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곡지에 사는 요정들
지난 주말(2013. 7. 6.~7. 7.),
시흥시 소재 관곡지를 방문해 연꽃구경을 하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중에서 일반 렌즈로 찍은 것들은 이미 소개하였고
망원렌즈로 찍은 것만 모아 보았슴다.
초보인 나는 고수들이 사용하는 좋은 렌즈는
아직 마련치 못하고 있습니다.
혹여 있더라도 힘에 부쳐
조작도 어려울 것 같은데... 주머니 사정을 감추네요. ㅎ.
따라서 고배율 광학줌을 지원하는
하이엔드 급 디카를 이용함으로써 화질이 다소 떨어져도
대충 만족하고 있습니다.
하여 보통은 DSLR로 사진을 찍다가
물닭을 만나거나 잠자리 등 망원이 필요한 경우에는
얼른 전원을 켜서 사용하는 방법으로
관곡지를 다녔습니다.
물론 사용하지 않는 카메라는
그때마다 동행하는 옆지기에 맞기기도 하고...
어떤 때는 목에 걸기도 하였네요.
암튼 옆에 있던 옆지기가
관곡지의 요정 쇠물닭을 먼저 발견하고....
알려주는 바람에
얼른 디카를 건내 받아 전원을 켜서 찰칵...했습니다.
쇠물닭의 실제 크기는
비둘기 보다 조금 더 큰 정도가 아닐까요.
디카는 광학줌과 디지털 줌을 합해
35미리로 환산하면 최대 2000mm에 해당한답니다.
암튼 사진을 정리하다
깜짝 놀랬습니다.
찍을 때는 무엇인가 알지 못하였으나...
컴퓨터로 보니 우렁이 였어요.
저처럼 딱딱한 껍질을 가진 우렁이의
속 알맹이를 먹다니...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그런데 잠시후 이상한 일이 발생했슴다.
입에 물고 있던 우렁이가 보이지 않는 거 있죠.
통째로 삼킨 것인지 까먹고 버린 것인지...
입에는 물고 있지 않잖아요.
참내~
그렇지만 여전히 먹이를 찾는 중...
아직까지 오늘 보고픈... 우리의 요정,
아가 물닭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작년엔
제법 많았는데 말이죠.ㅜㅜ
그리고 잠시후
다른 장소의 연못으로 이동했을 때...
아까 털이 고른 쇠물닭과 달리
가지런하지 않은(약간 푸석푸석한) 쇠물닭이 보였슴다.
물의 깊지 않은 까닭에 다리가 다 드러나고...
오른 무릎 위에 빨간 반점도 보이네요.
다리 전체는 황색바탕이자만
무릎과 발까락은 회색인듯 보였습니다.
물을 빼는지 개구리밥을 비롯한
바닥에 깔린 수련잎에 서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이동해
수련이 피어있는 연못으로 이동해 봅니다.
연못의 깊이가 일정하지 않나 봐요.
수련도 흰빛과 붉은 빛...많이 피어 있네요.
부들인지 키큰 방동산이 속으로 쇠물닭이 숨어
우린 다른 곳으로 이동합니다.
다른 카메라로 연꽃을 찍다가..
다시 디카로 바꾸고 전원을 켰습니다.
우리가 찾던 요정인 물닭 가족이 나타났으니까요.ㅎ
아가 물닭...이거 병아리라 해야하나?
빅토리아 연잎이 놓여 있는 것 처럼
펑퍼짐하고 오목하게 웅덩이가 진 장소에 서 있었슴다.
어미는 몸의 털을 정리하는 듯 하고
병아리는 먹이를 쪼는 듯...
어미 닭은 몸이 가려워서 그러는지
나부닥거려서 사진 찍기가 용이치 않습니다.
그렇지만 멀리서 이렇게 크게
당겨서 담을 수 있어서 참 다행이네요.
