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이야기

[ 포천 ] 산정호수의 가을 캠핑

재넘어아재 2011. 7. 8. 11:06

 


긴 휴일의 끝자락은 포천 산정호수였습니다. 

< 2010. 9. 17.~ 9. 25.> 



추석전 덕유대와 송담

그리고 고향집에서 차례를 지내고 처가를 거쳤네요.


이어 귀경했고 약속대로 친구로부터

산정호수에서 기다린다는 연락을 받습니다.


 

 (네번째 야영지 : 산정캠프)

 

연휴 마지막 날(9월 23일)

경기도 포천시 산정호수 부근의 산정 캠프에 도착했네요.

 

수도권에 사시는 분들은 대부분 몇번씩 다녀가시는 관광지로 잘 알려진 곳이지만

저는 15년전 처음 갔었고, 작년(B캠프장)과 올해(A캠프장)는 야영을 한것이죠.

 

처음 산정호수는 "산정"이란 동네에 호수가 있나보다 했었는데

작년에 보니 산속의 우물(山井)이란 뜻을 가지고 있더군요.

암튼 사방에 높은 산이 둘러싸여 있는 산정호수는 경관이 매우 좋았습니다.

 

특히 명성산 정상어귀의 억새밭이 유명한데

조금더 있으면 억새가 은빛으로 장관을 이뤄 축제가 열린다고 합니다.

혹시 안가보신 분이 계실까하여 간략히 얘기한 것입니다.

 

 

친구내 장비가 다 세팅돼 있어 저희는 일부만 보충했습니다. 고마워~^^

 

 

시골서 가져온 땅콩과 알밤을 삶아 주전버리를 대신합니다.

 

 

친구내 신방, 새로산 텐트에 커튼도 있고 우아합니다.^^

겨울엔 부억과 테이블이 안에 위치해야 해서 텐트가 크죠.

 

 

넓은 캠핑장을 통째로 전세낸듯,

해는 기울어 쌀쌀하니 모닥불이 따뜻해 보입니다.


 

새벽의밤하늘엔 별도 많습니다.

카메라가 시원찮은지 별 사진은 영~ 별로입니다. ^^

 

 

새벽 여명에 친구도 일어났네요.

참 부지런한 친구인데... 잣 주으러 간답니다. ^^

<참고로 잣 방울도 익으면 비바람에 알밤처럼 땅으로 떨어진답니다.>

 

 

저는 카메라를 이리저리 가지고다니며

알알이 맺힌 이슬의 오묘한 향연에 감탄합니다.


 

마치 인간과 인간, 또는 사람과 사물을 잇는 네트워크형상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저렇게 서로 이어져 살아가겠지요

 

 

잘 보이지 않던 거미줄에 이슬방울이 저렇게 맺혔습니다.

 

 

들꽃에도 저렇게 이슬이 함초롬이 맺혔습니다.

저런 이슬을 모아 마셔보셨나요?

 

 

 

복잡하고 고달픈 세상을 살아 가면서

힘들고 지칠 때 가끔은 자연으로 나와 잠시 머리를 식혀주는 것도

생활의 방편이 아닐까합니다.

 

저 집을 지은 거미는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단순한 집으로 수월하게 지을 수도 있었을텐데 말이죠.

 

 

순간들이 모인 긴 여정에

너무 무리하지 말고 이따끔 쉬어 갑시다.

 

지친 몸과 마음을 너무 방전시키면

다시 충전해도 원래대로 회복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틈틈히 자연에 나가 쉬면

잘못된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하면 더 잘될 것인지

좋은 방안이 떠오르거나 힘이 생기지 않을까요.

 

 

그러면 흐틀어진 신체와 마음은

자연스럽게 원래대로 바로잡힐 거예요.


 

해가 솟아 명성산을 밝혀주는가 싶더니

아침을 먹기도 전에 또 한 친구가족도 합세합니다.

 

 

잣방울이 제법 모였습니다.

세가족(6명)의 잣죽 재료로 충분한 것 같아요.


 

저런 분이 계시기에 우리가 잣을 먹을수 있지요. ㅎ

<아무나 따라하시면 아니되옵니다. 자칫 다치시옵니다. ㅋ>

 

 

잣은 8~10월에 수확한답니다.

수확된 잣방울 속에는 저렇게 잣알이 들어있습니다.

저 잣알을 모아 잣죽을 끓여 먹는 것이 이번 캠핑에서 기억될 행사였구요.


 

잣을 모아 깨끗이 씻어줍니다.


 

함박(?) 같은 용기 속에 납작한 돌을 씻어 놓은 다음

 

 

돌 위에 잣을 놓고 충분히 으깨 줍니다.

잘게 부숴야 껍질 속의 잣알이 물에 씻겨 나오겠죠.

 

 

 

아마도 조선시대 같으면 멧돌을 사용했을 것 같고

집에서 한다면 맷돌믹서로 하면 훨 쉬울겁니다.

그러나 어쩝니까. 산중이니. 원시인으로 돌아가야죠.^^

 

 

적당량이 모여지면 물을 넣어 섞고 주물러 줍니다

 

 

그러면 뽀얀 잣물이 보이고 찌꺼기는 가라 앉겠죠.

 

 

이후 잣물을 채반으로 걸러주면 되는 것입니다.

