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이야기

[ 옥천 ] 높은벌마을 밝은 달빛아래

재넘어아재 2013. 5. 29. 06:29

 

 

 

높은벌마을의 밝은 달빛 아래에서...

< 2013. 5. 24.~ 5. 25. >

 

매년 어버이의 날이 되면 미리 친가와 처가를 들러

근처 맛집에 가서 식사를 모시고 했는데...

 

올해는 형편이 여의치 못해 기회를 갖지 못했었다.

지난 주말에 참여해야 할 예식이 5건 이었는데...

 

부득이 참석하지 못할 곳은 다른 편으로 보내고

초딩동창의 혼사가 있는 옥천만이라도 들러가기로 하면서

어른들 모실 기회를 만든 것이다.

 

금요일 퇴근후 고향을 방문하여

그다리던 형님내외와 맛집에서 저녁식사를 한 다음...

높은벌마을을 거쳐 예전에 찜해 둔 장소로 갔다.

 

원래 단전리를 거쳐 들어가는 임도를 생각했으나

내비가 속을 썩여 길을 찾지 못해 헤매인다.


할수 없이 금강유원지 길을 경유하여

한참동안 우회하였기에.. 도착은 밤 10시 쯤...

 

그렇지만.. 달이 밝아서 주변이 훤했다.

스산할 줄 알았던 밤 기온마져 온화해서 쉽게 세팅을 할 수 있었다.

 

달빛아래 세팅된 모습을 한장 남긴다.

(내부의 불빛은 DMB를 틀었기에..저렇다. )



반대편 높은벌마을 쪽을 보며

인증샷을 날려본다.


달이 얼마나 밝은지 낮처럼 사진이 찍힌다.

사진정보를 보니 밤 10시 11분



금강휴게소 부근의 경부고속도로와

터널을 지나 고가다리까지 보였다.



노출이 부족한 것 같아 장노출로 조절하였더니...

이상하게 흔들린 것 처럼 찍혔다.


진동을 없애려 삼각대를 써서 촬영하는 것인데...

아무래도 뭔가 이상하다.


여러번 시도를 해 보았지만...결과는 똑 같았으며

정확한 이유는 모른체 추측만 가능하였는데



아마도 인근의 고속도로 교량과 터널이 가까워

지하암반 등을 통하여 진동이 전달되고


그 진동이 삼각대를 통해

카메라로 전달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다 침대에 누웠고.. 라디오소리를 들으며

언제인가 잠에 들었다.


그리고 깨어 나니 새벽 5시,

남쪽인 영동 심천 방향이 훤하다.


나중에 검색해 보니 저 장소는 해발 320미터 쯤이었고

높은벌마을은 150미터 남짓 되었다.



여명 속에 안개는 자욱하였고

동쪽 하늘엔 구름이 잔득껴서 일출 모습은 기대할 수 없었다.



북서쪽 마을 방향으로 서서

넓은 사진을 담았다.



동편을 보아도 일출시간이 지났지만

해는 전혀 보이지 않을 기미다.



마을 앞쪽으로 흐르는 금강 건너편 길이 희미하게 보이고...

강물 위로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듯



여양진씨 세거비

높은벌마을은 여양진씨 집성촌



여양진씨는 고려시대 때

중국에서 넘어와 여양(현재 충남홍성?)에 은거하다가

지금에 이른다 하는.....



비석 하단, 낯에 익은 함자가 보였다.

자세한 것은 모르나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셨던 진호윤 선생님,

성품이 강직하시고 자상한 선생님이셨다.


내가 졸업하기전 청주? 어디인가로

전근을 가셨던 것 같은 기억이후 소식은 알수 없다.


1967년 쯤의 이야기지만

아마도 어디 교장선생님을 하시다 퇴직하지 않았을까 싶다...

건강하시길....



세거비 앞에는 찔레꽃이 한창이었다.



이 다음에 시간을 내서

저 건너를 가 보았으면 싶다.


저 언덕은 경부고속도도 금강휴게소

동쪽의 추모탑이 있는 산으로


강이 삼면을 둘러싸인

반도 같은 지형의 끝 부근에 해당한다.



지칭게가 유난히 많은 동네...

저 도로를 이용해야 건너로 갈수 있을텐데...

다음엔 알아 봐야 겠다.


일출은 이미 시각이 지났고 이젠 틀렸으니

차라리 마을로 내려가 보자.



높은벌마을은 행정구역상

옥천군 청성면 고당리에 속하지만


실제로의 생활권은

영동군 심천면 방면으로 다녔단다.


길도 먼저 심천쪽으로 나 있었으며,

근래에 옥천방향(금강변 도로)과 이어진 듯하다.


길은 임도나 농로처럼 좁지만

자동차를 이용해 마을로 통할 수 있던 유일한 길이었으며.


