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 ] 어사항 하나네 새조개
< 2018. 1. 3. 수요일 >
물까지 가족들이 새해들어 아침점호를 소집하였을까
비닐하우스 옆 전깃줄에 잔득 앉아 있다.
감나무에 남아있던 홍시들은 엊그제 다 먹었고
오늘 아침식사는 어디서 할까하고 토의를 하는걸까.
꽁지가 짧은 이름 모를 새,
능소화가지 꼭대기에 홀로 앉자 울어댄다.
짝을 찾는가? 숫놈인지 깃털이 예쁘네...
오늘은 홍성 남당리를 거쳐
태안 안면도 꽃지로 이동해 일몰을 봤으면 싶다.
그뒤 영목항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이나
황도리에서 한뎃잠을 청하자며 죽향골을 떠났다.
바닷가가 가까워 지자
멀리 날아다니는 철새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요즘 서해의 제철 수산물이 뭐일까?
아내는 연포탕이나 쭈꾸미 또는 새조개를 생각하는 듯하다.
어느새 어사항을 지나 남당리에 도착했다.
오늘도 남당리 바닷가 풍경을 본 다음 다시 어사항으로 가야지~.
남당리가 볼 것은 많으나 너무 북적대고 음식값이 비싸
언젠가부터 계속 해 오던 방법이다.
그나저나 예전에 안 보이던 풍력발전기가 보이는데...
발전기가 세워진 곳이 모산도공원이란다.
멀리 오른쪽 끝 부근의 하연 연기를 품는 굴뚝들은
아마도 보령화력발전소지 싶은데...
에전 그 부근 바닷가를 간 적이 있었다.
거기 큰 동백나무들이 꽃을 피우려 들 것 같네.
바닷물이 제법 빠져있는 것이 보인다.
들어난 뻘에는 흰 왜가리 몇마리가 먹이를 찾고....
상가 뒷편으로 갈 때 아줌씨들이 손짓을 하며
많이 줄테니 자기들 집으로 오라지만 눈길을 줄 수가 없네...
저기 방파제에서 무엇들 하는겨?
두 여인 같은데 낚시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셀카를 찍는것인지 모르겠다. 아니 연을 날리나?
그것 참...방파제 끝 부근
양쪽에 둘 씩 나누어 서서 무엇하는겨?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많다던데...
한반도 서쪽에 설치한 까닭에 내륙쪽 오염 피해가 크지 싶다.
차량으로 이동하는 길,
아까부터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서넛의 아줌씨들이
자기 집으로 오라며 눈길은 주지만...
우리는 못 본체 하며 죄인 처럼 차에 올랐다.
그나저나 저 조형물 새로 생겼나벼~
게다리도 아니고 대하도 아닌 것 같은데..
음~ 새조개? 아니..게다리에 가깝지만데 집게가 없고
참내.. 뭐지? 갸우뚱하며 출발했다.
오늘은 더 아랫 방향으로 내려 가보련다.
우거진 가지들이 모여 있는 저 곳부터 가 볼꺼나?
"남당리꽃섬, 이곳은 바다에 나가 사고없이
고기를 많이 잡기 바라는 풍어제와 부락의 무고 안녕을 기원하던
당산(當山)이었다." 라고 안내돼 있다.
계단을 통하여 당산인 꽃섬에 올랐다.
앞쪽 건너편이 태안 땅 안면도 일텐데 멀지 않게 보인다.
소나무 너머로 육지처럼 보이는 곳이 안면도이고
가까이 두개의 섬으로 보이는 것이 죽도로 검색되었다.
안면도까지는 10키로미터 남짓되는 거리이며
죽도는 그 중간인 5키로미터 지점에 위치하는데 위성사진으로 보니
20여 채의 가옥이 있는 하나의 섬마을 이었다.
행정구역은 "충남 홍성군 서면 죽도리" 라는....
남쪽 육지(모산도공원) 방향이다.
아까보다 바다는 물이 제법 들어 온 것이 밀물시기인 듯하다.
방한복을 입었으나 바람이 차다.
카메라를 든 손이 시렵지만 얕게 치는 파도가 나를 부른다.
저 나무는 느티나무 같은데....
여름에 오면 바람까지 더한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지 싶다.
저 곳 안내문에는 남당리꽃섬이라 되어 있는 것을 보아
근래 공사를 하면서 육지와 잇지 않았을까 싶다.
어선은 분명한데...무엇을 잡는 배일까 ?
저 멀리 안면도 근처 바다에
희미하게 배들이 떠 있는 것 같이 보인다.
에전에 어쩌다 바닷가에 오면
그때마다 배들이 육지가까이 있지 아니하고
바다 중간에 떠있는 것들이 의외로 많아
의아해 했던 적이 있다.
왜 타기 쉽게 육지에 붙혀두지 않고 불편하게
떨어진 곳에 놓아 두었지?
배를 타려면 헤엄쳐 건너야 하잖아
그러면서 말이다.ㅎ
물결이 바람 부는 것처럼 일고
거품까지 생기는 것을 보니
물이 거의 들어 온 만조 때가 되었지 싶다.
아까는 물이 점차 빠지는 중이라 짐작하였는데
오히려 들어오고 있였나 보다.
춥다며 차에서 혼자 기다리는 아내한테 가는 길,
어촌의 주택치곤 너무 깨끗한 것 같네...
