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사진

[ 태안 ] 몽산포캠핑장 그리고 꽃지 해변

재넘어아재 2018. 1. 14. 06:09



[ 태안 ] 안면도 꽂지

< 2018. 1. 3. 수요일 >


오랜만의 여행을 쉽게 다닐 요량으로 똑딱이를 들고 나섰고,

파노라마를 찍으려 했으나 시도하지 못했다.


몇분 동안 이리저리 조작해 보지만 기능을 찾지 못하겠다.

그러고 보니 카메라 조작방법은 니콘 보다 소니가 더 익숙한 것 같네...


결국 늘어진 그림자 만을 시험 촬영해 본 뒤

파노라마는 포기한 채 돌아서야 했다.ㅠ


물론 나중에 집으로 돌아와서

파노라먀 촬영 방법을 결국 알아 냈지만 말이다.



하여튼, 몽산포해수욕장을 찾았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역이지만 대부분이 사유지 라고 한다.


예전에는 두? 사람 땅이었고

그 중의 한 사람 땅의 위치가 훨씬 좋아 우린 캠핑 때 자주 찾았었다.


그양반, 갈 때마다 땅을 팔고싶어 가난한 나에게까지 그토록 사라고 하더니만

이번에 보니 그사람의 펜션까지 주인이 바뀐 것 같다.


몇 만 평에 이를 정도로 넓은 땅이 분할돼

여기저기 경계 울타리가 쳐 치고


하나같이 캠핑장 영업을 하고 있는데...

철제 울타리는 통행을 막아 자유로이 다닐 수 조차없다.


이용 요금은 당일 3만 원, 2박 6만 원이라 표기돼 있다.

예전엔 서해안 해변을 공짜로 이용할 수 있었다.


그래서 10년 전에 우리가 가장 많이 이용하던 곳이었는데..

이토록 폐허하다시피 변해서 우린 놀랐다.



에전엔, 평일이래도 텐트 몇동씩은 있었는데....

오늘은 한 동도 없고 산보객도 우리뿐이다.


낙조때 드러난 갯뻘의 주름진 모습과 석양이 어울어진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공교롭게 만조시간이어서 파도만 보인다.


저 앞은 썰물이 닥치면 넓은 뻘로 변해서

드러나는 물따라 나갔다 밀물이 되면서 다시 해변으로 들어을 땐

20여 분 걸어야 겨우 도착할 정도였다.



그땐 그냥 걸어서 나가는 것이 아니라

호미로 뻘을 긁으며 물따라 나가는데 두어 시간 잡다 보면


40리터 짜리 물통 겸 설거지통이

비단조개로 채워지며 무게가 20Kg 를 넘어서게 된다.


그렇게 되면 가지고 다니기 힘이 들었으며

담을 곳이 없어서도 결국 다시 해변으로 들고 나와야 했다.


언젠가 캠핑을 가고 싶어하는 두 딸들도 함께 따라간 적이 있는데.

함께 잡으니 만큼 금세 설거지통에 조개가 가득찼고


두 아이에게 가득찬 설지통을 텐트로 옮겨 놓으라 했던 적이 있다.

처음엔 둘이서 들만 해서 출발했지만...


차츰 무거워 지고 점차정지 횟수가 많아지더니 나중엔 몇발자국 마다

서로 팔을 바꾸어 봤지만 버리고 싶을 정도로 힘이 들러란다.


멀리 떨어진 텐트와 엄마아빠 사이에서 둘을 방황하였고

그때 자기들이 입양된 것이 아닐까 의심을 하였단다. ㅋ


지금 보이는 사진은 아까 파노라마를 시도하며

조작이 잘못 됐는지 노출이 안맞아 파도 모습이 영 아니네..


그렇지만 쌀쌀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하염없이 앉아있는

한 사람을 보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하여간 그땐 조개를 잡는 맛이 쏠쏠했고

마을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재미로 가장 많이 찾는 캠핑장이었는데


갑자기 발생한 서해 원유누출사고 직후 조개들은 자취를 감췄고

우리도 차츰 캠핑지로 외면을 했었다.


사라졌던 비단조개들이 지금은 돌아 왔는지 궁금하다.

호미질 할 때 뻘을 스치는 호미의 감촉에


갑자기 딱딱한 조개가 걸리는

그 손맛과 마찰음이 참 좋았던 기억이다.



해변의 계단과 모래사장 만은 사유지가 아닌지 개방돼 있었다.

그렇게 라도 다닐수 있다는 것이 다행스러울 지경이다.




한때 우리가 찾던 캠핑장이 이렇게 오염되다니...

내가 보기엔 폐허에 가까울 정도로 캠핑장의 자연은 꽝이다.




그래서 우리는 몽산포해수욕장에서 도망치듯 빠져나와

꽃지로 차를 몰았고 꽃지해변 주차장에 도착했다.


사진을 찍으려 하는 사람들이 벌써 많이 모여있다.

당연히 함께 내릴 줄 알았던 아내는 춥다며 그냥 차에 앉아 있겠단다.



바랍이 차갑지만 해변엔 남녀노소 여기저기 서 있었다.

대부분이 카메라맨이지만....



아무리 봐도 오늘 일몰 광경은 별로다 싶다.



아내는 그래서도 차 안에 그대로 있겠다고 한 것을

내가 왜 모르겠는가.



갈매기 노는 모습이 오히려 더 근사하다.



저 바다 위로 깔려있는 검은 구름을 보아

석양빛도 시원찮을 것 같다.



그래도 여기저기 서서 바다를 향하고 있는

여행객을 구경하고 그들과 함께 느낀다는 것으로 만족해야지...



