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진 ] 면천읍성안 그 미술관 개관
< 2018. 1. 9. 화요일 >
전국적으로 눈이내린다는 예보가 있더니
서해안의 당진 지역은 연이어 이틀간 폭설이 내렸다.
성상리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죽향골 언덕 길을 어찌해야 할까.
쌓인 눈 녹을 때까지 그냥 둘 수는 없지 않은가?
차를 마냥 세워 두기 보다는 진입로에 바퀴 자국이라도 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아 나들이를 시도 하고자 한다.
오늘까지 내린 눈은 약 30센티,
어제와 오늘도 차량 위에 쌓인 눈을 애써 쓸어 내렸다.
그리고... 조심스레 출발~,
내리막 길에서도 약간의 미끌림만 느껴질 뿐
예상과 달리 별 문제 없이 제왕 바퀴는 안전히 굴러 간다.
큰 도로의 눈은 다행히도 깔끔히 녹아 있었고
합덕읍사무소 서예교실까지 가는 데 별 문제가 없었다.
그렇지만 눈 때문에 못 나온 사람 투성이..
서실 벽에 붙혀진 동훈이 어머니 들꽃샘의 습작을 감상한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려워하지 말라
슬픈 날엔 참고 견뎌라 이제 곧 기쁨의 날이 찾아 오리니...
서실을 떠나 면천 죽향골로 가는 길
면천에 접어 들면서 동문저수지 옆 주차장 멈췄다.
오른쪽에 펼쳐진 동문저수지(골정지)
이때 여러 장을 찍었으나 다음에 소개하기로 한다.
다만 좌측의 소나무의 설경을 남기고...
어느새 읍성안으로 접어 든다.
눈이 쌓인 성안길 왕복차선은 가운데 한 차선만 형성된 상태
그길에서 마주오는 차를 비껴서며 서행하는 사이
오른쪽으로 눈 부신 건물이 보였다.
어~ 저 건물이 뭐여?
언젠가 미술관을 개관한다는 현수막을 봤었는데....
저 것이 그 미술관이었던 게다.
예전에는 면천우체국 청사였다는 것을
현관 위 석판에 희미하게 남은 글씨를 보고 알 수 있었다.
참새가 방앗간을 두고 모른체 할 수 있는가
눈 속에 고립되다시피한 죽향골에 가 봐야 특별히 할 일도 없다.
주차를 하면서 앞쪽에 옛 면천초등학교와
천연기념물인 면천은행나무 그리고 군자정이 보인다.
미술관 안으로 들어서며 들어가도 되는지 묻자
기다렸다는 듯이 환영한다며 밥갑게 맞아 주는 여인...
입장료가 있는지, 촬영해도 되는지 물었더니...
무료이며 아무런 문제가 없단다.
현관에서 맞아 준 여인이 명함을 건내면서
방명록부터 서명해 줄 것을 권했다.
명함을 받고 보니 미술관 김회영 관장이란다.
서명을 하려다 그대신 명함을 주겠노라며 지갑을 꺼냈다.
관장님은 서양화를 전공하셨다는데..
지금 전시되는 것은 자기 그림이 아니라 초대 작가의 작품이란다.
개관을 기념하여 작가님의 작품을 전시 중이라며
부드러운 미소로 미술관을 설명해 주셨다.
그 다음으로 김종령 부관장님 이 소개되고...
그 역시 나를 맞이해 주셨다.
개관 초기이고 폭설 때문에 관람객은
달랑 나 혼자 뿐인 듯..
미술관에서는 지난해 12월 22일부터
금년 2월 28일까지 개관기념으로<박방영의 원시성 遊>를 전시 중이란다.
수행하다시피 하는 그녀들이 부담스럽다.
무엇에 대해 물어 본다는 것,
그럴려면 내가 미술에 대한
지식이라도 있어야 가능한 것이 아니던가
문외한인 내개 그림에 대하여 설명해 주시려 하지만
나는 그저 미안하고 거북하였다.
물론 전시된 그림은 간혹 이해할 수 없는 작품도 있었으나
산듯하고 아름다운 느낌으로 나는 족하다.
상형문자 처럼 그려진 그림도 보였는데
먹으로 그린 것 같다.
따르시던 관장님은 멀치감치에 떨어져 있더니
약속이 있어 외출을 한다며 인사를 하신다.
건물 전면은 옛 면천우체국 건물로 쓰인 흔적이 있었는데..
내부도 가능한 변화를 주지않고 활용한 것 같다.
미술관에 관심이 있는 관장님이 마침 기회가 닿아
옛 면천우체국 건물을 매입을 하였고
이번에 미술관으로 꾸며 개관을 한 것이란다.
알고보니 관장님은 우정가족
나는 작년에 면천을 중심으로 당진지역을 다니면서
개인 미술관 간판을 몇개 본 적이 있다.
아미산 입구 길을 가면서도 보았고
순성을 지나면서도 미술관이 보이곤 했다.
그러나 들어갈 생각은 물론 별로 관심도 없었고,
그런 곳에 가려면 입장료가 있을 것이라 생각 했었다.