지금 생각하면 에전엔 내가 참 단순했던 것 같다.
다시 남당리를 지나 어사항으로 간다.
환영, 대하, 전어, 꽃게, 수산물축제...어서오세요.
도로에서 상가 쪽으로 접어 들었다.
하나네가 지금도 저기 있구먼...
남당리도 그렇더니 이곳도 손님없이 한가한 것은...
아마도 요즘 제철이 아니거나 추운 평일이래서 그렇지 않을까.
차를 세울 때까지 아무런 기척이 없더니
아내와 둘이서 가까이 가면서 카메라를 들여 댔더니
그때서야 겨우 알아보고
두 팔을 뻗어 하트를 그리는 하나엄니
왜 이렇게 오랜만에 왔냐면서 반갑게 맞아 준다.
아내가 먼저 자리를 잡고 나도 뒤따라 간다.
신발을 벗으며 하나는 안 보이네요? 했더니
하나는 멀리 익산에서 대학교를 다니며
벌써 졸업반이 되었고 취업을 기대하고 있단다.
아이구야 벌써 그리 오래됐나?
하나아빠는 왜 안 보이고 혼자만 계슈? 하고 물었더니
손님이 없어 한가하기 때문에
볼 일을 보고 있을 거라며 손님이 많아지면
당연히 콜하는데 그땐 나 온단다.
하나 아빠는 하나엄마를 만나 편케 산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고 나는 혼자
아내와 가족을 먹여 살리느라 고생한다며
스스로 가여운 생각이 들었다.
암튼, 요즘 무엇이 제철인지 하나네에 물었다.
새조개인데 너무비싸 팔면서도 민망하다는 하나엄마의 하소연~,
요즘 시세게 키로에 6만 원 인데
특별히 쭈꾸미를 포함한 굴 등 다른 것을 많이 주겠다고 한다,
아까 남당리에서 아짐들이
많이 주겠다던 얘기와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다.
.
지금은 어사항과 남당리항 상인들이 서로 카르텔을 형성해
서로 가격 경쟁을 피하고 있지 싶었다.
예전보다 물가가 올랐지만 새조개 값은
더 뛰었다는 느낌을 준다. 그렇다고 다시 일어날 순 없지 않는가
하여 새조개를 주문하였고, 상이 차려졌으며,
새조개는 손질해서 나올테니 기다리라며 렌지에 불을 붙힌다.
먼저 먹으라며 나온 것은 굴과 해삼 멍게, 가리비 피조개...
비유가 약한 나머지 조개는 익혀서 먹기로....
살아 꿈틀대는 하얀 빛깔의 쭈꾸미 몇마리
잠시후 익어 불그레 해졌다.
너무 익으면 질겨진다면서 다리부터 잘라 먹으랜다.
어느정도 먹고 났을 때...또다른 한커플이 우리 뒷자리에 앉았다.
그들은 부부가 아닌 것 같았지만 예전에 왔었나 보다.
노란 배추잎과 익혀지면서
쭈꾸미가 대쳐지고 가위로 썰어져 거의 소진 될 무렵.
새조개가 놓여졌다.
조개 중에 마릿수로 가장 많이 먹어 본 것이 바지락 같고
그 다음은 제첩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꼬막이 그 뒤를 이을 것 같으며
메달 순위 밖으론 새조개가 그 다음으로 꼽을수 있지 싶다.
이밖에도 여러 조개가 있으나 숫자로는 미미한 것 같다.
하여튼 바다의 어패류를 즐겨 먹진 않지만
이따끔 먹어보는 새조개에게는 끌리는 것이
담백하고 달큰함 그리고 향기와 식감도 괜찮기 때문이다.
둘이서 먹느라 중간사진도 못찍었는데
새조개는 어느새 다 먹어 치웠고 국수가 투입됐다.
요즘엔 라면처럼 생긴 국수를 넣는가벼~
남겨서 버리면 죄 받으니 다 먹읍시당~~
국수까지 6만 5천 원이라는데...
세상에 마직막 남은 장미 한송이 같은 새조개 한 알을
숫가락에 올려 주는 내 아내는 장미보다 귀하다.
그렇게 어사항 새조개를 맛보고 안면도 꽃지를 향했다.
도중에 시간여유가 있으면 즐겨찾던 몽산포를 들러 가기로 한다.
티맵의 미스정은 궁리쪽으로 가란다.
서산 A지구 방조제로 해서 서산 땅 간월도 옆을 지나 가겠다.
아내에게 예전처럼 간월도를 들러가겠냐고 물었더니
아니라며 그냥 통과하랍신다.
그렇지만 그전에 여기만 잠간 멉췄다 가자고 했다.
해가 지려면 아직 멀었고 꽃지를 가더라도 일몰을 보려면
한참더 기다려야 하잖아...
좌측의 반도처럼 나온 곳은 육지인 홍성땅이고
앞 쪽부터 우측에 이르기까지 얕고 길게 뻗어있는 것이
태안땅 안면도지 싶다.
그 안면도를 비추는 태양이 저하늘에 있다.
거기서 쏟아지는 빛이 물결에 반짝였고 그 모습을 담고 싶었다.
비록 사진은 엉망이겠으나...
잠시후 서산 간월도리를 지나 태안 땅으로 이동했으며
아내가 보고 싶다는 몽산포해수욕장을 향해 우회전하였다.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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