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찾은 관곡지의 아침
2012. 7. 7.
지난 주말에는 참석할 예식행사가 있어
애시당초 여행은 접고 있었다.
그렇지만 새벽에 깨어나
물한잔 마시고 나니.. 잠은 더 달아나고....
아이고~ 심심타~
자고 있는 아내를 깨울 수는 없는데
화사하게 핀 연꽃들이 떠오른다.
그래~~ 또 가자~,
하여 새벽 6시에 도착한 관곡지 입구
저번엔 관리사무소라고 말했던 곳인데....
시흥시생명농업기술센터로 정정한다. ^^
아침 10시에 문을 연다고 하니
아직 4시간이 더 지나야 한다.
연잎차를 마시려고 했는데
다음 기회로 미뤄야 할 듯... ㅜㅜ
아침 여섯시인데도 해가 떠올라
연밭을 비추이고....
연꽃들도 더 환하게
연분홍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벌써 해가 떠올라 연밭에 햇빛이 따갑다.
빗 방울은 다 마르고,
이슬만 조금 있을뿐..ㅜㅜ조금 더 일찍 와야 했다.
벌써 햇빛이 강한걸...오늘은 얼마나 찌려나....
연밭사이 좁다란 둑길에는
사진찍는 사람들이 숨을 죽이며 이쪽저쪽을 바삐 다닌다.
조심 조심 다가서서
은은히 퍼져오는 향기를 맡기도 하고...
저 꽃속은 어쩌면
대장간의 불구덩이 처럼 보이기도 했다.
저 안에 철물을 꼽고 풀무질을 하여
붉게 달궈 내고
이리저리 뒤집으며
망치질로 이리 펴고 저리굽혀서
낫도.. 괭이도...만드는
그런 대장간 풍로 속의
열기처럼 붉었다.
잘 익은 복숭아가 연상되는가 하면,
어떤 것은 외할머니 하얀 저고리를 연상시킨다.
홍련의 향기가 더 짙은 것일까.
벌들은 백련보다 홍련에 더 모여드는 것 같다.
연꽃을 찾는 벌들을 포획하려고
부비트랩(덫)을 설치 해 놓은 거미가 보였다.
우수꽝스럽게 만들어진 거미줄이
우리 눈에는 잘 보이는데...
날 벌레들은 덫에 잘 걸려드는 것 같다.
연꽃을 찍기 위해 각가지 장비들이 동원됐다.
저 것은 영화찍는 필름장비 같은데...
저 연꽃은
분홍색 해바라기 처럼 보인다.
머리가 흰 사람이건
검은 사람이건
사진을 찍는 열정만은 같다.
저 벌은....꿀벌이 아닌데....
초등학교 양철지붕 아래 집짓고 살던
땡끼벌(아마 사투리일 것 같다) 인듯...
조금이라도 높은 곳에서 찍기위해
삼각대를 높이 쳐들고 있는 작가님
여기 저기에서 연꽃을 찍느라 바쁜 사람들
저 건너편엔 안개가 자욱하고
농부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아련하였다.
저런 농부님들이 보기에는
나 같은 사람들을 한심스럽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고...
아니면 팔자 좋은 넘들이라고...
푸념을 늘어 놓을지 모르겠다.
그래~ 걍 팔자 좋은 넘들이라고
치부하자. ㅎ
어? 넘들이라고 하면 안되겠네..ㅎ
맞아 거긴 사람들만 있는게 아니라
엉성하게 집짓는 거미와
촘촘하고 이쁘게 집짓는 거미도 있었다.
꽃잎이 다 떨어진 상태
저 꽃들도 머지않아 위와 같이 되겠지?
저 백련도 꽃잎이 떨어지면
노란 연밥이 남을까
이제 갓 피어난 홍련
그리고 백련
연잎에 고인 물방울
아마 어제내린 빗물이 고여 있을 거다.
향기가 짙어 벌들이 모여든다.
2차대전 때 공습하는 비행기 같다.
가만히 기다려 보니
많을 때는 5마리까지 날아들더라는....ㅎ
백련과 홍련을 번갈아 담았다.
저 사진가는 손에 연꽃잎을 따 들고 있다.
무엇이 저런 열정을 쏟게 하는가?
몇시간 지나면 안개가 걷히고
파란하늘이 보일 듯
그 때쯤이면 햇살이 너무 따가울 거다.
벌써 등에 땀이 흐르려 하는데...
부지런히 다녀가자.
가족들끼리 오신 분도 계시고....
다양한 분들이 오셨다.
비 개인 후여서 장화를 신은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 중에 까치발을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장화신은 여인..ㅎ
풀잎에 맺힌 물방울들은
어제 내린 비의 흔적
삼각대를 받히고 어딘가를 주시하는 아짐
그 주변에는 메꽃이 많이 피어 있었다.
할머니가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일까 보았더니
연잎 위에 모인 물방울이 아래로 흘러 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여인의 끈기가 무서웠다.
그 끈기가 나의 호기심을 불렀던 것 같다.
그 얘기에 나는 다른 연잎의 물을 떠 옮겨서
흐르는 장면을 찍으면 안되겠냐는 제안을 하였고,
이에 따라 그 여인은 수차례 시도하였으며
나중에는 가방에 든 식수까지
동원한 끝에 만족스런 사진을 얻었다는...
아마 내가 그옆을 지나지 않았으면
그 어른은 몇시간 쯤은 기다리다 지쳐
포기했을지도 모르겠다.
