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장호수 양귀비
2012. 6. 9.~6. 10.
내 아우는 요즘 캠핑에 관심을 가진 것 같다.
하여 인터넷을 서핑하다가...어느 카페에도 가입을 하였고
카페에 찾아가 글도 읽고 하였는데
어느 날은 신제품 시범사용자 모집을 하더란다.
새 텐트로 캠핑도 경험하고
사용후기를 잘 써 채택이 되면 그 제품을 선사받거나
할인구매를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였던 것
하여 캠핑시 함께 가기로 했는데.
그 장소로 파주아지트가 정해졌다.
우리가 먼저 도착해 장비를 세팅하고 기다리는데...
나중에 아우네가 도착하였고...
설치되어야 할 텐트가 든 새 상자가 내려졌으며
포장이 해체된 다음 내용물이 꺼내져 점호를 받고 있다.
상자를 보니 가족용 대형텐트는 아니고
2~3인이 사용하기 적당한 크기인듯...
하나하나의 동작을 설명하기 위해
중간중간 사진을 찍어 가면서 설치를 시작한다.
나도 거들기도 했지만 눈설미가 좋은 아우네...
부부가 도와가며 텐트를 설치하는
그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ㅎ
처음으로 설치하는 것이기에
관심을 가진 주변의 캠퍼도 구경을 하면서 돕는다.
버팀이 되는 4개의 폴대들을 조립하여
무사히 설치를 마쳤다.
바람이 불지 않았고 여러사람 지켜 보는 덕분에
벌써 마지막 팩을 박아 텐트는 고정되고 있다.
팩과 망치는 나중에 교환하여야 한다고 귀뜸했는데...
처음부터 제대로 만들지 않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하는 듯하다.
취침공간인 이너 텐트까지 설치됐으니
이젠 저 안에 발포매트를 깔면 취침준비도 문제가 없겠다.
외관은 완료되었고.
사진으로 기록을 남긴다음..
공기순환을 위해 출입구를 걷어 올린다.
여름의 경우 거실 3면을 걷어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모기장이 없는게 결정적인 감점 요인이다.
뭔 텐트가 모기장이 없을까~ ㅜㅜ
하지만 잠자리 마련을 위해 발포매트도 깔려졌다.
아싸~ 이젠 이불만 깔면된다. ㅎ
점심시간이 되어 밥상이 차려고 있다.
가까이 사는 누님네도 초대되었는데...
마침 조카가 다니려 온김에 함께 오겠단다.
하여 손님 넷이 추가되어 공간이 조금 비좁다. ㅋ
긴급 의자를 투입 겨우 좌석이 마련되고
조카 딸도 앉았다. 손님 먼저..ㅎ
파란 숲속 나무 그늘이 있는 오랜만의 야외가 좋다.
너무 좋은 나머지 싱글벙글...ㅎㅎ
어린아이 규림이는 밥 먹다말고
물놀이에 관심을 보이길래 가까이 가 보라 해도
가까이 다가서다가도 더 이상은 접근하지 않더라는...ㅎ
가뭄이 심해서 타들어 가는 잔디를 보호하려고
설치된 스프링쿨러가...
아이들 눈에는 놀이 감으로 보여지는 것..ㅎ
이곳 저곳 야영 나온 가족들
휴일을 즐기러 나온 모습이 보기 좋다.
저 그늘 아래에서 지내다
텐트에서 잠을 자려나 보다. ㅎㅎ
식사후엔 주변 산책에 나섰다.
보리수나무의 열매가 익어간다...
맛을 보니 아직 스큼 텁텁하다..ㅎ
임도를 걷는데..
파란 잎에 흰 물페인트를 칠한듯한 나무가 있다.
옛날 우리가 어릴 때는 못보던 것인데
요즘은 어렵지 않게 발견이 된다.
원래 그런 나무인지 아니면 병을 앓는 것이지
알 수 가 없다.
