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과 농사

[ 당진 ] 세 가족의 합동 김장 행사

재넘어아재 2016. 12. 2. 23:50

 



[ 당진 ] 세 가족의 합동 김장 행사

< 2016. 11. 19. ~ 11. 27. >

 

오랜만에 뒷산 호압사를 다녀오기로 했다.

굴곡이 심한 흙길이었던 서울둘레길 중 호압사 구간이


얼마전 데크길로 개선됐다는 소식을 들었고,

암튼, 바람도 쏘일겸 해서리 그리로 떠난다.



뒷산을 오랜만에 오르다니...

그러고 보면 올 가을은 유난히 바쁘게 보낸 것 같다.



오랜만에 올라왔더니 유쾌 상쾌하다는 모녀,



찻집이 생겼다는 호압사로 모처럼의 나들이를 하면서

가족끼리 오붓하게 차를 마셔볼까 했더니 공교롭게 문을 닫은 상태,


그러나 건너편에 사람들이 많아 우린 그리로 이끌렸다.

처음엔 국수공양하는 줄 알았다는....



그러나 보다시피 김장행사 중이다.

김장하기 참 좋은 날씨...봉사자들의 표정도 참 좋네...



한쪽 찢어 입에 넣어 주시기까지한다.ㅎ

김장은 겨우내 사찰에서 먹을 양식이기도 하지만...


주변에 놓은 상자들을 보면

김치가 필요한 곳에 나눠 주려 하는 듯하다.



다음 날, 외가에 찾아 온

서율이와 재율이를 꼬드껴 호압사에 올랐다.



아내는 나 혼자서 녀석들을 감당하기 힘들거라면서

결국 나중에 합류를 했고...



잣나무 숲에 조성된 군대형 식탁은

잘도 쓰이는 것 같다.



숲속에서 식탁에 앉아 가족끼리 도시락도 먹거나

앉아 쉬는 모습이 보기 좋다.



서율아 우리도 다음에 오면 저기에 앉아보자..



정선 하늘길 트레킹에 저녀석들을 데리고 갔을 때...

가족들을 힘들게 했던 기억인데...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걷는 녀석들을 보니

이젠 다 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날은 문화원 서예강좌에 잠시 갔었고
( 나는 언제 저런 글씨를 써 보남? )


다음날 새벽엔 기온이 급강하 하여
연중 최저를 기록하겠다는 예보가 발령됐다.

그날 오후, 우리는 무우를 수확하려고 죽향골로 향했고,
중간에 외발수레를 구입하려 철물점 앞길에 섰다.

인근에 주차 뒤 문을 닫고 하차 하면서 바닥에 뭐가 보였다.
두터운 검은색 장지갑이 떨어져 있었던 것,

열어보니 수십만 원의 지폐와 수표
그리고 신용카드 다수와 명함들이 꼽혀 있었다.

같은 명함이 여러 장 있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그가 주인 같다.
몇차례 전화를 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는다.

어허~ 이거 우짜지? 철물점 주인에게 말해도
그가 누군지 잘 모르는 것 같다.

이거 찾아 주고서 돈이 부족하다던지 하면 어떻하냐?
경찰서가 맏기면 좋은데....그러긴 너무멀다.

하여 아내와 상의 끝에..
명함의 주소지로 가보기로 하고 내비에 주소를 입력시켰다.

죽향골과 멀지 않은 외딴집이었고,
그집 앞에서 클락숀을 몇번 누르니 다행히 그가 집에 있었다.
##씨 맞습니까? 하니 그렇단다.

알고보니 동갑이었고 10여년 전에 인천에서 귀촌하였다는....
그는 그의 농장을 우리게 보여줬다.


아로니아도 수십그루 심겨있었다는...


무우를 수확해 비닐하우스안에 쌓고 방수포로 덮을때.
아내는 비닐하우스에서 풋고추를 땄다.

