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이야기

[ 옥천 ] 용암사의 일출

재넘어아재 2012. 10. 3. 10:16

 

충북 옥천 용암사(沃川 龍巖寺)

2012. 9. 28.~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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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암사는 의신(義信)이 552년(진흥왕 13년)에 창건하였다 하며
경내에 용처럼 생긴 바위가 있어 용암사라 하였다고 유래하나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에 의해 파괴되고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 있단다.
충북 옥천군 옥천읍 삼청리 산51-1에 있는 용암사는


날씨 좋은 새벽, 인근 대청호에서 생겨난 물안개가 운해를 이뤄

들녁을 가득 메운 모습과 일출의 명소로 소문 나 있는데...


광경은 한국에서 꼭 봐야할 50개 명소로

미국의 CNN 방송국에서 선정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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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지기는 추석을 쇠러 서울 동생차에 동승해 내려 오겠다며

나더러 서울에 오지 말고 대전서 기다리랜다.

 

낮부터 내려와 내 방 청소상태를 검사할 줄 알았는데...

딸아이 퇴근에 맞춰 출발을 할 수 있겠다니 다행스럽다. ^^

 

옥천 용암사에서 서로 합류해서 야영을 하되

새벽에 일어나 용암사의 일출을 보기로 하였다.

 

암튼, 용암사에서 만나 텐트를 세팅하고서

기념사진을 겨우 찍은 시각을 보니 자정을 넘겼다.ㅜ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해서

야영할 자리가 없으면 아지트인 송담사로 가려 했는데...

 

용암사 주차장에는 달랑 우리밖에 없었다.

달이 뜬 하늘 빛은 파랬고 큰 별들이 보이는 가운데

장거리 운전에 지친 가족들은 단잠에 들었다.

 

 

동생네는 신형 루프텐트를구입한후 첫 야영이란다.

때문에 전기담요를 준비하지 못하고 이부자리를 가져 왔단다.

 

전기담요를 찾아 전해 주었는데..

제수씨는 그덕분에 집에서 자는 것처럼 잘 잤단다.

 

나는 한시간 쯤 잠이 들었을까...

자갈이 깔린 주차장이래서 자동차 소음으로 잠에서 깨었다.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인듯 했다.

 

시계를 보니  출은 아직 5시간 이상 지나야 하는 시각이었다.

성급한 사람이 왔나보다 생각하고 이내 눈을 감았다.

 

다시 한시간 쯤 지났을까.

또다를 자동차가 도착하였고 두사람이 내려서는 시끄런 대화를 해댄다.

 

에고~ 잠은 다 잤네...

발전기 연료상태를 볼까하여 텐트에서 내려갔다.

 

그들에게 접근하여 사진찍으러 오셨는지 물었더니... 그렇단다.

나도 사진찍으러 초행길을 왔다면서 인사하고

 

길을 모르는데 같이가면 안되겠느냐고 했더니

포인트가 많아요. 그리 얘기를 하더니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

 

성급히 후레쉬와 카메라를 챙겨 따라가는데

갑자기 보이지가 않는다..ㅜㅜ

 

나중에 알고보니 나로 인해

자기들이 선점하려던 포인트를 혹시 점령당하지 않을까하는 염려로

이방인을 떼어 놓고 싶었나 보다.


아니, 사진가의 순수한 열정이었다고

내심 편케 생각키로 하자.

 

덕분에, 몇개의 계단을 오르내렸으나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맸다.

 

할수 없이 스마트폰으로 길을 검색하여

절 오른편에 길이 있음을 알아냈고

 

몇 번의 밧줄을 타야하는

험로를 거쳐 포인트에 오를 수 있었다.

 

 

그 열정적인 사진가들의 삼각대가

아래 사진에서 좌측 바위 위에 놓여 있는데....

고운 시선을 줄 수가 없었다.

 

사진은 선한 마음으로 아름다움을 찾아 기록해야 값진 것이거늘...

그런 욕심가득한 사진은 찍으서 무엇하랴.

 

서로 겸언쩍어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있다가

위로 올라가면 다른 곳이 있지 않을까 하여 혼자 한참 올랐지만

도무지 찾을 수 가 없어 다시 내려와 삼각대를 세웠다.



잠시후 다른 한분이 올라 오셨는데...

