고
그 산 인근에 여우 모양의 환상 임도가 있는 것이 보였는데...
그 곳에서 들살이를 하면 되겠다고 생각 했다.
가능하면 낮에 도착하면 좋겠으나..
성상리 텃밭에서 집에 돌아 온 시각이 오후 2시를 넘었고
샤워며..다른 준비를 하느라
오후 4시 25분경에야 겨우 출발하였다.
약 5키로미터를 진행한 뒤 안양시 석수동 인근에서
티맵을 보니 앞으로 171Km 를 가야하고 오후 7시쯤 도착할 예정,
허나 실제는 고속도로의 정체로 더 늦게 도착했다.
당초 들살이를 계획했던 가창산 임도를 찾아가는 길
좁다란 농로여서 티맵은 안내를 하지 않으니 감각으로 찾아야 한다.
사진에 보이는 곳은 인삼 밭 부근 농로
그러가 가다 보면 이상해서 다른 곳으로 가기를 반복했다.
그래서 다른 곳으로 접어 들어 보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이상하긴 마찬가지...
그런 식으로 몇군데를 조심스래 찾다가 고추밭을 만났다.
고추밭이 있다는 것은 마을이 가깝다는 징조
마을이 있다면 길이 좋아질테고
임도를 찾지 못하면 가려했던 석교리 보건진료센터(출장소)나
마을회관을 찾아 가면 된다.
그러나 잠시후 야영하기 괜찮은 장소가 나타났고
그곳에 차를 세웠다.
농로가 서로 교차하는 장소여서 공터가 충분하고
주차를 하여도 다른차 운행에 지장을 주지 않는 장소였으며
광해가 적어 호젓하게 별을 보기 좋은 장소였다.
밤 기온이 의외로 낮아 전기요를 작동시켜야 했다.
발전기를 멀치감치 설치하고 조명등을 켰으며
텐트를 올리고 저녁식사 준비를 하였다.
저녁식사 준비래야 아내가 싸준 두끼 분 맨밥과
반찬 몇가지를 소프트쿨러에서 꺼내고
버너에 올린 코펠에 물을 붓고
따끈하게 라면을 끓이면 나 같은 노숙자엔 과분하다.
그믐 무렵이라 하늘엔 별이 많았는데
청정 가을인데다 광해마저 적어서 은하수까지 잘 보였다.
본격적으로 밤하늘을 촬영하려고 삼각대 설치하고
광각렌즈를 찾아 아무리 뒤져 보아도 없었다.
아쁠사 추석연휴에 버섯산행을 하면서 배낭에 놓고는
그 배낭을 집에 내려 두었나 보다. ㅜㅜ
별수 없이 여행용 줌렌즈로 만족하기로 했다.
여행용 줌렌즈는 표준줌 영역을 포함해 망원기능까지 있으나
렌즈 사이즈가 작고 감도가 낮으므로
밤 하늘의 별 사진을 촬영하기엔 여러 아쉬움이 있다.
감도가 낮으면 감광감도를 높혀주는 방법도 있으나
이는 사진에 잡음이 발생해 질을 떨어트리는 문제가 있고
잡음을 감소시키기 위해 감광도를 낮추고
셔터 스피드를 늦추게 되면 별상이 점으로 찍히지 않고 선으로 찍힌다.
이것은 밤하늘의 별들 북극성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지구가 하루에 360도 자전하는 영향 때문인데
그 영향을 최소화 하려면 별자리 추적기가 필요하다.
카메라가 별움직임 방향을 추적하면 움직이지 않고 고정된 것 처럼
보이기 때문에 점상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
천체관측클럽 같은 곳을 가 보면
은하수를 비롯한 성운, 성단 등 천체 사진과 별자리 사진이 많은데...
누구나 한번쯤 호기심을 가졌던 게 아닐까 싶다.
한편, 요즘 광고를 보면 밤 하늘에
밝은 별이 가득한 영상이 많아 졌는데
카메라의 고도화와 촬영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가능하지 싶다.
그런 촬영을 하고픈 생각에 쌈짓돈을 모아
소형 적도의 등을 구해 놓았으나 아직 부족한 게 있어
제대로 된 촬영을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 할지라도 주어진 조건하에
밤하늘 별들을 보며 사진을 찍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허접한 카메라일지라도
보다 선명하게 밤하늘을 담고 싶다.
그러나 아직도 초보 단계에 머물고 있어
발전성에 한계를 느낀다는...ㅜㅜ
그래도 밤하늘의 별자리를 보면
나도 모르게 애틋해지고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가수 이안의 '물고기자리'
정확하진 않지만 몇개의 별이 촘촘히 모여있는 저 별자리가
그 물고기자리가 아닐런지..