내일 새벽 영하 5도로 내려 가면 고추도 다 얼거다.
김장후 심을 마늘을 덮으려고

구입한 비닐로 배추밭도 임시로 덮어 주었다.
이젠 주말 김장할 때까지 얼지 않겠지?

수도도 동파를 예방하기 위해 조금 틀어 놓고서 귀가했다.
다음 날은 캘리그라피 기초를 배웠나 보다.

한글에서 자음과 모음 및 받침 글씨를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시킬 수 있음을 실습했다.


캘리그라피는 "아름다운 글씨"라는 뜻이라 한다.
굳어진 우리의 사고의 빗장을 풀고 글씨를 써야 하며
공간배치를 잘하여야 한다는 선생님.


그 다음날은 한자서예반에 갔다.
선생님께서 어느 원생에게 주으려 써놓은 것 같다.


그 다음 날, 한글서예 강좌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이다.



아내는 김장용 쪽파 가격이 가게마다 큰폭으로 차이가 나더라면서
문화원에서 다녀올 때 근처 채소가게를 둘러 봐 달랜다.

우리마을에 비해 반가격에 불과한 것 같다.
쪽파를 사서 며칠동안 두어도 되는지 주인에게 물었더니

주인 아저씨왈, 쪽파는 이틀이면 시들어 잎이 누렇게 되기에
김장하는날 사는 것이 제일 낫고

최소한 그 전날 쯤에 사는 것이 좋단다.
그러면 내일 죽향골 가면서 사야 하겠네... 감사요~^^


집에 도착하니 아내는 엊그제 훑어온
풋고추를 정리하고 있었다.


튀각을 하려고 쪄서 건조기에 넣고 있다.


그 다음날 토요일, 죽향골에 비가 조금씩 내린다.
세워져 있는 나무골조가 비에 젖으면 좋지 않을 터인데..ㅜㅜ


동쪽에서 집짓는 현장사진을 담으려 갔는데....
부러진 소나무 줄기아래 커다란 말벌집이 보였다.

가까이 접근해 사진을 남기며 보니
사이즈가 축구공 다섯개는 족히 될 정도로 크다.

저 처럼 큰 말법집을 직접 보기는 처음이다.
어디 쓸모가 있는 것인지, 어떻게 채취하는 것인지 알아봐야겠다.


하루가 다르게 건축되고 있는 나의 집.
내년 봄에는 준공검사를 받고 입주할 수 있을 거다.


그저께 덮은 배추밭의 비닐을 벗겼다.


비닐 안 배추 이파리엔 얼음알갱이들이 잔득 묻어있었으나
이파리는 얼지 않고 싱싱한 듯하다.


엊그제 구입한 외발수레를 동원하고
배추를 수확해 컨데이너 옆 수돗가로 옮겨야 한다.

아무래도 배추가 남을 것 같으니
필요한 것만 수확하였다가 마을 지인에게
나눠주고 싶다는 아내...


엊그제 수확해 비닐하우스에 보관했던 무우,
덮어둔 방수포를 벗기자 잎이 누렇게 시든 것들이 보였다..ㅜㅜ


배추며 소금자루를 수돗가로 이동시켜 준 뒤
손질한 배추를 소금으로 절이는 아내의 작업을 돕기로 했다.


시원찮은 배추를 시험삼아 잘랐다는데...
노란 속살이 고소했다는...


나는 무우청을 잘라낸 다음 흠있는 잎사귀는 떼내고


청결하게 씻어 물을 뺀 다음
컨테이너 옆으로 맨 줄에 무청을 너는 작업을 하기로 했다.


딸들과 처제들 김장을 해주려는 아내의 열의가 대단하다.
둘이서 파와 갓을 다듬고 마늘도 까야 한단다.


작년에 무청을 말려 사용해 보니
가끔 모래가 씹히는 경우가 있어서 이물감이 느껴졌다.
하여 올해는 미리 세척을 하기로 했다.


내가 무청을 매다는 동안


아내는 갓을 씻었다.


