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 귀주성 황과수 수렴동
< 2016. 6.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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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6. 6.부터 6. 11.까지
중국 귀주성 지역을 여행하였습니다.
5박 6일 다섯 째 날을 안순시(安順市)에서 맞았네요.
오전에는 두파당, 천성교, 은추련을 거쳤고요
방금전 분재원을 거쳐 황과수폭포 앞까지 왔지요.
이제 수렴동을 진입하기 직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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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과수폭포 뒷편에서 수렴동으로 이어지는 길은
그야말로 설렘이었고 신비였다.
폭포의 물소리가 점차로 커지는가 싶더니
이젠 최대출력을 품는 제트엔진 뒤에 서 있는 듯이
폭포음은 더 웅장해졌고
사람들의 가슴을 흔들어 대는 듯 했다.
저 것이 황과수 열매가 아닐까?
황과수 열매는 더 클 것 같은데 사진 검색이 되지 않는다는...ㅜㅜ
이따끔 몇십보를 진행하고는
다시 멈춰 정지해 있기를 반복하는 행렬...
잠시만 더 있으면 수렴동굴에 도착한다는 희망을 짊어지고
사람들이 꼬리의 꼬리를 물고 있는 장면은...
마치 귀성열차표 예매 현장에서 줄 서서 기다리는
예전 모습을 떠올리는 듯하다.
그런데 열차표는 극히 제한적이어서
내가 원하는 차표가 내 앞에서 매진될 수 있는데 비해
황과수 수렴동은 그저 기다리기만 하면
결국 입장할 수 있으니 희망적이다.
내가 저 끝에 여기까지 오는데..
40분 이상이 걸렸으니 저 들도 그 정도만 기다리면 된다.
천지를 보려고 백두산 서파나 북파에 오르던 것과
다름이 없는 마음으로 줄 지어 있다.
백두산에서는 정상의 안개나 구름 낀 모습을 경계했으나,
이곳에서는 폭포의 모습을 보면서
수렴동에 닿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된 다는 것..
그렇게 기다리는 시간이 사람에 따라
약간은 지루할 수 있다는 것...
물보라는 수시로 변해서
어떤 때는 촬영에 전혀 방해가 없는 듯하다.
언덕너머 저편으로 이동해가는 물보라
하여 가까운 곳은 물보라 벚겨져 더욱 선명해졌다.
바람의 방향 때문에
그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 같다.
절벽 위 언덕길에 줄지어 서 있는 긴 행렬...
그야말로 장관이다.
그리고 잠시 뒤에는
가까운 곳으로 안개가 이동해 왔다.
나는 개인적으로 황과수 폭포가 주는 감동보다
저 여행객들의 긴 행렬에서 느껴지는
열정이 더 기억에 남고
지금도 그 여운이 메아리 치는 것 같다.
어쩌다 한발짝 내디딜 때마다 폭음은 더 가까워 졌고
폭포수는 팔을 뻗으면 만져질 듯하다.
이제는 폭포 우측편의 수렴동 출구가 보이기 시작했다.
물보라로감춰졌던 물 건너 아랫 길도 잠시 보였다.
폭포수는 서우담이라는 웅덩이로 떨어지며
새하얀 구름을 만들어 폭포앞 절벽을 넘겨 하늘로 보낸다.
그리고 남아 있는 더 많은 물들을 모아
하류로 흘러 보내는 것 같다.
웅장한 폭포를 보면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남미 이과수폭포를 배경으로 한 영화 미션(The Mission, 1986),
그 영화의 OST였던 '가브리엘의 오보에(Gabriel's Oboe)' 를
배경음악으로 들으며 얘기를 이어 보자.
미션(The Mission)은 18세기 남미를 정복하던
유럽인들의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다.
예수회 소속 신부가 인디언들에 의해
십자가에 묶인 채로 강물에 던져지고
거대한 폭포 밑으로 떨어져
죽임을 당하는 장면부터 영화는 시작된다.
