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자매 ] 세번째 회갑 기념 여행
< 2016. 10. 16. ~ 10. 18. >
세 자매와 그들의 짝을 합하면 여섯,
그중에서 나와 아내의 회갑을 핑계로한 여행은 이미 지났다.
이번 세 번째 여행부터는 비행기를 타길 기대했으나
세 가족의 계획은 어긋나고 별수없이 국내여행으로 대체됐다.
바다가 없는 충청도 산골 태생이어서 일까
바다를 선호해서 결정된 이번 여행지는 속초다.
설악산 단풍의 절정기이자 혼잡이 덜한 일요일 오후가 D-day,
각자 출발해 예약된 숙소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우린 사전에 죽향골 텃밭의 김장 채소를 둘러 봤다.
푸른 줄기 아래로 무우가 굵어가고,
배추도 속이 차 오르기 시작했으나..
잎을 갉아먹는 달팽이를 밤 중에 불을 켜고 잡아 줘야했으며....
그 다음날 우리 부부는 종일토록 들깨를 수확하였다.
한동안 건조시켜 여행후 타작해야 한다.
그리고 며칠후 속초 모임시각에 맞춰 출발하려는데...
아내는 갑자기 의왕시를 거쳐가야 한단다.
김치를 준비해 가겠다고 동생들에게 얘기 했으니
그 김치를 사러 의왕의 김치공장을 들러 가야한다는 거다.
공장은 북수원IC 와 근접한 만두전골집 앞,
잠시 들러가도 시간상 차이가 없을 줄로 아내는 생각 했단다.
아마도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할줄 알았는 듯...
그러나 웬걸~, 당초 검색했던 속초까지의 소요시간 보다
40분 이상이 더 소요된다고 내비에 표시됐다.
우리와 반대방향인 귀경길은 정체가 심했으나
다행히 우리 방향은 예상대로 순조로왔다.
그렇지만 속초에서 하려던 점심식사는 도중의 매식으로 바뀌었고
우리는 용대리 황태마을에서 멈췄다.
아내는 저기가 손님이 제일 많다며 가르킨다.
주차장이 만원이어서 조금 떨어진 갓길에 주차를 해야했다.
우리가 좀 늦다는 소식을 들은 처제들 가족도
수안보 들러 식사를 하였고 친구를 만나느라 더 늦겠단다.
아무래도 오늘 권금성 케이블카를 타려는 계획은 이미 틀렸다.
하여 미시령터널 앞에서 옛길 방향으로 선회했다.
터널 개통후부터는 시간을 아낀다며
옛길을 지나치기만 했는데 참 잘 선택한 것 같았다.
이따끔 도로 옆에서서 저런 단풍을 볼 수 있으니
통행료 3,300원도 아끼고 일거양득이다.
한산해서 도롯가에 잠시 차를 세우기도 좋았다.
단풍에 취해 비틀거리면서 그 길을 걷는 이들도 보였다.
미시파령, 옛 시인의 시비?
미시령, 조선시대에는 미시파령으로 불리던 고개였단다.
조선시대의 때시(時)에서 화살시(矢)로 변한듯하다.
우리가 방금 올라온 그 길을 뒤돌아 본다.
여기서 황혼빛을 맞아도 좋겠네...
동편 바닷쪽에 올라온 라이더의 힘겨운 패달질을 본다.
거친 호흡속에 끊어질 듯한 허벅지 통증을 이겨내려는 열정을 본다.
그리고 고생 뒤에 낙이 온다던가..
저 내리막길을 내려가는 짜릿함도 상상해 본다.
미시령 정상의 옛휴게소(주차장)에 올랐다.
차량이 의외로 많았으며 대부분 귀경 차량이다.
의외로 세찬 찬바람이 불었고 누구나 몸을 움츠리며 추워했다.
차로 돌아가 걷옷을 챙겨입고 나왔다.
억새 너머로 속초시내가 보인다.
