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 고향 ] 벌초 길에 별주부를 보다

재넘어아재 2016. 10. 24. 04:02


 


 

[ 2016 ] 벌초와 별주부

< 2016. 9. 5. >

 

장조카로부터 2016년 9월 6일

우리가족 벌초일로 잡혔다는 연락이 왔다.


게다가 고향의 손 아래 동서가 벌초하려 귀향하면

상의할 일이 있다면서 면담 요청까지 있었다.


하여 벌초당일 새벽에 귀향하려던 계획을 바꿔

전날 오후에 미리 고향으로 향했다.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영동IC를 몇키로 앞두고

백화산 중턱에 드리운 긴 구름띠가 보였다.



동서와 만나기로 한 저녁 때까진 조금 남았으니

오늘 한뎃잠 잘 곳부터 염탐하기로 했다.


아지트였던 곳은 공사 중이었고 진입금지 돼 있었기에

그 언저리 한가한 곳을 찾아 차를 세웠다.




옛 아지트 송담사 지역을 양산 송호유원지 처럼 개발한댄다.
농경지도 4대강사업지구로 편입돼 벌판이 됐다.


넒은 터 옆 강변엔 강이지풀이 지천이다.


강변쪽으로 잠시 걸어 갔더니 낚시꾼 가족이 보였다.
그래, 동서와의 약속시간까지는 여기서 보내면 되는거야.


인사를 하니 천작리에서 오셨단다.
주말을 맞아 가족나들이 겸 낚시하러 나왔단다.

아지트로 들어가는 도로에는 계단식으로 옹벽이 쌓여있다.
덕분에 저 가족은 편하게 낚시를 하는 셈이다.


옛부터 빠가사리를 낚는 장소여서 "빠가를 잡는가요?"하고 물었더니
아짐께서 "아니요"하고 답하셨다.

하여 나는 그럼 무엇을 잠으신데요?하고 물었는데...
이외로 자라를 잡는다는 거다.

별주부의 그 자라을 말입니까? 하고 재차 물었는데...
별주부에 나우는 그 자라가 맞단다. ㅎ


그런데 언제 오셨데요 뭐 잡은 것 있습니까? 했더니
조금 전에 왔고 자라 한마리를 잡았다며 보여 주신다.

전에 다니면서 보면 여기서는 빠가를 잡던데
자라가 잡힌다니 의외였다.


오호~ 자라가 정말 맞았다.
나는 여태 자라는 붕어 등을 잡으려고 던진 미끼에

어쩌다 그 옆을 지나던 자라가 물었기기
잡히는 것 쯤으로 짐작했었다.

예전에 개심사 아래 신풍저수지에서
노부부가 잡은 자라를 불 때도 그리 생각 했었다.



그런데 자라는 붕어나 빠가사리가 먹는 미끼와 다르단다.
물고기엔 지렁이를 껴야 하지만...

자라를 잡으려면 생 고등어를 미끼로 써야 한단다.
고등어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낚시에 꿴다.


해지고 해뜰무렵 낚시가 잘 된다는데...
밤에 많이 잡겠네요? 했더니...

자라는 빠가사리와 달리 낮에 잘 잡히며
밤에는 잡기 힘들단다.

그런 얘기를 하던 중에 한마리를 더 건져 올리셨다.
아까 것과 비슷하다며 아쉬워 하는 조사님,



자라는 낚시를 삼키기 때문에 낚시바늘을 조심해서 빼 내야 하는데

자칫 물리거나 바늘에 찔릴수 있으므로


공구를 적절히 사용해야 안전하고,

그래야 자라 자체도 오랫동안 살릴 수 있단다.




자라를 잡아 파시려고 하는 겁니까? 하고 물었더니

약에다 쓰려고 한다는 아주머니...


보름전 저 아랫쪽에서 어떤 사람이
자동차 핸들 크기 만한 것을 잡았답니다.

무게가 8.5키로를 넘었고
백만원 가까이를 받고 팔았다는 소문인데요.

그정도 무게 만큼은 잡아야
약(소주)으로 쓸 수 있지 않겠어요.

집에 이미 잡아 놓은 것까지 합쳐도
몇 번은 더 잡으러 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다.



준비한 낚시는 3 개 같은데...
아직은 준비 단계로 두 대만 펼쳐진 것 같다.



그렇게 낚는 것을 구경하고 있는데

동서로부터 전화가 왔기에 낚시 가족들과 헤어진뒤

읍내로 가는 길


변두리의 어느 이발관 앞에 잠시 멈췄다.

