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 가족 ] 외손주와 텃밭에 숨겨진 사랑

재넘어아재 2015. 6. 15. 17:01


외손주와 텃밭은 숨겨진 사랑

< 2015. 4. 19. ~ 6. 16. >

  

-4월 19일 일요일-

 

이따끔 주말에 오는 외손주

오랜만에 녀석의 모습을 한장 담으려 하는데...

 

내동 안하던 포즈를 취하네요.

아이들은 커가면서 자꾸만 변화 합니다. ㅎ



- 5월 5일 화요일 -


어린이날 아이들과 저녁을 먹기로 해서

안양예술공원 대구뽈때기찜집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날 식당에서 만난 할머니를 얼싸 안고

반가워하는 녀석들 모습입니다.



- 6월 4일 목요일 -


돌째 재율이가 아파서 어린이 집에 가지 못하고

우리집에 맡겨졌습니다.


안쓰러워 병원에 대리고 갔었지요.

손님이 어찌나 많은지 한참 기다리는 동안

병원 부근에 있는 약국을 가자네요.



약국에는 아이들 놀이 시설이 있어

녀석은 이곳을 좋아라 한답니다.


열이 나고 아파 고통스럽게 보채다가도

저렇게 행동을 뚝 그치는 것이 이상할 정도입니다.



- 6월 7일 일요일 -


녀석이 계속 열이 나고 아프기에

딸아이는 아이를 대리고 우리에게 찾아왔습니다.


아이와 바깥 나들이를 하면 더 나을까 싶어

텃밭엘 대리고 갔습니다.


목이 아파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담돌이...

생각 끝에 국수집을 찾았습니다.



면천 에이스 식당의 쑥냉콩국수

재료가 떨어지면 영업을 바로 끝내는 명소입니다.


고통스러워하면서도 배 고픔을 달래려

촛점 잃은채 억지로 먹는 것 같아 안쓰럽네요.



그 아이를 다독거리며 자연학습을 합니다.

저 건 수박줄기이고...이건 겨자채여~

그리고 상추~



여기 노란 오이꽃이 피었다. 이뿌쟤?



저건 토마토네...니 잘 먹는거 알지? ㅎ



저건 가지란다. 열매가 보라색여~



저건 옥수수...너 먹어 봤잖오...



가뭄에 물을 뿌리고 김을 매는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 하네요.


텐트를 좋아할까싶어

감나무 그늘에 펼쳐 줬으나 담돌이는 관심이 없습니다.

서율이는 아주 좋아하던데...ㅜㅜ



- 6월 9일 화요일 -


동네 아주머니 몇몇의 성화에

옆지기는 텃밭을 구경시켜 주기로 했답니다.


텃밭을 구경한 후 쑥국수를 먹으러 갔고

손님이 많아 뒷방으로 안내됐는데...



덕분에 주인부부가 참 잘 가꿔 놓은

화초를 구경했습니다.


아마릴리스 같은데

처음 보는 겹꽃이어서 신비스럽네요.



호접란이 많았는데...

집에서 키우던 것이 어찌 저렇게 개화시킨 것인지

다음에 가면 물어 봐야겠습니다.



면사무소 옆길에 밤꽃이 피었네요.



지난해 여행한 구채구의

진주탄폭포를 연상시켰습니다.



- 6월 12일 금요일 -


죽향골 하우스 옆, 자동펌프에 사워기를 연결했습니다.

임시로 손 씻을 곳도 대충 마련했지요. ㅎ



모터를 통해 하우스에 심어진 작물에

자동으로 물주는 임시 장치를 설치해 보았습니다.


잡초를 자라지 못하게 하는

멀칭부직포도 설치해 주려고 준비 합니다.



들깨 모종도 싹이 자라기 시작합니다.



당진 재래시장에서 구입을 해다 심은 모종들...

가지가 실하게 자랍니다.



작두콩 씨앗을 심었는데

보다시피 제법 발아 하였습니다.



며칠 전 담돌이가 보고 간

옥수수와 오이 그리고 토마토가 훌쩍 자랐습니다.



수박넝쿨도 몰라보게 뻗고 있네요.



오이는 곧 수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외가 이처럼 잘 자랄 줄은 몰랐습니다.



그러나 고구마는 가뭄 때문인지

심은 것 100포기 중에 산 것은 20여 포기에 불과합니다.

아무래도 다시 심어야 할 것 같습니다. ㅜㅜ



그나마 고추가 잘 자라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대나무 지줏대를 세워 주었네요.



- 6월 13일 토요일 -


일거리가 많아서 하룻밤을 유하기로 했습니다.

다음날 새벽 메꽃이 피었네요.



예초기를 가동시켜

우거진 잡초를 일부 베었습니다.



관리기로 잡초가 무성한 밭을 갈았습니다.