망원으로 더 당겨 보면 마름모 형태의
물고기 처럼 보이기도 하고..
화살촉 같게도 보이지만...
나는 물고기가 우선 떠오른다.
더 당겨보면 많은 별들이 모여 있다.
최대로 당겨 보아도
마름모 꼴에 꼬리 모습이 보인다.
저기 하늘 끝에 떠있는 별처럼...
항상 그곳에서 빛을 달라는 가사 내용이 애틋하지 않은가?
그렇게 여러 장의 사진..
보잘 것 없는 것을 찍은 뒤 잠이 들었고...
한참 뒤 깨어나니
그믐달이 떠 있었다.
산 중이어서 새벽공기가 매우 추웠다.
방한 파카를 입어야 했다는....
시린손으로 잠시 동안 카메라를 만지작 거리다
다시 텐트에 올라 잠자리에 들었는데
침낭 속이 따뜻해서 좋았다.
점차 여명이 밝아 왔고
멀리서 닭 우는소리가 들리더니 산새 소리들이 들렸다.
오랜만의 혼자여서 그랬을까?
산새들도 서로 서열이 있어서 서로 순차적으로 운다는 것을 느꼈다.
무슨 새소리 인지 알지는 못하지만
서로 마구잡이로 우는 것이 아니라 한 종류가 울고 나면,
그 다음으로 다른 종류의 새가 알마간 지저귀고
또다른 종류가 한동안 운다.
그런 새 소리를 들으면서 눈을 떳더니 벌써 여섯시,
카메라를 들고 나서다 텐트로 되돌아 갔다.
밤 중보다 더욱 추워졌기에
방한복을 꺼내 입고서야 다시 산책길에 나섰다.
어젯밤 도착한 들살이 장소 잡은 곳은
인삼을 제배하는 밭이 있었던 것
인삼 단풍이 저 처럼 붉고 화사한 줄은 여태 물랐었다.
아내와 연애할 때 처가에서 과수원을 갈아 엎고
한때 인삼을 제배했다는 것을 알았지만..
인삼밭을 이처럼 가까이 접근해 보는 것은 처음이다.
어젯밤 이곳으로 오면서
울타리를 왜 저런 형식으로 만들었는지 궁금했는데
자세히 보면서 의문이 해소되었다.
가드다한 대나무에 철사를 감았는데...
부도체인 대나무에 도체인 철사를 감아 고압전류를 흘려서
유해 짐승의 인삼밭 접근을 막기 위해
저런 형태로 울타리를 한 것 같다.
하늘 쪽 뚫려있는 곳이 많아
새들이 날아들 수 있지 않을까 의심이 될수 있겠다.
한편, 인삼밭에 피해를 많이 주는 녀석이 꿩이라고 하지만
녀석의 이착륙에 필요한 활주로 여건이 안된다.
인간이 아는 다수의 조류들은 조종술이 미흡해서
통과하기 충분할 것 같은 공간에서도 충돌하기 일쑤라는 것이다.
특히 꿩은 날개가 있으나 닭과 같이
다리가 발달한 짐승처럼 기어다니기에 짐승과 다름없으므로
고압 전기 한방이면 충분한 예방이 될 수 있겠다.
하여튼, 인삼 밭을 지나자 수수 밭이다.
중국영화 '붉은수수밭'이란 제목이 떠오른다.
그영화에 나오는 여배우(공리)가 인상깊기도 하지만..
그때부터 장예모 감독을 기억하게 됐었다.
그전 중국영화는 무협영화 주류였는데...
그 영화가 나온던 시기부터 예술성 있는 중국영화가
등장 했던 것이 아니었나 기억된다.
우리가 보통 알고있는 고량주(백주)의 주 원료가
영화에 등장하는 수수라고 하던데
중국을 몇번 여행 했으면서
영화에서 처럼 끝없이 펼쳐진 붉은 수수밭은 보지 못했다.
끝없는 옥수수밭은 보았지만...
텐트에서 겨우 몇백미터에 불과한 거리에서
텐트쪽을 바라보니 그곳은 단풍이 괜찮은 장소였다.
단양 지역도 가뭄이 심한지 개울에 물이 흐르지 않는다.
할수 없이 물통의 물로 고양이 세수를 해야 할듯...
산새들이 수수 이삭에 앉아 있는 것이 보였으나
알갱이들은 아주 건재한 듯 보였다.
다시 텐트로 돌아 가는 길
여명이 밝아져 인삼 잎의 단풍이 더 밝아졌다.
