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사진

[ 당진 ] 몽산에서 아미산까지 그리고 성북리 할미꽃

재넘어아재 2017. 3. 28. 17:37




[ 당진 ] 몽산과 아미산 임도를 가다

< 2017. 3. 23. ~ 3. 25. >


- 2017. 3. 23. 목요일 -


우리집 베란다에서 월동한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미안하지만 이꽃 이름은 모른다.



다만, 이아이 이름만 기억한다.

군자란, 영등포에 살 때부터 기르던 것이니 30년가까이 됐고

그동안 분갈이도 몇번해 준 것 같다.




- 2017. 3. 24. 금요일 -


서예 수강을 위해 문화원 가는길,

1키로 미터 남짓되는 아침 길을 나설 때나 오후 귀가 길에

애청하는 방송이 있다.


아침 길은 CBS 음악FM "강석우의 아름다운 당신에게"이고,

오후 길엔 KBS 1FM "정세진의 노래의 날개 위에"가 그 프로다.


개인에 따라 선호하는 방송이 있게 마련이겠지만...

누구나 들어 보면 스위치를 함부로 끄고 싶지 아니한

그런 음악들이 계속 흘러 나온다.



문화원 가까이에 있는 백산초등학교 아랫 길가에..

목련이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문화원에 뜰 들어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다

정원에 핀 두 종류의 매화가 보여 잠시 가까이 다가서 본다.



배꽃처럼 하얀 빛깔의 꽃도 좋지만...

흰 빛이 강한 꽃에 그를 감싼 붉은 빛깔의 꽃받침 색깔이

저고리 입은 여인의 옷고름 같이 정갈하다.



주말에 비가 내린다고 한다.
지난번에 옮겨간 화분들을 정리해야 하고 더 급한 것은


고사리밭에 못다 마친 거름을 뿌려야 하기에...

혼자서 죽향골에 도착했다.


쌓은 벽돌의 메지 작업이 완료됐다고 하고

처마 아래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라 하므로 확인도 해야 했다.



짓고 있는그 집 옆에 인기척이 있어 확인해 봐야 했다.

지난 번 노봉방을 채취했던 큰 소나무 아래다.



가까이 다가서 보니 마을의 할머니...

인사를 하면서 무엇을 하는지 여쭈었더니 나물을 뜯는단다.

작년에 내가 채취했던 머위를....



우리가 채취하기 전에 먼저 얻고 싶었는지 모르지만...

할아버지가 먹고 싶어하신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런 그의 생각을 백 번 이해를 한다 하더라도...,

아실만한 분이 저처럼 줄기를 싹둑 잘라 채취해서 의아했다.

그러면 뿌리까지 죽지 않을런지...


차마 뭐라 나무라지는 못하겠고 해서

겸언쩍게 할아버지는 잘계시는지 여쭈었고


우리가 채취하려던 것인데

할머니께서 먼저 따시네요 라며 얼버릴 수밖에 없어

내 맘 속에 괜한 아쉬움만 부풀린 것 같다. ㅜㅜ



농장을 한 바퀴 돌아 보는 길...

작년에 심은 율곡매화가 벌써 꽃을 피운다.


수분수로 하코트를 심었으나

함께 꽃을 피우지 않아서

저 꽃이 열매를 맺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홀로 핀 첫 꽃송이...




그렇지만 윗줄기의 꽃이 필 때 쯤엔



그 옆에 심긴 하코트 꽃이나 만첩홍매화 꽃가루와
수분이 되어 첫 열매를 선사할지 모르겠다.




지난 주 20만 원의 운임을 주고

서울서 싣고 온 실외의 화분들,


대부분은 아파트로 이사를 하신다는 교장 선생님 댁에서

우리에게 선사한 화분들이다.




오늘부터 내일까지는 지난 번에 마치지 못한

고사리 거름 주기를 완료시키려 한다.


40여포의 계분을 외바퀴 수레에 싣고 이곳 저곳을 옮겨 다녔다.

그래야 전체 계분의 절반 정도롤 소비시키는 거다.



