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향골 ] 들깨 기름을 짜다
< 2017. 1. 23. >
귀촌을 위해 신축하고 있는 주택의 전력공급을 신청했더니
관련업체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신청자가 요구하는 전주를 세울 장소를 공사업체에 지정해 주고
괸련서류에 서명까지 마쳐야 공사가 진행된단다.
그래서 죽향골에서 만나기로 하고 출발하려 하는데
아내는 나를 부르더니 들기름이 떨어졌다며 기름을 짜다 달랜다.
함께 가면 심심치 않고 좋으련만
아내는 독감이래서 어쩔 수 없이 나 혼자 가게 됐다.
작년에 지은 들깨 농사로 수확된 들깨는
하루 온 종일 탈곡작업을 했으니 그 양이 제법되지 싶은데
개을러 여태까지 그대로 보관하고 있는 상태다.
언제쯤 팔아야 값을 더 받는지는 알 수 없으나,
취급상에 알아보니 작년 가을엔 키로당 7천 원정도 호가했으며
지금은 5~6천원으로 싸졌단다.
아내는 수확한 그 들깨 중에 우리가 먹으려는 것을 따로 담아
깨끗히 세척하고 건조시켰 두었 던 것,
그런 들깨자루를 내게 건내 주며
절반은 생유로 짜고 나머지는 볶은 기름을 짜 오랍신다.
그런데, 들깨를 볶지않고 생으로 기름을 내어 수시로 먹으면
사람에게 좋다는 방송을 근래 들었지만...
실은 여태까지 경험상 아무 기름집에서
생유를 짜 주는지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어 아내에게 물었으나
아내도 모르는 것은 마찬가지다.
괜한 헛걸음이 예상돼 작년에 갔던 면천 기름집에 전화를 걸어
두 가지 기름을 짤 수 있는지 물어 봤다.
그는 얼마전 기계를 철거해서 생유는 짤 수 없고
볶은 것만 가능하므로 함께 짜려면 다른 곳을 찾아보랜다. ㅜㅜ
하여 몇군데를 더 수소문 해 봤고
그중에 남문떡방앗간만이 두 가지기름을 동시에 짤 수 있다는 것을
알아 내기에 이르러 방문약속까지 했다.
아내는 평소 기름을 짜려면 시골로 가야한다고 주장한다.
시골이나 도시나 기계는 다 같을 텐데
왜 힘들게 시골로 가야 한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아내는 기름을 왜 시골에서 짜야 하는지
그 이유를 내게 속 시원히 논리적으로 설명하지 않고는,
막연히 맛을 보면 그렇단다. ㅜㅜ
아내의 주장이 미덥진 않지만
요구대로 짜 오겠노라며 죽향골로 향했다.
약속대로 전력업체 관계자를 현장에서 만났고
배전선로가 산 아래 밭둘레를 거쳐 뒷편으로 인입되도록
전주 세울 장소를 지정해 줬다.
우리가 짓고 있는 집 추측편의 부지도
집짓기 딱 좋은 장소,
언젠가 나의 이웃이 그 곳에 도 집 짓는 것을 감안해서
전주를 세우도록 요청했다.
건물 윗쪽 모서리에 있는 배선은 통신선이고,
아래 층 중간이 전력선이 입입할 장소라고 일려 줬다.
싱크대가 놓일 곳에 방수공사를 한 듯하다.
내부벽체 OSB 공사도 거의 완성 단계이다.
전기와 업체 관계자의 일을 마치고
그 다음 순서인 기름집(담문떡방앗간)을 찾아 갔다.
설명절이 도래하여 떡을 만드느라 기름 짤 틈이 없다면서
오후에 오면 좋겠다고 해서리 시간을 낸 것이다.
먼저 번 면사무소 부근 방앗간의 채유기와
방식이 좀 다르다.
먼저 번 것은 깻묵이 곱슬머리처럼 삐져 나오면서
기름까지 흘러 나오는 방식이었는데....
이집 채유기는 유압식으로 진화가 덜된 구형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생기름까지 짤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고추가루 빻는 기계도 있고
쌀가루를 만드는 기계도 보였으며 가래떡 빼는 기계도 보였다..
떡을 만드는 쌀은 한 말이 8Kg을 기준으로 하고
고추는 1Kg을 기준으로 하며.
들깨나 참깨는 5Kg을 기준으로 하는 듯하다.
아내는 깨 종류는 지방 또는 사람에 따라 6Kg를
한 말로 계산하기도 한단다.
생들깨는 자루에서 비워져 파란 바구니에 옮겨졌다.
그리고 잠시뒤 볶는 기계에 넣는 것이 아닌가?