속초 방향 도로의 윗쪽 산(황철봉?)을 보니 설악의 느낌이다.
정상쪽은 단풍을 넘어서 이미 낙엽이 지는 듯하다.
긴 사진을 남기고...내려가기 시작했다.
한무리의 라이더들이 보인다.
이따끔 여성도 보였는데 뒤따라 오는 차량이 있어
촬영하지 못해 아쉬웠다는...
어허 저거 울산바위아녀?
예전 미시령터널이 없었을 때는 눈여겨 보지 않았던
저 바위가 이제사 신기하게 보였다.
와우~!, 미시령터널을 나와 보던 것과 색다른 느낌이다.
아무래도 단풍구경은 며칠 이른 듯하네..
전망대 처럼 만들어진 갓길에 몇대의 차량이 서있었다.
그 곳에 당연히 정차했고 울산바위를 조망한다.
저기 가운데 버섯바위(?) 위에 사람이 서 있는 듯하다.
도로 좌측 바위 가운데 분재 소나무가 보였다.
중국 황산의 영객송(손님을 맞는 소나무)보다 훨씬 멋지다.
앞으로 영객송 보다 더 자라
지나는 후손들을 맞이해 줬으면 좋겠네..
그 다음 동편에 떠오르는 아침해를 맞았다.
구름이 많았으나 의외로 오메가까지 보여주었다.
바닷물 속에서 솟구쳐 오르는 듯한 태양..
그 태양아래 동해바다엔 고깃배가 많았다.
해변에서 저멀리 보이는 배까지의 거리가
5키로미터 정도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사람의 눈 높이와 둥근 지구의 반지름을 함수로 두고
산출한 수평선까지의 거리를 계산한 것이다.
따라서 배가 크거나 사람이 수면보다 높은 곳에서 볼때는
가시거리가 더 멀어지는 것은 당연하겠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먼곳에서 불빛을 볼수 있게
등대를 높은 곳에 설치하는 것이리라.
7번국도 옆 강현우체국 화단에 핀 분홍장미가
일출의 햇빛을 맞고 있다.
오징어 잡는 배일까 ?
아침바다 갈매기는 금빛을 싣고...고기잡이 배들은 노래를 싣고....
희망에 찬 아침바다 노 저어 가요,
희망에 찬 아침바다 노 저어 가요~^^
예전엔 저 바다를 노저어 다녀야 했으니
옛 어부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 어부들을 생각해서라도....
오늘 저녁때는 항구에 가 봐야겠네...
파돗소리 보다 조약돌 밟는 소리가 더 컷다.
저기에 오르면 소라 껍질을 귀에 댄 것 처럼
바다 이야기가 들릴 지 모르겠다.
사색하기 좋은 해변길....
숙소에서 멀리 걸어 나왔다.
횡단보도가 있는 곳 근처까지 도달했다.
그때 바닷가 바위에 앉은 갈매기가 환송해주는 듯 보였다.
병사들이 아침 순찰을 하는 것일까
아니면 초소 당번을 교대하러 떠 나는 것일까
7번 국도를 건너 숙소로 가는 길
황국이 많이 피어났다.
얼핏 해국이 보이는 것 같다 접근을 했더니
개미취 인듯 하다.
민들레 무리에 햇빛이 찾아 들고..
구절초가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는다.
붉게 타오르는 담쟁이 넝쿨 빛은
오늘 오를 설악의 단풍을 예견해 주는 것 같다.
잠시뒤 식사를 마치고 찾을테니 기다려~^^
해변에 참하게 지어진 주택을 본다.
단색 벽돌이 아닌 쓰리톤으로 무늬를 주니 더 산듯하고 우아한듯 하네
계획 중인 우리집에 벤치 마킹 해야겠네...ㅎ
저 집의 우연한 발견으로 단조로울 수 있던 외벽에서
벗어나 더 나아질 수 있겠다.
사진을 시공사에 메일로 보내 줬고,
다행히 적용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는...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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