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양 ] 천년고찰 낙산사의 아침
< 2015. 4. 25. 토 >
구들연구소에서 야영후 깨어난 새벽
안경을 쓰지 않은 줄도 모른채 카메라를 들고 나섰다.
연구소 입구 길을 지키는 진돌이(진숙이 인지도 모르겠다)
이 녀석도 이젠 내가 눈에 익었는지
꼬리를 흔들며 짖지를 아니했는데... 똑똑한 것 같다.
세수도 하지 못한채 동네 를 통과하였고
차가 없다는 이유로 7번국도를 횡단하니 낙산사 입구였다.
아직 어둠이 깔려있는 솔숲....낙산사 현판이 흐릿하게 보일 즘
안경을 쓰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ㅜㅜ
오르막 길을 따라가니 안내판이 있었고
매표소가 보이는가 싶더니...그 안에서 나를 부르는 듯하다.
뭐라고요? 했더니
잠시 들렀다 가라는 말이었다.
이렇게 일찍부터 입장료를 받으러 나오셨남?
지갑없이 나왔으나 핸드폰은 가지고 왔기에...
케이스에 몇번 접어둔 비상금 꺼내 주고서야
탈 없이 입장할 수 있었다.
몇년전 불타더니 복구를 하려면
중생들로부터 입장료를 많이 거둬들여야 할 것도 같네...ㅎ
그러는 사이 한 여인은 불쑥 그냥 통과하는데...
왜 저사람을 부르지 않는지 궁금했다.
암튼 꿈이 시작되는 길에 들어섰다.
내쪽을 향해 삼각대를 세우고
촬영하는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점차 밝아오는 새벽...
홍예문 쪽이 훤히 밝아온다.
저 곳에서는 몰랐는데
사진으로 보니 연등 표면이 형광을 띠는 것 같다.
부처님오신날 행사 준비가 벌써 완료된듯...
낙산사는 금강산을 비롯한 설악산과 더불어 관동의 3대 명산인 오봉산 자락에 있다며 설명돼 있다.
앞에 보이는 건물은 지장전과 보타락이고
연못은 관음지라 부른단다.
솔직히 오봉산은 첨들어 본다는...ㅜㅜ
일출을 보기위해 이정표를 따라 바닷가로 가는 길
이내 의상대가 나타났다.
아랫쪽 저편 바다옆에 홍련암이 있나보다.
발표된 일출시각이 틀리는 것일까
해가 보이지 않았다.
홍련암 쪽으로 더 가 볼까 .
그래도 보이지 않는 일출전 모습
그 바닷가에 고깃떼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언젠가 경주 감포해변에서
어떤 낚시꾼이 저런 곳을 향해 훌치기 하는 것을 보았는데
광어인가 뭐~ 넙치 종류들이
일출무렵 떼 지어 수면으로 다니는데
릴로 낚시를 던져 급히 당기면 바늘에 고기가 걸려든다는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한 눈을 팔았을까?
갑자기 희미한 태양이 보였다.
이거 어떻게 된 일인지
안보이던 태양이 갑자기 보이다니 나도 모르겠다.
분명히 안보였는데...
어느새 저만큼 떠오른 것이다.
홍련암에 가긴 이미 틀린듯...
그곳엔 사람들이 제법 많았는데
의상대 보다 일출 모습을 살펴보는것이 더 좋은 곳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사람들이 의상대보다 많으리라...
지금 내가 있는 곳은
의상대와 홍련암 사이 내리막길....
자칫 움직였다가는 모습을 보기 어려우므로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물기로 했다.
여명과 일출의 바다를 유유히 지나는
고깃배의 모습을 보는 것도 썩 괜찮은 것 같았다.
동해안 해변의 소나무와 어울어진 일출
구들도 배우고 동해 일출까지 보다니
일석이조가 따로 없는 듯하다.
시간이 흐르며 조금씩 변하는
빛깔을 담으려 틈틈이 셧터를 눌렀다.
의상대 옆 절벽과 소나무 사이로 떠오르는 태양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 처음 왔던 의상대는
설악산 코스 중의 하나였던 것 같다.
그 때는 지금처럼 칼러가 아니었고
흑백사진 이었으며 단체사진이 겨우 남아 있을 것 같다.
일출을 보았으니 다시 구들연구소로 향한다.
의상기념관 옆을 지나고 있다.
텐트도 접고 함께한 교육생들과 아침식사도 해야한다.
보타전 앞 연못길을 지난다.
관음지에는 연이 심어져 있었고
썪어가는 연잎 위로 붕어들이 서로 오르려 한다.
관음전은 들러가기엔 너무 먼 것 같아서
원통보전 방향으로 정했다.
귀룽나무가 꽃을 피웠을까
흰꽃이 장관이다.
해수관음성지 낙산사...
자기 피알(홍보)을 많이 하는 사찰 같다는...
철쪽이었는지 영산홍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빛깔이 참 곱다.
사천왕문을 들어서고
저 곳에 원통보전이 있나보다
백화수각은 아직 비어 있어서 목을 축이진 못했다.
알고보니 방금전 다녀간 사람이 관리인였고
어젯밤에 잠근 꼭지를 틀고 갔다는...
종각탑...
파노라마 한장 남기고....
원통보전으로 향했다.
원통보전과 석탑,
7층석탑이라 하는데 나는 10층 탑으로 보인다.
해수관음상이란다.
절에 저런 것을 경쟁적으로 설치하는 것에 대해
나는 관계가 없지만 솔직히 좋게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오랜 세월의 떼가 묻고 난 후
더 나아질지도 모르겠다.
정성 가득한 돌맹이 탑들...
저 아래 스님 걸어오는 모습이 보기 좋네...ㅎ
해수관음성지답게 바닷돌들을 모아 쌓은듯...
귀룽나무꽃을 가까이서 찰칵~
태양이 제법 솟아 올랐다.
낙산사 높은 곳에서 보는 동해
홍련암과 의상대를 산보하고 오는 이들이 보인다.
매발톱이 보이고...
철죽이 한창이다.
그렇게 홍예문을 지나 주차장쪽으로 나가기로 했다.
이제 제법 보이는 안내도....
복사꽃이 한창이다.
개복숭아라 부르는 그런종류일거다.
황매화, 아니 겹황매화라 하는 꽃이 한창이다.
말린 가오리 같다.
어릴적 시제를 지내고 난후
제사에 쓴 음식을 나무 도시락에 담아 사람들에게 나눠 줬었다.
그 속에 저런 고기를 얇게 썬것이 있었는데
그때 기억으론 오징어보다 맛이 없었다.
지금도 저 고기를 썬 조각 위에 양념장 올려놓고 요리한
찜종류의 음식을 먹어 본 것 같다.
대부분의 상가가 아직 열지 않은 가운데
부지런한 주인은 준비를 하고 있었고
어떤 집에서는 가오리 보다 작은 가자미를
물에 씻어 빨래처럼 널어 건조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연구소로 향했는데
다행스럽게도 교육생들은 만나지 않았다.
얼른 세수를 한 뒤 식당가로 이동해 이침식사를 해야한다.
하여, 부랴부랴 연구소에 도착했다.
첫날 잠잔 토굴 온돌방....
그 방안에서 내다보는 바깥 풍경
생 대나무 울타리의 모습이 정말 그만이었다.
일행 중의 한 분은 나중에
이방이 가족과 함께 머물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낙산사와 더불어
구들연구소 정원의 금낭화...그리고...
할미꽃이 오랬동안 기억될 것이다.
나중에 내가 만든 따끈한 구들 위에서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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