그런 일을 하는 도중에 노랑나비가 보여서 잠시 멈췄다.

올해 처음으로 보는 노랑나비다.



- 2017. 3. 25. 토요일 -

쑥이 자주 보였는데 그 앞에도 잠시 멈췄다.



쑥과 민들레들은 고사리의 잡초이고

씨앗들이 바람에 실어 사방에 흩고 뿌리를 내리게 한다.




물론 개불알 꽃도 마찬가지....

다른 잡초들이 올라오기 전에 제거해야 할 것 같다.



저 꽃이 피면 씨앗들을 얼마나 퍼트리는지....

누가 저런 것들을 뽑아 갔으면 좋겠네...ㅎ




예보대로 오늘 밤 비가 내리면 한동안 밭을 밟고 다니지 못한다.

하여 오늘도 다시 거름을 뿌려야 했다.


그렇다 할지라도 죽향골 뒷산(몽산,아미산)에

혹여 봄꽃이 있으련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시 오르고 싶었다.



얼추 퇴비 뿌리는 일을 마칠 즘 몸은 지쳐있다.

잠시 쉴 겸해서 차에 올라 핸들을 잡고 몽산 임도길로 향한다.



요즘 이곳저곳에서 꽃소식이 들리는데....

몽산자락에 혹시 바람꽃이나 노루귀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에서 접사 렌즈까지 준비했다.


몇년전 만인산에서 본 그런 아이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때 본 연분홍 파일을 꺼집어 본다.



더불어 연 보랏빛 노루귀도 훔쳐 봤으며



나아가 더짙은 녀석까지 보며 탄성을 질렀다.



물론, 하얀 노루귀는 더할 것 없었다.



그렇지만 양쪽 창문을 내린후 눈 씻고

기대하며 꽃을 찾아 보지만...


산수유인지 생각나무인지 노란꽃 사이로

아랫 마을만 보였다. ㅜㅜ



잠시후 너무 쌀쌀해 창문을 닫고서 진행하는 길....

주말인데도 추위 때문인지 등산객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 생각을 하는사이 좌측 언덕위에 분홍색이 보였으며,

진달래 임을 직감하고 그 옆에 멈춰섰다.



'면천두견주'의 원료인 진달래 꽃이다.

진달래 하면 난 초등학교 가는 길에 있던 용두봉산이 떠오른다.


봄이면 활짝 피어나 분홍 바다 물결을 이루던 곳,

내가 커서 혼절했다는 단어를 알 때 쯤


나는 얼핏 그 곳 용두봉산의 진달래를 떠올렸었는데...

잠시 그 순간과 같은 느낌이 좋았다.



작은 산에 무슨 임도 갈림 길이 그리도 많은지...

암튼, 죽향골에서 3키로 쯤 왔나 싶다.



나중에 걸어도 좋지만 자전거를 타도 좋을 듯 같네...



약도에 당진군으로 표기 된 것을 보니

예전 시로 승격되기 전에 작성된 안내도 같다.


어떻든 현위치를 보니 몽산을 훨씬 지나쳐

아미산 근처까지 왔다는 것을 알았다.



되돌아 갈 때 저 몽산 임도길로 가야지....

거리는 4키로 쯤 되시겠다.




길이 많았으나 이정표 없는 갈림길이 몇군데 있어서

어느 길을 택할지 혼란 스러웠다.


그렇지만 본능적으로 저수지가 보이는 그 쪽 길을 택했다.

죽향골 인근의 백곡지를 생각하면서....



그러나 거의 내려가서 보니 백곡지와 다른 저수지다.

여기가 어디지? 되돌아 가야 겠는 걸~ ㅜㅜ



잠시후 몇가구가 모여사는 인가가 나타났고,

그 집 앞뜰에 핀 할미꽃이 보였다.


마침 집 주인과 친구인 듯한 두 여인이 보여서, 이곳이 어딘지...

할미꽃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물었다.


잠시후 집주인(이선생님)까지 나와 '성북리'라고 말씀하신다.

