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막리 버섯보기 캠핑
< 2014. 9. 5.~ 9. 6. >
이따끔 고향 영동 소식을 접할 때
어디서 송이를 땄느니 능이를 채취하였느니 하는 얘기를
옛부터 많이 들어 왔다.
그렇지만 정작 내 고향 마을에선
송이며 능이버섯 얘기를 한번도 듣지 못했었다.
다만 산이나 들에서 본 갓버섯만 식용할수 있다고 들었으며
나머지는 것들은 절대 먹어선 안된다는 것만 알뿐이다.
암튼 어릴적 고향 땅을 많이 다녔어도
송이와 능이라는 것은 구경하지 못하였고 동쪽 멀리 보이는
백화산에 가야 싸리 버섯이 많다는 것만 기억한다.
몇년 전부터 고향을 방문하면 가능한 틈을내서
이곳저곳을 다니는데(여행) 그 중에 해 보고 싶은 것이 버섯채취였다.
(사진 속은 보고싶었던 능이버섯)
몇년동안 버섯채취를 시도 해보려 했지만...여의치 않다가...
결국 이번 추석명절을 앞두고 옆지기를 꼬드끼는데 성공했다.
고향에서 버섯이 나는 지역을 검색해 보면
상촌 민주지산과 삼봉산일대, 양강 천만산, 황간 백화산 등 여러 곳이다.
그중에 호감이 가는 곳이 양강 천만산,
그곳 산막리를 지난 번에 사전 답사하였고 오늘 근처에서 야영을 한 뒤
용화쪽으로 이동해 도마령을 넘기로 하였다.
송이는 여러번 맛 보았지만..
사람들이 왜 송이에 그렇게 열광하는지 나는 도대체 모르겠다.
오히려 능이가 내 입맛에 맞는 것같네...
송이는 지역 주민들이 주인이니만큼
나는 조금 하찮게 취급받는 능이에 관심이 더 간다.
이 능이에 대해 알기위해
검색해서 얻은 정보를 잠시 읽어보자(펌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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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이버섯>
능이버섯은 버섯중에서 일등이라고 할만큼
맛이나 효능면에서 정말 좋아요
바햐흐로 능이버섯을 채취할시기가 다가왔습니다
능이는 균락을 이뤄 균생하구요
이때문에 한 번 눈에 띄면 한 곳에서
10kg은 거뜬히 채취하는건 일도 아니랍니다.
능이가 나는 자리는
지름30센치이상의 참나무군락지 아래를 공략하며
정확히 말하자면 갈참나무 숲을 이루고
산비탈이 정확히 북쪽을 향하고 있어야 합니다.
조금 더 여유를 두고 말하자면
북동쪽에서도 능이가 자랍니다.
이런 지리적 여건을 갖추고 있는
산자락 7~8부 능선에 능이가 자라요
비가 많이 오는 년도에는
급경사가 진 곳에서도 발견할수 있구요
[능이버섯이 많이 자라는 자리]
1) 활엽수림 아래 또는 침엽수
2) 낙엽은 너무 많은 곳보다 적당한곳
3) 토질은 물빠짐이 좋고, 적당한 크기의 돌과마사토가 섞여 있는곳
4) 산속 어디든 자생을 하며, 비탈진곳, 능선부근, 바위와 흙이 적당히 섞여 있는곳
5) 선선한곳, 어디든 자생하지만, 북동,북서쪽 방향에 많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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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정보를 검토한 결과에 의해 정한 곳이 산막리 임도
해발 600~800미터 북쪽 능선이 탐사 구간이다.
어차피 추석명절에 고향을 찾아야 하므로
휴가가 시작되기 전 하루 쯤 여유를 두고 출발을 했고...
9월 5일 오후 세시에 목표지점에 도착하였다.
그 지점에 이르러 차량 대 여섯 대가 세워진 것을 보아
버섯 채취꾼들이다.
우리도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하고 산에 올랐다.
운동도 할겸 내일 새벽 버섯 산행 워밍업을 하기 위해...
고갯길 정상에 올라 능선을 타고 아랫쪽으로 하산할거다.
고지에서 보이는 영동읍내....
나무 그늘이지만 땀이 비오듯 하다.
