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과 농사

[ 텃밭 ] 비닐하우스의 겨울

재넘어아재 2015. 12. 17. 04:25


 


[ 죽향골 ] 비닐하우스의 겨울

< 2015. 12. 10. 목요일 >

 


은행다녀 오던 길,

은행나무 부근 놀이터에서 어르신들 장기두는 모습이다.


구청에서 어른들 놀이터 둘레에 비닐포장을 둘러줬을까.

마을 경로당은 싫어하는 어르신들 같다.



전국적으로 날씨가 흐리져 오후엔 비가 내리겠단다.

비가 더 내리기 전에 마늘밭에 비닐을 씌우기로 하고 죽향골로 향했다.


시호 어머니를 모시고 가야하지 않겠느냐고 옆지기에 물었더니

흐린 날씨에 마특치 않겠다며 그냥 둘이 출발하잖다.


면천면사무소 앞 에이스식당에 들어갔을 때는 오후 1시쯤...

식당입구에 영업중이라는 안내글을 보고 불쑥 들어갔다.


손님은 우리 뿐, 주인아짐은 우릴 기억하고 반갑게 맞아주었다.

겨울철에는 칼국수 만 점심 때만 잠간 문을 연단다.


여름엔 냉쑥콩국수지만 겨울엔 면발을 쑥으로만들 더운 칼국수라 한다.

쑥즙을 내 냉동시켰다가 사용하는지 물었더니


생즙은 변질우려가 있어 가루를 내서 보관해 두었으며

국수 면발 만들며 반죽할 때 사용한다고...


ㄱ런 설명을 들으며

벽에 걸린 화분의 모습을 보았다.


특별히 물은 주지 않아도

공중의 습기만으로도 생존하는 식물인 줄 알았더니

이따끔 스프레이로 물을 뿌려 준단다.



식사를 마치고 350미터 거리의 죽향골을 향했다.

비닐하우스에 들어서자 마자 나는 경악 할 수밖에 없었다.


된서리가 내린 것 처럼

남아 있던 작물들이 동해 피해를 입었던 것,



물론 고추에도 상당한 피해가 있었다.



어차피 얼 것이라고 예상은 했으나

일기예보를 보아 최소한 이번 주는 버텨 줄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 기온은 더 낮았었나 보다.

3키로짜리 히터를 작동시켜 며칠새 사용전력량이

몇백키로나 되었는데도 말이다.



동해 피해로 오늘 할 일이 많아 졌으나

우선 지난번 참깨에게 약속하였 듯이 타작을 우선 했다.

소득은 내년 씨앗으로 충분한 한 사발 쯤? ㅎ



비가 그칠 때까지 비닐하우스 내에서

붉은고추, 풋고추, 청양고추를 수확하였고....



잠시 비가 그치는 틈을 이용하여

마늘과 양파 모종을 방한용 비닐로 덮어주는 작업을 했다.



바람이 없어서 예상에 비해 작업은 수월했다.



몇포기 안되는 강황(울금)을 그냥둘 수 없다.

내년 씨앗으로 남겨두고도 저 만큼이나 캤으니 대견스럽네...ㅎ



이일 저일을 마치다 보니 날이 저물었다.

서해안 고속도로 정체를 염려해 하루 묵어 갈까를 생각해 보았으나

주말 여정 준비 때문에 늦음 밤 귀가하였다.


이 새벽도 오랜만에 기온이 많이 내려가 있다.

비닐하우스 내에 남아있는 양배추 열 몇포기와 토란 몇포기가


추워 떨며 얼지나 않을까 그저 미안할뿐~

2015. 12. 17. 4시 늦은 일기를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