이건 광경을 못 본 사람들을 위해
몇장 더 촬영을 해야겠다.
고사리 제배를 할 때에도 저 처럼 뿌리 위에
볏짚을 두껍게 덮어 줘야 겨울철에 보온도 되고
햇빛이 차단돼 풀이 자라지 않는단다.
수확기에 달해 성숙한 인삼이 있는 밭은
사람이 지키는데 그렇지 않은 것을 보면 유아기 인삼이다.
그렇지만 단풍이 곱기만 하다.
어떤 것은 씨가 맺어 있는 것이 보였는데
줄기가 3개인 것으로 보아 3년생 인 것 같았다.
그즈음 동녘이 점차 환해지고 있다.
단양의 일출 모습을 구경할수 있겠네..
새벽 그믐달이 나무 중간에 걸려있을 때는
저 나무가 참나무 종류일거라고 짐작했었지만..
지금보니 느릅나무 같다.
느릅나무 반대편 방향(북쪽)으로 길이 있었는데...
그길로 접어들어 안내문을 보니 간이상수도 시설이란다.
언덕에 오르자 넓다란 배추밭이 나타났다.
태백의 고냉지 배추밭에 비해 경사가 약하지만
오호~ 그 곳 못지 않은 분위기
밭 위 산허리엔 아침햇살이 비춘다.
여름엔 수박농사를 지었나 보다.
참외농사까지...
노란 참외가 아직도 달려있는 넝쿨...
저기 묘지쪽으로 사과나무 몇그루가 보인다.
주렁주렁 열린 사과 사이로 일출광경을 보면 좋겠네...ㅎ
그런 광경을 보려고 서둘러 걸음을 걸었다.
아직 태양은 보이지 않지만 고운 빛깔의 사과를 보는 것
그 자체가 너무 좋았다.
어릴적 고향엔 과일나무라곤 감나무가 지천이었으나
사과나무는 읍내로 가는 신작로에 가야 겨우 보이곳 했었는데...
그 과수원 집을 무척 부러워 했었다.
우리텃밭처럼 여기에도 냉이가 많이 났네? ㅎ
저 멀리 텐트쪽을 다시 바라 보고...
그러고 보니 발전기를 그냥 가동시킨채 두고 왔는데...
잠시 잠을 더 잘거란 생각을 했었나 보다.
해가 떠오르긴 했으나 붉은 해가 아니라
떠오르자마자 너무 밝은 해여서 일출모습을 담을수 없다.ㅜㅜ
그 부근에는 묘지 몇 개가 있었고...
근사한 소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아하~ 여기에 야영터가 있는줄 몰랐네...
혹여 나중에 이지역에 오면 여기서 야영하면 딱이겠구먼...
다시 사과나무를 지난다.
품종은 부사 같았으며 제대로 돌보지 못했는지
열매가 작지만 너무 많이 매달려서
무거운 나머지 가지가 부러져 땅에 닿은 것도 보였다.
다시 배추밭을 지난다.
전문가가 지었기 때문에 우리배추 보다 질된듯...ㅎ
암튼 장관이다.
이런 광경을 볼수 있는 된 인연이 좋을 것 같다.
서쪽 산을 보니 상록수가 제법 보였는데...
소나무 같기도 하지만 새로 심을 것을 보아
잣나무가 아닐까 짐작이 되었다.
알이 크게 차 오르는 배추를 바라보며
텐트로 향했다.
어젯밤 야영을 하면서 텐트안에서 내다보니
산중턱에 사람이 지나는 듯한 모습이 보였었는데...
알고보니 긴 막대에 걸어둔 허수아비였다.
밭에는 콩과 들깨 그리고 녹두(팥?)종류가 있는 듯...
간이상수도 물 탱크 옆으로 강아지풀...
산책을 나서며 붙혀둔 온도계를 보니
영상 3도, 산 윗쪽에는 서리가 내렸을 것이다.
마을(석교리?)에는 아침밥을 짓는 것일까.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 오른다.
버너에 라면 물을 올려놓고 있는사이
갑자기 화물차 차량이 멈춰섰다,
이 마을에 사는 '이'선생 이라며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단다.
예상대로 마을이름은 석교리였고
이지점 고도가 해발 400미터 쯤이라고 설명하였다.
야영하는 내가 신기해 보였나 보다. ㅎ
아침식사 준비로 라면을 끓인다.
라면을 끓이고 아내가 싸준 냉이무침을 투척하고
식은 밥을 말아 먹어야 겠다.
그렇게 아침식사를 거하게 마친 다음...
철수준비를 하였고 교육예정 장소로 이동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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