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과 농사

[ 당진 ] 귀촌후 맞는 새봄

재넘어아재 2018. 3. 27. 09:58



[ 귀촌 ] 봄의 문턱에 선 초보 농부

< 2017년 2월 >


당진 땅에서 모든 계절을 한 번씩 겪었고,

지금의 터전에 둥지를 튼 후로 처음 맞이하는 새봄이다.


- 2018. 2. 13. 화요일 -


설 명절을 앞두고 당진으로 내려 온 아내와 수당리 안국사지를 찾았고

그 날 애마가 눈길에 빠지는 일도 있었다.


그렇지만 차를 견인하던 다음 날,

안국사지에 내리는 봄 햇빛은 따스함이 넘쳐 아름답게까지 하였다.



- 2018. 2. 15. 목요일 -


귀향하던 날 장조카와 고향 마을 뒷산너머로 산보를 갔었다.

예전에 소고삐를 풀고 풀 뜯기며 놀던


못둑(저수지)뒤 붐무골 윗쪽 그 언덕에

전원주택이 몇채 지어졌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 2018. 2. 18. 일요일 -


서율군 형제들이 죽향골에 왔다.

우리 담준이~ 할버지하고 할머니한테 새배하려 온겨?


둘리의 희동이를 연상시키는 찬율군(담준이),

얼른자라 기저귀 벗어 던지고...우리 함께 캠핑가자~.



- 2018. 2. 19. 월요일 -


설명절 연휴가 어제 끝나고....

오늘부터 당진농업기술센터에 신청한정보화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번 주는 이미지 편집에 대해서 이고

다음 주는 블로그 기초, 그 다음 주는 블로그 활용에 대해 배운다.


날씨가 제법 따뜻해진 가운데

아내는 비닐하우스로 이동해 메주콩을 선별하고



나는 고사리밭에 거름을 뿌려 준다.

아직 녹지않은 상태로 있는게 있어 부수면서 살포해야 한다.


넓은 밭에 놓아진 저 거름들을 풀어 헤친다음

수레에 담고 뿌려야 하는 작업속도가 의외로 더뎌서.

며칠은 걸려야 겨우 마칠수 있겠다.


.

오후 2시, 농업기술센터 정보화교육실을 찾았다.

"픽슬러"라는 공개용 이미지 편집 소프트웨어를 배우는 과정이란다.


이미지 프로그램 중 포토삽을 배우는 줄 예상했었지만...

포토삽은 고가의 유료 소프트웨어여서 농업인(농가)들이 쓰기엔 무리가 있단다.


하여 비슷한 기능의 무료 제품을 다운받아

사용할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선정된 것이 픽슬러라 한다.


나는 "포토스케이프"라는 공개 프로그램을 사용해 왔는데

소프트웨어 마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데...

포토샵과 기능이 근접한 것이 픽슬러라니 기대 된다.


수강신청한 사람들이 테이블에 앉아있는 모습을 본다.

모니터를 향한 저들의 눈길이 퍽 진지하다.



선생님은 두 분의 여성이었는데...

한 분은 앞에서 강의를 하고 다른 한 분은 돌아다니면서

수강생들을 도와 주셨다.



- 2018. 2. 23. 금요일 -


아내와 어젯밤 귀경하였고 오늘은 고양시를 찾았다.

오전 회의을 마치고


2018 경양하우징페어가 있는 킨텍스를 찾았다.

주차장을 보니 건축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참 많다.



고민되는 죽향골 마당(주차공간)을 어찌해야 좋을까

큰크리트와 비교되는 저 공법 사이에서 방황한다.



그네도 보이고



조경용 석판도 보였으며



근사한 침대도 내 눈에 비친다.

요즘은 원하는 각도로 조절하는 전동침대가 대세라는데...

저기에 누워 TV보면 좋겠다.



- 2018. 2. 26. 월요일 -


지난 주에는 이미지 편집에 대해서 배웠고

이번 주부터는 블로그 기초를 배운다.


같은 정보화 교육실이었으나 선생님은 다른 분이었다.

