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덕유대오토캠핑장
<2012. 2. 24.~2. 26.>
지난 설 명절 때 가 봤던 향적봉의 설경이 떠오른다.
눈 내린 아침에 빛나는 산야의 정상을 꿈꾸면서 캠핑장소를 염탐했다.
태백산으로 갈까 덕유산으로 향할까 가늠질 하지만
폭설예보가 내린 강원도 지역 보다는 훨 안전한 덕유산으로 기울었다.
- - - - -
금요일 퇴근후 서둘러 준비를 해 보지만...
언제나 처럼...밤 아홉시를 넘겨 겨우 출발한 우리다.
준비한 밥을 구운 김으로 싸 입에 넣어주니 더 맛나더라는.... ㅋ
덕분에 먼 길을 쉼 없이 달릴 수 있었다.
네비양은 3시간 조금 더 걸린다 하는데...
아마 정체가 없었나 보다
자정을 조금지나 눈이 내리는 덕유대에 안전히 입성,
덕유대 캠핑장은 금요일출발해야 자리를 겨우 잡을 정도로
인기가 좋은 캠핑장이다.
그만큼 국립공원 관리가 성숙하기 때문인 듯.
. . . . .
암튼 루프텐트 먼저 올리고, 사다리도 겨우 펴서 세웠다.
아무래도 사다리는 새것으로 교체를 해야할 듯..ㅜㅜ
침낭을 펼치고
전기담요를 작동시켰으니 준비 끝~.
여기 저기 가족들이 오순도순 지내는 모습을 본다.
국립공원의 밤은 모닥불에 둘러싸여 깊어간다.
하늘이 어둑하더니 싸락눈이 제법 내리기 시작했다.
텐트에 눈내리는 소리가 마치 뽕잎사귀 갉아먹는 잠실을 연상시킬 정도로...
옛날 옛적에 누에를 키우던 어머님들은
저런 소리에 엔돌핀이 자극받고 고단함을 잊은체 잠을 참았으리라.
. . . . .
눈을 감고 생각했다.
강원도 영동지방엔 눈이 많이 내린다 했고.
중부 지방은 비나 눈이 조금오다 아침에 그친다고 했으니...
풍족히 내렸으면 좋겠다고...
새벽에 만일 눈이 많이 내렸으면,
만사 제쳐 놓고 얼른 텐트를 접고 무주리조트로 가서~
첫 곤도라타고 향적봉의 눈꽃을 맞는거다. 얏호~
만일 눈이 조금에 불과하면
거실텐트를 걷고 등산하면 되는 거지....
새벽에 일어나 보니....
어휴~ 눈이 쬐끔밖에 내리지 않았다.ㅜ.ㅜ
1~2센티에 불과
아직 눈발은 오락가락...비치지만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울듯해서 아쉽긴 하다..
그래도 맑은 공기 마음 껏 마실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새 아침은 눈 위에 거실텐트를 세팅하자.
화장실을 갔다오며 보니
어느 집 텐트로 인입된 전선이 발열하는 게 느껴진다.
저 집은 분명이 전열기를 쓰고 있을 게다.
이기적인 사람들...
자칫하면 전체가 다운돼 추위에 떨수있는데도 말이다.
다른 집들은 규정된 용량 이내로 사용하기에
아무표시가 나지 않는다.
텐트도 다....가스와 난로도 모두 세팅했다.
티비까지 완벽설치...
이제 이틀을 보낼 거실은 구비하였으니...식사준비를 하자.
부산서 왔다는 남매가 사이좋게 놀러다닌다.
부산촌넘들아 눈이 오니 부산보다 좋지? 하니까 그렇단다. ㅋ
캠핑장의 다른 아이들도 새벽같이 일어나
서로 어울린다.
앞집에서 웅성거리기에 가 봤다.
서울에서 오신 60대 부부가 그랜드스타랙스에 꾸민 드림카
화물차 뒷편에 방음장치를 하고
아담하게 방을 꾸며 놓았다며 주변사람들에게 구경시키고 있었다.
캠핑하기에서 보다 여행을 위한 것 같다.
바닥에 전기온돌패널까지 깔아 편리할 것 같다.
내부에 에어컨을 설치하였고 전기 밥솥도 비치돼 있었다.
재미있는 분들인데 월요일 철수 예정이란다.
캠핑장 옆 개울을 본다.
대부분 얼어 있지만 일부는 녹아 바닥이 훤히 보였다.
캠핑장도 다녀 봐야지...
어제 밤 늦게까지 이야기꽃을 피운 가족들은 아직 자고 있나보다.
큰 텐트를 직렬로 이어붙여 마치 기차같다.
텐트 지붕에 눈이 없는 것이 난로가 따뜻한 듯하였고...
부지런한 가족은 아침부터 모닥불을 피웠다.
어떤 집은 긴 연통에 난로을 설치하고
벽난로 처럼 장작을 넣는 운치를 즐긴다고 한다.
연통이 넘어지지 않게 고정하는 것,
불쏘시게 넣어 불을 붙인 다음 장작을 넣는 재미가 엿보인다.
초등학교 때 솔방울 넣고 불붙인 다음
갈탄이나 석탄을 물에이겨 넣는 것 처럼
정성이 많은 이들의 난방 방식같다.
아침 산행을 준비하는 가족도 보인다.