할배할미 바위라도 찍어야지...



바위에 자라는 소나무를 보면 누구나 느낄 것이다.

어떻게 씨가 저기에 떨어져 뿌리를 내렸고,


메마른 바위에서 말라죽지 않고 어찌 저토록 자랄 수 있는지

더구나 소금물이 튈 터인데 괜찮은지 등등등...



아 저 육교에서 쵤영하면 좋겠네...

그렇지만 저기까진 너무 멀게 보여 포기하기로 한다.



그런데 앞쪽 포장마차 아래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119응급구조센터에 구조를 요청하는 것 같다.


얼핏 보니 그곳 주인인 듯한 아주머니가

누워 허공을 응시하는 것 같네...


혈관질환이 있음에도 쉬지 못하고

강추위에 피로가 누적된 것은 아닐지....무사히 깨어나시길...



할매바위도 할배바위도 아찌해야 좋을지

안절부절 하는 모습같다.



할배바위 하단 좌측 멀리에 희미한 섬이 보인다.

검색해 보니 나치도가 아닐까 싶네...


거리는 꽃지 해변에서 서쪽 15킬로미터 해역에 있고

섬의 크기는 지름 70미터 쯤 되는 것 같다.



잠시 침묵하며 시간이 지난다.

낙조가 더 괜찮아 질까하고 모두들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바다를 보면서 조금전 구급차에 실려간 아주머니가 무사하 돌아오길

갈매기들과 함께 기다리는 듯도 싶다.


다음에 꽃지를 찾으면 꼭 찾아 갈테니

아주머니도 무사히 생업에 복귀하시길 빌면서 차로 갔고


의자 뒷쪽에 밀어둔 카메라를 꺼내며 보니

아내는 잠든 듯이 눈을 감고 있었으며 집으로 가고 싶댄다.



사진 몇 장 더 찍고 집으로 잠시후 카메라를 바꿔서

바닷가를 향해 나섯다.


시간이 경과해서 노을빛이 더 짙어졌을까

아니면 카메라가 더 나아진 걸까 사진이 나아진 것 같네...ㅎ



파노라마도 한 장 시도하고...

구름이 낀 대신에 빛내리는 광경을 담았다.




많은 사람들이 추억을 오래 간직하려

사진을 찍지싶은데....


수도없이 찍는 요즘의 디지털 사진을

과연 나중에 몇 번이나 보고 기억을 회상할런지 모르겠다.



나의 경우는 어떠한가?

나라고 별 수 있나 어쩌다 한번 보았을까 말까 했었지~


그러나 필름식이 디지털 카메라로 변화되고

특히나 휴대폰이 등장하면서 일상의 촬영이 보편화되었는데


나 역시 마친가지였지 싶다.

그리고 예전 사진은 앨법 몇권에 붙혀 보관할수 있었지만


넘쳐나는 디지털 사진은 그럴 필요가 없었고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넣어 둘수 있는데다 필요할때 볼수 있었다.



그런데 파일이 점차 많아지자 하드디스크 용량을 키우게 되고

언젠가 부터는 하드디스크 고장을 대비해


별도의 저장장치까지 두게 될 정도로

파일의 손상을 염려할 정도가 되었으며 세월이 더 흘러서는


몇년이 되어도 꺼내보지 않는 파일이 있지만

그래도 보관하고 있는 사진을 불러보며 과거를 회상하곤 해왔다.



특히나 블로그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

사진에 그때의 환경이나 감정까지 기록하면서


찍은 사진을 몇번이 아니라 몇십번은 보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여행사진의 경우 찍으면서 보고




찍은 것을 PC에 옮기며 두번째 보며,

사진을 정리하느라 몇번을 본 후 블로그 작성에 맞게

파일사이즈를 줄이느라 또 본다.



그리고 블로그에 올리느라 또 보고 각 사진에 토를 다느라

사진찍을 때의 눈과 가슴으로 다시보며 감정을 꼼꼼히 기록하는데


건성으로 하기보다는 정작 필요한 사람이 있을까 싶고

읽어보는 사람이 직접 가 보지 않더라도 체험을 느낄수 있게 작성한다.



그것도 많은 사진들에 대한 기록을 한꺼번에 하지 못하고

틈틈이 할수밖에 없고 정정까지 해야 하는지라


그때마다 다시 사진을 볼 수밖에 없더라는 것이다.

그리고 댓글에 답을 하면서 몇번을 다시 보게 되므로 엄청 많이 본다.



본다는 것은 추억이고 어쩌면 다시 배우고 재현하는 것이다.



그때마다 마음은 다시 현장으로 순간 이동하므로

몇번이나 여행을 반복하는 셈이다.



물론 본 영화를 몇번이고 또다시 보는 것 처럼

처음 보는 것보다 실감은 덜하지만...


이따끔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 것을 깨우쳐 줘서

새롭기도 하고 신비감을 주더란 것이다.



세월에는 장사가 없다는데 나역시 나이가 더 들어

여행이 어려울 것이고 그때 쯤 사진을 꺼내 보고 읽고 추억하면 좋으리


그래서 찍은 사진을 모아 담아 두고

각각의 사진에 감정까지 블로그에 기록하는 습관을 가진다.



이런 일들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내가 직접 체험한 것을 기록하고 나중에 꺼내 보기 위한 것이다.



그렇지만 나 혼자 보기엔 아깝고 또한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과 기억을 아낌없이 공유하고 싶은 거다.



저기 꽃지 해변에 함께 서서

겨울바다를 보고 낙조를 기다리는 사람들처럼....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