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 첫돌 ] 초롱초롱 우리 손주

재넘어아재 2017. 11. 24. 08:14



[ 첫돌 ] 우리 외손주 찬율이

< 2017. 11. 3. >


아내는 지난 달 내게 말했다.

"찬율이 돌잔치를 당진에 와서 하고싶다 하네?"


나, "지금 껏 형들은 전문 식장을 빌러 돌잔치 하더니 웬일?"

아내. "둘째까지는 그랬지만 셋째는 내키지 않는가벼~"


나, "그러면 나중에 셋째가 서운해 할껀데..

안동 시댁...사돈들도 당진으로 돌잔치 하러 오시는겨?"


아내, " 요즘 셋째까지 낳은 사람도 없지만...

셋째 돌잔치를 한다며 주변에 알리면 욕먹기 십상이라는 거여,


아이들 입장에선 그런게 부담스러운 가벼~

그리고, 시댁에단 찬율이 돌잔치를 하지 않기로 말씀 드렸대요.


하여튼, 잔치는 못하더라도 사진 만은 남기고 싶은 가벼~.

그래서 아빠에게... 찍어 주면 좋겠다고 물어 봐 달라고 하던데..?"


나, "그래? 그런데 요즘 돌 사진은

상을 거나하게 차려 놓고 찍는 것 아니었나?"


아내, "그렇지, 그런데 돌잔치가 여의치 않은 사람들을 위해서..

돌잔치 소품 대여서비스가 생겼다는겨~.


나, "내가 못 찍어 줄 게 뭐 있어..." 그랬었다.

그런데, 벌써 그 날이 성큼 눈 앞에 다가온 것이다.


사실 80년대의 우리부부는 내 아이들을

소중히 여기면서도 남들이 하는 돌잔치 같은 것은 애시당초

생각치도 못했고 그럴 여유도 없었다.


회사가 서울이지만 그 부근에 살지도 못하고

인천 변두리 동네를 찾아 전세사는 월급쟁이 복학생에 불과했다.


하여튼, 멀리있는 가족들을 초대할 형편이 못됐고,

아니 아이들의 아빠인 나는 여전히 여러가지 모자람이 많았다.


우리에겐 애들 돌잔치 같은 것은 사치라 생각했고

그런 것은 꿈 꾸지도 못했다.


아이들이 더 커 이해를 할 쯤에 얘기 해 준 적이 있는데...

아이들이 내색은 하지 않았어도 속으로는 서운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나 자신은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지만...

아내는 속으로 적잖히 안타까워 했었다고 나중에 말했었다.


그러고 보면 나는 내 자식에게 너무 무심했던 것 같은데....

내 자식들은 자기의 아이들을 많이 생각해 주는 것 같아 다행스럽다.


암튼 아침부터 택배차에서 몇개의 박스가 내려 졌고,

잠시 뒤, 찬율네 식구들까지 도착하자 박스들은 해체되기 시작했다.


물건을 꺼내 주섬주섬 거실을 꾸며 놓는 것이다.

장소에 따라 그에 맞는 스타일이 있어 죽햘골과 잘 어울리는

그런 재료를 주문했지 싶다.


당사자인 찬율이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주인공의 형들이 더 신나서 이것저것 만지고 야단이다.




액막이 의미의 수수팥떡, 끈기 있는 삶을 의미하는 찰떡,

순수한 사람이 되라고 뜻의 백설기,


그리고 꿈을 이루라는 무지개떡에...

속이 꽉 찬 찬율이가 되라며 송편까지 놓여졌다.


냉장고에서 과일을 꺼내 테이블 위에 놓았는데

제법 잘 어울리는 듯 하다.



집에서 미리 연습을 하고 온 듯이...

손색이 없는 진짜 잔칫상처럼 그럴싸 하게 차려 놓고서


마지막으로 찬율이 입힐 옷을 준비하고 있다.

물론 옷도 대여서비스를 받은 것이지 싶네~.



오늘의 주인공 김찬율이 위치에 정좌하고

"하~ 이거 좀 쑥쓰럽네요 할아버지~" 라 하며

머리를 긁적거리는 듯 하다..ㅋㅋ



담준(찬율군의 태명)~ 하며 할아버지를 보라고

몇 번을 불러야 겨우 셔터 누를 순간이 어쩌다 포착된다.


사실 녀석은 카메라엔 관심이 없고 옆에 있는 것들을 만지려고만 든다.

애엄마가 테이블 아래 뒷편에서 녀석을 붓잡고 있다는...



우리 찬율이 첫 돌을 맞았네...

너무너무 축하한데이....^^



찬율아~ 웃어 봐 ~ ^^




잠시후 고개를 돌리더니...



다시 근엄한 모습으로 돌아 온 담준...



잠시만~ 후레쉬를 터트려 찍자...찰칵~

됐다 잘 참았네... 담준, ㅎ



독사진은 이만하면 되지 않나?

담준이를 가운데 두고 엄마 아빠도 함께 찍는거지?



할머니는 내 뒤에서 찬율이를 향해

재롱을 펴야 했다는...ㅎ




형들도 담준이 옆에 서서 축하해 줘야지...




자~ 하나, 둘, 셋...

재율아 자연스럽게 알지? ㅎ




서율아 재율아 김치....아이고 역시 이상하다.

두 녀석이 또 장난을 친다.




다시 한번...찰칵~ 된 것 같다.




이제 돌잡이가 남았지?

우선 셋이 다시 한 번 찍고....




돌잡이는 쌀, 붓, 활, 돈, 실 등을 펼쳐놓고

아이가 집는 물건을 아이의 장래와 관련하여 미래를 점쳐보는 의식이다.


그 외 여러가지 물품이 놓인 쟁반을 찬율 앞에 가져가지만...

찬율군은 관심이 없는 듯하다.




관심을 가지라며 유도해 보지만...




형들 노는 것에 눈 길을 주는 주인공...



그래도 한 가지 잡으라며

억지로 유도하는 찬율군의 엄마와 아빠



그렇지만 마음에 드는 것이 없단 말인가?



이것 저것을 거손가까이 가져다 보지만....

흥미를 느끼지 않는 찬율군



나중에는 돈울 손에 억지로 쥐어주시피 되었다는...

그려 돈이면 다 해결되는 것 같네...ㅎ



요즘 백세인생이라 하던데....

찬율이 장가드는 것을 우리가 볼 수 있으려나...


초롱초롱 찬율아 건강하게 자라서

세상에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 되는 거 알지?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