대전서 여러번 오셨다는 분이었고,


그 분은 운해가 없어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없겠다 하시면서

운해를 찍을 자리는 선점 당했지만


일출사진은 지금자리도 좋다면서

옆에 삼각대를 펼치시고 내게 위안을 주셨다.


그렇지만 잠시후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카메라를 방풍자켓 안에 넣고... 지나가는 비려니 했지만...


만만치 않았기에 나는 내려가야 겠다며 삼각대를 접어

인사를 하고 절 주차장으로 내려 갈수밖에 없었다.

<텐트에 올라 잠을 자다 다시 오르면 되므로...>


삼층석탑을 발견하고 사진을 찍는데

잠시후 그분도 내려오는 듯한 랜턴 불빛이 보였다.


그럼에도 새벽에 잠시 내리는 비는

나머지 세 사람의 욕심은 누그려 뜨리지 못하는 듯 했다.


나는 다시 텐트에 올라 잠을 청했기에

남아있던 그들이 그후 내려왔는지 확인하진 못했다.


잠시후 비가 약해졌고

그 후 날이 밝을 때까지 차량들이 수시로 올라왔다.


어떤 때는 개인이...

어떤 때는 단체로 우르르 오르는 듯 했었는데


그 땐 두 차에서 잠자는 가족들도 모두 깨어나

이구동성으로 도대체 얼마나 아름답기에


사람들이 잠도 안자고 저리 많이도 온단 말인가? 하고

함께 올라가 보자한다.



여명이 가득히 찾아 온 그때는

새벽 5시30분 경이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은

밧줄을 잡아야 오를 수 있는 경사 심한 바윗 길이라며

위험하니 절 안에서 보자고 했다.


나도 카메라와 삼각대를 깨냈고

모두들 옷을 따뜻하게 입고 나선다.


6시를 넘어서자 일출 준비로

동쪽하늘이 더 붉어지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운무는 기대했던 것에 미치지 못했다.

그래도 옆지기는 제수씨와 함께 멋지다고 감탄해서 다행이다. ㅎ



약하지만 운무의 농도가

점차 진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일출을 조마조마하며 기다리는데...

마치 신년을 맞이하러 동해로 간 느낌을 가져 보았다.


그러고 보니 신년 첫 태양을 맞은 기억이

정말 까마득하네...ㅜㅜ


하지만 신년 첫 해는 아니어도

바다는 이따끔 갔었고 일출도 보았음을 위안삼는다. ㅎ



여섯시 25분을 넘겨 눈부신 태양이

빼꼼히 나와 우리를 보구 있네...ㅎ



이쁜 태양이 장엄한 얼굴을 다 내 놓을 때까진

얼마의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졌고

사진가들은 셔터를 마구 눌렀을 거다.



그 때 들력엔 안개가 조금만 깔려서

들녁의 황금빛이 감춰지지 않았고 신작로며 비닐하우스를

드러나 보여 어쩌면 더 운치가 있었나 보다.



하늘엔 구름이 적당히 있어서

맑은 하늘에서 보다 더 아름다운 아침 햇빛을 선사하는 듯 했다.



그 구름 아래 겹겹히 산수화가 골을 이루고

그 고랑들 사이에는 안개가 솜처럼 둘러쳐 있었다.



사진을 정리하며 "많이도 찍었네"라는 말이 나온다.

같은 종류(같은 구도, 각도, 사이즈)의 사진이 많이 나온다.


더 나은 것을 찾아 선택을 하지만

사실 그게 그거다.


옛날식의 필름 같으면 그렇게 많이 찍지 않을텐데...

한장한장 폴라로이드 필름이라 여기면 어떨까



젊을 때 아까운 줄 모르고

한장에 1불씩이나 하는 필름을 찍어대던 때가 있었으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사실 두번째 유럽여행 때

폴라로이드를 사용한 것은


첫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찍은 필름을 나중에 인화하였을 때


사진의 장소가 어딘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고


관광지가 주로 성당인데 이름과 모습이 너무 흡사해서

나중에 구분을 할수 없어서 였다.

 

폴라로이드는 찍자마자

사진에 시각과 장소를 메모할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인물사진의 경우 사람 수만큼

중복해 찍어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암튼 사진을 한장한장 소중히 다루며

찍어야 할텐데...

갑자기 태양 빛이 너무 져 찍기 어렵다.



용암사를 지도로 검색해 보면 동편 10키로미터 지점에

금강 유원지가 있던데 저 산줄기 사이가 아닐까 한다.



