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 3월 ] 소소한 봄을 보내며

재넘어아재 2016. 4. 4. 05:57




[ 재넘어 ] 3월의 소소한 일기

< 2016년 3월 >


- 3월 3일 목요일 -


내 카메라가 버벅거린다.

차가운 날씨엔 그런 현상이 더 자주 일어난다.


작년 경주여행을 마치고 귀가하던 때 였다.

교통체증이 있는 영동고속도를 운행하는데


우측 갓길에 서있던 BMW 승용차가

검은 연기를 품어 대며 불타고 있었다.


그 모습을 촬영하려고 카메라를 꺼내들었으나...

이런...셧터를 누르는 순간 찍히지 않고 전원이 꺼지는 것이었다.


신문 기사에 날 법한 현장 사진을...

그만 놓쳤다는 생각에 그저 아쉬움 만땅이었다.


그 이전과 이후에도 그런 현상이 가끔 발생하곤 하였기에

ㅁ몰래 탐내 온 카메라를 지를까 말까 옆지기 눈치를 살피는데


지난 달 갑자기 내린 폭설 때의 사고로 자금사정이 여의치 못했다.

그래도, 신청한 티벳 여행 전에는 고쳐둬야 하지 않겠는가.


암튼 시간을 내서 남대문 소니 서비스센터로 가는 길,

지하서울역에서 걸어 가면서 남대문을 본다.



그리고 남대문 시장에 가려면 거쳐야 하는 지하도

암튼 예전 시골서 파리가 앉지 못하게 밥상 위를 을 때 쓰던...

그땐 밥부제?라 했었건만... 사투리일까? 검색이 안된다.


그런 용도로 사용되는 것을 포함하여 아기자기한 물건들을 보며

한 장 찍는데 역사 카메라는 버벅거린다.



서비스센터에서 카메라 증상을 얘기 했더니

맞겨 놓으면 수리 기사가 뜯어 보고서 내게 전화를 한단다.


무엇이 어떻게 나쁘고 얼마가 들 것인지...

그때 내가 가부를 결정해 주면 끝이라며 맞기고 가랜다.

하여 카메라를 맡기고 귀가하는 길,


남대문을 지나 지하철 서울역을 앞둔 잡화점,

안테나 형식의 효자손이 보여서 손전화를 들여댔다.

가격은 2천 오백원 재밌게 생겼네...ㅎ




- 3월 9일 수요일 -


AS를 맞겼던 카메라가 수리돼 택배로 도착했다.

전원 스위치 접점이 불량했으며 그부분의 회로판을 통째로

교환(수리비 64,000원)하였단다.


늙은 카메라지만

다시 청춘으로 회복돼 한동안 문제가 없을 거라했다.


그렇지만 벌써 10 몇만 컷이나 사용됐으니

내가 시험촬영을 해 봐야지...

베란다에서 난을 창 앞으로 모셔와 찍어 보았다.



음~ 괜찮게 고쳐진 것이 맞네.. ㅎ~



- 3월 11일 금요일 -


오늘은 한글서예가 오전부터 오후까지 이어진다.

나 보다 앞서 시작한 한 선배 회원이 가지고 있던 채본이란다.


채본이란 말을 처음 들어 봤으나

나도 필요하겠다며 사진으로 한장 찍었다.




- 3월 16일 수요일 -


한문서예를 배우기 위해 가던 길이다.

완연한 봄 날씨에 산수유는 노란 꽃봉우리를 터트렸다.



봄은 어린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서 오고 싶을 만큼

새댁을 서실(글씨연습실)까지 불러 내었나 보다.


유모차에서 내린 아이를 내 앞 빈 좌석에 앉혔는데...

물을 적신 붓을 줘서 그림을 그리게 하더라는...


훗날 신사임당이 될 자질을 가진 것은 저 소녀...

다음에 오면 이름을 물어 봐야겠다. ㅎ



- 3월 17일 목요일 -


죽향골 텃밭을 오랜만에 가는 길

면천IC에서 3백 미터쯤 진행했을까 새로 쌓여진

돌벽을 보여 가까이 가 봤다.



집 짓는데 참고 할까 싶어서 인데...

괜찮은 것 같기도하고 조금은 엉성한 것 같기도...



텃밭에 도착하자마자

마늘을 덮었던 작년 비닐을 벗겨 냈다.


진즉에 벗겨 줘야 했는지

싹이 많이 자라 있었고 잡초도 무성했다.



양파 역시 마찬가지...옆지기가 잡초를 제거하는 동안

나는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


나무를 정리하기 위해 방문한 업체 사장님에게

베어낼 나무를 지정해 주었다.



