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 하순의 소소한 일상
< 2017. 2. 23. ~ 2. 28. >
- 2017. 2. 20. 월요일 -
연무대 왕릉가 생생딸기농장을 떠나 죽향골에 도착하였다.
이곳에도 비가 내렸었나 보다.
작년 가을 심은 마늘의 싹이 제법 자라나 있다.
비닐을 씌워주지 못한 곳은
마늘의 파란 싹이 돋아 있지 아니한 것을 보면
반드시 보온이 필요한 것 같다.
비 내린 후여서 내일 새벽 기온이 내려 간다지만...
비닐을 벚겨주는 것이 나을 것 같네...
당초 시멘트로 계획돼 있던 방바닥을
황토로 깔기로 변경하였다.
그만큼 효과가 과연 있을지는 알 수가 없지만...
아내가 냉이를 채취하는동안 나는 하우스를 살폈다.
바닥이 메마르고 고추가 태양초가 됐다.
그냥 뽑아내긴 아까운 고추들...
빛깔이 곱고 성한 것을 따서 가루를 내도 될 것 같은데..
아내는 우리 가족이 쓸 것은 이미 수확해 두었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냐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저 울타리 콩은 다음에 와서 수확해야 겠단다.
대나무 숲 옆에 쌓아둔 감나무가 비에 젖어 있고
표면에는 버섯들이 자라고 있다.
어릴적 감나무에 피어나는
버섯(팽이버섯?)을 식용했던 것 같다.
그런데 저 버섯은 예전에 본
그런 버섯과 달리 느타리 버섯에 가까운 듯하다.
식용이 가능한지 모르겠다.
상사화가 공사 중에 흙 속에 다 묻힌 줄 알았는데...
다행히 일부 성한 것이 있었다.
그렇지만 날이 풀리면 포크레인 작업을 할때
일부 뿌리를 다른 곳에 옮겨 줘야겠다.
편백을 타고 오른 저 능소화도 옮겨 심어야 할텐데...
올 가을이 되어야 가능한지 모르겠다.
대충 일을 마치고 귀경하면서
아내는 집에 가기 전에 쌈밥을 먹자며 제안해 왔다.
며칠 비웠던 썰렁한 집에 가서 밥을 지어 먹기 보다는
맛집에 가는게 편할 것 같아 그리 말 했을 거다.
정식에 쌈장을 주문하자 이내 차려지는 밥상,
식사후 남은 장은 포장해 집으로 가져가기도 하는데....
냉동실에 두었다가 생각이 날 때
두부를 더 으깨어 넣고 한 번 끓여 주면 쌈장이 재탄생 할거다.
- 2017. 2. 23. 목요일 -
재중 선생께 의뢰했던
나의 아호(涉材,섭재)를 전해 받았다.
호를 짓는데 사주와 성, 이름, 본관,
그리고 원적과 본적까지 필요하다니 의외였다.
아호는 그 사람의 본명과 사주 등을 감안해 지어야 하는 것으로
부르기 쉽고 아름다워야 한단다.
암튼 내 아호의 뜻은 성품의 바탕이 厚德君子로서
널리 이롭게 한다는 뜻!이라 하셨다.
한글은 '재넘어'를 사용해도 좋으며
당초 쓰려했던 월재에서 越(넘을 월)자의 조합 보다는
월재(月再)가 실제의 속 뜻도 비슷하다면서
달월에 두재자를 사용하라는 설명이다.
월(月 달)은 해와 단순 비교하면
밤에 보이는 것이어서 얼핏 어둠이 연상될 수도 있으나...
달은 조금 기다리면 곧 해가 떠오른다는 희망의 의미란다.
마치 주말 직전의 금요일 오후처럼....
