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향골 ] 비닐하우스의 겨울
< 2015. 12. 10. 목요일 >
은행다녀 오던 길,
은행나무 부근 놀이터에서 어르신들 장기두는 모습이다.
구청에서 어른들 놀이터 둘레에 비닐포장을 둘러줬을까.
마을 경로당은 싫어하는 어르신들 같다.
전국적으로 날씨가 흐리져 오후엔 비가 내리겠단다.
비가 더 내리기 전에 마늘밭에 비닐을 씌우기로 하고 죽향골로 향했다.
시호 어머니를 모시고 가야하지 않겠느냐고 옆지기에 물었더니
흐린 날씨에 마특치 않겠다며 그냥 둘이 출발하잖다.
면천면사무소 앞 에이스식당에 들어갔을 때는 오후 1시쯤...
식당입구에 영업중이라는 안내글을 보고 불쑥 들어갔다.
손님은 우리 뿐, 주인아짐은 우릴 기억하고 반갑게 맞아주었다.
겨울철에는 칼국수 만 점심 때만 잠간 문을 연단다.
여름엔 냉쑥콩국수지만 겨울엔 면발을 쑥으로만들 더운 칼국수라 한다.
쑥즙을 내 냉동시켰다가 사용하는지 물었더니
생즙은 변질우려가 있어 가루를 내서 보관해 두었으며
국수 면발 만들며 반죽할 때 사용한다고...
ㄱ런 설명을 들으며
벽에 걸린 화분의 모습을 보았다.
특별히 물은 주지 않아도
공중의 습기만으로도 생존하는 식물인 줄 알았더니
이따끔 스프레이로 물을 뿌려 준단다.
식사를 마치고 350미터 거리의 죽향골을 향했다.
비닐하우스에 들어서자 마자 나는 경악 할 수밖에 없었다.
된서리가 내린 것 처럼
남아 있던 작물들이 동해 피해를 입었던 것,
물론 고추에도 상당한 피해가 있었다.
어차피 얼 것이라고 예상은 했으나
일기예보를 보아 최소한 이번 주는 버텨 줄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 기온은 더 낮았었나 보다.
3키로짜리 히터를 작동시켜 며칠새 사용전력량이
몇백키로나 되었는데도 말이다.
동해 피해로 오늘 할 일이 많아 졌으나
우선 지난번 참깨에게 약속하였 듯이 타작을 우선 했다.
소득은 내년 씨앗으로 충분한 한 사발 쯤? ㅎ
비가 그칠 때까지 비닐하우스 내에서
붉은고추, 풋고추, 청양고추를 수확하였고....
잠시 비가 그치는 틈을 이용하여
마늘과 양파 모종을 방한용 비닐로 덮어주는 작업을 했다.
바람이 없어서 예상에 비해 작업은 수월했다.
몇포기 안되는 강황(울금)을 그냥둘 수 없다.
내년 씨앗으로 남겨두고도 저 만큼이나 캤으니 대견스럽네...ㅎ
이일 저일을 마치다 보니 날이 저물었다.
서해안 고속도로 정체를 염려해 하루 묵어 갈까를 생각해 보았으나
주말 여정 준비 때문에 늦음 밤 귀가하였다.
이 새벽도 오랜만에 기온이 많이 내려가 있다.
비닐하우스 내에 남아있는 양배추 열 몇포기와 토란 몇포기가
추워 떨며 얼지나 않을까 그저 미안할뿐~
2015. 12. 17. 4시 늦은 일기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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