나무 지정을 마치니 점심식사 시간이 되었다.

조 사장님께 식사를 하러 가자고 했더니 선듯 따라 주셨다.


대신 맛집으로의 인도를 부탁했는데..

신평에 있다는 쌈밥집이었다.



장 종류에 따라 여러가지 메뉴가 있었는데

세가지 메뉴를 시켜 함께 먹었더니 맛이 근사했다.

옆지기도 만족스런 눈치...ㅎ



- 3월 18일 금요일 -


한글서예반 선배가 보는 옛 채본을 핸드폰에 담았다.

나는 생초보에 불과해 저처럼 쓰려면 아직 멀고도 멀었지만

글씨는 완성도가 높지 않은 것 같이 보였다.



- 3월 19일 토요일 -


옆지기와 봄맞이 성당 대청소에 참석했다.

성모님을 닦아 주시는 자매님을 찰칵~



그 주변에서 군자란 꽃봉우리를 보았고....



공원 큰 소나무에 몸을 맞긴 어르신도 보였다.



산수유 노란꽃을 찾은 꿀벌도 물론 보았다.




정말 완연한 봄이다.




산수유 아래 이것은 무슨 씨앗일까



나 처럼 외출한 검은 고양이



- 3월 22일 화요일 -


의뢰한 고사리 식재 작업을 시작한다는 연락이 왔다.

농막의 얼었던 펌프도 손봐야 하고...이런 저런 일로 죽향골을 찾았다.


집터 옆이자 비닐하우스를 옮기려는 장소로 이동해

부지를 살피는데 어린 머위가 잔득 올라온다.



작년에 경계 측량후 박은 빨간 말뚝을 겨우 찾았다.

풀 나기 전에 키 큰 말뚝을 옆에 박아야 겠네...




고사리 식재작업 중에

아무래 짚이 모자랄 것 같다는 소식이다.


짚을 구하기 어렵다는 조사장님과 대용으로 쓸까 싶어

왕겨를 구하려고 미곡처리장을 찾았다.



1톤에 4만원 한다지만 싣고 갈 차량이 없어 난감했다.

마침 도착한 트랙터 주인에게 부탁해 보지만 바빠서 도저히 불가능 하단다.


결국 농협직원의 귀뜸으로 왕겨판매 업자를 통해

2톤(20만 원)을 배달 받아 사용하여야 했다.



비닐하우스 안의 일이 산적했다.

작년에 심었던 작물인 고추대 등을 뽑아 내었고

잡초방지용 부직포도 철거하였으며



지난해 수확한 서리태를 타작해야 했다.



대나무 막대로 후려치는 방식으로 타작을 시작했으나

결국 철물점을 찾았고... 도리깨(6천원)까지 구입해 겨우 타작하였다.

서리태는 몇 됫박에 불과하니 도리깨 값도 안될 듯.. ㅜㅜ



비닐하우스 옆 고구마 밭에

냉이가 제법됐으나 채취할 시간이 없다.


그 많던 들깨밭 냉이는 남겨두지 않았으나..

냉이가 이처럼 남아 있는 것은

밭 둘레에 고라니망이 쳐 있기 때문인 듯하다.




- 3월 23일 수요일 -


월요일 밤 한문서예반 총무로부터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23일 수요일 신사임당 이이율곡 전시회 (창경궁 미술관) 견학이 있으니

12시 30분 광화문7번출구로 나오시고

여의치 않으신 분은 서실로 오셔서 서예연습 하시면 되겠습니다. "


갈까말까 망서린 끝에

시간을 맞춰 도착한 곳은 경복궁역 7번출구...


나는 창경궁을 가려면 종로 5가쯤이 좋을텐데

무엇하러 광화문을 모이는 장소로 정했을까 의아해 했다.


광화문 북쪽(동대문)의 창경궁을 가려면

그곳에서 이용하기가 좋은가 보다 짐작을 하였기에


엉뚱하게도 광화문역이 아닌

경복궁역 7번출구일거라 지레 짐작을 하였던 것,


그러나 당연히 그곳엔 아무도 없었고

우여 곡절 끝에 헐덕 거리며 경희궁 서울시립미술관을 찾았다.


젊은 총무님은 왜 경희궁을 창경궁이라 했을꼬?

암튼 고생끝에 전시회를 겨우 참관했다는...



서예전시회 관람은 처음이다.

한글서예를 비롯한 한문서예와 문인화 및 산수화 등

전시 작품수가 정말 많았다.



관람을 마치고 나서 미술관 앞에서 기념촬영



- 3월 24일 목요일 -


뒷산을 산책하고 집에 가는 길

남녘의 매화에 이어 서울에도 매화가 피어났다.