그리고 해가 떠 오르는 곳은

우리 고향에서 보이는 백두대간 중의 하나인 백화산이

구름이 없으면 보일 수도 있었겠다.



날이 밝아지자 새들도 활발히 움직인다.

대나무에 큰 새 두 마리가 날아 와 앉아 있다가

한마리는 다른대로 날아가고 없다.



저멀리 끝에 보이는 산이 백화산 같네...ㅎ


구름이 태양을 잠시 가렸다.



깨어나는 산하,

조용히 기지개르르 켜는 들녁을 바라보는 기분을

말로 푠현한다는 게 어렵다.



커피한잔 마셨으면 좋겠네...ㅎ

각자 바쁜 와중에 여유를 갖고

가족간에 함께하는 시간을 더 가져야 겠다.



이제 일출의 모습은 그만 담고

절의 모습을 보기로 하자.



그렇지만 어스름 빛 같은 것이 남아 있어

용암사에서 내려다 보는 광경은 아름답기만 하다.



대웅전 앞에서 본 용암사



언덕을 깍아 계단을 만들고, 바위와 흙을 교모하게 이용해

용암사가 만들어 졌음을 알수 있었다.



지붕 윗쪽에 있는 바위 벽면에는

마애불이 새겨져 있는데 쌍삼층석탑을 먼저 본후

나중에 가 보기로 하자.



아래에서 볼 때 용암사 우측에(사진포인트 가는 길옆)는

옥천 용암사 쌍3층석탑(沃川 龍巖寺 雙3層石塔) 보물 제1388호 가 있다.



-석탑에서 본 용암사 모습-

이 석탑이 다른 석탑과 특별히 다른 게 있다면

나는 자연의 바위 위에다 탑을 세웠다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다양한 각도에서 본 석탑

우측 아래 사진은 밤에 촬영한 것이다.



아직도 아침 햇살이 곱다...



붉은 빛 수묵화



대웅전 앞을 지나 계단을 오르고



앞에 놓은 돌 조각과 그 위에 놓은 놋대야가 보이는 데

무슨의미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마음을 정갈하게 세수를 하란 뜻이 아닐까. 생각하며...

대웅전 옆을 돌아 계단을 오른다.



담쟁이가 붉게 물들었고

대나무 잎은 어젯밤 비에 젖어 햇빛을 반사하고 있다.



천불전 지붕 위 하늘빛은

계절을 짐작케 하는데 모자람이 없구나.



갑자기 나타난 큰 조약돌? 길

대나무 숲 사이로 들어가는 느낌을 주었다.



너무 좋은 느낌을 줘서

다시 뒤돌아 보게 만들었다.



마애불 앞에는 학생들인 듯한

예닐곱의 젊은이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용암사 마애불(충북유형문화재 제17호)

신라의 마지막 왕자인 마의태자가

금강산으로 가던 도중 이 용바위에서 서라벌이 있는 남쪽 하늘을 보며

통곡하였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연화대좌 위에 서 있는 높이 3m인 고려 중기의 작품인 마애불은
마의태자가 신라 멸망을 통탄하며 유랑하던 중에 이곳에 머물다가 떠나자

그를 추모하는 사람들이 그를 기리며 조성하였다고 하여

마의태자상이라고도 한단다.



그 곳에서 내려다 본 광경들이다.



태양 아래로는

고속철도인듯한 철길과 터널이 보였다.



저 먼곳이 옥천 읍내가 아닐까 싶은데...

연기가 피어 오르는 것 같은 모습도 보였다.



주차장을 보니 아직 차들이 많이 있고

주차장 이외에도 갓길에 주차한 차들까지...

아무튼 많이 찾는 곳이 었다.



주차장을 향해 내려가고 있다.

바람 없이 맑았고 추석준비 하기에는 참좋을 날이다.



줌을 당겨보니 종에는 무늬가 있었다.

고운 단청 빛깔처럼 아련한 추억의 내 고향으로 가자.



아침은 옥천 읍내에 나가

올뱅이국으로 해결하려 했으나 연 집이 보이지 않았다.


양산 선희네 식당으로 넘어가

어죽을 먹는게 어떻겠냐고 했더니 옆지기는 시큰둥이다.



결국 지인에게 문의했더니

영동읍 매천리 태양식당의 우거지 해장국을 소개되었고


그 곳에서 아침을 해결 한 뒤

그리운 고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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