싸릿꽃
누님과 매형 그리고 조카는 돌아가고
두 가족이 저녁을 맞는다.
오늘 저녁은
K2 새 텐트 아래에 차려져 뜻깊다. ㅋ
이 텐트는 핵 가족이 야영하는데
별문제는 없으나
아무래도 타프는 하나를 추가로 마련하는게 좋겠다.
후기를 잘써서 저 텐트를 받으면
아우에게 타프를 선물해야겠네~^^
다음 날,
아침을 먹은 직후 산책을 나섰다.
호숫가를 가는 길
단풍나무의 빨간 잎이 눈 길을 끈다.
오늘 날씨가 오전부터 만만치 않아
어제 쓰지 않던 선풍기를 오늘은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런 더위에 앵두가 빨갛게 익어간다.
개수대 옆 앵두나무에 열매가 많이 달려있다.
가뭄 때문인지 알이 굵지 않고... 아직 덜 익었지만...
계절을 알리는 사진 소재로는 좋은 듯하다.
그 앞의 꽃밭,
그 곳엔 매년 밀, 보리, 매밀, 애생화들을 조성해 왔다.
올해는 서양 양귀비가 심어진 듯 하고
이 가뭄에 겨우 명맥을 유지 하고 있는 가운데
나 같은 나그네가 찾아 줬고
사진으로 남겨저 다행이라고 여기지 않을까?
그 지역에 꽃이 흔하지 않았는지
벌이나 나비들도 많이 찾아 와 날고 있었다.
가만이 보면 방금 다녀 간 곳에
또 다른 벌이 또 찾아 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조금은 멍청한 듯 하다. ㅎ
꽃나무는 성하지 않지만...
갑천변에 비해 종류가 참 다양했다.
어떤 것은 빨간 꽃잎에 중앙이 검고...
이 꽃은 중앙에 검은 부위가 없다.
꽃 수술 색깔도 각기 틀리다.
어디서 불이 났는지
산림소방 헬기가 연신 물을 퍼 나른다.
아래에서 본 모습
옆에서 본 모습
프로펠러가 위 아래 나뉘어 있고
회전 방향이 서로 반대다.
농업용수용 댐이 생긴지 십몇년이 흘렀다는데..
물이 저렇게 빠진것은 처음본다.
바닥을 드러내려면 아직 멀었지만...
호수 아래 편 작물들이 메마르지 않게 물은 관수되고 있었다.
호숫가는 짐승 발자국도 있었는데..
고라니와 오리가 다닌 흔적이 많았다.
갓 태어난 듯한 잠자리가 앞으로 날아 와 앉는다.
줄기 나무에 핀 꽃인데...향기로왔던 기억이지만
이름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인동초 아니었나?
아무래도 약수터 옆 꽃밭으로 가야겠다.
그 곳 역시 가물지만..더 넓은 곳에 양귀비가 피어 있다.
콩나물 대가리 처럼 숙여진 머리는
앞으로 꽃이 피어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붉은색, 주황색, 분홍
그리고 하얗거나 무늬가 있는 것 등의 양귀비 꽃이
안개꽃과 어울려 있었다.
꽃가게에서 덤으로 한웅큼 끼워 주듯이 안개꽃이 조연해 주어
양귀비가 한층 예쁘게 보인다.
나비들이 춤추는 듯 하다.
색상도 의외로 은은하고 부드럽게 보여 좋았다.
마치 서양의 명화를 보는 듯...
양귀비 꽃을 직접보거나 사진으로 봐 왔지만...
지금의 이 풍경들이 젤 나은 듯하다.
제 눈에 안경이라더니..ㅋㅋ
고은 색은 물론이고
대단히 자유분망하면서...
꽃 잎들 또한 부드럽게 표현돼 아름답기 그지없다.
먼저 번 찍었던 장미꽃 사진은
너무 클로즈업하여 감흥이 덜했다는 아내의 소감이 있었으니
오늘은 서로 어우러진 모습을
찍기로 한다.