죽향골 만첩 홍매화도 곧 피어나겠네...



- 3월 25일 금요일 -


오전부터 오후까지 한글서예가 있던날

한글서예반은 매식을 하지않고 집에서 싸온 것으로 식사하는 전통이 있단다.


성북동에서 오시는 선생님께서도

모든 회원과 함께 하는 맛있는 식사 시간을 즐기시는 것 같다.


선생님의 명필 글씨가 좋듯... 회원들의 마음씨 또한 좋지만..

이런저리 예기를 하는 이시간은 또다른 즐거움이다.



몇년을 쉬셨다가 오셨다는 어떤 회원님은

작은 글씨로 불경을 쓰시는 것을 보았다.


아이고 대단하십니다 라며 감탄을 했더니

어떤 분들은 성경을 쓰시는데 자긴 아무 것도 아니라며 손사래를 친다. ㅎ



- 3월 26일 토요일 -


고사리를 심거나 나무를 베는 것을 조사장님께 일임하면서도

정작 우리는 자주 가보지 못했다.


하여 지금껏 마친 일을 점검할겸

죽향골을 가려는데 손주녀석들도 따라가겠다고 난리다.


하나로마트에 들러 고기를 사 가지고 갔다는...

녀석들 덕분으로 오랫만에 고기 맛을 봤다.



녀석들에게 만화영화를 틀어 준뒤



우리는 이것 저것 점검을 했다.

조사장님이 서두르고 인부들을 채근한 덕분에

그나마 어느 정도가 되어 있는 듯 했으나


베어 낸 고목의 본 줄기가 여태 그대로 두고 있어

새 묘목을 심을 수 없는 것이 흠이라면 흠....



하루 자고 가려했으나 막내 재율이가

엄마가 보고 싶으니 엄마한데 빨리가자면서 울고 보챘다.

그래서 별수 없이 귀경하는 길,


그런데 서해안고속도로 팔곡 터널을 진입하자마자

차량의 속도가 감지기 줄어 들었고

달리던 탄력에 따라 가까스로 3차선에 정차하였다.


엔진이 걸려있으나 진행이 안돼는 것을 보면

공장에서 교환한 미션이 분명 문제가 있는 듯하다.


보험사에 사고 접수와 함께 구난서비스를 신청해놓고

비상등만 깜박이에 둘 뿐 나는 차에서 내릴 수가 없었다.


터널 안에서 달리는 차량들의 불빛,

그리고 씽씽 달리는 소음 속에서 어찌나 주눅이 들던지..


차에서 내리더라도 갓길도 없는 터널 안은

서 있을 곳도 없어 구난차가 올 때까지 그냥 안에서 기다렸다.


다행히도 도로공사에서 두대의 차량이 도착해서

앞쪽에선 견인(구난)을 준비하고 뒤에선 경광등을 켜고


3차선 차량의 속도룰 줄이게 하고서

2차선으로 인도해 주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우리 애마는 무겁고 사륜구동차여서

셀프차(구난차?)를 이용해야 하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안전한 터널밖 공터까지만 빼 주겠단다.


그래서 계속 기다렸으나 도착한 차량은 일반 구난차

운전기사는 자기 차량으로는 구난(견인)이 불가능 하다는 것


결국 엉터리 보험사(교보악사)에서는 해결을 하지 못하고

삼성보험에 속한 차량을 소개 밭아 15만 원을 들여 견인할 수 있었는데...

이번 사례의 교훈에서 배운 것은 "싼게 비지떡",

큰 차들은 웬만하면 셀프차량을 갖추고 있는 삼성화재보험처럼

유수 보험사에 들어야 나 같은 고생을 하지 않는단다.


암튼 8시에 사고가 난 뒤 자정이 다 돼서야

고장 차량을 정비공장에 입고시켰다.


교보악사 보험사에서는 얼마나 민망스럽거나 창피했는지

그 뒤 아무 소식조차 없었다. ㅜㅜ




- 2016. 3. 31. 목요일 -


견인돼 맞겨졌던 애마는 어제 회복대 귀가 했기에

오늘 죽향골을 찾았다.


아내는 며칠전 봐둔 칡을 캐겠다며

단단히 준비하고 나섰다.



결국 캐낸 칡뿌리....ㅎ



만첩홍매화도 만개했다는....



벌써 2016년 3월이 지나가고...




잔인한 4월이란 말이 있는데...내일부터 그 4월을 맞는다,

내겐 지난 3월이 잔인했으니 이미 액땜하였기를....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