내가 생유를 먼저 짠다고 좀 전에 말씀드렸는데
왜 볶으려 하는지 지적했더니
여사장님께선 생유를 채유하더라도 껍질에 수분이 남아 있으며
이 들깨에 열을 가해 수분을 제거해 줘야
기름이 나온다고 설명하셨다.
만일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냥 짜게 되면 껍질이 기름을 머금어 채유량이 극히 적단다.
그러면서 인상이 좋으신 사장님은
다른 손님의 가래 떡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고,
내겐 아무 걱정하지 말고 기다려 달랜다.
아무래도 기름집을 운영하려면
건강한 체질이어야 하고 명랑한 마음이어야 하며
그러면 자연적으로 미모도 갖춰지는 것 같다.
면천 시장기름집이나 이 기름집 여사장님이 그랬다. ㅎ
들깨의 습기를 제거 하는 정도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연기가 나는 것이 아무래도 볶고 있는 것으로 생각됐으며
순수한 생유가 아닐 것 같았다.
그렇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채유가 어렵다고 설명하시면서,
이번에는 들깨를 노란 알미늄 큰 대야에 쏟았다.
그리고 그 다음엔 유압기에 부근에 넣었으며,
옆에 있는 기계 스위치를 작동시켰다.
사장님은 그다음 주문받은 떡을 만들려는지 쌀자루를 풀었다.
아마 저 당찬 당진쌀로 정성껏 떡을 만드려냐 보다.
방앗간 옆에서는 아집들이 모여
한과를 만들고 계셨는데 부스러기를 가지고 나오시더니
맛을 보랍신다.
수요(주문량)를 충족시킬 수 있는 여력이 없어서
앞으로는 주문을 받지 못한다고 사장님은 즐거운 비명이다.
그래도 한박스 사고 싶다고 했더니
쌓아논 상자 중에 하나를 내 옆에 내려 놓으신다.
생유를 짜야하는 들깨에서 저 처럼 연기가 나는 듯하는데...
사장님은 연기가 아니라 수증기라고 주장하셨다.
그리고 기름틀에 부은후 망치로 누름쇠를 몇 번 치고
나사로 고정시키는가 싶더니
스위치를 작동시시키자 유압방식 채유기가 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잠시후 기름이 조금씩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사장님은 기름 색깔을 보라면서
볶은 들깨 기름은 저처럼 프르슴한 노란빛이 띠지 않고
갈색 빛깔을 띠며 흐른다고 설명하셨다.
기계에는 예전부터 묻어온 찌든 기름이 묻어 있었지만..
다행히도 기름이 짜지는 곳은 청결함을 유지시키고 있었다.
기름에 많은 거품이 나는 것 같다.
생유가 짜지는 동안 나머지 들깨 볶음작업이 이루어졌고
뜨거운 열을 식히기 위해 들깨를 다른 용기에 넣기를 반복하였다.
이처럼 힘쓰는 작업은 남자 사장님이 하시더라는...
볶은 후 열을 식히고 먼지를 날려 보내는 과정이라했다.
식지 않고 열을 머금고 있는채로 채유를 하면 기름 품질이 떨어진단다.
그런 점을 감안해 식히는 작업을 한단고....
이번엔 볶은 들깨가 다시 채유기에 장착되고
스위치를 작동시키는 사장님...
아까 고여있던 생들깨유는 빈병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셨다.
볶은 들깨에서 나오는 기름 빛깔은 갈색이다.
볶은 들깨에서 나오는 기름량이 생 들깨에서 보다
많이 나온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직접 농시짓고 수확한 들깨인데...
품질이 어떠한지 물었더니 사장님은 품질이 괜찮다면서
설쇠고 30키로그램을 사고 싶다고 하셨다.
얼마씩을 받고 사시겠다고 하는지를 여쭈었더니
들깨나 참깨 가격을 수시로 변동하며 당시의 값을 알아 보고
그 당시 가격에 따라 매매하는 것이라 일러 주신다.
그리고 들깨 생기름은 볶은 기름에 비해 쉬 상하므로
냉장고에 넣어 보관하라고 일러 주셨다.
합덕 미곡상에서도 들깨를 가져오는 대로
다 사시겠다고 했는데..잠시 저울질이 필요한 것 같다.
사실 우리가 들깨농사를 지은 것을 아는 지인들이
구입하겠다고 의사를 밝히기도 하였으나
마음이 약한 나와 아내는 장사에 문외안이어서
일일이 주문받아 무게를 달고 포장해서 택배에까지의 과정이 번거롭고
자칫 잘 못하면 오해를 살 수 있으므로
이익 여부를 떠나 도매상에 의뢰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
우리 먹을 것과 씨앗용은 남겨둬야지.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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