경사가 심해 조심하면서 천천히 살펴 보아도...
우리가 찾는 버섯은 도무지 보이지 않고.
이미 지나간 사람들의 발자국이 낙엽 위에 어지럽게 나 있었다.
옆지기와 20~50미터 떨어져 지그재그로 하산하지만
못먹는 독버섯? 종류만 보일뿐...ㅜㅜ
정확하진 않지만...이 버섯만 식용같아 채취하였다.
밀버섯 몇개와 함께지만..너무 빈약하다.
앞에 뱀이 보였다.
목이 긴 등산화와 긴바지를 입어 대비를 하였지만...캥기네..ㅜㅜ
옆지기에 큰소리로 뱀이 있으니 조심햐~ 했더니...
나는 내려왔다는 옆지기의 소리가 들렸다.
오히려 빨리 내려오랍신다.ㅎㅎ
한시간 반이 흘렀다.
경사가 적은 야영지를 찾기위해 아래로 내려가는 길
2백미터쯤 아래 무쏘가 세워져 있고
그 옆에 앉아 버섯을 다듬는 산꾼이 보였다.
버섯 구경을 할수 있는 절호의 기회
구경을 하면서 사진을 찍자고 양해를 구했다.
흐미~ 능이다 능이여~
방금 이산에서 채취 한 것이라는 능이,
이분은 대전 둔산동에서 오신 김선생님이라고...
송이는 오전에 무주 덕유산에서 채취하였고
능이는 이곳으로 이동하여 땄단다.
버섯은 올해 난 자리에 다음에도 또 난단다.
하여 버섯을 채취한 사람들은 그 지점을 기억해 둔다는 것,
이분과 우리의 틀린 점은
김선생은 매년 채취하러 다니는 사람으로
어디에 가면 무슨 버섯이 있다는
장소와 시기를 알기에 그곳을 찾아 확인하면 되지만..
나같은 애숭이는 일일이 찾아 헤맨다는 점이 다를 것 같다.
하여 어디서 땄는지 차마 물어볼수가 없네...ㅜㅜ
송이 값이 얼마쯤 하는지 물어보았더니...
지난주 1키로에 50만 원을 상회했었단다.
채취한 버섯 하나하나 마다
일일이 손질을 해서 상품가치를 높히는 듯
이번 수입이 좋겠네요 했더니
그렇다고 웃으시는 김선생...앞으로도 많이 수확있으시길....
그 웃음을 들으면서 그리고 그가 채취한 버섯을 보면서
우리는 충분히 대리만족을 한듯하다.
그곳 임도는 비교적 다니기가 좋았다.
해발 600미터 지점에
야영할 만한 장소가 제법 있었다.
임도 한쪽에 살림을 차렸다.
준비를 얼추 마치니 달이 밝아온다.
달이 떳지만...숲속이래서 깜깜한 밤
이따끔 서쪽새 소리가 들리고 풀벌레 울음이 요란스럽다.
조명등을 찾아온 나방이
밤에도 피어 있는 물봉선...산중 한뎃잠 준비 끝
구름 때문에 은하수는 잘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멋지다.
근사한 숲속의 밤이다.
풀벌레들의 향연속에 오랜만에 곤한 잠을 잤다.
어둠의 정적을 깨우며 차량 괭음이 들렸다.
한대가 지나고 두대 째는 눈을 뜨고 시계를 살폈는데...
새벽 4시 20분..
어제 송이와 능이 딴 김선생의 말을 빌면
새벽에 헤드랜턴을 켜고 산에 오른다고 하더니
그말이 맞나보다.
일찍 일어나 하늘을 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격언이 있지 아니한가
하여 나도 주섬주섬 채비를 하였다.
물과 배낭은 무거워 거추장 스러울 듯하여 손가방에
지팡이 겸 심마니 곡괭이만 챙겼다.
옆지기에 혼자 잠시 갔다 오겠다고 얘기했더니
조심하라고 당부하는 옆지기
그 옆지기를 뒤로 하고서...
야영지옆 급경사 절벽 길을 조심스레 올랐다.
이따끔 보이는 버섯은 대부분 밀버섯
능이나 송이를 따러 산에 갔다가..