병아리 머리는 아직 털이 나지 않아
대머리처럼 보이기도 하고
털을 뽑아낸 것 처럼 보이기도 하며
날개의 털이 날 자리에는
붉은 자국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연잎 아래쪽에
또 한 마리의 병아리 등장
쇠물닭을 관찰하는 것도 재미있네요..ㅎ
멋진 모습으로 한장 찍고 싶은데...
움직임이 그치지 않았어요.
새끼의 다리는 모두 검은 색이고
다리의 크기에 비해 발이 매우 긴편이네요.
부리를 겨우 보여 주는 녀석...
눈도 털도 검습니다.
이제사 새끼들을 보는 듯
사진으로는 크게 보이는 쇠물닭이지만
실제 크기는
비둘기보다 조금 크게 보이는 정도입니다.
얼마나 몸을 부벼 대는지
다리옆에 털이 뽑아져 있습니다.
그렇게 진사님들과
정겨운 요정들인 쇠물닭 가족을 담고...
이쁜 수련을 탐하였습니다.
수련은 꽃이 수면 위에 피는
것이라는데..
꽃이 수면 보다 훨씬 위인 것을 보면
물이 빠진나 봅니다.
예쁜 수련들...
자라나면서 나중에 피어나는 것은
수면에 위치 하는 듯...
수줍은 수련들
물 속을 자세히 보면
그 안에 거미줄 같은게 보이는 거 보이세요?
아마도 뿌리가 아닐까 싶네요.
수련 잎 중앙에서 둘레까지
가위로 삼각형으로 모따기를 한 것처럼
어쩌면...돌고래 입처럼 보이기도하고...
잎이 익살스럽게 보입니다.
가족끼리, 부부끼리, 친구끼리
또는 사진가들이 바라보는 관곡지의 연꽃을
신비롭기만 했습니다.
며칠 전 비가 왔었는지
수련이 표면이 깨끗하게 세척이 되어 윤기가 흐르네요. ㅎ
방금 분홍 수련 꽃 속에 꿀벌이 들어 갔습니다.
얼마 전 부천 상동공원에
꽃 양귀비꽃이 피어서 다녀온 적이 있는데,
저 수련은 양귀비 이름을 닮은 듯 했는데
애고~ 정확한 이름이 기억나지 않네요. ㅜㅜ
다음에 가면 확인해야겠어요. ㅎ
갑자기 멈춰있던 분수가 작동되기 시작했어요.
아마도 관리자가 출근을 하셨나 봅니다.
멀리에서 오신 사진가님들이 참 진지하지요?
새벽 일찍 관곡지에 도착해서
저렇게 열정적으로 사진을 담는 모습이
연꽃 보다 아름답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그들을 환영하기 위해
분수들이 가동되기 시작한 게 아닐까요? ㅎ
저는 DSLR 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는 초보지만...
저렇게 진지하고 아름다움을 담는
사진가들의 내면이 저 꽃보다
아름답다는 것에 매력을 느낍니다.
그래서 관곡지에 오면
연꽃을 주로 찍지만...연꽃을 사진에 담는 모습까지
보고 가슴으로 감정을 느껴봅니다.
초보인 저에게 사진에 대하여
많은 것을 일깨워 주는 친구님이 계십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누구나
흔하고 하찮은 것 보다는 귀한 것을 찾고
미움 보다는
예쁘고 고운 것을 갈구하며
아름다움을 담으려 하는
심성들을 가지기에...
불안한 마음이 안정되고..
미워하던 감정도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취미 생활에 있어서도
가장 추천할 수 있는 분야가 사진이라는 겁니다.
나 같은 초보가 생각하여도
실제로 느껴 보아도 하나 틀린 게 없는 것 같슴다.
저 어미물닭 처럼 혼자 나설 때나
지금처럼 둘이 나서도 아름답고 고상한 것을 찾는 것 같습니다.
