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언덕
텃밭의 배추와 마늘 그리고 콩
< 2014. 11. 5. >
지난 번 거제도 여행 가기 열흘 전 쯤이었다.
그 때 텃밭에 가서 마늘을 심었다.
옆지기는 텃밭에 마늘을 심기위해
한참 전부터 질 좋은 육쪽마을까지 사 두었나 보다.
마늘을 미리 쪼개 두었으며
지난 주 심던 날 소독약에 두시간 동안 담가 두었다가
건져서 건조한 다음
미리 만들어 두었던 밭 한쪽, 구멍뜷린 마늘용 비닐에
마늘 알들을 하나하나 정성껏 심었다.
그 새싹이 났는지 궁금해서...
또한 대두(메주콩)와 서리태를 수확하기 위해 밭에 갔던 것...
그렇지만 아직 마늘은 싹이 돋지 않았다.
대신 대두와 서리태를 베서 깔판 위에 널어 두었다.
그 뒤 비가 한 차례 왔었는데...
이번 주 중에 타작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마늘을 심은 곳은 고구마를 수확한 곳이다.
육쪽 마늘 한접을 깠으니 600개쯤 돼야 하지만
옆지기는 시원치 않은 100개 정도는 가려서 식용으로 빼놓고
실한 녀석들 500개만 심었다는...
마늘 싹이 저 구멍들 사이로 자라날 무렵
날씨는 더 추워져 겨울이 될 터이고,
그 땐 비닐 한 겹을 더 덮어줘야
마늘이 얼지 않고 안전하게 동면을 한단다.
아마 배추 수확하러 갈때 쯤
준비하였던 비닐을 덮어주면 되지 않을까 싶다.
그 비닐은 내년 봄에 제거하는 것이라고...
배추가 처음엔 시원찮아 보였지만...
이젠 건강하게 자라서 아랫집 배추보다 나은듯 하다.
그만하면 김장하는데 문제가 없겠다는 옆지기..
앞으로 수확할 때까지 한참 더 자랄거다.
보기는 좋지만...아무래도 아까운 것은 저 감이 아닐까.
옆지기 주장대로 베어 내야할까
다음에 가면 위험하지만
조금쯤이라도 따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을 사람이 들깨를 심었던 밭을 거닐다가
냉이를 제법 발견하였다.
셈플로 조금 뽑아봐서 괜찮으면 나중에 채취하기로 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채취가 불가피하다는....ㅎ
저 밭에 어떤 나무를 심어야 하지?
집을 지으려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인지...
우리는 걱정이 많다.
소나무 아랫편에 황토집을 지으면 괜찮을 듯하지만...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런지...
집을 짓겠다고 시청에 신고를 하고서
그냥 두고있다가 설계회사의 권유로 착공신고를 하였지만...
몇년동안 그대로 두고 있다가
상황이 더 나아졌을때 집을 지으면 안되는 것일까?
양지쪽이니 태양광발전에 투자를 할까?
그렇지만 융자를 받아야 가능해서 그도 위험스럽고...
다른 사람들 처럼 전문농사는 못할 처지다.
인근의 할머니도 뵙고... 은퇴하신 선생님댁도 찾았지만
그저 인사만 할뿐 해답을 얻지는 못했다.
잡초 가득한 저 땅 위에 지으려는 집
결정하기 어렵기만 하다.
부동산 아저씨 말대로
좀 떼내어 팔아야 하는 것일까...그 역시 고민스럽다.
지열난방이 나을까 아니면
나무 보일러가 나을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결정 짓기 어렵다.
지난 직장 계약 연장을 하려고 하면서 면접 때 였다.
도대체 어떻게 된일인지
머리 속이 갑자기 뒤죽박죽 엉키고
도무지 생각마저 갈팡질팡하였었다.
연속극 중에 잘 알고 있는 탈렌트이름이 도무지 생각나지 않아
한동안 혼돈에 빠진 것 처럼...
나는 그 때 공교롭게 순간적으로 치매가 발생해서
그리 된 것이 아닐까 생각했었지만...
결과적으로 오히려 면접위원들을 맘 편하게 해 주었고
더불어 나역시도 나 자신이 그들에게 가질수 있는
원망을 막을수 있어
오히려 잘 된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쩌면 저 위에 계신 분이 나를 위해
잠시동안 치매상태로 유도하였을지도 모르겠다.
그 때를 기억하면
내가 운전을 하거나 또는 감을 따려 나무에 올랐을때
그때 처럼 머리가 뒤죽박죽이 되면
어찌될까하고 불현듯 두렵다.
그렇지만. 그런 두려움은
밤에 화려하게 터졌다가 잠시 후이면
사그러지는 저 불꽃과 같지 않은가?
정말 잠시였으면 좋겠다.
어젯밤 집에서 본 불꽃놀이...
무슨행사를 하는 것일까?
11월의 가을 언덕에서
잠시 나의 삶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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