얼마나 힘들던지 지금도 온 몸이 뻑적지근한게

몸살을 앓는 것 같습니다.



골을 타 거름도 뿌리고

준비한 실파도 정성 껏 심었습니다.



나도 힘들었지만...

초보 운전자를 만난 저 기계도 고생했습니다.



행운은 뜻밖에 찾아오는 것이지만...

노력해야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도 싶습니다.



집에서 출발할 때 2박 3일은 생각하고

식사준비까지 해왔다는 옆지기...


토요일 새벽부터 풀을 베어내고

밭을 가꾼 우리의 아침 밥상이 차려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옆집 할먼네 밭을 트랙타로 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관리기에 비하면

얼마나 수월하게 밭을 갈던지....

한참 동안 구경했습니다.

 

할먼네 참깨와 고추가 참 잘 자라고 있네요.

가뭄에도 열심히 물주는 모습이 안쓰러웠는데...


지난 주말 아들네가 와서

스프링쿨러를 설치하고 한참 물을 주었다네요.

 

 

할머니는 남았다며

우리게 고구마 싹을 갔다 심으라고 하셨고

 

우리는 실파 한 단을 심으라고 드렸습니다.

사진은 못찍었으나 고구마도 덕분에 다 심었네요.

 

텃밭에 잡초는 어찌나 빨리 자라나는지...

그렇게 죽순을 따 내는데도 대나무가 계속 침범을 해 대는지....

 

나무도 사람처럼 살아있는 존재로

영혼이 있고 감정이 있기에 사랑을 담아야 한다고 했지만...

 

막무가내로 독도를 자기 내 땅이라 우기는

일본 놈들을 꼭 닮은 것 같습니다.

 

 

 하여 일부만 남기고 힘들여 제거할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모아 두었다가 아궁이 땔감으로 쓰면

화력이 좋다는 것을 알아냈어요.

 

나의 개으름 탓에 대밭이 넓어지지만...

자라게 두었다가 장작 대용감으로 쓰는 것도

 

썩 괜찮은 생각 같아 시기를 벼르고 있습니다.

암튼, 그날 토요일 밤에 귀경했습니다.

 

  

- 6월 14일 일요일 -

 

굳은 몸을 풀어볼까 싶어

헬스장 대신 시흥계곡 생태공원을 찾았습니다.

 

동장 10여 바퀴 돌고서

마을 사람들이 가꾸는 텃밭을 보러 갑니다.

 

  

그 길가에 아이들 노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모래를 파고 그곳에 물을 퍼다 붓더군요.

무엇인가 심으려는 봅니다.

 

사람은 식물을 가꾸려는 본성을

애초에 타고 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저 텃밭은 신청자들 가운데

선정된 사람들이 가꾸는... 그런 자그마한 것 같습니다.

그곳에 해가 지려고 합니다.



- 6월 16일 화요일 -

 

텃밭에 다녀온지 3일이나 되었습니다.

그때 심은 고구마와 파가 매마르진 않은지 궁금했습니다.

 

뿐만아니라 할 일도 많습니다.

우기대비 하우스 배수로를 정비해야 하고

 

매주콩과 서리태 심을 시기도 됐답니다.

저번에 참깨 심을 준비를 하고도 까먹었잖아요

 

옆지기는 덥다며 컨테이너 안에서 쉬다가

해거름 무렵 일을 하자합니다.

 

그래도 좋지만 남자인 내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하우스 배수로 같은 것 말입니다.

 

 

 

북쪽을 먼저 작업한 후 그런대로 남쪽까지 마쳤기에

장마에도 끄떡 없을 것 같습니다.

 

 

 

하우스 안 고랑에는 부직포도 얼추 펼쳐서

잡초 방지도 확실해진 것 같습니다.

 

 

 

하우스 초입 고구마 줄기가 보이지 않는 것은

새로 심은 것입니다.

이번엔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심어 살아난 고구마 잎과 줄기

며칠사이에 고라니로부터 수난을 당한 것 같습니다.

 

고라니 니들! 적당히 혀~

다음에 다시 또 그러면 포획 방법을 연구할껴~ㅜㅜ

 

 

날이 저물어 만든 둑에 비닐만 깔아야 겠네요.

하여 너무 늦은 참깨만 겨우 심었습니다.

 

아무래도 콩은 모래 오후에나

겨우 시간을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의 숨겨진 사랑 외손주들이 잘 놀고 있겠지요?

텃밭에 작물들이 건강히 자라고 있겠지요?

 

아무래도 아이들과

텃밭의 농작물들은 보아도 또 보고 싶은

숨겨놓은 사랑같습니다.

 

가슴가득 사랑을 담아 말 걸고

부드럽게 보살펴야 하는 숨은 사랑 자체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