능이와 송이는 보이지 않을때
겨우 따오는 버섯이 밀버섯 이란다.
나역시 그래서 채취하였다.
어쩌다 작은 송이 한개를 채취하고는...
소나무 아래마다 자세히 살폈으나 다시는 보이지 않았다. ㅜㅜ
하기사 나같은 초보에 보인다면...
귀한 버섯이 아닐지도....ㅎ
싸리 버섯도 보였다.
싸리버섯은 싸리 나무에 나는 것인 줄 알았는데...
싸리나무를 닯았다고 해서 붙혀진 것 같다.
암튼 능선 하나를 거쳐 그 옆 능선을 타고
내려오려고 했는데...한 능선의 절반을 갔을까
목이 마르고 버섯이 비닐봉지는 가득차서 무겁다.
으이구...텐트에 다시 갔다 와야겠다.
~나중에 상촌 장에 갔다가 안 사실인데 밀버섯의 갓은
무겁고 쉬 상하며 맛이 덜하기때문에...대(줄기)만 채취하랜다.~
물도 한병 꺼내고 배낭도 매고 와야겠어~
그러나 내려 온 후에는 기진 맥진..다시 오르기가 싫더라는...
옆지기도 말려주니깐 고맙더라는....^^
하여 아침을 지어먹고 철수준비를 하였다.
아래 사진은 그때 채취한 버섯을
나중에 건조시킨 모습...
야영지 옆 절벽에 핀 물봉선...
용화로 넘어가는 임도길,
그 길에 여러가지 야생화가 보였다.
흰꽃이 이토록 우아하게 피어 있는 까닭은
무슨 연유에서 일까?
임도는 양강 쪽보다 산너머 용화방면이
좁고 울통불퉁하는 등 부실하였다.
용화방면은 남쪽 능선인데도
버섯을 채취하기 위해 온 사람들의 차량이 제법 있었다.
산비탈에 갑자기 동굴이 보였다.
앗! 동굴이다~
철광석 시굴을 한 곳인지
암벽이 붉게 녹슨것 처럼 보였다.
안에는 사람이 쉬어 간듯 바닥에 마루같은 것이 놓여 있고
안쪽으로 깨진 스티로폴이 보였다.
우중충한 동굴 옆에 홀연히 피어난 보랏빛
분홍색과 흰색 그리고 연보라가 어울려 섞여 있었다.
불당로란 새로운 지번 이정표가 스쳤다.
지도 검색중에 불당골이란 지명을 본 것 같은데...
아마 그곳을 지나고 있는 듯하다.
민주지산 휴양림 앞을 지나는
도마령 오르는 길이 보인다.
저길 좌측 방향으로 임도길이 있는데..
그 길을 계속가면 영동읍 당곡리 뒷산에도 버섯이 많단다.
하지만 그런 임도길은 티맵에 나타나지 않아
귀인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그냥 도마령을 넘어 상촌으로 가야한다.
상촌 시장에 가서 그곳 상인들께 채취한 버섯을 보여주고
식용인지 독버섯인지 물을수 있으니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
불당 마을에 진입을 한듯 하다.
호두나무들이 집가에 많았는데...청솔모가 없는지
나무에 보호시설이 되지 않았으며
연자방아 둥근 돌이 놓여있었다.
민주지산로(도마령 가는 길)에 접어들었다.
우리가 내려온 천만산쪽에 갈대가 성하게 피어나는 모습
봄에 피어야하는 엉겅퀴가
이제사 피어나는 것이 아닐지...
오르막길이지만..예쁜 꽃이 보이면
정차를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까닭은 무얼까
그렇게 도마령을 넘어 상촌방향으로 간다.
상촌 임산 장에가서 독버섯도 가려내고
송이며 능이 시세도 알아보며
새로딴 버섯요리를 먹어 보기를 희망해 본다.
그나저나 버섯을 따려는 사람들이 참 많다..
틈만 있으면 정차돼 있는 차량들...
이때 쯤이면 버섯꾼들이 진을 친단다.
저정도니 나같은 애숭이가 능이를 만나긴 힘들겠지..
그렇지만 흰 도라지가 위로하며 웃어 준다.
그렇게 상촌을 지나
다음 여정을 잇는 것으로 버섯 산행을 마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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