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덕 ] 심산 벼랑에 사는 둥꿩을 찾아
< 2014. 10. 4. >
둥근입꿩의비름, 줄여서 그냥 '둥꿩"
어제 황매산에서 포항바다 근처로 해국과 둥꿩을 보러간다는 말에
꿩 종류인가? 하고 검색을 해 보았다.
예쁜 꽃을 보러 간다는 것 같으면서도 조금은 궁금했다.
암튼, 당초 가려했던 지리산 여행을 접고
중부팀 번개탐사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오늘 새벽, 그 해국과 더불어 해란까지 만난 뒤
우린 야영한 해변으로 돌아가 아침을 지어 먹었다.
그리고 둥꿩을 만나기 위해 다음장소로 이동 중이다.
거리 30Km 소요시간은 45분 가량,..
7번국도를 따라 영덕군 지역을 북상하다가
강구항 못미쳐 주왕산 가는 길을 이용해 내륙으로 한동안 달렸다.
그 다음 목적지 입구에 닿았으며
다리건너 한적한 강변에 주차하고 채비를 하였다.
주변 마을의 어느 집앞
곱게 핀 백일홍이 우리 팀을 반길 때~.
좁다란 오솔 길 따라 목적지로 걷기 시작하였고
솔숲을 거쳐 활엽수 숲에 멈췄다.
그곳은 강변과 가까운 곳으로
흰색과 붉은빛 며누리밥풀꽃이 있었다.
그 꽃을 잠시 담고 이동하자 나타난
좁고 긴 출렁다리
조심스래 난간을 잡고 걸으며
다리아래를 감상했다.
둥꿩을 처음 볼수 있다는 설렘 속에
경치까지 더 멋진듯.^^
그렇게 출렁다리를 건너
다음에 도착한 곳은 둥꿩(둥근잎꿩의비름)의 마을
노련한 고수들은 때가 지나 상태가 좋지 않다며
아쉬워 하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새롭게 피는 어린 꽃은 없고
피어난지 오래돼 색상이 퇴색한 것들이 주류인 것 같다.
그러나 난생 처음보는 벼랑의 저 꽃은
가슴 벅차게 만들어 주었으며
고수들의 진지한 촬영 모습까지
염탐할 수 있었다.
근래 올라온 클럽의 사진들이 과거 찍은 것인지
최근에 찍은 것인지 모르지만...
그분들이 찍은 사진에 비해
내가 찍은 사진의 색상은 붉지않고 어둡다.
카메라 탓인지..기술탓인지..ㅜㅜ
물끄러미 광경을 지켜보는 옆지기
내색하지 않고 억지로 따라 다니지는 않는지...
그 옆지기를 이따끔 바라보며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둥꿩을 담았다.
피어 난지 오래돼
색깔이 약간 칙칙하지만...원래는 예뻣으리라.
이따끔 젊은 둥꿩이 있어서 다행이다.
뿐만아니라 둥꿩이 아니더라도
다른 야생화까지 살펴볼수 있었다.
서로 여기저기 숨어있는 둥꿩을 찾아내
다양한 각도로 접근하는 것 같다.
아스파라가스와 비슷한
식물이 있었는데 빨간 열매들이 매달려 있었다.
둥꿩은 바위 옆이나 벼랑에 터 잡기를
좋아하는 듯하다.
이끼 낀 곳에 사는 것을 보면
습기가 있는 물가가 이들의 고향이다.
그리고 다른 짐승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을 즐기는 것 같다.
그래서 둥꿩을 촬영하려면
미끄러짐이 적은 신발이 필수인 듯하다.
열정적인 고수들은
대부분 삼각대를 휴대하고 다닌다.
무거운 카메라와 렌즈까지 짊어진
그들의 열정에 비하면
나는 그들보다 가벼운 카메라에
렌즈도 가능한 단순화 하는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물론 삼객대도 거추장스럽다는 핑계로
휴대를 꺼린다.