유럽 정통 가톨릭의 부패에 염증을 느끼던 신부들은
초기의 기독교 정신으로
남미 과라니 부족을 희생시키지 않으며
선교하려고 계획한다.
그러나 유럽의 노예 상인과 군인들의 무자비한
폭력을 경험한 원주민들은
예수회 소속 신부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며
그들을 벼랑 끝 폭포에 떨어 뜨려 버린다.
하지만 또다른 신부 가브리엘은
수백 미터 높이의 폭포를 오르며 미지의
원주민을 찾아 나섰고,
맨손으로 벼랑을 오르는 데 성공한 뒤
자신의 짐 속에서 꺼낸 오보에를 조심스럽게
연주하기 시작할 무렵...
과라니 족의 전사들은 활을 쏘려고 시위를 당기며
가브리엘 신부를 향해 접근을 하였는데...
처음 듣는 오보에 소리에 빠져 잠시 공격을 멈추고
이방인 신부에 대한 의심과 경계를 풀기 시작한다.
이 때 흘러나오던 연주곡, 가브리엘의 오보에(Gabriel's Oboe)는
처음 엔 엉성한 솜씨라는 것을 느끼지만...
그래도 그후 OST로 이어지는 순간부터 진한 감동을 받게 되며
잠시후면 누구나 흥얼거리는 멜로디로 남는다.
수 많은 영화음악을 작곡한 것으로 유명하고,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작곡가이기도 한
'엔니오 모리코네(Ennio Morricone)'가 작곡하였으며
▲ 수렴동 입구( 나는 찍지 못했으나 나중에 펌했다는..)
영화 '미션'에 나오는 음악 중에 가장 유명한
가브리엘의 오보에(Gabriel's Oboe)는,
▲ 제4관폭대 라는 것을 보면 동굴의 반대 방향부터 4번째에 위치한
관람장소 같다. 혹시 늘어선 행렬 옆으로 저런 관폭대가
여러개 있었지만..내가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
과거 KBS 2TV '남자의 자격'에서 합창단을 지휘한 박칼린이 선택했던
"넬라 판타지아(Nella Fantasia)'"의 원곡이기도 해서
우리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이‘가브리엘 오보에'를 알게 된 것 같다.
아마 결국 영화(미션)까지 본 사람들이 많지 싶다.
▲노란 며누리밥풀꽃인가?
넬라 환타지아는 여가수‘사라 브리이트만’이 작곡자인
엔리오 모리꼬네에게 부탁하여 가사를 붙여 노래했다고 한다.
사라 브리이트만의 노래가 화려하고 훌륭하지만,
이 원곡은 듣는 누구나 감동스런 마음을 흔들어 깨운다.
좋은 음악은 종교, 민족, 인종을 초월하여
사랑 받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음악이라 생각한다.
▲황과수폭포를 설명하는 수렴동 입구의 안내판
동굴의 틈으로 바깥쪽이 잠시 보였으나.
이제 긴 행렬은 보이지 않고 나뭇잎 사이 하늘만 보인다.
옆에 늘어진 것이 넝쿨이나 나무줄기 같아 보였는데
혹시 케이블 일 수도 있지 싶다.
본격적으로 수렴동 동굴을 들어서는 순간,
저 때 시각이 14시 57분이었다.
쇠사슬로 만들어진 마지막 난간 부근...
살짝 비껴서며 여행객들의 행렬을 다시한번 보았다.
동굴 위에서 물이 비오듯 떨어진다.
갑자기 어두워지자 셧터속도가 많이 늦어 지고....
잠시 동굴 안이 환해졌고 오른쪽에 폭포수가 나타났다.
이 동굴의 이름자인 수렴(水簾)은 '물로 친 발' 이란 뜻이고,
주렴(珠簾, 구슬따위를 꿰어 만든 발)'이라는 뜻을 품고 있음을
앞글 '황과수 분재원' 편에 설명했었다.
