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심고 마늘수확하기
< 2015. 6. 21.~6. 23.>
- 6월 21일 일요일 -
어느 작물이든지 자연스럽게 두는 것 보다
순을 쳐줘야 잘 자라고 열매도 많이 맺는 다는 것을
중학교 농업시간에 배운 것 같다.
특히나 오이, 호박, 참외, 수박 덩쿨 식물들을 제배 할 때
순지르기 방법이 있었는데 기억이 없다.
하여 검색끝에 방법을 찾아냈으며
그중 하나를 골라 프린트 해 두고 산책에 나섰다.
세번째 방법을 생각하면서...
자연스레 시흥계곡으로 발걸음이 움직였다.
어라? 진디운동장을 개방했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몰라도 보기 참 좋네...
살짝 잔디 위에 들어서 봤다.
20여년 전 울산 문수 월드컵축구경기장 잔디밭에
오르던 생각이 얼핏 스친다.
그때 딱딱한 구두신고 오르는 것이
잔디에게 실례인 것 같아
신발을 벗고 맨발로 잔디를 밟았던 감촉...
그 때 그 감촉을 한참 잊고 있었다.
남들은 모두 신발을 신고 있어서
차마 운동화를 벗지 못했지만...
다음엔 다시 꼭 느껴보리라.며 자리를 옮기는데...
저쪽 수돗가에 아이들이 모여있다.
뜀박질을 하며 운동하는 아이들이
땀을 씼어내는 것이리라.
운동장을 걸으려다 멈추고, 숲 어귀에 들어섰을 때...
수풀 사이로 멋진 광경이 연출되었다.
저 안쪽에는 더 많은 사람들...
다가서 보니 남녀혼성 동양화 감상팀이었다.
잠시 서서 재미있게 지켜 봤다는...ㅎ
암튼, 많은 이들이 숲에 와 있었다.
도심 속에 사는 사람들
숲 가까이의 잔디밭을 이용할 수 있어서
다행스럽게 느껴 졌다.
메르스를 잊고 가족과 작은 텐트를 숲속에 치고
낮잠을 즐기는 것이 참 좋아 보였다.
운동장 위에서 공놀이를 하거나
함께 걷는 것이 얼마 좋은가.
봉숭아 농장도 있었네....ㅎ
화살나무 사이로 드러나는 파란~
그저 연 푸른 잔디밭을 봐도 시름을 잊을 듯 하다.
- 6월 22일 월요일 -
옆지기와 죽향골 텃밭으로 여행을 떠났다.
엇그제 서울에 소나기가 내렸듯이
그 곳에도 비가 흠벅 왔으면..하는 마음을 가지고 내려 갔지만
안타깝게도 비 한방울 안내렸단다.
밭에 계신 할머니께서 말씀하신 그 하지를 지났기에
콩심으러 왔다고 말씀드렸더니
그래도 비가 온 다음에 심어야 된다고 말씀하신다.
그러고 보니 예전 어릴적... 가뭄 끝에
비 내리기 직전이나 비가 내리는 동안에도...
비어낸 보리밭을 갈지도 못한 채
농부들은 골에 호미로 파며 콩을 심곤 했던 것 같다.
아마도 그 시기엔 비가 넉넉하지 않더라도
먼저 싹을 티우는 것이 급했고
나중에 작은 콩에 북을 주는 지혜로운 방법을 썼던 것이다.
우린 골에다 비닐작업을 지난 번에 해 놓았으니
이번에 콩 심고 물을 주기로 작정했다.
다만 햇빛이 없는 내일 새벽에 콩을 심고
먼저 마늘을 캐기로 하였다.
참고로 마늘은 잎과 줄기의 50~75 퍼센트가
누렇게 변하면 수확할 시기라고 하며
그 시기에 달하면 생육을 중단하여
마늘이 굵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그 시기를 지나면 마늘 줄기가 부식돼
수확에 지장을 받는단다.
암튼 애지중지하던 마늘을 수확했다.
할머니네는 마늘 수확용 삽을 따로 구입해 사용하는 것 같았으며
박선생네는 트랙타로 수확하는 것을 보았으나
우린 그런 게 없으니 그냥 삽으로 파냈다.
다소 힘이 들었지만...
예상에 비해 굵고 실해서 우린 만족해 했다.
크기를 가늠해 보려고 신용카드와 함께 찰칵~
작년 가을에 한 접 심은 것이자 첫 마늘 수확이다. ^^
옆지기는 제일 좋은 두접을 골라 두었다가
올가을에 심자고 부추기는 데... 이는 작년의 곱절이다.
지난 번에 심은 파가 잘 살아났다.
