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이야기

[ 영동 ] 추석명절 연휴 캠핑

재넘어아재 2013. 10. 9. 22:25

 

 

 

 

 

추석 연휴, 세 곳의 야영

< 2013. 9. 17. ~ 9. 22. >


1. 천작저수지 < 9. 17. ~ 9. 18. >


이번 추석명절 하루 전 날은 동생들이나 조카를 꼬드겨

민주지산 자락에 올라 송이나 능이 버섯을 따 보고 싶었다.


작년에는 주변 사람들이 버섯을 다수 채취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도 실제 보고 싶었었다.


그렇지만 막내 동생에게...

또한, 조카에게 수소문해 보아도


전날 다녀 온 지역 주민 등 지인들 역시 꽝을 쳤다며

고생하지 말고 포기하는게 좋겠단다.


하여 차선으로 선택한 것이

저수지를 찾아 민물새우를 잡으며 하루 야영을 하기로 했다.


영동 처제네를 향하면서 낚시점에 들러 새우망을 구입했다.

먹이를 포함해 망 네 개에 2만 원...

물론 옆지기에게 말을 하지 않고서...ㅎㅎㅎ


막내조카가 일러준 대로 민물새우가 그 저수지에 있으려나...

새우잡이는 아이들이 중, 고등학교 다닐 때 였으니


대충 15여년 전쯤인 것 같다.

그때  화성 어느 저수지에서 몇번 잡아보고 처음이다.


그 때 쓰던 그물들이 창고에 들어있을 텐데...

또 샀다고 한마디 할만한데 우째 별말이 없는 옆지기...


버섯따러 험한 산을 오르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을 했는지 모를 일이다.


암튼 천작저수지에는 밤 10시쯤 도착하였고

새우망 네개를 조립해 연못 속에 던지고 눈을 붙였다.


달빛에 훤한 저수지 인근은 풀벌레 소리로 가득했다.

이 저수지엔 중학교 때 와보고 처음이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무렵 이 저수지가 있음을 알았고

저수지 옆에는 집이 한채 있었다.


그 집에 살던 연탁이.형제와

그리고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그 여동생과함께 그들의 부모가

우리 마을로 이사를 했고...


우리동네 상표네가 저수지 옆 집으로 이사를 했다.

어릴 때는 서로 바꾸어 사는 것으로 알았으나...


얼마 전에 들은 얘기로는...

상표네가 형편이 어려워 저수지 오두막집으로 갔고....


거기에 살던 연탁이네는 산중에 떨어져 사는것이 무서워

마을로 이사했다는 후문이다.


그 당시 저수지 옆은... 해가 지면 무서워서 사립문을 일찍 닫고

바깥 출입을 하지 못함은 두 말 할 필요가 없겠다.


언젠가 들었던 거짓말 같은 얘기.....

산 높은 쪽에서 내려오는 짐승이 두 눈에 불을 켠다는 거다.


산아래 저수지 방향으로 내려오는 것을 보면...

두 눈에서 불이 철철 넘쳐 흐르듯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총이 흔한 시대도 아니고

무서움이 없는 또한 강심장들이 아니라 순박한 사람들 이기에

당연히 무서웠을 것이다.


암튼 그 오두막은 언제 헐렸는지 논으로 변했고

저수지 만이 깊을 골짜기 논밭들과 이곳을 지키고 있었다.


그 뚝방 옆에 우린 차를 세우고 텐트를 펼쳤다.

골짜기의 초가을 밤은 을씨년 스러웠다.


그렇지만 따끈한 전기요에서 일어난 새벽...

시원한 들판의 공기가 폐부를 휘돌아 나가는 느낌....


그 느낌이 유난히 좋은 날,

안개가 골짜기로 흘러 내린다.



옛적엔 크게만 느껴 지던 연못이지만

자그마하게 느껴 졌다.



그물로 잡은 새우가

예상밖으로 제법 수확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찍 잠자지 않고 통발을 부지런히 거두고 했으면

수확은 더 많았겠다.


저수지엔 연이 많이 자라고 있었다.

깊은 곳을 제외하고 연들에게 이미 점령을 당한 듯



뚝방엔 풀들이 무성하고 이슬에 젖어 들어 가기가 용이치 않았다.

혹시 독사기 있지 않을까 두려움도 있고...ㅜㅜ



대신 논둑 길로 주변을 본다.



옛적에는 묘지가 없었는 것 같았는데...

상표내 집터가 저 들깨 밭 일까 아니면 저 논이 었을까?



날이 밝자 통발에는 새우보다 새끼고기가 많이 들었는데...

평소에 알던 피래미나 붕어가 아니었다.


조카 얘기를 빌면 유해 외래 종인 베스가 있는 저수지는

민물새우가 없는데 베스가 닥치는 대로 잡아 먹기 때문이란다.


그렇다면 베스의 새끼도 아니고...

하여 죽여야 할지 살려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는....



잠시후 부지런한 농부아저씨가 자났다.

집터를 물었더니...그 집터는 오래 전에 논으로 바뀌었으며

들깨 밭 옆 논이 그 곳이란다. ㅎ


권정이 마을에 살던 형기나 김관식 선생님이

저 길로 산너머 마을에서 먼 학교까지 다녔을 것인데...