하여튼, 동굴 안에서 바라보면 떨어지는 폭포수가
마치 밖이 드러나 보이는 발 처럼 드리워져 있다하여 붙여진 수렴동,
정말 물로 얇은 커튼을 친 것처럼 보인다.
수렴동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지만..
핸드폰을꺼내 멋진 광경을 담느라 사람들은 더 지체한다.
폭포수는 리듬을 타듯 물줄기가 가려 밖이 잘 보이지 않다가도
어느 땐 물줄기가 엷어져 밖이 보이기도 한다.
그런 때마다 사람들은 탄성을 질렀다.
시간을 두고 카메라의 노출을 조정해 가며
많은 사진을 찍으련만...
뒷 사람에게 등이 떠밀려 별 수 없이 전진해야 했다.
그래도 폭포 뒤 동굴에서 밖을 본다는 것이 색다르다.
동굴은 바위로 이루어 졌으며 벽이 노출된 천정엔
각종 이끼류 식물들이 서로 햇빛을 보려고 경쟁하고 있다.
그러면서 길게 자란 줄기들을
폭포수에 늘어 뜨리고 목을 축이는 모습이다.
사람이나 식물들을 서로 경쟁하며
그 틈바구니에서 삶과 쉼을 갈구하는 것 같다.
석회암 동굴 천정에는 석순이 자라는데...
어떤 곳은 건조한 반면 대부분은 물이 흘러 내리기에...
우산이나 우비를 써야 한다.
내 앞쪽에 가고 있는 어떤 젊은이의 머리가 흠뻑 젖어 있다.
일부러 머리를 감았을까?
또다른 밖, 노출된 동굴구간이 나오자 탄성이 터진다.
건너편 산등성이가 보이기 시작했다.
세계4대 폭포 중에서 유일하게
전, 후, 좌, 우, 상, 하 여섯 방향에서 폭포를
관람할 수 있다는 황과수
그 황과수의 동굴 수렴동 후면에서 전면을 향한 사람들...
나는 저 사람들을 뒤 따르며....
한동안 어둠 속에 같혀 있던 사람들 처럼
빛을 향하고 있는 관광객들을 본다.
그 다음으로 물보라가 만든 얇은 커튼 사이로
새로운 세상을 꿈꾸 듯 보고 있다.
다시 어두운 동굴 안을 걸어 갔고
잠시후 녹색 커튼이 보이기 시작했다.
동굴 입구엔 주로 이끼와 양치식물들이 자란다.
어둠의 바위 사이에 매달린 파란 잎사귀들...
그 들에게 햇빛이 찾아오고 물망울들이 날아 든다.
100미터를 남짓한 동굴의 끝인 것 같다.
어둠의 긴 터널에서 나와 파란 광명을 본다.
혼자 여행하면서 화관까지 갖추고 모든 기분을 다 낼 줄 아는
맹렬 아가씨가 아닐까 싶다.
그녀의 눈에는 폭포 건너편으로 피어 오르는
물보라가 여전히 피어 오르고...
긴 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짐을 볼 것 같다.
행렬 저편에서 이쪽을 보면서
우린 언제 저기까지 가려나 하고 부러워 할지도...ㅎ
황과수폭포를 보았다는 성취감을 느끼는 여행객들...
그래도 보고 또보는 황과수 폭포...
홀로 찾은 아까 그아가씨는 돌아설 줄 모른다..
세월처럼 폭포수는 하류로 유유히 흘러간다.
나도 물흐르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주변에 일행들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내가 지체한 것은 아닌 것 같은데....
그래도 건너 편 광경이 너무 멋지다.
한참 아랫편 전망대...
폭포에서 내려가는 길에 접어 든다.
사천성 천성산에서 흰꽃이 피어나던....그 꽃나무 같다.
폭포 인근엔 야생화도 가득...
아까 아수렴동에 들어오면서 보았던 나무다.
오랜지빛 앵두같은 것이 열린 그 나무를 수렴동을 나오면서 또 본다.
다음 편은 "황과수폭포 하행길"에서...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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