좋은 것을 보려 노력하고
아름다움을 찾아 사진으로 담기 때문에...
정신수양에도 많은 도움이 되서
세상을 살면서 이따끔 생기는 미워하는 마음도
사라지게 된단다.
그래서 사진찍는 삶을 추구 한다고....
물론 직업으로서가 아니라 취미생활로 말이다.
그런 분들이 저기에 많이 모였다.
아름다움 모습, 그 자태와 빛깔
때때로 했빛이 싫어
고개를 숙여요
활짝 폈을 때 모습일까
잠자리를 봅니다.
이러저리...ㅎ
밀어도 당겨도 보고
멀리서 빼꼼하게 얼굴 내민
작은 수련들을 당겨서 잡아 봅니다.
개구리도 있었어요..
아마도 금개구리 인듯 하네요.
역시 이동하는 녀석을 당겨 봅니다.
이륙하는 순간....ㅎ
그렇게 이곳 저곳을
이틀 동안 다니며 담았습니다.
지금 보는 사진들은
고배율 망원렌즈로 보는 것이 주류이지만...
이 사진은 멀리서 찍은게
아닌가 봅니다.
요즘 카메라 성능이 ㅎㄷㄷ 합니다.
색감은 떨어지는 듯...
그리고 심도가 좀 그렇구요...ㅎ
저 같은 초보에는 ....
가벼운 여행용으론 쓸만한 듯합니다.
제아무리 휴대폰 카메라가
좋아진다 하더라도
이를 따라 올까요?
감광도도 매우 높아져
별들의 움직임도 별문제 없네요.
다만 아쉬운 것은
촛점 조절하는 시간이 길다는 것입니다.
고정 물체 사진엔 별문제가 안되지만....
우두운 곳에서의
움직임이 심한 사진은 영 아니더군요.
지금 보시는 사진들은
모두 한대의 카메라로 찍을 것이지만...
가깝거나 멀더라도
사진이 꽤 쓸만한 것 같습니다.
특히 블로그에 올리는 사진을 찍는 용도로
부족함이 없어 보이네요.
물론 저 분들 처럼
예술성이 있는 사진을 찍는 고수 사진가 분들을
제외하고 겠지요. ㅎ
교수님이 제자를 가르키듯
상세한 것 까지 알려주며 사진 촬영법을 전수하는 것 같더군요.
저 같이 독학하는 입장에선
그저 부러울뿐이랍니다.
마을 주민들이 정자로 놀러 나온듯...
저 분들도 부러웠습니다.
그래도 저 처럼 사진을 찍는 분들도
무두 눈빛이 반짝거리며 좋은 소재를 찾더이다.
DSLR이 아니라 핸드폰만으로
찍으시는 방문자들도 제법 많았습니다.
저렇게 아름답게 핀 연꽃을 보고
어찌 감동하지 않겠습니까..ㅎㅎ
그러다 저 앙징 맞은 요정들을
보고 있으면...사진가들이 부러울겁니다. ㅋㅋ
흐미~ 검은 솜털에
물방울이 묻어 있네요...
대머리에 깃털이 나지 않은 날개쭉지도
보이는 듯 하구요.
어미의 색상은 갈색이 섞인
검은 빛이지만...
어린 새끼 병아리는 완전 검은색...ㅎ
정말 신기하게 생겼슴다..
요정들을 뚫어지게
지켜 보았습니다.
빼놓지 않고 모두를 담아
안보신 분들께 보여주고 싶어서리....ㅎ
사실 저 사진을 찍는 그 순간,
관곡지에는
저 검정 요정들을
관찰하는 사진가 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그분들도 저 처럼
관곡지 이곳 저곳을 다니며
다양한 풍경과 소재를 찾아
카메라에 담았을 겁니다.
뷰파인더로 보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손가락의 누름으로 느끼는 손맛과
셧터 음의 정겨운 멜로디를...