학생 수도 몇명 안되는 마을에서

산골길을 따라 학교를 다녔으니 정말 고생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학년 때는 손일동이라는

벙어리 친구 남매도 있었던 것 같다.


그들의 부모도 벙어리 였는데...

아이들 교육에는 무척 열정적이어서


소풍행사나 운동회 때는 꼭 참석해서

자식들을 보살피고 많은 관심을 보여줬던 것 같다.



그렇게 새우잡이 겸 야영을 마치고

추석 전 날 고향집을 찾았다.



2. 신항리 < 9. 18. ~ 9. 19. >

고향짐을 방문했다.

밤도 따고 고구마도 캐고...고추도 따도...송편도 만들고

굼불도 때고...등등등...


나는 형님으로부터 부엌의 TV가 잘 나오지 않는다며

잘나오게 해 달라는 특별 임무를 부여 받았다.


안방의 것은 근래 고화질 케이블TV를 연결하여

시청하기에 잘 나오지만...


과거에 연결된 방과 부엌은 잘 나오지 않는다고 미리 전달을 받았기에

케이블과 커넥터...분배기 등 재료와


공구를 미리 준비한 덕분에 무사히 수리를 마치고서야.

가마솥에 송편 찌는 모습만 겨우 남기고...



뜨락에 놓인 늙은 호박과

건조 중인 대추를 담는다.



막내동생의 딸인 조카가 큰아빠인 나에게 준다고

개똥참외를 깍는다...


샘가까이 화덕에 불을 때는 제수씨의 모습과...

그리고 장독대가 보인다.


처마에 걸린 마늘...밝은달...

그리고 집 근처 감나무 아래의 우리의 잠자리.....



언젠가부터 고향집에 가면

당연히 우리의 잠자리는 텐트가 되었다.


덕분에 다른 식구들이 그만큼

넓게 잘 수 있다는...ㅎ



차례를 지키고 성묘를 다녀왔으며 처가에도 들렸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양강 죽청교 부근...ㅎ


3. 양강 죽청교 < 9. 19. ~ 9. 21. >


원래 송호리 솔밭을 염두에 두었으나...

캠핑인구의 폭증으로 송호리에서 조용한 야영은 어려웠다.


잠시 들렀다가 우리는 염두에 두었던 중청교로 갔으며

그 주변에 터를 잡았다. 다음 날 아침의 모습



딸네들이 차례를 지낸 다음 서울서 내려 온다고 하고...

처제들도 놀러 온다고 했단다.


막내 조카네도 캠핑장비를 이미 구입했다며

합류하고 싶단다...그러기엔 딱인 장소...ㅎ


강변 옆은 청정 지역이어서 인지

도마뱀이 환영까지 해 준다. 땡큐~~^^



그렇게 캠핑장비가 세팅되고

가족들이 모였으며 모닥불이 피워졌다.


둘째 날엔 대구 시집에 다녀 온

서율이네도 도착했다...



서율아~ 사랑해요...하고 하트모습을 하면...

서율이도 답례를 해준다...ㅎㅎ.



식사 준비로 분주한 우리 딸들...

사랑한데이...ㅎㅎ



잠시 후면 귀경할 서율이

서율이는 할머니가 제일 좋아하고 나는 탐탁지 않나 보다. ㅎ



어찌나 빨라 뛰어다니는지...

넘어질까 걱정스럽지만...잘도 뛰어 다닌다.


아무래도 엄마를 닯은 듯...ㅎ

어릴 때 간혹 아빠와 경주를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는...



멋진 가족들의 야영...

목삼겹이 구어진다...


화롯대의 열은 물총형 스프레이로 조정하면

좋다는 것을 알았다...ㅎ



땅거미가 내린다.



새벽에 이슬이 내렸을 때



찍겠노라고 생각을 해놓고... 그대로 까 묵었다..ㅜㅜ



서율네와 처제들이 떠나고...

세 가족이 남아 모닥불 주위에 둘러 앉았다.



그렇게 밤이 지나고...



다음 날이 밝았다.



죽청교 주변...



죽청교는 난계 박연의 고향에 걸맞게...

국악에 쓰이는 악기를 형상화한 다리란다.



멋진 소나무가지 위에 안개가 지나고....



하루 낮이 지나고 마지막 휴일밤을 맞는다.

구름사이로 달이 떠오르나 싶더니 다시 구름으로 숨는다.



표면이 선명한 달의 모습...



마지막 말 아침은 어김없이 밝고...



다시 죽청교를 거닐고...



피어 오르는 금강의 새벽안개와



먹이를 찾는 팔뚝만한 누치를 본다.



친환경이 저런 것일까

다리에 어찌 풀이 다 자란단 말인지....ㅎ



안개와 구름사이로 아침 해가

어김없이 떠 오른다.



유유히 흐르는 금강...

상류측은 금산과 덕유산 쪽이고...


아래는 심천 쪽이고

더 내려가면 대청댐에 이르게 된다.



왜가리와 나는 아침을 유유자적 한다.


이렇게....저렇게...



점차 해가 떠오르고....



나와 왜가리도 헤어졌다.



죽청교에서의

가족들과 즐거운 만남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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