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 병지방계곡 이야기 그 두번째
<2011. 10. 1.~ 10. 3.>
10월 연휴 첫 밤은 대관령휴게소에서 보내고
새벽녘에 동해바다와 해국을 보았으며 이어 대관령으로 돌아와 준호네와 합류했다.
그리고 양떼목장과 삼양목장을 둘러 본 후
오후에 겨우 횡성 병지방계곡 오토캠프장에 도착한다.
(참고로 양떼목장과 삼양목장 얘기는 여행과 사진방으로 분류하였다.)
연호네는 이미 세팅을 하였고 그 옆에 준호네가 스크린으로 본부석을 마련하였으며,
우린 그 옆에 보금자리를 틀었다.
그 다음 세 가족은 저녁 만찬을 준비하고, 부라보를 외친다.
"남존여비"(를 위하여)~~
"(남자가 존재하는 이유는 여자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이다)"
못말리는 여자들...ㅋ
그 즈음 서산의 초생달은 뉘엇뉘엇 기울며 하루를 아쉬워 했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은 그야말로 화기애애~~
달이 사라지자 별빛이 더 초롱초롱 해졌다.
초저녁인데도 많은 별들이 곱게 빛나고 있으나...
구름이 끼어 약간 아쉽다.
나 혼자나와 사진을 찍고 있지만...
모두들 텐트안에서 TV를 즐겁게 시청하고 있다.
차 위의 위성안테나 덕분에 나가수인지 뭔지를...
이곳 저곳에 모닥불이 타오르고....
랜턴을 점등시켜 캠핑장은 점차 불야성을 이룬다.
저 인공적인 빛이 소등될 즈음엔 예쁜 별 사진을 찍을 수 있겠다.
오늘 자정 쯤엔 아마 그런 행운이 날 찾겠지~
요즘 별사진 찍는 기술이 진일보 했다.
남들이 잠든 새벽에 카메라를 이동시키면서
노출을 조절하는 우여곡절 끝에 겨우 건질 수 있는 별사진
두어 시간 시도한 끝에 건진 사진이다.
이동 중인 비행체 덕분에 야릇한 결과를 얻었다.
은하수까지 잘 표현된 것 같아 흡족스럽기까지 하다.
다시 잠자리에 들고... 또다른 날이 밝자 캠프장을 둘러본다.
안개가 자욱한 병지방 계곡...
흡사 중국의 명산을 보는 것 같은 분위기가 연출된다.
다른 방향을 보아도 마찬가지
루프텐트가 사이좋게 나란히 서 있어 보기도 좋다.
다양한 텐트들...마치 전시장 같다.
일찍 도착해야 텐트를 칠 수 있는 공간이 보인다.
나무가 있고 배수가 잘되도록 시공돼 있으며 개수대와 화장실이 가까워
캠퍼들이 선호하는 곳이다.
반대편 운동장 쪽...
그늘이 적고 맨흙이지만...비가 오지 않으면 반대편 못지 않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장소를 정해 자유로이 세팅을 하기에
공간을 적절히 사용하지 못하는 면이 있는데...
적절히 조절을 한다면 더 많은 인구도 소화할 수 있는 면적이다.
일요일이지만 아직 몇십동은 더 소화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아침부터 하나 둘 도착하는 캠핑차량이 보인다.
준호네 부부와 청일면사무소 근처를 잠시 다녀 오면서
준호네는 길가의 코스모스를 보고 감탄을 한다.
우린 지난번에 보았지만...또 정차를 하고 감상을 하던 중에
들깨 밭을 본 아내는 며칠 못되어 서리를 맞을텐데...하며 깻잎을 좀 따 가자고 한다.
물론 열매엔 지장이 없겠다.
그 동안 나는 사진을...ㅋ
아내는 저번에도 찍웠으면서 뭘 또 찍느냔다.
이뻐서 찍는다.ㅜㅜ
카메라 들고 다니면서 안찍어주면
코스모스들은 슬퍼할게다..ㅋ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오늘 사진을 찍어야 겠다..ㅋ
이쁜 코스모스들이 저리 많은데...
우찌 안찍을 수 있겠나..