오래된 그 길가엔

비교적 큰 나무들이 서 있다.

(새로난 아랫편 길은 더 빈약하다)




경사도가 그리 크지 않고

이따끔 차량 대피장소까지 있었다.



아카시아의 계절



작은 산줄기 능선에는 묘지들이 줄지어져 있다.

아마도 마을에 살던 조상들이 묻혔을 거다.



확장된 경부고속도로의 고가다리



묘지에 난 각종 풀꽃



할미꽃을 쉽게 볼수 있었다.



물안개가 더 생길 것인지

벗어질 것인지 는 알수 없지만...시야는 아직 좋지않다.



이따 시간이 되면 지수리 방향으로 해서

예식장에 가는 것도 괜찮겠네...



마을이 가까워 지면서

민가가 있는 산 중턱은 안개가 적어 지는 듯하다.



그러나 합수지점은 안개가 여전하여

강물이 겨우 보인다.



새벽에 일 나오시는 할머니를 만났다.

지난 추석 때 호두를 구입했던 그 할머니셨다.


21세 때 대전에서 이곳으로 시집을 왔으며

지금은 70세를 훌쩍 넘으셨단다.

 



경사가 심한 산비탈에 있는 마을이래서 논이없다.

벼를 경작하고 싶어서 25리 거리의 심천까지 논 농사를 지러 다녔단다.


새별 일찍 출발하여 논 일을 하다 집에 돌아오면

밤 10시가 넘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지금도 그때 농사짓던 논15마지기가

심천에 있지만 풀만 무성하단다.


지금은 함께했던 영감이 죽고 없다며

회한에 젓는 할머니...



딸아이가 심천으로 중학교를 다닐 때...

쪼끄만 아이가 매일 25리길을 왕복하며 다녔으니

그때 제일 가슴이 아팠단다.


윗쪽 밭일을 하려고 시원할 때 나섰다며

낫을 들고 다니며 길가에 자라는 긴풀과 나무줄기를

연신 처내며 가셨다.



마을 안에 빈집이 있으나

다 주인이 있으며 외지인의 소유한 경우가 많고


간혹 별장겸 찾는이가 있지만

다 부서져내리는 집을 비싸게 요구하여

모두 그냥 되돌아 가더란다.



그 마을로 내려가 보자...ㅎ



예전에 멀리에서 보면서

누가 불편할 것 같은 저런 곳에서 살까 궁금하였던 곳이었지만


이번이 다섯번째 방문인 것 같다.

오늘은 마을 길을 이리저리 다녀보자



이 마을은 경사진 비탈면이어서 경작지가 적고

호도 나무가 많이 심겨 있다.


마을 아래 금강변 도로와도 연결이 돼 있으며

길이 좁아 교행이 불가능하다.


차량은 마을 윗쪽 벼랑 느티나무 옆 도로예서

여러번 전후진하는 방법으로 차를돌릴수 있었는데

그날은 아래 차량한대가 서 있었다.



멀리서 보면 몇몇 집들은 괜찮아 보이지만...

대부분의 집들이 유해 석면이 함유된 스레트 지붕으로

영세한 것으로 관찰되었다.



어떤 집의 옹벽은 돌을쌓아 만들어 졌으나

비교적 튼튼해 보였다.


호도알이 영글어 자라고 있었으며

작은 텃밭의 채소들 그리고 참죽(가죽)잎이 채취된 것으로 보아

주민들이 부지런한 것 같다.



짜투리 땅까지

노는 곳이 없어 보였다.



집앞 마당까지 차가 들어 갈 수 있는 집은

아무 곳도 없는 듯...



사람들만이 겨우 오르락 내리락 할수 있는

좁은 경사큰 길로 이어져 있다.


그리고 빈집들이 중간중간 있어서

관리를 하지 않은 탓으로 보기가 흉했다.



그렇지만 마을에 전기가 들어 오고

간이 상수도라도 시설돼 있어 다행인 듯


그렇지만 관리가 제대로 안되는 탓에

홍수라도 지면 마당이 무너져 떨어져 나가고....


아까 할머니가 말씀하시던 집인가 보다

이원 사람이 주인이라던...



마당에 박하가 무성하다.

바람이 일면 박하향이 흩날리겠네...



건강상의 이유로 도시살던 어떤 사람이

이 산골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여생을 보내 볼까 하고


이 마을에 찾아왔었는데

하도 비싸게 요구하여 되돌아 갔던적이 있단다.


그런 집들이라할지라도

꽃들은 끈질기게 피어나 나그네를 반긴다.



옛적에는 인심이 좋았는데...

요즘에는 외지사람들이 들어오면서 흉흉해 졌단다.


마을 길을 넓히려면

도로가 날 땅 임자가 동의를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발전이 없단다.



그런 가운데...

묘지들이 잘 조성돼 있는 듯 하다.