우리도 산행준비를 마쳤다.
물, 지팡이, 아이젠 등등... 라면과 버너도...ㅎㅎ
백련사까지를 1차목표로 하되
어쩌면 향적봉까지 가서 곤도라타고 하산하길 기대해 본다.
가는길이 미끄러워 아이들이 미끄럼을 즐기는 모습이다.
어머니와 두자매...ㅎ
출발~ 캠핑장을 떠나 등산 안내도
눈길이어서 통제하고 있지만 백련사까지는 사실상 도로다.
그 도로가는 개울이 흐르고....
얼음이 얼었지만 물소리도 제법 난다.
다른 등산객과 섞여 오른다.
쉬엄쉬엄 오순도순 힘들지 않게 올라가기로...
인생은 어쩌면 사람들 구경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또한 인생은
시시각각 다른 자연을 감상하는 것인지도 모르지...
그게 시련일 지라도
어제 내린 눈 일거다.
저 대나무 잎과 줄기가 무슨 약으로 쓰인다 하던데....
자연은 모두가 약 재료가 아닐까 싶다.
몰라서 못 쓰는 것일 뿐....
조물주가 암수 짝을 만들어 놓았기에
사람들은 둘이서 잘 다닌다.
이 처럼 둘이 함께 하도록 만든
창조주가 얼마나 고마운가.
한 2키로 쯤 올라왔을 것 같은데...
백련사까지 3.4키로미터 남았단다.
어른이고 아이할 것없이 장난을 좋아하나 보다.
아이들 앞에서 미끄럼을 타는...ㅎㅎ
출출한지 어묵국물이 땡기더라는...ㅎ
하지만 준비 중인지 주인장이 없어 그냥 패쑤~~
오빠들은 냇가 얼음 위로 갔는데...
누이는 길가에서 눈 위에 무엇인가 쓰고 있네....
좌측으론 작은 얼음 폭포가 있었다.
모자같은 형상
이건 땅콩
오르는 사람도 있고 내려오는 사람도 있었다.
카메라를 들고 내려오는 등산객에게 향적봉의 설경이 어떤지 물었다.
아침에 상고대가 좋았습니다만
지금은 녹았을 것 같은데요. 그런다 ㅜㅜ
향적봉까지 삼십몇경이 있다던데
벌써 25경이다.
통제시키고 있었지만...
중간중간 놓여진 구름다리가 멋지다.
폭포가 얼어 있는 가운데...
고드름이 기묘한 형상을 이루었다.
하트 모양의 폭포 고드름
아기자기 조심스레 눈 위를 걸으며
백련사로... 향적봉으로 향한다.
아내는 몸이 피곤하다며 백련사까지만 다녀 오잔다.
아내는 출발할 때 내가 멘 큰 배낭을 빼앗아 자기가 멨었다.
물론 카메라를 목에 건 나를 배려해서였다.
그러더니 힘이 부친 것이다 , 하여 얼른 바꾸어 메자고 했다.
한결 가볍다며 만족스러워 하더라는...
한무리의 등산객이 내려온다.
아내는 단체로 향적봉에 갔다가 하산하는 사람들일 것이라고...
벌써 백련사 입구에 있는 다리다.
사찰 안내문
백련사 입구
사람들이 없을 틈에 사진을 찍어보려 했지만
끊임없이 이어져 실패
부도 앞에 서서 무엇을 읽으시나욤?
전나무가 크기도 하다.
매점에 들러 자유시간인지 시니커즈인지 두개,
그리고 땅콩 엿 두개를 집어 들었다.
대웅전과 종각을 둘러보고
그만 하산키로 했다....
기념으로 사진만 몇컷 남기고
아쉽지만 돌아가자
멀리 해우소를 바라보면서
내려간다..
오리 모양이다.
피곤하슈? 지금은 괜찮아유~~
다행이유~~^^
거시기해유~~ㅋㅋ
머언~길 사이좋게 같이 갑시다.
인생은 둘이 만나
셋이...넷이...다섯이...함께하는 것
그러다 결국 다시 둘이되는 것
그래도 그 주변에서
아름다운 자연이 노래해 줌을 기억합니다.
이따끔은 혼자여도 좋습니다.
자연과 못다한 얘기를 나눌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둘이서가 더 행복합니다.
요람에 누워 내려다 보는 캠핑장의 오후
어른은 모닥불을 피우고... 아이들은 그물침대에서 놀아요.
평화롭지 않나요?
야영장의 밤 풍경입니다.
이 추운 계절 겨울에...
덕유대는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옛보다 달라진 것은
7야영장 전제가 전기사용이 가능하다는 것
화장실과 개수대가 겨울철에도 완벽히 사용할수 있게
개량됐다는 것이 좋았다.
다른 캠핑장들도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캠핑장 처럼
개선됐으면 좋겠다.
그렇게 덕유대의 토요일 밤은 깊어만 갔다.
우린 일요일 새벽에 깨어나
빔프로젝터, 스크린과 테이블 등을 정리하기 시작해
이른 아침 철거를 준비했다.
텐트의 치맛단은 눈 자국이며 얼음이 약간 붙어 있지만
3.1절을 비롯해 주말에 또 쓸 예정이라서 대충 철거해 귀경,
서두른 덕분에 귀경에 소요된 시간은 3시간 남짓..
다음 주에 또 뵈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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