요즘 소비자들도 직거래를 선호하는 경향이므로


그런 추세에 발 맞추려면

농가에서 블로그 쯤은 운영할 줄 알아야 하며


그를 통해 직거래 함으로서

소비자에겐 양질의 농산품을 싸게 공급하고


농가는 중간 유통비를 줄여

소비자와 농업인이 서로 상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2018. 2. 27. 화요일 -


현관구석에 방치되어 있던 국화화분,

줄기는 꼬챙이로 변했고 새싹이 실가닥 같이 나왔다.

아무래도 관리소홀, 국화야 미안하다.



- 2018. 3. 2. 금요일 -


귀경해야 한다는 아내를 집에 바래다 주고 죽향길로 내려오는 길,

잠시 광명코스트코에 들러 CCTV모델을 살폈었다.



- 2018. 3. 3. 토요일 -


어젯밤 바람이 몹시도 볼었다.

사나운 봄 바람은 마늘에 덮어준 비닐(이불)을 벗겨 내고 있다.



움튼 마늘 싹과 잡초들이 더웠을까

이불을 걷어 차는 듯하기도 해서 겉 비닐을 모두 걷어주었다.



드러난 저 잡초들을 제거하려면 한동안 허리가 아프겠다.



마늘을 뒤로하고 지리산 인월 땅으로 가는 길,

지리산 고사리학교인 농업회사법인 한잎새 방문하여


금년부터 실행될 고사리의 수확과

그 처리 방법 등에 대해 전문강의를 들으러 가는 중이다.


지금 논산 연무 지역을 지나고 있다.

교육후 딸기농원을 하는 친구네에 잠시 들러갈 수 있으려나~



벌써 남원을 지나고 지리산자락의 인월에 점근하였다.



출발하기전 한잎새 고사리 유선생께

점심식사 할 맛집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했었다.



그의 권유데로 인월IC앞 "지리산고원흑돈"을 방문해

김치찌게를 주문하였음은 물론이다.



이 식당이 "허영만의 식객II"에 등장하였나 보다 .

나, 그리고 주인과 주방장만이 넓은식당을 전세 냈다.


왜 주말인데도 손님이 이렇게 없는지 물었더니

공교롭게도 지금 시내쪽에서 고로수 축제행사가 시작되어

그곳으로 사람들이 이동했단다.



한잎새 고사리교육장에 도착하고....교육을 받는다.

수확과 삶음 그리고 건조 및 보관, 포장 등....



고사리밭의 관리 방법을 현장으로 이동해 배웠다.

그때 고사리는 주로 뿌리고 번식을 하지만...


일부는 포자(홀씨)로 인해

인근으로 번식하기도 한다는 것을 알았다.



- 2018. 3. 5. 월요일 -


오늘에서야 마늘 밭의 잡초를 얼추 제거하였다.

아직 남은 것이 있고 새로운 잡초들이 생기기도 하겠지만..

수시로 둘러보며 제거하는 방법밖에 없다.



하나로마트에서 판매하는 고사리를 보러 갔었다.

200그램 포장에 가격은 19,000원 이었다.



- 2018. 3. 6. 화요얼 -


얼마전 고사리 밭에 거름을 살포하면서

에상밖으로 힘이 들었었다.


하여 시골에 사는 친구에게 하소연했더니

농업기술센터에 가면 대여하는 살포기가 있으니 이용하라는 귀뜸이었고


그러러면 농업기술센터에서 시행하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거였다

그래서 당진센터에 도움을 청했으며


오늘이 농사일의 주력 장비인 트랙터에 대한 교육날이다.

실습교육이므로 교육장소는 합덕의 남부지소,



우선 실내에서 이론강의부터 시작이다.

기계의 구조와 기능 등등...



그리고 야외로 이동하여 실제 기계설몀을 들었고,

각 부분의 조작에 따라 기계가 어떻게 작동되며 조심해야 될 사항을 배웠다.



트랙터에 연결해 사용하는 쟁기류



고구마 같은 땅속작물을 수확할 때 쓰는 기계도 보았다.



한사람 한사람 운전대에 앉아 실습을 하였다.

그렇지만 실제로 잘 사용하기까지는 장비를 임대하여

여러번 사용해봐야 할 듯하다.



- 2018. 3. 7. 수요일 -


블로그 활용에 관하여 수강하고 있다.

그러던 중에 어제는 시간을 할애하여 트랙터를 배웠다.

블로그 수업을 빠졌었기에..생소한 부분이 있다.



