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 무서리가 내렸습니다
< 2015. 11. 1. ~ 11. 3. >
- 11. 1. 일요일. -
별장산을 경유해 서울 둘레길에 접어들었고,
호압사 근처 잣나무숲,
정은기 님의 '산'이란 시를 읽으며 땀을 식혔습니다.
경사진 흙길이던 험한 둘레길 일부 구간을
데크화하는 공사를 하더군요.
현장을 지나는 어떤이는 쓸데없는 공사로
자연을 훼손하고 예산을 낭비한다며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다른편에선 노약자나 장애우들까지
멋진 둘레길을 걷도록 하려는 것일 거라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모든게 잘 될 거라는 긍정적인 부류가 있고
그 반대로 부정적인 시각들도 늘 존재하는 거지요.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는 조화를 이룰때
우리는 보다 건전한 삶을 살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 11. 2. 월요일. -
텃밭을 다녀온 지 벌써 닷새가 지났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은 기온이 섭시1도~0도까지 하강한다는 예보로
당진에도 서리가 왔을 것으로 판단됐지요.
도착 전에 노지의 작물은 피해를 예상했고
그래도 비닐하우스 속까지는 피해가 없기를 바랬습니다.
예상대로 텃밭에 도착하자마자 호박잎을 보고서
무서리가 내린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농막 안에 널어둔 들깨를 간수하고
상한 고구마들을 내다 버렸습니다.
지난 번 마을지인이 왔을 때
비닐하우스 안으로 꿩이 들어 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하우스 안에서 창밖으로 뻗어나온 울타리 콩 때문에
창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꿩을 가두지 못했는데...
그 울타리 콩에도 약한 피해가 있는 듯 하지만...
된서리가 올 때까진 그냥 두는 것이 더 나을 듯합니다.
앞으로 당분간은 예년과 같은
영상의 기온을 유지한다니 말이죠.
아내는 애호박을 모두 채취했습니다.
물론 늦게 심어 아직 누런 늙은호박까지 이르지 못한
큰 호박도 챙겼음을 물론입니다.
수확한 고구마와 땅콩이랑, 그리고 파 이랑 한 줄까지 합쳐
마늘과 양파를 심으려 준비했습니다.
마늘 870쪽과 양파 200포기를 심으려면
그 이랑의 덜 익은 서리태 일부까지 뽑아야 했습니다.
된서리가 내리지 않아 잎이 성한데 말이죠.
올 여름에 수확한 마늘 중에 가장 큰 것 두 접은
내년을 기약하기 위한 씨마늘로 준비돼 양파자루에 담겨있고
나머지 시원찮은 것들은 김장 때 쓴답니다.
예전부터 왕대밭에 왕대(큰 대나무)가 자란다고 하는 속담대로
큰 마늘씨는 더 굵은 마늘 수확을 기대 할수 있겠지요.
땅을 갈기 전에 토양살충제를 비롯한
복합비료를 뿌렸습니다.
그리고 몇가지 거름과 들깨 껍대기을 뿌렸지요.
방금뽑은 파를 가이식해 놓고서 말입니다.
관리기로 로타리 작업을 하는 도중에
아내는 점심시간을 훌쩍 넘었다며 식사를 하자더군요.
오늘은 간단히 매식 할거라 생각했었는데...
아내는 혹시나 싶어 찬밥을 도시락에 담아 왔답니다.
따뜻한 찌개도 준비하지 않았으니...
계란프라이로 대체를 한다지만 그만해도 진수성찬입니다. ^^
지난 번에 담근 자리공 천연살충제가 보입니다.
독약이지만...과실주 처럼 보이네요. ㅎ
식사후 아내는 감을 따고
나는 밭을 갈았습니다.
며칠후 다시 방문해 저기에 비닐 멀칭후 마늘을 심어야죠.
참고로 멀칭 [mulching] 이란? "농작물을 재배할 때,
흙이 마르거나 비료가 유실되는 것을 방지하고, 병충해와 잡초의 생육을 억제하며...
아울러, 지온을 높혀 작물의 생장에 도움을 주려고 짚이나 비닐 등으로
땅의 표면을 덮어 주는 일"이랍니다. ^^
관리기는 올핸 더 사용할 일이 없을 것 같아서
연료도 다 비웠고 세차까지 해 두었습니다.
비닐하우스 안에서 자라던 그라비올라 화분은
월동을 위해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서울에도 서리가 내려서 인지
화분의 구절초가 하나 둘 시들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 11. 3. 화요일. -
아침 산책을 나섰습니다.
낮 기온은 제법 올라갔으나 햇빛이 보이지 않는
시각엔 제법 쌀쌀합니다.
안개가 있는 새벽녘은 추워서인지
오늘따라 산책객들이 유별나게 적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건강한 삶을 기원합니다.
^*^
'귀촌과 농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당진 ] 텃밭은 겨울에도 할 일이 많다 (0) | 2015.12.09 |
---|---|
[ 텃밭 ] 첫눈이 수북하게 내리던 날 (0) | 2015.11.28 |
[ 당진 ] 천연 살충제를 담궜어요 (0) | 2015.10.31 |
[ 당진 ] 텃밭 수확이 이렇게 복잡할 줄 몰랐어요 (0) | 2015.10.26 |
[ 단양 ] 매실나무 전정법을 배우다 (0) | 2015.1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