그때 내리던 비는 눈으로 변했다.
첫 눈이어서 촬영했으나 핸폰이라 그런지....
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아내가 배추를 토막내고 소금으로 절인다.


나를 찾을 때 마다 배추가 담긴 다라이를 옮겨줘야 했다.


그러면서 무청을 잘라 선별하고 세척하였으며
컨데이터 옆 줄에 매달았다.

더불어 무우를 지하에 보관하는 작업을 했다.
무우 네 양동이를 보관해 두었으니 필요할 때 꺼내면 된다.


오후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막내 처제네가 무슨 이유인지 늦는다.
하지만 처제네 없이 우리가 배추를 다 절였다.


절임용 비닐주머니에 배추를 차곡차곡 쌓아 놓았는데...
내일까지 이따끔 뒤집고 엎어주면 된단다.


막네 처제네가 도착하고 알타리무우를 손질 중이다.
그런데 알타리가 무슨 뜻일꼬?

검색 결과, 총각무가 표준어이지만,

알타리무로 더 잘 알려져 있으며 알무 또는 달랑무라고도 한다.


중국무는 화북형·화남형·중국소무의 3()으로 나누어지는데,

한국에서 재배되는 알타리무는 중국소무의 대표적 품종이라는 것.


총각무의 총각(總角)처녀 총각의 그 총각이 아니며

'상투를 틀지 않고 머리를 땋아서 묶은

결혼하지 않은 성년 남자'뜻하는 말이랜다.


무청(무의 잎과 잎줄기)의 생김새가

총각의 땋은 머리와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명칭이라 한다.



농막에 막네처제네 잠자리를 마련해 주고선

우리는 텐트를 펼쳤다.


아내는 이따끔 일어나

절인 배추를 뒤집어 주었다는...


다음날(일요일) 아침 영동처제네도 도착을 했고

본격적인 김장 작업이 시작됐다.



일단 절인배추를 맑은 물로 헹구어 내면

나는 물 빠짐용 채반 둘레에 배추를 잘 쌓아 놓는다.



이제 절여진 것이 거의 소진 됐다.



어제는 우천으로 작업을 하지 않더니 오늘은 작업을 하네?

골조 외측에 OSB를 붙히는 공정을 하는 듯하다.



두팀으로 나뉘어 농막 실내에선 온갖 채소와 양념을 넣어

버무리는 작업을 하는 중이고...



다른 한팀은 밖에서는 절인 배추를

깨끗히 행구는 작업을 병행했다.



나는 배추의 물빠짐이 마무리되면

뿌리의 꼭지를 칼로 도려내는 작업을 했다는....



배추 속에 넣어질 양념을 조제 중이다.

무우 배추는 물론 마늘, 고춧가루와 생강청까지


우리 땅에 직접 농사 지은 것을 활용하였고

나머지 쪽파와 새우젓 등은 구입해 사용하였다. ㅎ



한참 뒤섞다가 최종적으로 삶은 호박이 투척되었고,

잘 섞고 난 뒤부터 배추가 실내로 옮겨졌다.



각자 가져갈 김치는 자기의 입맛대로

양념을 적게 넣던지 알아서 담아가는 방법으로 김장을 했다.


나중에는 김치 속이 남을듯 하여

씻을 무우를 토막내 무우 김치를 더 담기도 했다.



작년에는 70포기를 했는데...너무 남는 듯하여

올핸 60포기만 하기로 했단다.


모두 들러 앉아 푸짐하게 수육을 나눠 먹었다.

집짓은 기술자들에게도 햇김치와 수육을 배달되었다.


그렇게 김장을 마치고 각자 귀가하는 것으로

올 김장행사를 마무리 했다는....



우리도 귀가하면서 건축현장을 돌아 본다.

상층부가 올라가고 있네....



내일 오후에 다시 저곳으로 내려가야 한다.

수확한 배추밭을 갈고 마늘을 파종해야 하기 때문에....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