그날 중요한 것을 배은게 있다면 클라우드 사용법이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네이버 포탈의 기억장치에 기록하고

필요할 때 불러다 쓰는 것인데...


내 컴퓨터에 담긴 것처럼 관리할 수 있어

파일의 안전한 보관 및 이용에 유용할 듯하다.



옆방에서는 고구마의 친환경 재배에 관한 강의가 있었다.



친환경 고구마, 강의를 저번에 들었지만...



강의 내용이 조금 업그래이드 된 것 같다.



당진 고구마가 타지역 사과값 보다 경매가가 더 높은 기현상이 벌어졌는데

이유는 사과농가들의 과욕 때문이란다.


빛깔과 크기에 집중한 나머지 맛이 없어

같은 무게라 할지라도 소비자들이 당진고구마를 찾고

사과는 외면한단다.



- 2018. 3. 11. 일요얼 -


장인어른의 생신을 맞아 요양원에 갔었다.

서울에 사는 장인어른의 여동생(아내의 고모)까지 오셨는데....


당신 자신도 몸을 제대로 간수하지 못하는 노인임에도

이번 생신이 마지막일 수 있다면서


이번 생신 때 참석하겠다고 극구 주장하기에

그의 두 딸(아내의 고종사촌)이 함께 동행하였단다.


남매가 상봉하면서 여동생이 울부짓는데 가슴이 짠했다.

"우리 오라버니 왜 이렇게 많이 늙었어?"~


그러자 장인어른은 "나야 94살이 돼서 그렇지만

동생은 더 젊은데 왜 늙었어~" 하면서 역시 눈물을 글성이셨다.




올해도 식당은 처남댁이 선정한 듯....

묵묵히 재할 일을 하는 처남과 처남댁의 수고가 그저 고맙다.



장모님이 계신 요양원

치매에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서 가족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나를 포함한 사람 누구나...

살아가면서 때때로 죽음에 대하여 생각할텐데...


종교인들은 죽음을 다른 세상으로 가는 경계로 여기는 것 같다.

그렇지만 많은이들이 반신반의 하는 것 같다.



- 2018. 3. 12. 월요얼 -


그저깨 준 윗거름 덕분일까 마늘이 더윽 자란 것처럼 보인다.

틈나는데로 잡초를 뽑아줘서 대체로 깨끗하다.



죽향골에 살면서 오갈적마다

면천보통공립학교 3월10일 학생독립만세 기념비 옆을 자주 지난다.



그간 별 관심없이 보아온 곳이었는데...

그렇게 의미없이 지나칠 곳이 아니었다는 것을 오늘 확인하였다.


지금으로부터 99년전인 1919년 3월 10일,

우리나라 최초로 학생이 주도한 만세 운동이 이곳에서 열렸으며.



그때 선조들이 빼앗긴 조국을 되찾기 위해 책가방 대신 태극기를 들고

독립을 외치던 청춘들의 함성을


99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 후손들이 재현하기 위해

후손들이 옛 면천초등학교에서 모인 것이다.



면천보통학교 3.10 만세 운동은 당시 16세였던

면천보통학교 4학년 원용은 학생이 3.1운동을 목격하고


당진으로 내려와 동급생 들과 함께

이곳 면천읍성 동문 밖 저수지부터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면천보통학교 교문까지 행진했던 것이라 한다.


물론 교문밖에서 학생운동을 저지하기 위한

일본군과 순사들이 총뿌리를 들고 있는 모습도 재현 되었다.



면천보통공립학교 3월10일 학생독립만세 운동은,

광주학생항일운동 보다 10년이나 앞선 학생주도의 우리나라의 첫 독립운동이며



당진지역 독립만세운동의 시발점이었기에

그 의미가 매우 큰 사건이었다고 하겠다.


당시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원용은 등의 학생들은

공주형무소에서 4개월간의 옥고를 치렀단다.




이날 이지역 학생들 그리고 지역주민을 비롯한

원로들과 공무원과 농민단체 등도 참여한 것으로 여겨졌다.




사람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선한 생활, 정의로운 생활, 주변사람들 위하고 나라를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하는 것이 진정한 삶일진데..

봄의 문턱에서 나는 어떠한지나의 삶을 잠시 반성한다.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