물론 찌꺼기에는 아직 잣알이 많이 남아있으므로

 더 으깨고 거르는 일을 반복해야 허실이 적을 겁니다.

 

 

잣물은 잣죽을 끓이면 되는 것이고요

잣죽은 껍질에서 우러나온 붉은 색으로 예쁘고 향 또한 짙더군요.

 

 

남는 것은 보관하였다가 사용하면 됩니다.

<저녁에 잣 칼국수 만들어 먹는다고 하는데 기대됩니다. ㅎㅎ>

 

 

어떻습니까. 맛있겠죠?

산중에서 잣죽 잡숴보실 부운~~~^^


 

잣죽을 먹었으니 산정호수 주변을 산책해야죠.

캠핑장에서 입구쪽으로 가노라면 저렇게 전나무 길이 나옵니다.

마치 전라도 보성의 대한다원 입구길 같아요.

 

그 길 떠오르시죠전나무가 장관인 그 가로수길 말입니다.

어느 CF 장면에도 나왔었죠.

 

수녀님이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걸어가는 승녀님을 지나치지요.

 

그러다 혼자 자건거타고 가는게 미안했는지

다시 돌아와 뒷자리에 태우고 함께 가는 장면 말입니다.^^

 


캠핑장 입구에는 작은 연못이 있슴다.

그 곳에는 거위는 놀고 오리가 헤엄치고 있더군요.

 

 

캠핑장에서 좌측으로 내려가면 한호콘도가 있고 그 앞에 주차장이 있으며

그 앞을 보면 폭포가 있지요. 그 너머가 호수랍니다.

 

 

 

그 너머로 가면 울창한 송립이 있고

 

  

넓고 맑은 물이 가득한 호수가 있어 관광객이 많습니다.

 

 

마침 MBC의 만원의행복 프로의 촬영이 장면을 보았네요.

 

 

가족이나 연인들이 많더군요.

 

 

파란 가을하늘과 물빛이 환상적입니다.

 

 

산정호수 하면 명성산과 억새풀을 떠올리곤하는데요

아직 억새는 이르다는 핑게로 패쑤하기로합다. ㅋ

그렇지만 부근 절(자인사)까지 가기로....

 

자인? 무엇을 자백하고 인정하라는 뜻이기에

3가족 중 한 친구에게 말을 건냅니다.

 

**아빠, 총각때 **엄마와 결혼하기 이전에 여기 와 봤어?

"와 봤지~"

그래? 그럼 누구와 왔었는지 그때 일을 자인해봐~~ㅋ

. . . . . .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고 바라보며 웃기만...^^


 

빽빽한 적송에 넝쿨식물이함께 살아가는군요

 

 

자인사에서 보이는 명성산

자인사에서 오르면 매우 험준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보통 자인사는 하산 코스에 들르는 곳이랍니다.

 

 

산정호수를 둘러 보았으니

텐트로 돌아오면서 전나무길을 다시 한컷합니다.

 

 

 

주말이 돼 텅비었던 캠핑장은 많은 텐트들이 쳐집니다.

캠핑료는 텐트한동에 하루 2만원씩.

비싼편이지만 자연환경이 매우 좋은 편입니다.


 

산정캠프의 단점은 화장실이 부실한 것이더군요.

 

 

계곡의 물소리와 풀벌레 소리가 적당히 섞여

여름의 느낌과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산정캠프 운영자인 한** 대표가 찾아왔습니다.

매일 한두번 찾아 인사하고 애로사항이 없는지 묻곤 하더군요.

 

맡은지 2년이 됐다는데 그동안 많이 개선을 했답니다.

그래서 손님도 많이 증가했고 이젠 안정궤도에 접어섰다고 합니다. 

 

인건비 등의 문제로 아직 예약제도를 채용하지 못하고

수세식 화장실은 허가 문제로 쉽지 않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ATV(산악용 사륜오토바이) 체험장을 운영하면서도

운전연습까지 손수 지도하는 듯

 

 

 

저 윗쪽에 캠핑장이 하나더 있다고합니다.

나중에 입장하는 캠핑객으로 아랫부근은 아마 포화됐나 봅니다.

 

 

제일 윗쪽에 위치한 캠프장입니다.

몇동 더 들어오면 포화될것 같습니다.


 

캠프장을 지나면 저와 같은 사륜오트바이 길이 나옵니다.

물론 산책길로 이용되겠죠.


 

아까 오라갔던 한무리의 오토바이들이 내려옵니다

얼마줬습니까 하고 큰소리로 물었드니

"2만 5천원" 그러더군요.

(한시간에 그렇다는 뜻이겠죠?)

 

 

정상부근은 경사가 심해서 짜릿할 것 같더군요.

올라다 볼 때보다 내려다 볼 때의 경사도가 크게 보입니다.

스키도 자전거도 자동차도 그렇던데요. ㅎ

 

정상에 오르면 명성산이 보일줄 알았는데...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습니다.

 

 

이름모를 처음보는 보랏빛 야생화


 

하얀 야생화를 담습니다.


 

끝으로 작은 연못에 비친

하늘과 구름 그리고 나무와 작별하며

긴 연휴를 마감 합니다.

 

. . . . .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

 

Gabriel's Oboe / Ennio Morric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