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이야기

[ 귀성 ] 2015년 설 쇠러 가는 길

재넘어아재 2015. 2. 22. 07:52

 

 

[ 송담사 ] 설 쇠러 가는 길

< 2015. 2. 17. ~ 2. 18. > 

 

귀성하려 굴삭기학교에서 조퇴를 한후

옆지기와 함께 집을 나선 것은 오후 3시였습니다.

 

신갈JC를 거쳐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해

안성휴게소를 앞 둔 시각은 오후 네시 30분경이었으니

예상에 비해 정체가 적은 듯합니다.

 

 

 

예년 같으면 너댓기간 걸리는 귀성길,

이번엔 일찍 서두른 덕분에 세시간 반 정도걸려

목적지에 도착핬습니다.

 

백화산 반야사 인근에서 야영하려 했으나

옆지기의 주장으로 친정 가까이의 아지트(송담사 솔밭)에서

오랜만의 한뎃잠을 잤습니다.

 

 

 

떠날 때 부터 흐릿한 날씨는 별을 보여주지 않더니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졌습니다.

 

일출시각이 아침 7시 15분 경이 지났으나

태양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데

 

저쪽 소나무 아래엔 노루(고라니?)가 먹이를 찾더군요.

우리부부가 내내 내려다 보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차 안의 카메라를 들고 노루가 있던 곳으로 갔으나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ㅜㅜ

 

 

 

 

자화상이란 시가 새겨진

바윗돌 뒷편 소나무 아래있던 노루는 저 뒷산에 살까요?

 

 

 

 

저 풀섶에 멈춰서서

나를 지켜 보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래 전부터 부치던 처가의 기름진 밭이

저기 쯤 있었다는데....

 

4대강 사업을 한다며 토지를 수용해 가고선..

지금은 예산부족으로 방치를 하고 있답니다.

 

 

 

 

이래저래 골병만 드는 것이 농심 같습니다.

그 것이 하늘의 뜻일까요?

 

 

 

그러고 보니 올해의 첫 야영인 것 같습니다.

캠핑의 백미는 겨울에 있는데...

이상하리 만큼 여의치 않았습니다.

 

주말에 외손주들을 봐줘야 할 때도 있었고

좀 한가할 때는 너무 추워 멈칫거리기도 했었네요.

 

 

 

표지석엔 '느티나무쉼터'라고 씌여 있으나

이 지역 사람들은 '송담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날이 점차 밝아지고 있습니다.

 

 

강건너 바위의 흰 얼음,

그곳에 샘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점차 강물도 말은 물색을 띄기 시작하네요.

사람의 표정처럼 조건에 따라 달리 보이는 물색...

검은 밤의 강물은 진한 두려움을 주죠.

 

 

봄이 다가서고 있음을 느끼겠데요.

 

 

 

향토음식인 올뱅이 해장국을 먹자했더니

유통기간이 도래한 라면이 아까우니 끓이자더군요.

 

 

 

세월이 소나무의 주름을 더 깊게 파고드는 것일까요

우리 인생의 흔적도 마찬가지 같습니다.

 

 

버들가지를 보니

정녕 봄이 오는가 봅니다.

 

 

 

이때 쯤이면 고향 수릿골 도랑이

눈 녹은 물이 시내를 이루고 버들가지가 피어 났었습니다.

 

그 도랑 양지쪽의 진디에

불지르고 놀던 때가 그립기만 합니다.

 

 

 

아직 물이 찬지 철새들은

해가 떠오르길 기다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철수하여 하류쪽으로

봄 내음을 맡으러 가봅니다.

 

 

 

우리 어릴 땐 저렇게 좋은 땔감이

남아나질 않았었지요

 

 

마을 근처엔 땔감이 없어서

10여리 떨어진 큰 산에까지 어른들은 나무하러 다녔습니다.

 

오전나절에 떠나 한 짐씩해서

지게로 지거나 소에 실어 오는 것이 보통이었지요.

 

그 산들에는 요즘 나무가 얼마나 우거졌는지

들어가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강 하류 쪽으로 내려갔다 오기로 했습니다.

옆지기도 송천교 아래 빙벽장이 보고 싶은가 봅니다.

 

 

강 모서리 건너편엔

"초강 고향의강 사업지구"라 써 있습니다.

 

처가에서 가꾸던 과수원이 보이는데

지금은 잡초로 우거져 있네요.

 

루사 태풍이 불어 올 때 홍수 피해가 컸었는데

관청에서 강을 준설했기에

 

걍운기가 강을 건널 수 없게 된 뒤로부터

옛 과수원은 방치되고 있답니다.

 

 

 

송담사에서 1키로쯤 하류에 있는

송천가든이란 음식점입니다.

 

매년 숲에 물을 뿌려 얼린 얼음동산이

장관을 연출하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고향사람들이 이용하기도 하지만

영동 읍내 사람들을 미롯한 외지인들이 더 찾는 곳이죠.

 

옆지기는 매운탕이 땡기는지

매운탕을 맛있게 하는가?하고 의문을 표시하네요.

아무래도 담에 가 봐야 하겠습니다.

 

 

1키로 조금 더 하류길로 내려가면 송천교가 있고

그 아래 절벽에는 인공빙벽이 있으며

커다란 썰매장까지 갖춰져 있습니다.

 

 

얼음이 많이 녹아 흔적만 있는 듯합니다.

이글루도 몇동 있었나 본데 허물어져 있었습니다.

 

 

얼음판이어야 할 곳이 다 녹아 물이흐릅니다.

기왕에 내려가는 김에 길 끝까지 갔었지요.

 

 

 

지금은 시금리 앞에 다리가 놓여서

영동으로 돌아나올 길이 생겼을지 모른다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그런 다리는 놓여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빙벽쪽으로 되돌아 나오는 길입니다.

 

 

빙벽을 우측편으로 보며 고향집으로 향했습니다.

 

 

예상한대로 우리가 제일 먼저 도착했군요.

명절 때 보면 먼 곳에 사는 가족이 먼저 도착을 하고

가까운데 사는 가족들이 나중에 도착하더군요.

 

학교 가까이 사는 친구들이

지각을 더 잘하는 것 처럼 말입니다.

 

그렇지만 거실의 화초들이 반겨줬습니다.

큰형님께 예천 회룡포로 드라이브 가자고 바람을 넣습니다.

 

 

 

큰형님이 준비하시는 동안

벽에 걸린 옛 사진각구를 찍습니다.


먼저 아버지 회갑때 사진....

갓을 쓴 아버지가 안고 있는 아이는 외손주(큰누니 아들)인데

그 녀석이 자라 울산에서 큰병원을 운영하고 있네요.


저는 고등학교 1학년, 검정 교복을 입고 있지요.

우리 8남매가 다 있는 모습입니다.



저 어릴때 모습을 비롯한

가족들의 젊을때 사진을 보니 울컥합니다.



부모님들은 저 사진을 찍고

30여년을 더 사셨습니다.



내일 차례 때 절을 드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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