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설날 차례 모습
< 2015. 2. 19. >
세 친척집으로 차례를 지내러 떠나는 설날 아침의 고향집,
우리 오형제 가족들 간의 새배가 있었습니다.
예전엔 성인 가족 남자이면 차례 때 조건없이 참석하고
조상에 예를 드리는 것이 당연했지만
요즘은 명절이라도 참여 할 인원은 제한적입니다.
아무리 방과 거실이 크더라도
아버지 4형제 중에 큰 집은 서울로 옮겨 갔는데도
나머지 3형제에 딸린 자손들이 도저히 다 들어 갈 수가 없어
오촌을 벗어나는 그 아랫 가족들은
서열 밖이된지 오래됐습니다.
물론 직계 할아버지인 경우는
남녀 구분없이 아이들도 참석하지만 말이죠. ㅎ
어젯 밤에는 형제 대표들이 모여 가족회의를 했습니다.
지난해 어머니제사 때 마무리되지 않은
향후의 제사 문제로 말이죠.
올해부턴 아버지와 어머니 제사를
하나로 합쳐 지내기로 하고...
자정무렵 올리던 제사 시각도 조정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시골에 계신 큰 형님과 형수님이 연로 하셔서 제사상 음식 준비에 힘들다는 점을 개선해 각자 나누어 분담하는 방법까지 진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각지에 분산돼 사는 가족들이 모이는 것도 힘들고
제사후 귀가 할 때의 새벽 운전이 너무 위험하여
자칫 사고라도 날까 염려되는 문제 등을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설날인 오늘 차례를 지낼 때
형님이 가족을 대표하여 아버지와 어머니께
앞으로 제사는 4월 초파일 정오에 모실 예정이라며
미리 말씀드릴 예정입니다.
그렇게 안내 드려야
잊지 않고 찾아 오실 수 있데나 뭐래나...ㅎ
물론 그 때는 모든 자손들은 물론
사위들에게도 연락토록 하는 등
멀어져 가는 가족들의 세태를 허물자는 의미까지
부여된 가족행사가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은 세번째는 작은집으로 갔습니다.
조금은 거시기 하지만...어릴 때 가 본 뒷간을 찾았습니다.
옛날 그 옛 적에 보던 귀한 용품을 발견해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네요.
이런 사진보면...혹시 복권 담첨될 꿈을
꿀지도 모르겠습니다. ㅎ
유일하게 아린이가 있는 집 입니다.
머리를 딴 조카의 딸이 그 주인공이죠
그아래 사내 아이는 이천사는 사촌형님의 손자입니다.
증조 할아버지와 할머니(나의 작은 아버지 부부)를
저 아이들은 알현하진 못했지요
그러면서 정성스럽게
절 올리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세번째 차례를 마치면
10여리 떨어진 선산에 석묘를 떠납니다.
예전처럼 걸어서 다니면 온 종일 걸릴 텐데
요즘은 다녀와도 점심식사를 하면 맞더군요.
그 마을 양지쪽 개울가엔
어느새 새파란 풀들이 한창이었습니다.
부모님을 비롯한 할아버지와 증조부
그리고 고조부 산소를 지나 고모님께 가는 길
이름 모를 묵묘가 보였습니다.
자손이 끊겼는지 벌초도 못했고 나무가 자랍니다.
예전엔 안쓰러워 낫질을 해 주었지만...
요즘은 인력이 부족해 방치될 수밖에 없나봅니다.
머지 않은 장래에 대다수의 산소가
저렇게 될 것이라고 예상들을 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저렇게 모여 석묘를 하지만
머지 않은 장래에
그런 문화가 사라질 것이란 우려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얼마나 오래되면
저렇게 비석에 바위 옷이 필까요
한옥의 창문 재활용~, 저런 창호지 문화도
민가에서 사라질 위기인 듯합니다.
매번 보는 느티나무지만...
정말 크고 잘 생겼습니다.
그 다음은 수릿골 선산으로 이동했습니다.
큰아버지와 작은아버지 그리고 조상들이 모셔져 있지요
명절 때가 돼야 먼 친턱들을 만날 수 있는 묘지
그런 만남이 과연 얼마 동안이나 유지될지
걱정이라는 형님들
시골 인구가 줄어 세개의 초등학교가
하나로 통합되더니....
하나 뿐인 고향의 중학교 마져도
인근의 더 큰 면에 있는 황간중학교와 통합 될
예정이라 합니다.
저의 모교는 아니지만
안타깝고 애타는 현실을 절감했습니다.
얼마 전 결혼한 조카 딸 내외가
할아버지댁에 세배를 와서 저도 세배를 받았습니다.
여러분께도 세배를 드리라며 절을 더 시켰네요. ㅎ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오.
귀경 길에 이것 저것 싸 주셔서
차가 힘들어 했습니다. ㅎ
많은 식구들이 모였기에
욕실 사용도 힘들었지만 수건도 많이 필요했겠습니다.
사월초파일 제사 때 만나자면서
가족들은 헤어졌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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