비도 오지 않는데...
어찌 저 물방울이 흘러내릴 것이라고 판단을 했는지
대체 모를 일이다. ㅎㅎ
저 열정의 눈빛
빅토리아 연이 심겨진 연못
아직 덜자랐고 꽃은 8월 중순경에 필 것으로 예상된단다.
빅토리아 연꽃은 왕관처럼 생겼는데
밤에 개화하기에 그때가 되면
사람들이 주위에 모이며 모기에 물려 가면서
기다리다 피어나는 모습을 후레쉬로 비춰 찍는단다.
할아버지는 선생님 같고
다른 사람들은 학생들인 것 같다.
이 것도 연종류인지 꽃은 보이지 않는다.
그 앞에 잠자리기 춤을 춘다...
요즘은 초등학교 등교길의 그 저수지에 많던
장수잠자리가 보고싶네...
이쁘지만 꽃이름은 모르겠고...
관곡지에는 저런 쉼터가
요소요소에 설치돼 있어 쉬어 가기 좋다.
저 곳이 포토포인트?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은 이유가 있을 텐데....
그래도 이곳저곳에
작자 마음에 드는 곳을 카메라는 향한다.
모녀인듯한 사람이 옆을 지나며
옛날 소나기 올 때 저 잎사귀를 우산처럼 썼단다.
나는 토란잎을 사용하는 것은 봤지만
큰 연잎은 어른이 돼서 겨우 보았다.
그런 연밭에서 싱그런 연잎을 보며...
연향속의 관곡지를 방문한 사람들
내가 찾을 때 마다
더욱 많은 사람들이 함께 찾는 듯하다.
꿀을 찾아 드나드는 벌처럼 이곳을 찾지만
꽃이지고 나면 떠나겠지..
그런 이별이 아쉬워
사진은 시간을 멈추어 주리라.
제일 예쁘기 핀 꽃을 찾아
가슴에 간직하고 싶은 사진가들...
그런 연꽃을 찾을 수 있다면
발에 물 담그는 것 쯤은 주저하지 않는다.
좀처럼 서서 다니지 않던 사람들도
별수없이 찾아 나서야 한다.
비록 몸이 불편하여
휠체어를 이용할지라도 관곡지를 찾는다.
그런데 저 많은 사람들은
사진을 찍어 다 무엇을 하는지...
인터넷 검색을 해 보면
블로그에나 카페에 사진을 남기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던데...
그런 사진가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농부 아저씨는 물고를 만지러 나섰다.
저 곳은 시흥시인지 안산시에서
사진가들에게 사진전람회 참여를 홍보하는 곳이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커피를 타주며 전단지를 나누주더라는....
지난번에는 저 앞을 지나면서
어느 동호회에서 나온 줄 알았다는....
그때 커피가 마시는 사람들을
부러워 했었다.
혹시 이글을 보시는 분이 있다면
찾아가 커피 한잔을 청해도
쾌히 받아 준다는 것을 아시길...ㅎ
뭐, 여유를 두고 마시고 싶다면
제일 처음 사진 속의
시흥시생명농업기술센터 1층에 가면
서로 담소를 하며 우아하게 마실수 있겠다.
시간이 흐르자
하늘 색이 파랗게 변화한다.
아직 이슬은 촉촉하고...
점차 대기의 온도는 상승하지만...
사진 찍는 사람들의 열기에는 비할 수 없겠다.
보이는 가 활짝 펼친 연분홍 연꽃이...
저런 꽃이 지천에 널려 있는 곳, 그 곳,
아니 가까운 연밭에 가 보자.
홍련이 봉긋하고
봉우리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화사하게 피어나는 홍련도 예쁘지만....
그런 연을 찍는
사람들의 열정도 아름답다.
어제까지 내린 비로
곳곳에 물이 흥건히 고여 있지만...
아랑곳 하지 않는 예비 사진가들
그 수면 위에
그들의 모습이 비쳐 보인다.
부처님의 자비를 듬북 받고
피어난 연꽃 처럼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네...
장화를 신은 사나이...ㅎ
관곡지는 온통 연꽃세상 이었다.
세상에 나와 밝게 피어난 연꽃이
마냥 아름다운 7월의 아침을 달군다.
그런 관곡지를 찾은 사진가들 앞에
모델이 되어 주고
부처님의 자비를 뿌려주는 향기에 취한
사람들을 가리지 않고
맞이하는 저 연꽃을
마음 가득히 담았다.
이제는 빅토리아 연이 꽃피울 때
다시 찾아야지...
그렇게 MTB 회원들이 쉬고 있는
정자를 지나
주차해 둔 도롯가로 나왔는데....
차량 행렬은 더 길어져 있었다.
어떤 아짐도 사진을 다 찍었는지
나가고 있는 모습을 보며
나도
관곡지를 떠났다.
님~,시간이 허락되시면
다녀 오셔도 좋을 듯 함다.
활짝핀 연꽃처럼
오늘도 행복하시길...
^*^
'여행과 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대전, 옥천 ] 식장상 패러글라이딩 (0) | 2012.08.02 |
---|---|
[ 대전 ] 식장산에서 본 대전야경 (0) | 2012.08.01 |
[ 시흥 ] 관곡지를 찾는 사람들 (0) | 2012.07.03 |
[ 청원 ] 미원면 청석굴 (0) | 2012.06.29 |
[ 시흥 ] 관곡지의 오전과 오후 (0) | 2012.06.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