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메밀수제비
2014. 12. 19.
오늘은 웬일인지 시장에 가지 않겠냐는 옆지기...
하여 옆지기를 앞세우며 따라나섰고
벌써 은행나무 시장 앞 길의 호떡마차를 지나
쥐포와 노가리가 잔득 실린 차량이 보였다.
며칠전 방송에서 명태는 수산자원으로 보호하면서
그 새끼인 노가리는 마구 잡을수 있어 동해의 명태가 귀해졌단다.
세월호 사고에서 나타난 어처구니 없는 행정이
아직 수산업행정에 펼쳐진다니 애석한 마음으로 들었다.
요즘 겨울답게 매섭지만... 의류소재의 발달로
거리엔 사람들로 넘쳐난다.
'내 하나의 사랑은 가고"라는 노래에
등이 휠 것 같은 삶의 무게여~라는 가사가 있다.
얼마나 힘들면 삶이 무거워 등이 휜단 말인가?
찬바람에 노출된 곳에서 어쩔수 없이 수레를 끌어야만 하는 여인이나
노천에 앉아 장기를 두어야 하는 할아버지들을 보면
누구나 정말 안타까운 생각이 들거다.
그렇다고 일정한 나이가 넘었다는 사유 하나로
빈부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채...
무분별하게 재화를 분배해 주는 것은 또다른 차별이지 싶고,
불공정한 제도란 생각을 들게 한다.
아무래도 나라를 병들게 하는 잘못된 정책 같다.
영하의 날씨임에도 고구마를 방치한 상인은
갑일까 아니면 을일까...
허술한 정책이나 제도와 상인의 행태 역시
우리의 삶을 무겁게 하는 듯~ ㅜㅜ
그나마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볼수 있어
위안을 삼으며 걷는다.
저 실내에 있는 식물은 노아의방주 안에 있는 양
겸손한 호사스러움을 간직하고 있다.
우리시장의 대부분을 중국상품이 장악한 듯 보인다.
저 닭튀김과 김밥은 아니겠지?
얼마전 키를 분실하여 출장수리를 시켜 문을 연 적이 있다.
손잡이 옆에 붙은 스티커의 번호로 전화했는데...
그 양반 얼마나 바가지를 씌우던지...
앞으로 그런 일을 대비해 저 전화번호를 기록해야 겠네.^^
지난 번의 그 현대시장에 접어 들었다.
오늘 또 시장에 온 것은 옆지기가 저녁식사 대신
메밀수제비를 먹자고 해서다.
때때로 밥하기가 유독 싫을 때가 있고
무슨반찬을 만들지 고민하며 스트레스 받기도 한단다.
그럼 당연하겠지...남자들도 마찬가지여~ 아니 훨씬 더할 걸~
나도 말을 안해서 그렇지... 출근하기 싫을 때 많았어...
암튼, 그런 덕분에... 이처럼 떡도 구경하고
풀빵도 만나는 거 아녀? ㅎ
채소와 곡식도 만난다.
시루떡도 호박색이 나는구먼...
호박일까 고구마일까?
오늘은 먹는 것이 많이 보이네~
TV에 나왔었다고라~?
토마토가 그렇게 건강에 좋다지만...
등푸른 생선이 그렇게 좋다는 말이 있지만...
좋은 냄새가 나지만...
견과류가 건강에 좋다지만...
메밀수제비를 먹을 때까진 눈팅만 한답니다.
콩나물이 싱싱합니다.
따뜻한 양말 구경하이소 ~
두부와 묵을 보니 색깔이 다양....
동지가 가까워 팥을 찾는 이도 보였다.
예전에 그런 것 안가렸는데...
요즘은 기름이 잔득 묻은 호떡을 피한데요.
주인 어른 모르시나요?
구수한 부침게...보기도 좋네~
어전, 장떡, 메밀, 감자부침, 정구지, 쪽파...
어느새 묵집에 도착했다.
카운터에 손녀벌 되는 아이가 휴대폰으로 TV시청
룸으로 들어가면서 메밀수제비를 주문하는 옆지기...
벌써 우리 것이 끓고 있다는...
시장 손님이나 인근 가게 사장님들이 고객 이라고....
점심식사를 이제사 드시는 것 같은
부근의 어느 여 사장님이 아닐까 싶었다.
삶의 무게가 가벼웠으면....
우리 수제비도 나왔다.
메밀 수제비가 저렇게 생겼다는 것을 첨 본다는...
메밀묵채는 많이 먹어보았지만 메밀수제비는 처음이다.
반찬은 달랑 무김치 뿐이지만...
떠한 값이 3000원에 불과하지만....
담백하고 너무 맛있었다.
누군가의 주문에 썰고 있는 부침개
부칭게? 부침게, 부침개? 따져봐야겠네...아유 어려워
포장으로 하나 주문할까? 물었더니...
식으면 맛없단다. 하여 패쑤~
배도 채우고 따뜻히 데웠으니...
시장을 보자고 한다.
오늘의 대상을 작년의 그 과일가게
사과를 한상자 배달하려 했더니...주인은 낱개로 사라고 권한다.
아내는 요즘 사과값이 이상하게 올랐고
맛도 덜하다며 여섯개를 주섬주섬 골라 담았다.
또한 옆집에 멈춰 버섯봉지를 들더니
이제 시장 다 봤다며 집에 가잡신다.
아이 업은 아낙을 뒤따라 걸었다.
인생은 저처럼 복덩이를 업고 있으면서...
어떤 이는 삶이 무겁다고 여기는가 하면
또 어떤이는 기쁨이라 여기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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