나도 클로즈업보다는
이런 사진이 나은 것 같네...ㅎ
세상 살이를 표현 한 것 같아...ㅎ
색도 키기도 종류도 다른 것들이 섞여 어울린 모습에....
파노라마 사진이 특히 좋네...
아름다운 세상 같아~~^^
크릭하면 원본사진 보기 가 되면 좋겠는데..
시도해 보니 안된다. ㅜㅜ
수분이 충분하다면
모두가 크게 자랐을 텐데...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이 되어
양귀비를 보는 듯하다...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먼저 꽃을 피웠기에 안타깝지만...
사이즈가 다른 것들이 함께 섞여 있어
오히려 보기는 좋다. ㅎ
꽃이 이미 진 것은
흰 꽃 바로 좌측의 꽃대처럼 똑바로 서 있고
앞으로 필 것들은
콩나물 줄기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다.
어떤 것들은 꽃잎 들이 홑겹이지만
어떤 종은 겹꽃잎도 있었다.
또 어떤 수술의 색상은 검은 빛은 띠지만
또 어떤 것은 노란 빛을 띠기도 한다.
그리고 어떤 꽃은
둘레에 레이스 처럼 무늬가 있는 것도 있다.
새 아씨의 치마처럼...
참으로 다양한 꽃양귀비...
어릴 때 보았던 진짜 양귀비 꽃은 겨우 몇송이 였다.
그 것과 비교하면
농장처럼 넓게 카워지는 지금이 더 화려하다.
그리고 그 때는 사진으로 꽃을 보기도 어려웠다.
겨우 볼 지라도 흑백인쇄물 아니던가?
팬스가 나와서 아쉬운 면도 있지만...
이 사진이 너무 좋다.
흰 꽃을 특별히 좋아하는 벌레가 있나?
아까도 있더니..ㅜㅜ
망초와 안개꽃이 조연 해 줘서
더 자연스러운 주연공 양귀비
수련이던가?
옛 16비트 PC 시절에 팩맨(Pac-Man)이라는 게임에서
먹어 치우는 입모양이 저 연잎과 비슷했는데
왜 그생각이 나는지...ㅎ
수련이 피어나면
노랗게 피었던 창포 꽃은 지는 듯하다.
가뭄에는 개울물이 적게 흐르기 마련이고
연못 물도 탁해지기 마련인가 보다.
넉넉하게 자라지 못했을지라도
곱게 피어나 있는 그대로
나그네를 반겨주는 양귀비가 고맙다.
다른 곳에서 보다
고운 자태로 다가선 우리는
그 고운 빛깔로 서로에 물 들어 있고 싶다.
때론 각자의 개성에 몰두하지만
약간의 변화로 다가오는 고상함과 우아함을 존중한다.
서로의 위치에서
저 만큼 먼 발치에 있는 숨결을 느끼며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고 느껴주는...
서로 북돋아 주는 우리는 진정 자연 속에서 하나다.
서로 모여 있어도...
넓게 흩어져 있더라도....
입 다물고 조용히 있어도
그리워 하며 기다림을 미학으로 여긴다.
언젠가 환하게 웃을 수 있을테니
행복하다.
해바라기나 꿀풀 용머리
노간 기린초도기다리고
그리며 사랑한다.
나무 쑥갓이나
노란 큰 개금국도
울타리 안의 꽃사슴도
나리 꽃나무도
붉게 눈을 붉히고 그리워 하는 것은
모두 마찬가지 아닐까
그대 그리워 하며....
찾아 올 빈자리를 마련하고
살아 가는 게 아닐지....
풍족하지는 않지만
넘치는 인정과 사랑으로 살아가요
그래야 가뭄속에도 메마르지 않아
꽃피우고
열매를 기약해 본다.
욕심부리지 말고
작은 것에 만족 할 수 있다면
오두막에 살더라도
오직 당신만을 사랑하면서 행복할겁니다.
사랑합니다.
자연을 그리고 그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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