가운데 진빨간 코스모스가 얼마나 귀엽노?
막 피어난 분홍의 코스모스가 웃고
어린 꽃봉우리가 하늘에 손짓을 하는데....
연호네는 병지방에 두고
잠시 다녀온다면서 떠나 온 우리와 준호네...
도중에 들깨잎을 수확하느라 바쁘기만 하다.
그날 새벽 병지방계곡엔 타프에 내린 안개가 얼었는데...
이곳 청일은 영하로 내려가지 않았나 보다.
잎이 파랗지 못하고 누런게 낙옆질 것이지만...
아내는 오히려 색이 좋게 난다며 상관없다고 한다.
나도 코스모스를 조금만 더 찍고 저들과 합류해야 겠다.
알록달록
다양한 색상과 무늬가 나와 있다.
하나하나 보아도 아름다워라
다양한 무늬를 처음보는양 찍었기에
중복해 찍은 것들도 있으리라.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찍을 때마다...그리고 다시 볼 때조차
처음보는 색상에 무늬 인 것 같다.
횡성 군내 도로
요소요소에 조성된 신종 코스모스
어찌 보면 한나무에서
여러색상과 무늬의 꽃이 피는 듯 보이지만...
아무래도 각기 다른 색상의 꽃나무 여러그루를
한 곳에 합쳐 심은 듯 하다.
꽃씨를 받기는 이른지 아직 여물지 않았다.
한참 후에나 가능할 것 같다.
전체적으로 분홍색이지만
아래 사진의 세송이 중에서 양쪽은 가운데가 더 붉지만
반면 중간의 꽃은 그 반대로 가운데는
분홍색이고 둘레가 붉다.
코스모스 꿀맛은 어떨까?
꿀벌들이 많다.
아래 꽃은 여덟장의 꽃잎 둘레에 짙은 태두리가 있다.
다음 꽃은 위의 것보다 색깔이 연하다.
이 것은 훨씬 진하고...참 다양하다.
이렇게 예쁜 코스모스가 도롯가에 심어져 있어
횡성을 여행하는 사람들의 눈이 즐거운 것은 당연
보다시피 네송이의 꽃이 다 다르다.
한뿌리일까 서로다를 네개의 뿌리에서 나온 꽃일까
뽑아 볼 수도 없고...숙제로 남겨두자.
그래서 더 아름다운 신품종 코스모스
누렇게 익어가는 버이삭을 뒤로하고
피어나는 코스모스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또다른 배경
사진이 많기도 하다.
많다고 함부로 버릴 순 없다.
두고두고 봐야지...
겨울에도 보고
내년에도 꺼내 보고
혼자보기도 하고
친구에게도 보여줘야지
쌍둥이 형제들
세쌍둥이..ㅎ
형과 동생들
하늘하늘 여린 키다리 코스모스
때론 다소 떨어져 있더라도
친구들처럼 모이기도 하고
서로는 군중의 함성을 껴안듯 살아갑니다.
식물들도 사람들 사는 모습과 비슷한 듯하다.
둘이서 데이트를 하기도 하고,
여럿이 어울려 차를 마시기도 해요
푸른 꿈을 안고 세상을 나선 젊음이 같기도 하구...
온전히 나를 드러내고
누군가에 맞겨둘 때도 있는 것 같다.
어떨 때는 혼자 깨끗한 척하고
어떤 때는 자기가 제일인양 뽐낼 때도 있었을 거다.
진짜 코스모스답다.
그후 나도 한참동안 들깨잎을 수확했다.
텐트에서 기다리는 연호네 몫까지 감안을 해서리...
점심 때 돌아와선 모두들 둘러앉아 깻잎을 추스리고
차곡차곡 쌓아 실바늘로 한묶음씩 뀌메는 일을 한참동안 해야 했다.
텐트에서 그런 일을 스스럼 없이 하는 내 자신을 보니
어젯밤의 건배사인 "남존여비"가 떠오르고 쓴 웃음까지 나왔다.
그리고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났다.
어머니가 매년 하시던 일이여서 그런가 보다.
. . . . .