나는 성상리와 성하리는 진즉부터 알았지만


성북리까지 있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말을 들은 주인장은 어디서 왔는지 내게 되 물었다.


그는 성상리를 전혀알지 못하는 것 같았으며,

대화 중에 알고 보니 이곳은 면천면이 아니라 순성면이라는 것,


하여튼 할미꽃을 참 잘 가꿔놓아 보기 좋다고 말씀드렸는데

좀 나눠주시겠다며 삽을 가져오신다.




그러면서 추가하여 달맞이 꽃이라며 한 삽을 더 퍼담아

박스에 담아 주시는 것이 아닌가...


나는 드릴 게 없어 부끄럽지만

우선 사탕 몇 개에 드립용 커피 두 봉지를 억지로 맡겨야 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주변에

저렇게 따뜻한 이웃이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지 싶다.



성상리에서 멀 지언정 나중에 이사 떡을 돌리고 싶은

그런 심정으로 내심 감사한 마음을 가져본다.


하여튼, 나중에 집 다 지으면 찾아 뵙겠다고 말씀 드린 후,

차를 되돌려 다시 임도로 향했다.



방금 꽃을 주신 어른이 설명한 갈림 길이다.

알겠다고 했지만 어느방향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




결국 또다시 엉뚱한 곳이 나와 차를 되돌렸고,



그 다음에도 맨 처음 출발했던 곳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면천 성상리와 가까운 곳이라는 것을 알아챌 수 있어

그냥 내려 가기로 했다.


이집은 지은지 제법 되어 완전 정착한 것 같다.

주변을 잘 가꿔 놓았는데 저렇게 이르러면 얼마나 걸릴까




삽교천에서 내려오는 수로가 보인다.

성상리 죽향골 뒷편으로도 저 수로가 지나간다.


지금 가뭄이 더 지속되면 저 수로에 펌프를 연결하여

고사리 밭에 물을 줘야 할지도 모른다.



가까스로 죽향골에 도착하였고

성북리에서 얻어 온 달맞이꽃(들에 피는 달맞이가 아니란다)과

할미꽃을 화분 부근에 가식하였다.


글을 쓰며 궁금한 나머지 달맞이꽃을 검색해 보았는데

노란낮달맞이꽃이 맞는 것 같다. ㅎ



집 앞에 돌쌓기를 할 때 사이사이에

화분의 나무들과 함께 옮겨 심어 주면 내년부터는

예쁜 꽃들로 피어날 것이다.



늦은 점심으로 아침에 먹던 감자 김치찌개를 데워 먹었다.

그 다음 할 일은 농막 컨테이너 위의 그늘막을 꿰매 복원하는 일이다.


작년 가을 폭설에 대비 한다며 그늘막을 풀어 뒀더니...

바람에 펄럭이며 몇군데가 찢기고 저 처럼 구멍이 나 있다.




사실 가마니 바늘이 없어

저 나무 구두 주걱을 칼로 깍아서라도 대신할

바늘을 만들어 보려 했었다.


그러나 철물점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몇군데를 찾아 알아봤으나


모두 없어 허탈해 하던차에...

혹시나 싶어 옆집 어르신께 여쭈었더니


마침 있다는 말씀을 하시는 것이 아닌가.

구하라 얻을 것이다 라는 말이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잠시후 찾아다 주신 어르신,

하여, 농막에 사다리를 놓고 그늘막을 수리할 수 있었다.

힘들게 빌린 가마니 바늘 덕분이다.


며칠후 대전 조카에게 사진을 보내 주면서

한 개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였다는...




감자 심은 밭에도 뿌려줄 거름 몇 포대를 옮겨 두었다.

고구마와 콩 그리고 도라지를 심어 볼 요량이다.




꽃을 피우기 시작한 냉이들이 많이 분포 한다.

비가 오면 더욱 무성할 텐데 아깝지만...역시 잡초다.



봄꽃 맞으러 남도에 갈 틈이 없다.

다만, 소소한 내 주변으로도 봄 내음이 스미는 것을 느낄수 있어

아늑히 행복했던 며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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