온 가슴으로 느끼는 즐거움은
저 아름다운 연꽃들도
어쩌면....
그끼지 못할 영역이어서
사진가 님들만 누리는
행복한 특권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사진가들은
작년에도 왔었고
잊지 않고 오늘도
찾아 온 것이리라 생각됩니다.
그렇게 즐거운 관곡지가 된 것 입니다.
혼자 찾아 가까이서 담아도 즐겁고
멀리서 보아도 신비러운 세상
그저 감동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모두들 해피 바이러스에 오염되고 마는
관곡지였다고....
저는 소개하고
싶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2년밖에
방문하지 못했으면서 말입니다.
잠시후 한적한 다른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그곳에서 마침 우리의 요정이 또 발견되었습니다.
청춘 남녀인 것 같았습다. ㅎㅎ
먼저 엉덩이가 더 하얗고
토실토실한 암컷이 등장하는 것 같았습니다.
처음에는 바라보고 있으면서도
전혀 눈치를 몰랐슴다.
그런데 잠시후 또 한녀석이 나타났슴다.
그때까지 그냥 친구려니 했네요...ㅎ
몇초가 흘렀을까
나중에 온 녀석이 털을 세우는 듯 합니다.
그러면서 이동하는 녀석을
렌즈로 추적하다 보니...
아 글쎄...갑자기 이층으로 보이더이다.
어라? 하면서 의심의 눈초리로 더 당겼습니다.
녀석들은 밤낮이 없군요...ㅋㅋ
원앙새들이 금슬이 좋게
평생 배우자만 아는 줄 알았는데...
사실은 수컷 암컷 가릴 것 없이
많은 상대방과 관계를 가진다고 하더군요.
혹자는 좋은 유전자를 후세에
남겨두기 위해서라고 설명을 하던데...그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려~ 좋은 유전자로
많은 쇠물닭 가족을 번성시키거라...
그래서 여기오시는 사진가들과 방문객들에게
또다른 모습을 보여 다오...
제말을 금세 알아들었나 봅니다. ㅋㅋ
그리고는 그들은 헤어졌고...
자기 혼자만의 영역을 지키는 듯
그 곳을 배회하였습니다.
요정의 또다른 행동을 관찰하려
기다려 볼까 하였으나...
그냥 배회만 하는 것 같은 모습만....
보여줄 뿐,
특별한 볼거리를 제공하지 않아...
약간 지루하게 느끼려는 순간
요정도 알아처렸는지
수풀사이로 퇴장을 하더군요.
요정 들과 헤어 졌지만...
오늘은 한 건 건진 것 같은 느낌입니다.
누가 요정들의 사랑나눈 것을
보았겠어요...ㅎ
더군다나 사진에 담는 다는 것은
큰 행운 일 거라 생각합니다.
잠자리도 동의한 다는 듯..
계속 나타나네요. ㅎ
오늘따라 수련의 꽃 색깔이 다양하군요.
강렬한 포스가 느껴지는
진사님들 주변을 조심스레 지나 갑니다.
진정한 고수들의 향기가 저에게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관곡지의 하일라이드...
연꽃들을 아름답게 소개하는 사진가님들의 정성이...
파란 하늘과 푸른 연밭을
분홍 빛으로 물들이는 듯 했습니다.
저 렌즈로 세상을 보면
어떨지 궁금해 죽겠습니다.
작은 딱총을 쏘는 것보다
대포를 쏘는 쾌감이 훨씬 더할 것 처럼....
진정 부럽습니다. ^^
연꽃과 수련의 아름다움을 보며
그렇게 사진가님들의 열정을 배우며
차를 세워 둔 도롯가로 나 갑니다.
못내 아쉬워 하면서 말이죠.
이틀동안 관곡지를 다니며
즐거웠고...
행복했습니다.
요즘 비가 많이 내린다는데..
연꽃들과 요정들에게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가고 싶네요.
끝까지 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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