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원 ] 3월의 정원
< 2018년 3월 >
- 2018. 3. 12. 월요일 -
잠시전 면천보통공립학교 3.10 만세 운동 기념행사 현장에서
11키로미터 거리에 있는 합덕의 당진시남부노인복지관으로 이동하였다.
오늘은 이곳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할 뿐만 아니라
수묵화와 서예기초까지 연습하기 위해서다.
그간 서울서 배우기 시작한 한자서예를
죽향골로 귀촌하면서 여러가지 사정상 중단하였었지만...
합덕읍에서 운영하는 한자서예반을 잠시 다녔었다.
그러나 몇개월후 수강인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과정이 폐강이 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던 중 이곳 남부노인복지관에
서예반이 있음을 알았고 겨우 이번에 수강신청이 돤 것이다.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점심식사를 저렴하게 제공하는데
오늘은 나도 합류할 기회가 생겼다.
누구나 그러하겠지만 아내 없이 혼자 있는 남자의
최대 당면 과제는 매 끼니를 어떻게 때워야 하나?가 아닐까 싶다.
내가 먹고 싶은 요리를 하는 것은 때로 즐겁기도 하겠지만
어떤 때는 귀찮고 정말 성가시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 매식을 하게 되는데...오늘이 그렇다.
그렇지만 식사비도 단돈 1000원에 불과하고 호평 받는다는 것,
하여튼 오늘의 메뉴를 보며 식권을 샀다.
12시까지 구매하여야 한다는데 식권을 판매하는 공익요원은
내게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했다.
식사비용이 이렇게 저렴한 이유를 생각해 보니
이곳 당진시남부노인복지관은 가톨릭재단에서 운영한다기에 이해가 됐다.
종교계의 지원하에 당진시로부터도
복지자금을 보조 받기 때문에 이처럼 멋지게 운영되지 싶다.
넓은 식당은 깔끔하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질서정연함 속에
식사를 기다리는 어른들과 함께 나도 줄을 섰다.
다시 군대애 입대한 기분을 느꼈는가 하면,
퇴직전 회사에서 오전일과후 구내식당에 간 기분을 느끼며
차례를 기다리다 식판에 밥과 국 그리고 반찬을
자원봉사자들께 배급받고 앞사람을 따라 식탁에 앉았다.
맛있게 식사를 마친뒤 밖으로 나가다 흠짓 놀랐다..
복지관 개관을 축하하는 "함께해요, 우리"라는 이해인 수녀님의
축시있었기 때문이다.
이해인 수녀님이 이곳에 잠시 머문 적이 있으셨는지
아니면 이곳 관장 수녀님께서 해인 수녀님과 친분이 있어
부탁을 하였는지 모르지만 특별함이 넘친다.
괴테가 노년에 관하여 말을 했는데....
"노인의 삶은 상실의 삶이다."라고 표현했단다.
이는 사람이 늙어 가면서 다섯 가지를 잃어가기 때문이며...
건강과 돈, 일과 친구, 그리고 꿈을 잃는단다.
복지관에 나오면서 자연히 몸을 움직이기에
덤으로 건강을 쉽게 잃지 않고 병원비와 식비까지 아끼지 싶다.
또한, 다양한 소일거리를 배우며 친구도 사귀고
진취적인 꿈을 가질수 있을 거다.
그래서 저렇게 어르신들이 이곳에 모여
다양한 희망을 찾으리라.
- 2018. 3. 14. 수요일 -
합덕읍사무소 서예실, 한글서예시간
들꽃 샘의 옛글 습작을 보며 나는 언제 저렇게 쓰지 하며 부러워한다.
들꽃샘은 아들 동훈이와 함께 연습한다.
그날 저녁시간...당진터미널로 아내를 마중 나갔었다.
죽향골로 오는 길에 대우임산 간판이 보였다.
난로 땔감의 원료인 참나무원목을 저곳에서 구입하면
장작으로 구입하는 가격의 반값으로 월동을 준비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알맞은 크기로 자르고 쪼개야 하는데
내가 직접 작업을 해야한다는 번거로운 문제가 있다.
게다가 장작을 1년전에 만들어야
태울때 그을음이 적고 연통이 막히는 불상사를 예방한다는 문제로
인근 예산에서 그냥 마른 장작을 사야 했었다.
- 2018. 3. 15. 목요일 -
오전에는 마늘 밭의 풀을 뽑았다.
새벽에 내린 서리에 잡초들이 얼어죽길 기대했으나
잡초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싱싱하기만 해서 하나하나 제거하곤 한다.
며칠후면 마늘 옆 틈으로 잡초새싹들이 머리를 쏙 내민다.
그렇지만 마늘상태가 썩 괜찮은 것 같다.
그날 저녁 작년에 수확한 땅콩을 꺼내 껍질을 깠다.
이것도 며칠동안 해야 할 듯...
아내는 콩과 섞어 밥 지을 때 넣으라는 귀뜸을 했다.
- 2018. 3. 16. 금요일 -
아내는 오래전 "천일염의 진실"이란 방송프로를 보고 난후부터
된장이며 김치를 담을 때 천일염 사용을 망서린다.
일본이 과거 우리의 신안소금을 대량수입하여 사용하였으나
진작부터 수입을 중단했다는 얘기가 있다.