농장물 도난 피해가 있는지

심한 글귀로 출입하지 말랜다.



건너편에 금강면 도로로 이어지는

경사진 진입로가 보인다.



잘 개발을 하면

서울의 성북동 부자촌 같지 않을까...ㅎ



호도나무 옆으로는 옻나무들이 있었다.



우리말로 높은벌마을이라 부르지만

행정구역상 고당리 였고, 지금은 고당로1길로....ㅎ


마을 중간에는 질이 좋지 않는

우물터가 있었으며


몇개의 물탱크가 놓여 있었는데

파이프로 연결되어 있긴한데...수도는 아닌 것 같았다.



대나무 밭이 있었으며

지나는데 물이 얼굴에 묻어 올려다 보았더니


잎 끝부분에 신기하게

물방울들이 맺혀있었다.



마을 이리저리 살펴 보았어도

이른 새벽인지라 두 사람만 발견되었고


절반 정도만 사람이 기거하고

나머지는 이따끔 와볼뿐 살고 있지 하니하였으며


몇몇집은 얼마지 않아

쓰러져 폐허로 변할 듯하여 안타깝다.



마을 윗길과 아랫 길이 만나는 지점

그 지점에는 정자가 놓여 있었다.



공적비가 보이고

강 건너 마을의 경작지가 희미하게 보였다.



다시 텐트로 향한다.

해발 150미터쯤 올라가면 될거다.



시간이 경과해서인지

안개가 옅어졌는지 시야가 맑아진 기분...


아래 사진은 아까 그 할머니께서

밭으로 가면서 지난 길과 묘지로 가는 길로 보였다.



찔레향이 진하다.



금강휴게소 부근에서

저편의 길로 접어 들수 있을 듯



하류 지수리인지 합금리 부근에 다리가 있던데[...

그 다리로는 저 곳을 갈수 없단다.


저 곳을 바라보니

예천 회룡포마을과 비슷했다. ㅎ



그렇게 텐트에 가면서

이 곳 저곳을 실컷 조망해 보았다.



그 때서야 동편 구름사이로

밝은 해가 나타났고...



아름답게 피어난 백선 무리도

몸을 일으켜 아침을 맞는듯 했다.



사실 저 꽃을 처음 보았는데

이름을 알수 없어 야생화클럽에 문의해 답을 얻었다.


무지한 사람들은

독한냄새가 풍기는 저 식물의 뿌리를 봉삼이라는


엉뚱한 이름을 붙여

술을 담아 비싼 가격에 파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한다고...



텐트에 도착해 라면을 끓여 다 먹었을 쯤에

자동차 한 대가 옆에 서고 부부가 내렸다.


인사를 하면서 여기가 어딘지 묻는다.

높은벌 마을 뒷산 정상 부근이라 말해줬더니


그들은 이길이

그 마을로 통하는 길이냐며 반가워 했다.


마침  커피물을 끓이던 터라 커피를 마시겠냐고 물었더니

고맙단다. ㅎ하여 물을 더 부었다.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물었더니

사진을 찍어주겠냐며 반색을 하셔서

몇장을 더 찍었다.


나보다 더 어린 사람이었는데...

아주머니는 내가 나이 들게 보이지 않는다 하네...ㅎ


건너편 얘기를 하던 중에 아저씨는 석탄리와 수북리 부근도

저기 못지 않게 전망이 좋다고 귀뜸한다.


이 마을의 단점은 교통도 문제이지만

물이 좋지않은 듯하다고...친척이 이 마을에 사는데...



동네사람들이 대체로 치아가 좋은 않은 것은

식수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 한다.


암튼...그들이 먼저 내려 갔고...

그후 나도 준비하여 마을로 내려간다.



옥천 읍내 목욕탕에 가서 몸을 씻고

양복으로 갈아 입은 다음

친구네 혼사가 있을 명가로 향해야 겠다.



당초 지수리를 거쳐 가려고 했던 계획은

아저씨가 전망이 좋다던



석탄리와 수북리 방면을거치는 것으로

수정이 되었다. ㅎ



하늘가까이의 높은벌마을

어떤 사람들은 저런 곳을 하늘아래 첫동네라 하던데...



그 마을을 지나 좁고 급한 꼬부랑 길을 내려가다

멈춰 섰다.


찔레꽃도 분명 있었지만

이 꽃은 찔레보다 더 우아한 다른 종이다.



차량을 세운김에

몇장의 사진을 더 찍도록 하자.



찔레꽃 넝쿨 아래서...노래가~~^^



그렇게 조심조심 하며

수직 높이 150미터 정도의 마을앞 내리막 길을 내려왔다.



결국 강변도로를 만나 안도 하면서

내비에 석탄리를 입력시켰으며



옥천 읍내로 출발하였고...

다음 여정으로 이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