재(再 두재)는 멀 경/둘, 재차, 거듭, 다시 한 번의 뜻을 품고 있어서
내 한글 아호(재넘어)로 사용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당연히 낙관을 새기려면 한문 낙관은 涉材에 이름을 사용하고
한글 낙관엔 월재나 재넘어를 사용하면 좋겠으며
그동안 써 온 블로그 이름이나 카페의 닉네임은
기존의 "재넘어"를 사용해도 괜찮다기에 다행스럽다.
- 2017. 2. 24. 금요일 -
사위 생일이라며 식사를 같이 하자고 한다.
삼막사 입구의 어느 음식점에서 만났다.
육류와 생선 그리고 밀가루를 자제해야 하기 때문에
일부러 두부요리 전문집으로 정해서 다행이다.
- 2017. 2. 25. 토요일 -
달포전 수원에 사는 고향친구로부터 청첩장이 왔었다.
그의 아들 혼사가 삼성동에서 있어서 다녀왔다.
이제 웬만한 친구들은 자식들 혼사를 마쳤으나
아직 몇몇친구들은 남아있는 것 같다.
- 2017. 2. 26. 일요일 -
오랜만에 화창한 봄 날씨에 뒷산으로 산책을 떠난다.
운동장 옆쪽에 쳐진 예쁜 텐트를 만났다.
텐트 속에서 들리는 정겨운 말소리와
웃음의 여운이 멀어질 무렵 둘레길에 닿았다.
쉼터에 앉아 햇살을 맞는 사람들...
기지개를 켤 만한 분위기로 충만하다.
태양광 휴대폰충전기까지 비치돼 있었넹~
하산하여 아까 운동장 옆을 지난다.
어느 할아버지가 땅을 파고 돌을 쌓고 계셨다.
텃밭 옆에 옹달샘을 만드신 작정이란다.
아마도 비가 왔을때 물을 고이게 만들고 싶었나 보다.
가물지 않는한 손 씻을 물은 고일 거라했다.
- 2017. 2. 27. 월요일 -
내 임기내 마지막 공식 이사회를 마쳤다.
예정대로 공모가 진행되고 후임자가 선임 된 이후
송별회에 참석하면 끝이다.
1974년 공직에 몸담기 시작해
1999년 돌째 기관으로 부처 이동하였고,
셋 째 국책연구소를 거쳐
넷째 기관까지 임기를 더하혀 2017년까지 마쳤으니
총 근무기간은 40여 년을 넘는다.
오랜 기간 수고한 涉材(섭재) 재넘어
이제 산골에서 채소도 가꾸고 하면서 살면 되겠네~,
- 2017. 2. 28. 화요일 -
봄방학 기간이래며 손주녀석들이 우리집에 왔고,
캘리그라피 수업이 있는 문화원으로 가려고 현관을 나서는데
재율군이 잘 다녀 오라며 배웅을 한다.
녀석이 귀여워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재율군은 이상하게도 어릴 때부터
저 스카프를 몸에 지니고 싶어했고 우리집에 올 때마다 찾는다.
잠을 잘 때도 스카프를 손에 쥐야 한다.
혹시 모르니 비슷한 것이라도
예비로 한 장 더 확보해 놓는 것이 좋겠네...
어린이집의 선생님 중에 다른 곳으로
전근 가시는 분이 계신데 유독 녀석이 따르는 분이었단다.
지난 주 마지막 수업날 공교롭게
녀석이 에방주사가 예약되어 있어 수업을 쉬게 되었고
형인 서율군만 대려다 주었는데...
선생님은 재율군을 못보고 헤어지는 것이 못내 아쉽다며
서운한 눈물을 글썽거리더란다.
녀석이 그런 샌생님을 오랫동안 기억했으면 좋겠다.
캘리그라피 수강을 마치고 잡에 도착했다.
서율군이 소파에 앉아 있다.
아까 재율이 처럼 사진을 찍으려 했더니
녀석은 게임을 하느라 도통 무관심이다.ㅜㅜ
그래도 서율이는 동생인 재율이가
까불고 떼를 써도 의젓하게 봐 주는 것이 형답다.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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