그런 게으름 속에
좋은 사진을 바랄 수는 없다고 본다
다만 다소 사진이 부족하더라도
그때의 환경이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메모하여
나중에 꺼내 봤을 때
과거를 더 기억하고 그때의 감정과 비슷한
느낌으로 돌아보길 희망한다.
백두산 여행 중에 소천지에서 보았으며
이도백하를 거쳐 두만강으로 향할 때 자주 보았던
자주색 투구꽃이 신비스럽다.
이 꽃을 찍을 때 나중에 접근한 회원님이 계셨는데
아까 둥꿩을 보러가면서
이미 발견하고 다시 찾으마 하고
봐두었단다.
나는 그 곳을 겨우찾았는데....
그런 것을 보면 역시 고수들의 눈은 예리하다.
이꽃을 찍은 곳은 냇가에서 이격된 곳인데...
그 경사진 비알 아래로 냇물이 보였다.
조심스럽게 냇가로 이동하였다.
약간의 협곡 같은 느낌을 준다.
그 물가 바위들을 조심해 건넜다.
다양한 야생화들을 만난는데...
물론 등꿩도 간간이 있었고 천남성 열매도 마중나왔다.
저 개울 끝까지 빠지지 않고 가야한다.
무모하게 절벽을 오를수 없는 노릇
거기까지 가면 출렁다리가 보일 듯하다.
그곳 까지는 양쪽이 절벽
옆지기에게 연락을 시도해 보지만
핸드폰에는 안테나가 나타나지 않는 난청지역...ㅜㅜ
조심하면서 협곡을 지난다.
그러면서 다양한 야생화와 식물을 만났다는....
물이 적었지만..
어떤 곳에서는 물에 빠져 양말을 적시기도 하였다.
처음 보는 식물이 있었는가 하면
요즘 흔하지 않은
싱싱한 부처손을 볼수 있어 좋았다.
낱장 입사귀 식물 역시 처음보는 수종이다.
세상을 다니다 보면
흔히 처음인 물건들과 낯선 사람들 홍수 속에 살지만...
처음 보는 듯한 식물을 보거나
깊은 산 특정한 지점을 홀로 지나면서 문득
아마도 여기에 온사람은 내가 유일했을 거란
이상야릇한 생각이 들때처럼 묘한 감정에 휩싸인다.
그러는 생각을 하면서
출렁다리가 놓였던 큰 개울가에 닿았다.
옆지기가 기다리는 것이 보여 전화를 하였다.
한동안 전화가 않되 걱정을 하였으리라
출렁다리를 건너 차량쪽으로 이동해 간다.
다른 분들도 솔숲에 서서히 모이고...
귀가 준비를 하는 듯하다.
그때 중부팀 이외에도 서울팀에서도 왔었고
호남지역 야생화 동호회에서도
탐사를 오셨고 개중에는 지인이 있어 서로
인사하는 것이 보기 좋았다.
주차한 강변으로 가는 중
농가 주변의 꽃과 버섯을 보면서 차량에 도착했을 때
중부팀 어느분께서 서울팀이 출발했는데...
어딘가 잠시 들러 간다고 합니다.
서울 가시면 따라 가는 게 어때요? 하셨다.
하여 중부팀에 인사도 하지 못한체
허겁지겁 그차를 좇았지만...
그랜져 XG 가 보이지 않아 추적에 실패하였고
나중에 서울팀이 계획을 변경해
고속도로를 이용해 귀경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렇게 안동 방향으로 향하면서
점심 때가 되었고 수타면집이 있는 주차장에서
오랜만에 자장면을 맛봤다.
안동 사과밭 옆을 지난다.
황매산을 거쳐 좋은 분들과 같이 해국과 둥꿩을
볼 수 있어서 좋았고 행복했다.
아마 옆지기도 그랬고
종국이 어머니도 그랬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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