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성과 잣죽 캠핑
< 2014. 9. 6.~ 9. 7. >
얼마전 뒷산 산책을 갔었다.
잣나무 숲 벤치에 앉아 잠시 땀을 식히는데...
의자 앞에 뭐가 둔탁하게 떨어져 깜짝 놀랬다.
이 것은 다름아닌 잣이 아닌가?
위를 쳐다보니 청솔모가 잣방울을 따서
떨어뜨린 것이었다.
이 녀석들 사람잡겠네~
근데 이 녀석이 어느새 우리 앞에 다가서는 것이다.
청솔모를 이렇게 가까이서 보기는 첨이다.
얘야~ 니 꼬리가 예술이구나.
어찌하는지 지켜보고 있는 중
가까이 다가와 잣방울을 가져가려고 기웃거리는 거다.
하는 짓이 간을 떼놓고 온 녀석 같다.
암튼 저 때 청솔모 두마리가 잣 다섯개를 떨어뜨렸는데...
깜짝놀라게 한 죄로 세개는 압수를 당하였고
나머지 두개만 청솔모에게 겨우 분배 했었다.
그 정도는 니들이 감수해~
필요하면 니들은 더 딸수 있잖아~^^
그때 잣을 보았고...또 지난 벌초때 보았다.
백화산 입구 잣나무에 근사하게 매달린 잣방울을 보고서
추석 때 틈이 나면 채취해서 가족끼리 잣죽을 끓여도 되고
솔가지를 따서 수육을 만들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 날이 오늘이기에...산막리 캠핑후 도마령 너머 상촌 임산장에 들러
우리가 딴 버섯이 식용이라는 것을 확인하던 중에...
밀버섯 갓은 맛이 덜하고 쉬 상하기에...
채취 할 때부터 떼 내는 것이 낫다는 것을 알았다.
갑자기 버섯 시장이 설 정도로 많이 채취 됐단다.
능이 버섯 1Kg에 10만 원이고...
송이는 18만 원부터 30만 원까지 호가 하였다.
어제 둔산동 김선생이 얘기보다
버섯 시세가 절반 가격으로 떨어진 것이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버섯가격이 형성되지만..
아직도 공급이 충분치 못해 예년에 비해 두배정도 높은 듯하다.
암튼 옆지기에게 전화가 왔는데...
동서가 강건너로 밤따러 가려고 나를 기다린단다.
벌레먹은 산밤을 따서 무엇해?
잣을 줍는 것이 잣죽도 끓이고 훨씬 낫지~ 암만..
하여 동서를 설득해 잣나무숲을 찾았다.
잣밭을 가기 전에 잠시 월유봉과 반야사를 들러 봤다.
꽃이 더 활짝 피어났을 줄 알았지만
별로 변화가 없네..
텃밭에 들렀을 때 개심사를 찾아 백일홍을 보려고 했는데...
의외로 빈약해 지는 듯하다.
그 다음 잣숲으로 이동해 한 부대를 채취하였고 송담사로 이동....
잔디밭에 스크린을 치고, 모닥불도 피웠다.
채취한 잣 몆송이를 발라내 죽을 쑤는 옆지기...
세상에 둘도없는 힐링죽 완성, 상업용 잣죽과 비교 불가다. ㅎ
마트에 들러 목살을 끊고
야채며 쌈장을 챙겨 처제가 도착했다.
먼저 잣죽을 맛보고는 환상이라고 극찬을....^^
다음으로 솔가지를 한채 깔고
그 위에 목삼겸 한채 얹기를 반복해 한동안 김을 내줘 솔수육 완성~
가족 파티 음식으로 한마디로 왔따다..ㅋ
그렇게 강가에서 하룻밤 한뎃잠을 잔 뒤
고향집을 찾았다.
그리고 다음날 가족들과 차례를 지내고 성묘행사가 이어진다.
오랜만에 보는 형제, 사촌, 조카들....
서로 흩어져 살다가 명절이면 민족대이동을 하는 것은
정교운 가족들의 모습을 보기 위함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먼길을 찾아 나서는 것이 설레는 거다
암튼 첫번째 차례상이 올려지고...
두번째 차례는 고향집차례다.
현관 안이 부족해 계단까지 가득한 신발들
이번엔 안에서 바라 본 신발들..
음식을 나누어 먹고....장독대를 지나...
세번째 차례를 지내러 가는 길, 잠시 호박이 스쳤다.
이내 도착한 작은집
대문간엔 묵은 옥수수가 걸려 있었다.
그리고 마당에는 여전히 만발한 과꽃이 맞아준다.
가장 시골스럽고 가장 정겹다.
예전 추수할 때는 들의 벼나 보리를 모두 마당으로 옮겨
마당에서 타작을 했었다.
마당은 그 시절에 콘크리트로 해 놓은 것
세월의 균열 덕분에 그 틈으로
어디서 날아온 과꽃씨가 뿌리를 내린 것이다.
꽃이 피고지고...
다시 씨가 떨어져 이듬해 거듭 나서..
자라기를 반복하는 거다.
앞으로...내년에도 그 후년에도
마당에 과꽃이 계속 피었으면 좋겠다.
저 꽃은 한참 더 사셔야 할 사촌 형님을
생각나게 한다.
질긴 생명력을 느껴 본다
좋은 땅에 터어자지 못한 꽃나무..
풀섶에 있어야할 방아개비가 어찌 집안으로 날아 들었는지....
인연과 운명은 아무도 모른다.
다음엔 좋은데서 나고
좋은 곳을 찾아 날아 가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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