그리고 그날, 직장 동료인 성환이네로부터 전화가 왔었다
치악산 구룡사부근에서 야영을하려던 그 가족이 차질이 생겼는데,
병지방에 자리가 있으면 확보해 달라며....
다행이 건너편에 자리가 확보되어
나중에 세팅을 할 수 있었지만
우리부부는 일행이 있었는지라
성환이네와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다.
오늘도 태양이 지고
- - - - - -
갑자기 준호아빠가 내게 다가와
대일밴드가 없느냐고 묻는다.
어스름한 숲속에 혼자 땔감을 구해오던 중 넘어졌었나 보다.
다행이 차에 비치돼 있어 손까락에 붙였지만...조심할 나이다.
중년을 넘었어도 마음은 여전히 젊지만
몸은 마음과 같이 따라주지 않는 다는 것을 경험한다.
그러니 더 조심해야 할수밖에...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캠장에선 긴장이 풀어지고 마음이 놓여서 인지
두 친구의 음주량이 옛적보다 많이 늘어 났다.
어떤 때는 정신 줄을 놓은 상태까지 이르도록 마신다.
그만 마시라고 권유해도...안지기들이 나서도...
소 귀에 경읽기, 에효...남의 일 같지 않다.
- - - - -
그러는 사이 캠핑장 여기 저기에선
모닥불이 타 오른다.
잠시후 흰구름은 붉게 노을지고...
저녁 메뉴는 닭갈비 떡볶이
프로급 영양사님들이 준비한 저 음식으로 사육당하며
"남존여비"를 또 외치지 않아 다행스러웠다.ㅋ
그 날 서울서 연호아빠 직장동료의 부부가 캠핑장에 찾아 왔었다.
아마 오토캠핑에 관심이 많았나 보다.
(그들은 일정이 바빠서 인지 아침식사도 하지 않고 일찍 귀경했단다.)
나는 그 새벽에 일어나 별사진을 찍었다.
하늘이 열리던 날(개천절)이다.
감광도는 ISO 1600~6400, 조리개 4~7사이 였으며
노출시간은 15~30초 범위 였고, 아래 사진은 그 중간 쯤이다.
연휴 마지막 날 아침,
어답산에 오를 수 있을까요?
부지런히 서둘러 대부분의 장비는 철수시켰다.
연휴의 마지막 날 영동고속도로 교통폭주에 미리 대비하느라...
안개나 내부 결로로 젖어있는 텐트는 잘 마르게 펼쳐놓고서
오전동안은 어답산을 오르기로 했다.
경사가 심한 악산이어서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다리에 무리가 있다는
역주민의 얘기를 감안해 두어 시간 정도 평지만 주로 걷다 올 것 같다.
출발이다. 저 물 건너편에 길이 있다.
그저 물을 좋아 하는 아이들이 보인다,
나역시 그냥 바라만 봐도 정갈하기만 하다.
조약돌을 줍기도 하고
물에 던지기도 한다.
풍당풍당 노래가 떠오른다...
어답산 임도에 접어들었다.
임도 임구는 잠겨 있었는데... 직원인지 열고 차와 들어간다.
갈수기여서 물이 적지만 맑기만하다
임도의 길이가 8키로미터란다.
당초의 등산계획은 입구부터 포기.ㅜㅜ
친구 가족들과 이 얘기저얘기를 하며 걷는 게 좋다.
맑은 공기를 흠뻑 마시며 나를 정화시키는 그 시간이 좋았다.
다만, 연호네 아빠가 어제의 과음으로 텐트에 남아 아쉽지만...
한 여름 땡볕도 막을 듯한 나무그늘 터널
그 길의 세 여인
담쟁이 넝쿨이 붉게 물드는 이 가을
겨우 1키로쯤 걸었나?
아니, 2키로쯤 걸었으려나?
한시간을 걸었으니 4키로미터 쯤 걸었나 보다
교통체증이 염려되어 이제는 유턴~
아쉬움을 맑은 개울을 보는 것으로 으로 달래며
다시 캠핑장으로 향했다.
이름모를 들꽃과
속삭이는 개울물 소리와
개똥참외와 아쉽게 작별할 시간...
2011년 10월초
어느 연휴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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