그만큼 오염이 심해졌다는 반증인데
국내 유수 식품업체들조차 정제염을 사용한다는 현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고가의 프랑스의 갤랑트 소금을 먹을 순 없는 처지이고,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이 안데스(셀루살)소금이다.
미네랄이 풍부한데다 물에 녹여도
불순물이 전혀생기지 않아 믿음이 간다며 된장용 소금물을 만든 아내,
비닐하우스의 메주를 가져다 주자
물로 씻고 장독에 담았으며 숯과 고추까지 추가하였다.
마지막으로 엄나무 가지를 독 안에 찔러 넣어 메주가 뜨지 않게 했으니
이제 인고의 시간을 기다리면 된다.
- 2018. 3. 17. 토요일 -
오늘 아침엔 기온이 뚝 떨어졌다.
정구지밭 옆 머위 이랑에 자란 냉이의 파란 이파리에...
그리고 엉겅퀴 이랑과 마늘 밭에도.. 하얗게 서리가 내렸다.
그렇지만 잡초는 죽지 않고 그대로다. 독한 놈들...
작업을 시작한 앞마당 언저리의 흙
그리고, 포크레인이 주인을 기다리며 아침을 맞고있다.
고사리밭 주변으로 만들어진 깊은 물길 위,
밭둑에 심긴 매실과 살구나무는 전지를 해야 할듯 하다.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가 본다.
고추도 심을 준비를 해야 하고 고사리 건조틀도 만들어야 한다.
기온이 많이 올라간 덕분에
넓적한 상사화 이파리 하며 수선화 꽃망울이 파릇함을 자랑한다.
구절초를 비롯한 달맞이꽃 새싹도 많이 돋아났다.
아무래도 더 늦기 전에 화단을 정리하여 돌을 고르고
화분의 화초를 옮겨 심어야 겠다.
오랜만에 죽향골을 찾은 아내의 할 일이 많다.
시레기부터 삶아야 겠단다.
몸에 좋다는 양파가 저토록 싹을 틔우는데
왜 먹지 않느냐는 핀잔을 주었으나,
무우는 아직 잘 보관 되고 있는 것에 흡족해 했고,
썪은 호박이 있다며 아까워 했다.
합덕에 사시는 김샘 부부가 캠핑카를 끌고 죽향골을 방문하였다.
자색 똥딴지(돼지감자)를 잔득 가지고서 말이다.
자색뚱딴지는 얇게 썰어 건조시켜 두었다가
볶아서 물끓일 때 넣으면 그렇게 구수하고 좋단다.
하여 일부는 세척과정을 거쳐 건조기에 넣어졌고.
일부는 깍뚜기로..나머지는 씨앗으로 남겼다.
컨테이너에 보관하던 마늘이 꺼내졌다.
아내는 마늘이 저만큼 더 남아있다면서 아낄 필요 없겠단다.
포크레인 작업을 하는 박사장과 점심식사하러 밖으로 갔고
식사후 인근 다방에 차를 마시러 갔다.
다방주인이 활짝핀 군자란을 창가에 두어
봄 분위기를 실내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시골 다방의 손님은 주로 할아버지들이고 주인도 그런편이지만
박사장과 나는 젊은 손님이어서 약간 어색해 했다.
그렇지만 벽에 붙어있는 "노년의 지혜"란 글은
앞으로 도움이 될 글이다.
무릎이 시원찮은 아내가 머위밭의 김메기를 하고 있어.
밖의 일은 모두 내차지라며 만류하였지만 고집을 꺾을 수 없다.
그날 시레국이 있는 저녁상이 차려졌다.
죽향골의 그릇은 캠핑장비가 주로 활용된다.
- 2018. 3. 18. 일요일 -
솔뫼를 다녀 오는 길,
골정지 모퉁이를 돌다 고여있는 물빛이 좋아 멈췄다.
그런다음, 혹시 진달래가 폈는지 모른다며
향교 옆 좁다란 임도로 들어섰다.
노루귀같은 봄꽃은 아무리 찾아봐도 뵈지 않았다.
그렇지만 비스듬히 누은 자작나무 꼬부랑 숲길이 너무 좋다는 아내
진달래도 아직이지만 생강나무가 꽃을 피운다.
향기가 참 좋은 봄꽃이다.
산너머 백곡지에 낚시꾼이 보였다.
집에 도착해 하우스옆을 정리하면서
돼지감자를 수확하였다.
서생원들이 많이 먹었으나 흰 품종인 즐 알았던
돼지감자가 놀랍게도 자주색이었다.
어제 김선생 부부가 가져온 것만큼의 분량이다.
집 뒤에도 있는데 너무 많다며 그것을 그냥 두자는 아내
씻어 썰고 말리고...
보리도 많이 남았고 핑거루트까지 있는데
맑은 물 마시기는 틀렸다.
김메기 하며 나온 냉이도 씻겨지고...
옆집에 잠시 놀러 갔다가 그 건너편까지 갔었다.
서울 남가좌동에 살면서 자주 내려온다는 그들은 비닐하우스집이다.
그들의 밭에는 온갖 나무를 심고 가꾸는데...
그 한켠에 하트 모양으로 수선화가 정성들여 심겨져 있었다.
3월의 정원 한가운데 놓여있는 듯한 지금
윗사진의 활짝핀 하트를 그대에게 드립니다.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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