가드나한 줄을 타고 간 열매(해박쪼가리?)가 얼마나 장해 보이던지...


길가에 씨가 날아와 싹이 돋아난 것을

주인이 알아보고 막대기를 세웠고 줄까지 맨듯하다.



암튼, 동서와의 일을 마친후 식사까지 마쳤다.

자고 가라며 붙잡는 것을 뿌리치고

아까 차를 세웠던 그 장소로 돌아오니 밤 10시,


텐트를 펼치고 한뎃잠을 잤다.

그곳은 다음날 새벽 벌초 장소인 선산이 가까운 곳

새벽에 깨어나지 약간 흐린날씨다.


덥지 않을 것 같은 날씨여서 다행이다.

라면을 끓여먹고 어제 가족이 별주부(자라)낚시를 하던

그곳으로 잠시 산보를 떠난다.



강변을 아침을 조망하면서 말이다.



그 때 어떤 낯선 연배의 남성이

공군사관학교 마크가 인쇄된 츄니링을 입고서 나를 앞질러 갔다.


서로 몰라보니 처가 동네 사람은 아닌 것 같고

아마도 친척에 다니러 왔거나 근래 귀촌한 사람일 것 같다.

나중에 아내에게 물어보니 모르는 사람이랜다.



휴일(일요일) 새벽인데도

낚시꾼은 아무도 보이지 않고 강변이 텅 비었다.



강변 이쪽 저쪽을 바라본다.



저편 하류쪽에

아까 그 남자가 운동을 하고 있다.



내가 가려던 곳에 서 있는 저 사람이 누구일까

근거리에서 다시봐도 초면인 사람이다.



말을 걸려다 말고 머슥해서

수리에서 내려도는 도랑을 본다.



중학교 다닐 때 저 도랑의 돌을 들치면

손가락만한 매기 새끼들이 자주 나오곤 했었다.


요즘 같으면 몇마라 잡아 어항에 길러도 귀여울 것 같지만...

그땐 어항같은 것은 생각도 못했다는...


암튼 결혼초기 처가에 오면 처남과 고기를 잡던 곳이다.

저 윗쪽으로 붕어와 모래무치가 제법 많았었다.



그러나 지금은 오염이 됐는지

물고기가 한마리도 보이지 않아 의아하다는....



갈수기여서 물은 많지 않다.

저 물건너가 처가 과수원이 있던 곳이고

경운기로 건너던 곳인데...



루사와 매미태풍으로 홍수가 지자...

강을 준설하는 바람에 건너 다닐 수가 없게 되었다.



상류쪽 송담사 절터를 본다.
그 앞쪽까지 가는 도로엔 계단식 암벽이 놓여 흔적조차 없다.

이지역 학교들의 단골 소풍터이고
지역사람들의 휴식터이자 유원지였는데 ....
이젠 썰렁한 공터가 되었다.

언제 개발이 완료 될런지.....
작년서부터 여태까지 진도가 무척 더디다.

다시 텐트로 가는 길....

텐트를 접고 부모님 산소로 가야한다.



그렇게 준비를 하여 전주동으로 향했다.



부모님 산소 앞의 쓰러져 가는 옛집은 헐리고

새 집이 번듯하게 들어 서 있었다.


가장 먼 곳에 사는 가족이 제일 먼저 오고 가까이 사는 사람이

가장 먼저 간다던가? 이번에도 그런 것 같네,,,


죽향골에서 싣고 온 예취기와 연료통을 차에게 꺼냈고

새로산 예취날 붕붕이를 조립해 바꾸었다.


곧 가족들이 속속 도착하였고

내가 가지고 온 예취기는 젊은 조카들이 맡았는데....

붕붕이 날이 가볍고 잘 깎인다는 아이들...

우리 5형제 비롯해 조카들 여섯과 훈이까지 동원됐기에...

전주동과 사당골까지의 작업을 쉽게 마칠 수 있었다.



평소에는 벌초후 예약된 식당에서 식사를 마친후

헤어지는 것이 일상화 됐었는데...


이번엔 큰형수님의 주장으로 집에서 식사를 하게 됐다.

하여 모두 고향 집으로 갔다.


형수께선 국수를 방금 삶아내 찬물에 식히고 있었고,

그 옆에서 신기하게 보고 있는 황식 조카



저 국수를 그릇에 담고



발라낸 닭고기를 고명으로 얹어 주겠다는 형수님...



얼른 방으로 들어가라고 권하는 바람에

모두 방으로 들어 갔고



가족들이 맛있게 국수를 먹는 것으로

2016 벌초 행사를 마감했다는...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