그렇지만 이렇게 그림을 감상하는 기회를 가져다 준
면천읍성안 그 미술관이 우리마을에 생겨서
주민으로서 좋고...자랑스럽기까지 하다.
아마도 우리고장의 명물로 도약하지 않을까
기미년 만세탑과 군자정 그리고 천연기념물인 면천은행나무가
100미터 이내 거리에 있기에 더욱 그랬다.
요즘 면천읍성 복원공사에 따라
철거 등의 영향을 받지 않는 다 해서 다행스럽다.
이 그림은 붓으로 그린 작품이라기 보다는
실제 쑥잎과 줄기를 화판에 붙혀
완성시킨 듯이 정교하였다.
그림 우측하단에 2016년 여름...,작업실의 쑥
그림마다 옆에 제목이 붙어 있었는데
촬영시 흔들려서 보이지 않는 것도 있다.ㅜㅜ
이그림은 한문의 초기형태인 갑골문자
같은 유형의 글자를 다양하게 혼합한 그림 같은데...
산, 강, 나무, 돌, 내, 마음, 뱀, 벌레, 사람... 등의 글씨와
자연을 조화롭게 작품으로 그려낸 것 같다.
봄 느낌이 물씬 풍기는 그림,
우리집 핑크매화를 언제 보고 그린거지?? ㅎㅎ
"너와 함께"라는 그림 제목이 붙어 있다.
가장 인상적인 것 같네...
스마트폰에 다 담기 힘든 아주 큰그림이 있었는데
작가가 옛 고구려의 혼이 깃든 곳을 탐방 하고서 그린듯 하다.
이층으로 오르는 계단에서 기다리는 부관장님이 미안해
그를 따라 2층으로 올라 가는 길. 화환들...
작가는 아마 서예까지 하신 분인듯 하다.
아! 좋다, 사랑해~~
면천 읍성안 그 미술관 개관을 축하합니다.^^
게단을 오르자 부관장님은 앞서 가시면서
차를 준비해 놓았다고 하신다.
그곳으로 가는 복도에는 불 꺼진 향초가 줄지어 있었는데...
아마도 특별한 밤에는 불을 밝혔지 싶다.
미술관 2층은 휴게실겸 상담실 같다.
작은 주방이 있어 차를 준비하시는 부관장님
그러는 사이 나는 이곳 저곳을 바라본다.
커피밀과 찻잔들 잔잔한 음악을 들려주는 오디오기기..
탁자에 놓인 오색연필이 정겹다.
면천읍성안 그 미술관 관장 김회영, 산뜻한 명함이 있었다.
주소, 충남 당진시 면천면 동문1길 21 이라는...
개관시간은 매일 오전 10시30분~오후 6시까지 이고
휴무 없이 운영될 예정이라 한다.
도록까지 준비해 놓고 선사하셨다.
휴게실이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옛 날의 추억을 회상시키는 물건들이 사방에 진열해 두었다.
우체통이 그렇고....
초등학교 때 이교실 저교실을 옮겨 다니던 저 오르간은
방문자를 잠시 옛날로 달음박질 치게 한다.
귤차를 따뜻하게 데워 주신 부관장님
기지시리에 살며 매일 출퇴근 한다고...
아치를 그리는 흰 커튼 사이로 또 하얀 설경이 보인다.
근처를 다닐 때마다 잔득 심어진 상록수를 보며
농원인지 가정인지 궁금했었는데 그곳이 밖에 펼쳐 있다.
지금은 쓰지 않을 것 같은 엔틱 커피밀을 비롯해
아이들이 좋아할 듯한 목각 인형과
소품들이 배치된 휴게실에서
따뜻하고 향긋한 차와 과자를 나누었고,
미술관을 어떻게 운영하는지
비용을 어떻게 조달하는지 등의 얘기를 들었다.
그림을 사랑하지 않으면 이런 시골에 자비를 들여
미술관을 건립하긴 쉽지 않을 거다.
앞으로 많은 작품을 전시하여
주민들에게 아름다운 그림을 소개하고 알려서
지역문화 발전에 이바지 하고 싶어하는
소박한 미술인의 꿈에 박수를 보내며 그 미술관을 나왔다.
다시 죽향길로 향한 길,
눈은 조금씩이긴 하지만 계속내린다.
바퀴 자국은 일찍 녹아서 바닥이 들어나 보인다.
더 녹으라며 몇 번 왕복을 더 해주었다.
그날 밤에도 눈은 더 내렸다.
눈은 세상을 하얗게 물들여 줘 아름답게 변화시킨다.
눈은 잠시 환상을 주지만...
녹으면서 진흙길로 변화시켜 내게 걱정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진흙길은 차츰 마르고 굳으며
더 판판한 언덕길을 제공하기 위한 과정이다.
요즘을 일컬어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그런 이때, 면천읍성안 그 미술관은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고
서로의 마른 정서를 다시 촉촉하게 해 주는
촉매이자 꺼지지 않는 희망이지 싶다.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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