옆지기는 이 역시 더 심어야 겠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저만해도 우린 충분하지 않나? 생각되지만...
아내는 나눔을 생각할게 뻔하다.
비닐 하우스 안의 수박과 참외는
우리 먹을 것도 모자랄 만큼으로 몇포기에 불과하지만...
수박이 탁구공 보다 더 크게 매달렸고...
참외는 테니스공만 한 것이 자라는 것을 보니 신통하다.
그런데 순지르기가 뭐 그렇게 어려운지....
열매 맺은 줄기를 많이 잘라 낼 수밖에 없었는데
너무 아까와 하는 옆지기의 한탄섞인 잔소리에
나는 그만 중단하고 말았다. ㅜㅜ
하우스 안이 참 잘자라는 것 같으면서도
자세히 보면 멀대 처럼 키만 크는 것 같아 안타깝다.
윗밭에서 이식한 담배상추가 풍성하다.
저 많은 걸 우리 두 식구가 어떻게 다 먹노?...
들깨 모종도 잘 자라고 있다.
그렇지만 지난번에 당진 시장에서 사다 심은 들깨는
순이 모두 싹둑 잘려 죽고 말았는데..
농협에 가서 물었더니 벌레가 있어 그렇다면서
권하는 방제 약품을 미리 사 두었다.
고추가 정말 멀대처럼 자란다.
열매도 그야말로 싱겁게 기럭지만 길다.
내일 새벽에 콩을 심으려면
둘이 오붓하게 영양보충 좀 해야 하겠단다.
면천농협 하나로마트에 들러 고기도 사고
모기약과 식용류도 구입했다.
- 6월 23일 화요일 -
대나무 밭은 참새떼 소굴이다.
녀석들 새벽이면 얼마나 시끄럽게 제잘 거리는지...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다.
여명이 밝아 먼저 깨어난 나
자고 있는 옆지기를 깨울라 조심스럽게 일어난 뒤
혼자 메주콩을 다 심었다.
절반 정도 남은 골에는 서리태를 심으면 되고
포기마다 물을 듬북 주면 될 것 같다.
가뭄이 심하다고 하지만
죽향골의 우리 샘물은 아직 끄떡 없는 것 같다.
지금은 파이프를 펌프와 연결해
하우스와 밭의 농작물에 급수 만을 하고 있으나
식수로도 사용을 하고 싶다.
그러나 도농룡과 개구리가 살고
이끼가 자라고 있으며 대나무 잎이 많이 떨어진다.
판자로 덮었으나 임시일 뿐...
물을 다 퍼내고 들어가
일일이 수세미로 청소를 하자는데 만만치 않다는...
그런 생각을 하며 밭으로 돌아오는데...
축 늘어진 대나무 잎사귀 사이로
어느새 밭에 나온 빨간 장화 옆지기가 보인다.
반대 쪽 동편 밭 삼채 잎 위로 태양이 밝아오고....
혹여나 샘물이 부족할 정도로 심한 가뭄을 대비해
준비해 둔 노란 물통이 보인다.
물론 빈 탱크엔 벌써 물을 채워 놓았다.
저 물은 쓰지 못하고 얼기 전에 비웠으면 좋겠다.
샘의 깊이는 1.4미터이고, 지름이 0.7미터이므로
원기둥 부피 구하는 공식을 적용하면
샘안의 물은 1톤에 훨씬 못미치는 것으로 계산했었다.
그러나 예상밖으로 샘물이 절반정도 펐을 때
이미 1톤 물탱크가 다 차오를 정도여서
지하수가 넓게 분포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옆지기는 이상하게 허리가 아프단다.
그러면서 물은 자기가 주겠으니 나더러 서리태까지 심으랜다.
오늘의 행운에 뽀얗게 이슬이 내렸지만...
글 읽는 그대 품에 안겨 드려요~. ^^
실파도 더 심었고...
넓직한 돌판도 구해서 보강했기에....
널판지 보다는 넉셔리 해 진 기분이 들려나? ㅎ
한무더기 아낙들이 몽산에 산보갈 때
우린 겨우 아침 일을 마쳤다.
오늘 아침은 계란프라이에 김칫국이다.
방금 따낸 고추와 상치를 곁드린...
식사후 우리도 몽산에 올랐고
그 이야기는 따로 남기려고 한다.
암튼 몽산에서 다녀온 다음
고추 고정용 끈을 2층으로 보강하는 작업을 했으며
호박과 오이의 첫 수확하는 기쁨을 맛보았다.
물론 대부분이 나눔 할 것이 뻔하지만...
옥수수 빨간 수염이 나기 시작했다.
6월 24일 정오,
텃밭일기를 적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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