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언 얼음연못 파주아지트
< 2013. 1. 19. ~ 1. 20. >
단풍이 짙은 가을에 가 보았던 아지트
이 겨울철에 그 곳 파주 아지트로 향했다.
먼저 해든터에 들러
저녁식사를 간단히 마치고 도착한 곳
조용하긴 하지만...
겨울 호수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호숫가로 이동하였다.
다시 찾은 그 곳엔
먼저 온 방문자가 있었다.
그들은 숯불을 피워 고기를 굽고
모닥불로 호숫가 추억을 따뜻하게 데우고 있었는데...
아마도 또래 친구들끼리
야외 모임을 가지는 듯 했다.
그런 겨울의 정취 속에
우린 눈 밭을 다지고 텐트를 올렸으며
잠시 주변 산책에 나섰다.
아무래도 해든터에서 과식을 했나보다..
유난히 춥기 때문에 호수는 모두 얼고
흰눈으로 덮혀있다.
예년 같으면 호수 가운데는 얼지 않아
철새들이 머물고 있는 광경을 볼 수 있었는데...
올해는 전혀 없는 것으로 보아 춥긴 춥다.
더구나 아직 눈이 한뼙의 두께나 쌓여 있어
얼음의 숨구멍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한밤 중인데도 환해서
저 건너 불빛 있는 곳을 다녀오려 했지만...
옆지기는 위험하다며 산보나 가자한다.
체력장을 찾았지만 굳게 잠겨 있었다
아마 절전정책 때문인듯 하지만 살짝 아쉽네..
대충 산보를 마치고 내딸서영이를 보는데
기온이 더 내려가서 차츰 추워진다.
파주 아지트는 공기가 맑지만
서울에 비해 기온이 4~5도 낮은 것이 흠..
물론 여름에는 장점이다.
지난번의 남쪽을 생각하며 잠을 청했다.
따뜻한 침낭 안에 눕자마자 잠들었나 보다.
한 새벽 두,세시쯤 되었을까.
눈을 떠 뒤척이는데...
자고 있는 줄 알았던 옆지기가
커피를 괜히 마셨단다.ㅜㅜ
라디오를 꺼내 안테나를 뽑았다.
그리고 켜서 다이얼을 맞추는데 심야방송 채널이 잡혔다.
지금 흐르는 음악이 흘러 나왔다.
진행자의 맨트에서 얼음연못이란 곡을 기억하고
간신히 검색해 냈으나 재생이 잘 되지 않아 다른 곡으로 정했다.
아래 사진은 새벽에 찍은 서릿꽃
안개가 얼어 붙어 피우는 서리꽃
사다리에도 잔득껴서 자칫 미끄러질뻔 하였다.
아내에게 내여올 때 조심하라 얘기하고
어젯 밤 못다한 산책을 나선다.
겨울에 눈이 많이 와서 풍년이 들겠지? ㅎㅎ
호수가 완전히 얼지 않았더라면 서리꽃이 훨씬 많이 피었을게다.
오랜만에 온 아지트
약수는 덧없이 흐르는 시간처럼
낮에도 밤에도 새벽에도 끝없이 샘물을 쏟아내었다.
한잔의 약수로
창백한 내 육신과 마음을 훑어 내리고....
정자 앞 소나무 아래 잠시 멈춰섰다.
그리고 다음으로 멈춘 곳은
물래방아가 삐걱거리며 돌아거던 작은 연못가
긴 겨울잠에 빠진 그 광경은
아름다운 물래방앗간 집 처녀란 단어를
조용히 떠오르게 한다. ㅋ
어린 회양목나무가 목을 뻣어
춥다고 얘기하는 듯
열대지방에 사는 종류같은데
우리나라처럼 추운 곳에서도 잘 적응 하는
저 식물은 실난이란다.
옆지기는 아직까지 기척이 없다.
얼음연못 윗쪽 눈밭 위로 접어 들었다.
흰눈 사이로 버들가지와
강아지 풀이 고개를 내밀고
그 너머로는 넓다란 설원이 펼쳐있다.
그리고 네다리를 가진 이름모를 산 짐승의 발자국이
내가 자연 한 가운데 서 있음을 일깨워 줬다.
아직 주무십니까? 불렀더니
빼꼼이 내다보더라는...ㅎ
그리고 발자국을 따라 걷는다.
버드나무에 핀 서리꽃은 해가 뜨면 반짝일 거다.
바람이 심해서일까
솜털 씨앗은 다 날아가고 앙상한 줄기만 남았네
대추나무에도
매화나무에도
새끼줄에도
텐트 외벽에도 하얗게 핀 서리꽃 기운속에
또다른 아침이 밝아온다.
일정을 위하여 주섬주섬 철수를 하였다.
그리고... 근처 캠핑장을 거쳐
늘어만 가는 캠핑 인구를
한번 더 깨달으며 귀가하였던
그 주말을 기록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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